인천 앞바다 한눈에 쏙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인천 앞바다 한눈에 쏙 소무의도 무의바다누리길
달을 품은 산 왕의 길 을 받들다 경주 함월산 왕의 길
가을, 호젓한 섬길 한번 걸어보자. 통통배만 오갈 뿐 차도 다니지 않는 섬 해변길 말이다.
무의도는 드라마 촬영지와 하나개해변, 호룡곡산 등으로 명성을 떨친 지 오래지만 동생 섬인 소무의도가 입소문이 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무의도 샘꾸미포구에서 소무의도까지 구름다리가 놓이고 무의바다누리길이 조성되면서 찾는 이의 발길이 늘고 있다.
주말이면 무의도 가는 길이 꽤 편리해졌다.
예전에는 두세 차례 버스를 갈아타고 오갔지만 요즘은 인천공항철도가 주말마다 용유임시역까지 연결된다.
기차역에 내리면 무의도행 배가 출발하는 잠진도선착장까지 바다를 옆에 두고 걸어서 닿을 수 있다.
잠진도선착장에서 배를 타면 무의도까지 5분 남짓.
배는 20~30분마다 다니고, 섬 안에서는 뱃시간에 맞춰 버스들이 수시로 오가니 굳이 승용차를 몰고 섬 안에 들어설 필요가 없다.
사실 한적한 어촌마을 풍경을 보러 떠나는데 승용차가 넘쳐나는 것만큼 볼썽사나운 것도 없다.
무의도선착장에서 미니버스를 타면 섬을 가로질러 반대편 광명항까지 덜컹거리며 달린다.
호젓한 섬을 걷는 소무의도 여행은 버스 뒷자리에 앉아 차창을 열고 심호흡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제법 가파른 언덕을 넘어선 버스가 자맥질하듯 고꾸라지면 무의도의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광명항보다는 주민들에게 샘꾸미마을로 익숙한 포구가 드러나고, 포구 건너에 소무의도가 웅크리고 있다.
예전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연결하는 방법은 배편이 유일했다.
소무의도 서쪽마을과 동쪽마을은 산으로 가로막혀 산길을 걸어 넘거나 고깃배로 오가야 했다.
샘꾸미에서 소무의도 서쪽마을을 잇는 구름다리가 들어서고 섬을 일주하는 무의바다누리길이 조성되면서 섬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소무의도의 다른 이름은 ‘떼무리’다. 인도교와 연결되는 서쪽마을 선착장 이름도 떼무리선착장으로 불린다.
해안선 길이가 2.5km인 아담한 섬의 역사는 3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씨 가족이 세 딸과 함께 들어와 섬을 개척했고, 유씨 청년을 데릴사위로 삼으면서 유씨 집성촌이 형성됐다고 한다.
인근에서는 새우 등이 많이 잡혔고, 한때는 안강망 어선이 40여 척이나 될 정도로 부유했던 섬이다.
소무의도는 인천상륙작전 당시 군 병참기지로 사용되기도 했다.
섬 안에는 풍어제를 올렸던 터가 남아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차 들렀다는 해변도 있다.
섬 주변은 간조 때면 해변길을 드러낸다. 낚시꾼이나 찾을 줄 알았던 외딴 섬이 품은 사연이 이렇듯 구구절절하다.
414m 인도교를 넘어 들면서부터 나무 데크로 만들어진 무의바다누리길의 윤곽이 드러난다.
무의바다누리길은 총 8개 구간으로 나뉜다. 섬을 오롯이 일주하는 데는 1시간이면 족하다.
낚싯대를 가져왔으면 중간에 포구마을에서 낚시를 즐겨도 좋고, 소담스런 해변에 앉아 도시락을 맛봐도 좋다.
인도교와 서쪽마을을 거치면 떼무리길로 연결된다. 소무의도의 자연생태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길은 당산으로 연결된다.
부처깨미길은 만선과 안전을 기원하며 풍어제를 지냈던 곳으로 주변 조망이 빼어나다.
부처깨미길을 넘어서면 몽여해변길로 이어진다.
분주해진 서쪽마을과는 다르게 소박한 포구와 몽여해수욕장의 해변 정취를 음미할 수 있는 길이다.
이곳에서 낚시를 할 수 있는데 소무의도 일대는 우럭, 농어, 놀래미 등이 많이 잡히는 낚시꾼들의 숨겨진 포인트다.
250m로 아담한 규모인 몽여해수욕장은 모래와 하얀 굴껍데기, 몽돌로 이뤄진 해변이다.
몽여해변에서 언덕을 하나 넘으면 명사의 해변으로 연결된다.
이 해변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휴양을 즐겼다는 고즈넉한 곳이다.
소무의도 남쪽의 해녀섬길은 바다 건너 해녀섬을 조망하는 길로, 능선을 따라 늘어선 기암절벽을 감상할 수 있다.
명사의 해변길과 해녀섬길 아래는 간조 때 물이 빠지면 장군바위까지 해안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장군바위에는 해적들이 바위 모양을 보고 장군과 병사들로 착각해 도발하지 못했다는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