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로 훑고 오는 양주 여행

당일치기로 훑고 오는 양주 여행

당일치기로 훑고 오는 양주 여행

꿈이 별처럼 쏟아지는 곳 송암스페이스센터

상설전시는 조명의 역사, 엔틱관, 과학이 들려주는 빛 이야기, 조명 놀이터 등으로 준비되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조명의 발견과 발전을 담은 역사관뿐만 아니라 빛을 직접 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곳곳의 테마에서는 빛을 직접 느껴 볼 수 있는데요.

또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진 테마공간들도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 코스로 안성맞춤!

세계유산에 등재된 조선 왕릉은 우리나라에 총 120기가 있으며 이 가운데 능이 42기, 원이 14기, 묘가 64기입니다.

각각의 명칭은 무덤 주인의 신분에 따라 달리 부여한다고 하는데요.

능은 왕과 왕비, 원은 왕세자와 왕세자빈, 왕의 사친 묘를 부르는 말이고 마지막으로 묘는 그 외 왕족의 무덤을 이야기합니다.

42기의 능 중에 북한에 있는 2개의 능을 제외하고 40기의 능이 대한민국에 있습니다.

500년 넘는 왕조의 무덤이 이렇게 잘 보존된 곳이 흔하지 않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온릉은 조선 시대 11대 왕인 중종의 왕비인 단경왕후의 묘입니다.

중종반정으로 중종이 왕이 되고 왕비가 되었지만, 아비인 신수근이 중종반정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7일 만에 폐위되었는데요.

이후 영조 15년 왕비로 복위되어 시호를 단경왕후라 짓고 능호를 온릉이라 정했습니다.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았던 온릉은 2019년 11월 14일 처음 공개되어 지금은 시범적으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온릉은 능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유심히 살펴봐야 할 포인트가 있는데요. 먼저 병풍석과 난간석을 생략한 점입니다.

정자각에서 능이 자세히 보이지는 않지만 복위된 왕비의 능으로 최대한 간략하게 조성된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다가오는 2020년 1월 6일에 단경왕후의 기심제가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된다고 합니다.

새해를 맞아 양주 여행 중 단경왕후의 기심제까지 보고 오는 것은 어떨까요??

매표소를 지나 조각 공원을 둘러보고 나면 언덕 위에 하얀 미술관이 눈에 띕니다.

봄-여름에는 초록 초록한 잔디 위 하얀 건물 덕분에 인생 샷 명소로 주목을 받는 이곳은 바로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입니다.

양주시립 장욱진미술관은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장욱진 화가의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발전에 이바지하는 미술 작품을 전시, 연구하는 기관으로 2014년 4월 28일에 개관하였습니다.

단순히 작품의 전시에 그치지 않고 각종 미술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행사도 진행하고 있어 대중과 호흡하는 양주의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전의 온릉 여행으로 잠시 조선왕조의 향기에 젖었다면 이번에는 많이 거슬러 올라와 7080세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청암 민속박물관으로 들어가 볼게요.

청암 민속박물관은 장흥문화예술체험 특구에 있는 문화공간입니다.

약 10,000여 점의 민속품들을 눈으로 직접 가까이서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는데요.

기찻길처럼 조성된 공간을 따라 걷다 보면 7080세대의 공원 안에 들어온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옛 새마을호 기차, 다방, 문구점 등을 가까이서 만나보면서 그 시절 소품들을 자세히 보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공간마다 함께 전시된 밀랍인형들은 생동감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기도 합니다.

꿈이 별처럼 쏟아지는 곳 송암스페이스센터

꿈이 별처럼 쏟아지는 곳 송암스페이스센터

꿈이 별처럼 쏟아지는 곳 송암스페이스센터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어둠이 내린 하늘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쏟아지는 별과 마주할 수 있는 천문대는 연인들에겐 생각만으로도 로맨틱하기 그지없다.

가족들에겐 또 어떨까! 이곳은 어린이에겐 놀이동산보다 더 즐거운 놀이터가, 어른들은 별 헤어리던 추억을 떠올리는 공간이 된다.

하늘과 별과 우주를 가까이서 마주할 수 있는 곳, 송암스페이스센터로 떠나보자.

중학교 자유학기제가 전면적으로 도입되었다. 한 학기동안 시험 대신 자신의 적성을 찾아 떠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냥 배부른 이가 있다면 평생 함께 할 수 있는 천문학도의 꿈을 키워보는 건 어떨까.

그 첫 발걸음으로 계명산에 위치한 송암스페이스센터에서의 하루가 제격이다.

2007년 7월 개관한 송암스페이스센터는 천문대에서 한층 더 규모를 키운 우주테마파크다.

매표소, 식당을 비롯해 플라네타리움, 챌린저 시뮬레이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는 스페이스센터

자연을 벗 삼아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타하우스, 그리고 갖가지 천체망원경들이 가득 자리 잡은 천문대 등 세 부분으로 나뉜다.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에 천지차이가 있다는 말은 별 관측에 있어도 마찬가지.

천문대로 올라가기 전 스페이스센터의 사전 교육 프로그램들을 만나보자.

반구형의 스크린을 가진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의 생생한 입체 영상은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밤하늘처럼 신비롭다.

또 다른 프로그램인 챌린저 러닝센터는 1986년 발사 후 공중 폭발한 미국 챌린저호 승무원들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주와 한층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비행시 만날 수 있는 여러 상황을 사실감 넘치게 제작했다.

아쉽게도 여러 명이 한 팀이 되어 우주과제를 풀어야 해 30명 이상이 참여해야 진행된다.

해발 430여m에 위치한 계명산 송암천문대는 케이블카로 올라간다.

낮에 이용할 경우 북한산과 도봉산까지 이어진 경관 감상은 물론 서울 여의도, 목동까지도 조망이 가능하다.

단, 다양한 망원경으로 별을 제대로 관측하고 싶다면 쏟아지는 별무리와 마주할 수 있는 저녁 케이블카를 이용하자.

실 관측에 들어가기 전 먼저 칼군무를 자랑하는 작은 로봇들의 공연을 마주할 수 있다.

이후 강의실로 옮겨 이 날 볼 수 있는 별자리에 대해 전문가의 쉬우면서도 상세한 설명이 이어진다.

그렇게 별자리에 익숙해진 뒤, 별을 직접 볼 수 있는 관측실로 이동한다.

별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관측실은 주 관측실과 보조 관측실로 나뉜다.

야외 옥상에 자리한 보조 관측실에는 다양한 종류의 천체망원경들이 설치되어 있다.

망원경을 통해 보는 달 분화구와 산맥, 토성의 고리 등을 관측하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린다.

어디 그뿐이랴, 강의 덕에 가장 밝은 별 시리우스를 단번에 찾아내는 자신의 모습이 기특할 정도다.

그런가 하면 주 관측실인 뉴턴관의 주 망원경은 작은 망원경으로는 발견하기 힘든 별들을 선사할 뿐 아니라 낮에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고성능을 자랑한다.

만일 날씨가 흐려 천체가 보이지 않아도 낙심하지 말자.

인공 천체를 통해 일식과 성운 등 다양한 우주의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우주와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고 훌륭한 천문 우주 과학자가 되길 바라며 이곳을 설립한 한일철강 고 엄춘보 회장.

그의 소망처럼 부모가 준비한 별자리 여행은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하는 선물이자 꿈의 바탕이 될 것이다.

겉은 춥지만 속은 따뜻해 낭만 낭낭한 양평 실내 여행 코스

겉은 춥지만 속은 따뜻해 낭만 낭낭한 양평 실내 여행 코스

겉은 춥지만 속은 따뜻해 낭만 낭낭한 양평 실내 여행 코스

양평군립미술관부터 풀향기허브나라까지

구하우스는 양평군 문호리에 자리 잡은 미술관입니다.

미술관이라고 하면 흔히 흰 변과 휑한 분위기, 벽에 깔끔하게 걸려있는 액자 속 회화만 떠올릴 수 있는데요.

구하우스는 ‘집’을 콘셉트로 한 조금은 특별한 미술관입니다.

이곳은 큰 ㄷ자 형태의 2층 건물, 야외 정원과 그 건너편으로 보이는 문호리 마을 풍경까지 영락없는 전원주택의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내부 역시 집의 구조를 그대로 따르는데요. 각 공간의 이름 역시 거실, 침실, 서재, 다락 등으로 이름 붙였습니다.

구하우스를 둘러보다 보면 마치 누군가의 집을 구경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데요.

예술가의 집에 초대된 듯하기도 하고 나에게 이런 별장이 생긴다면 좋을 텐데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게끔 만듭니다.

미술관 안을 가득 채운 예술작품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침실은 프랑스의 유명 가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인 장 프루베의 침대와 의자를

라운지에는 디터 람스의 선반이나 잉고 마우러의 조명을 놓는 등 공간에 맞게 유명 작가의 작품을 배치했습니다.

구하우스의 가장 큰 매력이라면 예술작품이 집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공간에 알맞게 배치되어 있어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편안하면서도 감각적이고 세련된 구성 덕분에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미술관을 떠나기 전 마지막 장소는 라운지입니다.

창밖으로 양평의 자연 경관을 감상해보세요.

예술가의 세련되고 감각적인 집을 구경했으니 이번엔 고즈넉한 분위기의 한옥을 느끼러 가볼까요?

하우스베이커리는 양평군 문호리에 있는 한옥 카페입니다.

이곳은 무심코 길을 지나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돌아볼 만큼 매력적인 한옥 외관과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는데요.

한식이나 전통 차와 다과를 판매할 것 같은 예상과는 달리 크로와상이나 팡도르, 타르트 등 유럽식 빵과 커피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내부로 들어서면 담과 넓은 마당, 좌식 공간, 대청마루 등 한옥의 구조와 크리스마스 트리, 알전구

모던한 내부 인테리어 등 현대식 인테리어가 묘하게 어우러져 멋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데요. 특히 넓은 한옥 곳곳에 설치한 벤치와 정원도 이색적입니다.

한옥에서 즐기는 서양식 디저트, 한옥과 어우러진 모던한 인테리어 등 동서양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분위기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해가 지고 조명이 켜지면 더욱 낭만적인데요. 따뜻한 온돌 마루에 앉아 창밖으로 반짝이는 조명으로 가득한 정원을 감상해 보세요.

남한강변을 따라 자리하고 있는 들꽃수목원은 아름다운 경치 덕분에 양평에서 유명한 여행지 중 한 곳인데요. 그래도 한겨울에 수목원이라니, 의아하신가요?

들꽃수목원은 겨울에도 따뜻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들꽃수목원의 허브 열대온실인데요. 따뜻할 뿐 아니라 봄, 여름의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온실은 약 500여 평의 공간으로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 박하 등 다양한 허브 식물과 선인장,

야자수 등 열대 식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따뜻하고 향기로운 온실 내 벤치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거나 꽃과 함께 사진을 남겨보세요.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양평군립미술관부터 풀향기허브나라까지

경기도 양평군은 친환경농업의 선두그룹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고장이다.

양평군이 이처럼 친환경농업의 선두그룹이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조건은 맑은 물인 듯하다.

상수원보호지역이라 물을 오염시킬 공장이 없고, 깨끗한 공기도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친환경농업이 발달할 수 있었을 터이다.

그래서인지 양평군의 농촌마을에도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단월면 봉상리의 수미마을 앞을 흐르는 흑천도 그중 하나이다.

흑천은 수미마을 마을사람들의 놀이터이다. 여름이면 흑천에서 천렵과 물놀이를 즐긴다.

이 물은 사시사철 마을을 풍요롭게 한다.

들녘의 농산물을 키우는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마을을 찾아오는 체험객의 놀이터가 되어 마을사람들을 바삐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수미마을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장도 흑천 변에 있다.

찐빵·달고나 체험장과 밤 구워 먹기·연날리기·떡메치기 체험장이 흑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것.

하천을 가로질러 체험공간을 잇는 수미마을 공식 교통수단은 트랙터이다.

나무 의자가 놓인 트랙터를 타고 하천을 건너는 재미도 꽤 크다.

엄마와 함께 신나게 트랙터를 타는 아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트랙터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아 건너편 체험장으로 이동한다.

트랙터의 털털거림이 싫다면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도 된다.

아이와 함께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며 건너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1일 체험으로 이루어지는 수미마을의 빙어낚시 체험은 수미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백동저수지에서 이루어진다.

백동낚시터로 더 잘 알려진 저수지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꽁꽁 얼어붙어 얼음낚시터가 되었다.

이곳에서 지난 1월부터 양평 빙어낚시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에 참가해 얼음 위에서 썰매도 타고 빙어도 낚는 시간이다.

얼음낚시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참가한 팀끼리 이루어진다. 낚시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미리 뚫어 놓은 얼음구멍에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드리우고 일정한 속도로 아래위로 당겼다 놓아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하지만 빙어를 잡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드리웠던 낚싯줄을 올려보면 어느새 미끼가 사라진 빈 낚싯바늘과 마주하게 되는 것.

이럴 땐 체험지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보자.

빙어가 많이 잡히는 선생님의 숨겨둔 명당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낚시를 하다 지루해진 아이들이 저수지 위를 오가며 얼음 파편을 주워 놀거나 썰매타기로 눈길을 돌릴 즈음,

마을에서 준비한 따끈한 어묵이 제공된다. 어묵 한 꼬치와 따끈한 국물로 추위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후엔 썰매타기에 도전해보자. 가족이 서로 썰매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빙어얼음낚시는 2월 19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체험시기가 조정될 수 있으니 찾아가기 전 마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빙어얼음낚시 후에는 마을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한 후 연날리기, 찐빵 만들기,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밤 구워 먹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는 빙어튀김과 잔치국수이다.

빙어낚시에서 손맛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면 빙어튀김으로 입맛을 누려보자. 바삭바삭한 빙어튀김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양평군립미술관부터 풀향기허브나라까지

양평군립미술관부터 풀향기허브나라까지

양평군립미술관부터 풀향기허브나라까지

옛 중앙선 간이역을 찾아서 양평 팔당역에서 간현역까지

겨울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하루 종일 집에서 부대끼다 보면 아이들은 심심해하고 엄마 아빠는 때때로 폭발한다.

이럴 때는 과감히 집을 나서자. 목적지는 맑고 깨끗한 시골 공기와 아이들이 좋아할 체험거리가 있는 양평이다.

양평에는 국내 대표적인 가족미술관으로 자리 잡은 양평군립미술관, 토이전시관을 갖춘 자그마한 허브농원이 있다.

그리고 곳곳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음식점이 포진해 있으니 아이들과 부모가 모두 만족할 만한 여행 코스를 짜볼 수 있다.

언제나 활기 넘치는 가족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에 가면 다른 미술관들보다 유독 아이들이 눈에 많이 띈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함께 눈을 반짝이며 전시에 관심을 기울인다.

엄숙하거나 무거운 미술관 분위기가 아니라 놀이터처럼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다.

지금 양평군립미술관에서는 개관 3주년 기념 겨울 프로젝트로 ‘꿈의 나라, 양평’전이 열린다.

미술관 건물 전면을 장식한 ‘꿈의 나라’라는 글자와 알록달록한 양 그림을 보며 아이들은 기꺼운 마음으로 미술관 안으로 달려 들어간다.

가끔 부모 욕심에 아이들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자 억지로 손을 이끌고 미술관으로 가는 경우들도 있다.

하지만 아이들의 관심까지 억지로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양평군립미술관은 다르다.

아이들이 자발적이고 능동적으로 미술관을 즐긴다. 그래서 양평군립미술관은 전국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미술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서울도 아니요, 대도시도 아닌 작은 군에 들어선 미술관이 이토록 인기몰이 중인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2011년 12월에 개관한 이래 남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양평군립미술관은 기획 중심의 미술관과 참여하는 미술관, 창의적 문화생산의 미술관, 전문적인 미술관이라는 4대 기본 원칙을 표방한다.

단순히 한 발 떨어져서 관람만 하는 미술관에서 벗어나 상호작용이 가능한 미술관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다각적인 기획 프로그램을 선보이는 한편, 어린이들을 위한 미술 체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양평군립미술관의 교육 프로그램은 ‘2014년 경기도 박물관·미술관 지원사업’ 평가에서 최우수로 선정됐다.

이런 프로그램들의 성공으로 양평군립미술관은 가족들이 함께 방문하기 편안한 가족미술관으로 자리 잡았다.

어린이예술학교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주말이면 지하 교육실에서 재잘재잘 아이들의 말소리가 번져 나온다.

“선생님은 누가 그림을 잘 그리나 보지 않아요. 여러분 그림은 하나하나가 모두 훌륭하고 잘 그린 작품이에요.

미술이란 그런 거예요.” 선생님의 의미 있는 말씀과 함께 수업이 시작된다.

수업은 5~7세 유치반과 8~13세 초등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새해에 처음 진행되는 유치부 수업에서는 한 살 더 자란 아이들의 손을 석고로 떠서 간직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소나기의 주인공 되어 사춘기로 돌아가는 곳 양평 황순원문학관

소나기의 주인공 되어 사춘기로 돌아가는 곳 양평 황순원문학관

소나기의 주인공 되어 사춘기로 돌아가는 곳 양평 황순원문학관

옛 중앙선 간이역을 찾아서 양평 팔당역에서 간현역까지

이곳을 찾아가기 전에 작가의 생애를 살펴본다. 소설가 황순원(1915∼2000)은 1915년 평남 대동군 재경면에서 태어났다.

8대 할아버지 황순승은 영조 때 ‘황고집’으로 알려진 효자고, 부친 황찬영은 3·1운동 때 태극기와 독립선언서를 평양 시내에 배포한 일로 투옥되었다.

황순원은 평양 숭실중학교와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했다. 경기도 광주, 대구, 부산 등지에서 피란 생활을 했고 이후 경희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생전에 시 104편, 단편소설 104편, 중편소설 1편, 장편소설 7편을 남겼다. 〈소나기〉는 1953년에 발표된 단편이다.

작가와 특별한 연고가 없는 경기도 양평군에 문학관이 들어선 사연은 무엇일까? 문학관 관계자는 소설에 “소녀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대목이 모티프가 됐다고 한다.

소나기마을에 가면 황순원문학관부터 관람하게 되는데, 출입구 왼편에 작고한 황순원 선생과 부인 양정길 여사가 잠든 묘역이 있다.

문학관 제1전시실의 테마는 ‘작가와 만남’이다.

작가이자 인간으로서 선생의 삶을 조명하고, 집필 공간과 소장품, 유품을 전시한 공간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생전의 모습이 전해지는 ‘황순원의 서재’다. 안내판에는 이 서재를 가리켜 ‘언어를 벼리는 대장장이의 공간’이라고 표현했다.

“황순원은 원고가 활자화될 때까지 자신만의 맞춤법과 띄어쓰기 기준으로 직접 교정을 본다.

그는 그렇게 하는 것이 자기 작품에 대한 애정이자, 독자에게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게 하는 작가의 의무라고 말한다.

이런 성격은 서재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서재는 일체의 장식적 군더더기 없이 단아하고 소박하다.

그의 서재는 고집스러운 장인 정신으로 언어를 벼리는 대장장이의 공간과 같다.”

좌우로 길게 펼쳐진 서재 중앙에는 나무 탁자가 무게중심을 잡고, 책상에 원고지와 만년필, 돋보기, 스탠드가 놓여 있다.

책상 뒤편 벽에는 ‘늪’ ‘기러기’ ‘목넘이마을의 개’ ‘곡예사’ ‘학’ ‘카인의 후예’ ‘신들의 주사위’ 등 작품 제목들이 6폭 병풍에 담겨 있다.

평소 입고 쓰던 옷과 모자, 즐겨 읽었음 직한 책들이 꽂힌 책장도 한 부분을 차지하여 숨소리를 죽이고 있으면 작가가 서재로 들어와 책상 앞에 앉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만 같다.

제2전시실의 테마는 ‘작품 속으로’다. 입구에서는 〈골목〉 〈밀어〉 〈우리 안에 든 독수리〉 〈늙는다는 것〉 〈옛사랑〉 〈나의 꿈〉 등 작가가 남긴 시를 감상한다.

전시실로 들어가면 소설 속 장면을 입체적 조형물로 만들어놓은 것들이 보인다.

〈독 짓는 늙은이〉 〈목넘이마을의 개〉 〈학〉 〈카인의 후예〉 〈나무들 비탈에 서다〉 등 중·단편소설의 작품 세계를 짧은 시간에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공간이다.

제3전시실은 ‘남폿불 영상실’이라고 불리는데 결코 지나칠 수 없는 공간이다.

비와 바람, 번개 등 특수 효과를 동원해 소설 〈소나기〉를 4D 입체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그날’을 감상할 수 있다. 상영 시간은 11분이며, 소설에서 느낀 감동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문학관 밖으로 나오면 수숫단이 곳곳에 들어선 소나기 광장을 중심으로 산책길이 사방팔방 뻗어 있다.

소나기 광장에서는 매 시간 정각마다 인공으로 소나기가 내린다. 아이들은 비를 맞다가 소설 속 주인공처럼 수숫단 속으로 몸을 피하며 즐거워한다.

소나기마을에 가면 산책을 즐겨보자. 짧게는 10분, 길게는 40분이 걸린다. 제1코스는 소나기 광장→사랑의 무대→고백의 길

제2코스는 황순원 묘역→수숫단 오솔길→고향의 숲→들꽃 마을→송아지 들판→너와 나만의 길→소나기 광장

제3코스는 황순원 묘역→수숫단 오솔길→고향의 숲→해와 달의 숲→학의 숲→송아지 들판→너와 나만의 길→소나기 광장으로 짜여 있다.

옛 중앙선 간이역을 찾아서 양평 팔당역에서 간현역까지

옛 중앙선 간이역을 찾아서 양평 팔당역에서 간현역까지

옛 중앙선 간이역을 찾아서 양평 팔당역에서 간현역까지

행주산성에서 호수공원까지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

20년도 더 지난 옛날,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중앙선 비둘기호에 몸을 싣고 떠난 여행이 생각났다.

기차가 덜컹대며 덕소와 양평을 지나 원주 방면으로 느린 듯 꾸준한 힘으로 달릴 때, 창틀에 턱을 괸 채 열흘쯤 남은 입대일이 좀 천천히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강원도나 동해안에 갈 때면 곧잘 지나는 곳이 구리와 남양주다.

요즘엔 새로 난 길이 많아서 강원도에 이르는 경로가 다양하지만, 옛날에는 춘천이든 원주든 가려면 남양주경찰서 앞 도농삼거리를 거쳐야만 했다.

여기서 원주 쪽으로 방향을 잡고 덕소를 지나 양평까지 가는 국도는 중앙선 철길과 마주보며 함께 달렸다.

때로 나란히 달리거나 엇갈려 지나기도 하면서 객차 안 승객들과 얼굴을 마주치기도 했다.

그런 중앙선 철로가 몇 년간 공사를 거쳐 어느 틈엔가 복선 전철로로 탈바꿈했다. 새 전철로가 놓이면서 옛 중앙선 철로는 구간에 따라 운명이 엇갈렸다.

철로를 걷어낸 뒤 자전거길이 되거나, 레일바이크용으로 쓰임새가 바뀌거나, 또 어느 구간은 아예 흔적조차 없어졌다.

남은 건 철로를 잃고 홀로 선 간이역 몇 개뿐.

덕소를 지나 팔당역 근처에 이르자 길가에 자전거 대여점이 여럿 보인다.

최근 몇 년 사이에 팔당 부근은 자전거 동호인들의 메카로 새롭게 떠올랐다.

전국의 강줄기를 따라 자전거길이 많이 열렸지만, 팔당~양수리~양평 구간만큼 멋진 곳도 드물다.

옛 중앙선 철로를 걷어낸 자리를 따라 난 자전거길은 예봉산 자락 터널 구간을 지나고 아름다운 팔당호반을 바라보며 이어진다. 그 길이 조안면에 이르면 능내역을 만나게 된다.

능내역은 1956년에 문을 열었다가 2008년 중앙선 복선 전철화가 끝난 뒤 폐역이 됐다.

하지만 오래된 역사를 철거하지 않고 사진전시관으로 꾸며서 보존한 점이 다행스럽다.

실내에 들어서면 벽면에 주렁주렁 매달린 빛바랜 사진들이 눈에 들어온다.

능내역의 옛 모습, 교복을 입은 중년 남녀, 앳된 커플의 밝은 미소를 담은 사진도 있다.

방문객들이 빌려 입고 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교복도 갖춰놓았다.

개찰구였던 문을 밀고 나서면 승객들이 열차를 기다리던 플랫폼과 철로가 보인다.

플랫폼에는 나무걸상이 마련돼 있다. 거기에 아주머니 몇이 앉아서 오래전 여고 시절로 돌아간 듯 깔깔대며 수다가 한창이다.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된 능내역과 달리 양수리에서 양평에 이르는 간이역들은 모두 없어지고 현대식으로 지은 번듯한 역사가 새로 들어섰다.

용문에서부터는 국도를 벗어나 341번 지방도에 들어선다.

지평역을 중심으로 한 지평면 일대는 6·25전쟁 때 유엔연합군과 중국 인민해방군이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곳이다.

1951년 겨울부터 중국군의 대공세에 밀리던 연합군이 대대적인 반격에 성공한 전적을 기려서 해마다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하지만 행사가 열리는 지평역 광장은 최근 새로 조성해서 옛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어지는 석불역은 그야말로 손바닥만 한 간이역이다. 비록 새로 지은 역사지만 워낙 작은 데다 생김새도 남다르다.

운길산역에서 지평역까지 새로 지은 역들이 하나같이 네모나고 개성 없는 모습인 것과 비교하면 뾰족지붕을 갖춘 새 석불역은 장난감처럼 앙증맞다.

몇 년 전 근처를 지나면서 본 현수막이 생각난다. 거기에는 ‘지역민의 발이 되는 석불역 철거 반대’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땐 무심히 보며 지났지만 지역민들에게는 심각한 사안이었던가 보다. 그 덕분인지 이렇게 작으나마 새 석불역이 세워졌으니 다행이다.

초록의 서정시가 펼쳐지는 고양 원당목장

초록의 서정시가 펼쳐지는 고양 원당목장

초록의 서정시가 펼쳐지는 고양 원당목장

행주산성에서 호수공원까지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

‘풀잎은 풀잎대로 바람은 바람대로 / 초록의 서정시를 쓰는 오월’이다.

이해인 수녀의 시구에 담긴 초록의 서정시를 제대로 감상하기에 목장, 특히 5월의 목장이 제격이다.

목장은 왠지 먼 자연 속에나 있을 것 같은데, 다행히 도심 가까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으로 서울 근교의 원당목장(원당종마목장)을 꼽는다.

번화한 도심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말이 뛰노는 초원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반갑다.

수도권 전철 3호선 원흥역을 기준으로 자동차로는 약 6분, 걸어서 35분 남짓한 거리에 원당목장이 있다.

원흥역을 지나 목장으로 가는 길, 주변 풍경의 변화가 인상적이다.

빌딩 숲을 거쳐 주택가가 나타나더니, 어느 순간 거짓말처럼 푸릇하고 시골스러운 길이 이어진다.

회색빛 세상에서 초록빛 세상으로 ‘순간 이동’하는 기분이다.

나무가 울창한 싱그러운 길을 달려 목장에 도착한다.

원당목장은 고양 서삼릉(사적)과 입구가 나란하다.

목장에 들어서면 가로수가 늘어선 산책로가 먼저 눈에 띈다. 이 길에서 앞만 보고 걷기는 금지다.

열심히 좌우를 두리번거리며 걸어가자.

산책로 오른쪽에 하얀 목책 너머 초원이 펼쳐지고, 왼쪽에는 소나무가 우거진 서삼릉이 내다보인다.

왕과 왕비가 잠든 능과 말이 노니는 목장이 낮은 울타리 하나 사이에 두고 공존한다. 오묘한 조화다.

초원과 능을 양쪽에 끼고 조금 걸어가면 경마용 출발대가 보인다.

출발대란 공정한 경주를 위해 말 여러 마리를 일렬로 정렬한 뒤 동시에 출발시키기 위한 장치다.

이곳에 전시된 출발대는 1998년 포항공과대학교에 연구 용역을 의뢰해서 제작한 최초의 국산 모델이다.

서울경마공원에서 훈련용으로 쓰다가 2010년 여기로 옮겨 기수 후보생 교육에 사용했다고 한다.

이 출발대를 통해 원당목장의 성격을 엿볼 수 있다.

1984년 한국마사회가 경주마를 육성하고 사육할 목적으로 조성한 원당목장은 현재 경마 관계자 교육 공간으로 활용한다.

목장을 일반에 개방한 때는 1997년.

이국적인 경치 덕분에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이 찾아들었고, 드라마 〈시크릿 가든〉 〈커피프린스 1호점〉 등에도 등장했다.

원당목장을 가장 잘 즐기는 방법은 산책과 피크닉을 하며 여유롭게 머무는 것.

방문객을 위한 피크닉존, 포토존, 벤치 등이 마련됐다.

업무 시설이라 개방 구역이 제한되지만, 목장을 즐기기에 불편함이 없다.

음식물과 돗자리 반입이 허용되며, 일반인 출입 구역에서는 어디든 피크닉이 가능하다.

파라솔이 딸린 테이블 자리는 모두가 노리는 명당이다.

목장에는 음료 자동판매기 외 식음 시설이 없으므로 음식은 각자 준비해야 한다. 취사나 음주, 텐트 설치는 불가하다.

사진 찍는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초록 물감으로 색칠한 듯한 초원과 구릉 위로 하얀 목책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그리고 점점이 흩어져 풀을 뜯는 말이 포인트를 살린다. 알록달록한 벤치와 파라솔은 사진에 감성을 더한다.

행주산성에서 호수공원까지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

행주산성에서 호수공원까지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

행주산성에서 호수공원까지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김포에서 시작해 파주와 고양, 연천으로 이어지는 189km 코스 중 행주산성에서 일산 호수공원에 이르는 고양 첫째길은 산과 강, 도시와 농촌마을을 두루 경험할 수 있는 길이다.

더불어 행주산성에서는 임진왜란의 아픈 역사를, 한강변 철책 구간에서는 한국전쟁의 상처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새 단장을 마치고 걷기 행사를 치른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을 둘러보았다.

평화누리길 고양 첫째길은 행주산성에서 시작한다.

임진왜란 당시 바다의 이순신과 함께 혁혁한 무공을 세웠던 권율 장군이 열 배나 많은 왜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었던 곳이다.

천혜의 요새인 행주산성을 둘러보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쉬엄쉬엄 걸으면 3시간 가까이 걸리는 고양 첫째길을 시작하기 전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두는 일이다.

다행히 버스를 타고 행주산성입구에서 내려 길 하나만 건너면 음식점들이 모여 있다.

그중 가장 유명한 곳은 행주산성의 터줏대감인 ‘원조국수집’.

이미 수십 년부터 행주산성을 찾는 사람들이 반드시 맛봐야 할 명물로 자리 잡았다.

아이들이라면 둘이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한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를 6,000원에 판매한다.

맛이라면 이미 이곳을 다녀간 수십만 명의 손님들이 보증하는 바다.

하지만 길게 줄을 서서 국수 값을 미리 내고, 때로는 모르는 사람과 한 테이블을 써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주변에 있는 다른 국숫집을 이용해도 된다.

자, 그럼 배도 든든히 채웠으니 본격적으로 평화누리길 걷기에 나서볼까?

우선 임진왜란의 격전지이자 아름다운 풍광을 자랑하는 행주산성부터.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행주산성 정문을 들어서면 늠름한 권율 장군 동상이 관람객들을 맞는다.

권율 장군은 한산대첩, 진주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3대 대첩으로 꼽히는 행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명장이다.

고작 3,000명의 군대로 3만의 왜군을 물리치는 대승을 거두었다.

당시 부녀자들이 행주치마에 돌을 날라서 승리에 결정적으로 공헌을 했고, 그로 인해 행주치마라는 말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행주치마라는 말은 임진왜란 이전에 이미 쓰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기다 행주대첩은 백성들까지 총동원된 장기간의 농성전이 아니라 군대끼리 단시간에 맞붙은 전투였다.

물론 임진왜란 전 기간에 걸쳐 조선의 백성들은 힘을 합해 왜군에 저항했지만, 행주대첩에서는 그럴 상황이 아니었다.

권율 장군 동상을 지나 행주대첩비가 있는 산성의 정상에 서면 한강 너머 김포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 절경이 펼쳐진다.

행주산성에서 내려오면 평화누리길은 한강으로 이어진다. 길 곳곳에 표지판이 있고, 나무나 전봇대에 리본을 달아놓았기에 길을 헤맬 염려는 없다.

한강으로 향하는 작은 지방도 양옆에 메타세쿼이아가 줄지어 있다. 담양의 메타세쿼이아길만큼은 아니어도 제법 운치가 있다.

메타세쿼이아길이 끝날 때쯤 눈앞이 확 트이면서 한강이 나타나는데, 고즈넉한 풍경 속에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멀리 개화산과 올림픽대로, 계양산과 행주대교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다시 강을 따라 조금 걸으면 나비와 꽃,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색색의 메모지로 장식한 철조망이 나온다.

원래 이곳에 있던 철조망을 걷어내면서 일부를 남겨놓은 것이다.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댕댕이랑 나들이 가자 오산 반려동물 테마파크

임금님이 드시던 진상품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인 웅어회와 미꾸라지에 갖은 야채와 국수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미꾸라지털레기, 닭을 푹 고아낸 육수에 쫄깃한 면을 푸짐하게 넣은 닭칼국수까지 고양의 맛은 든든하고 넉넉하다.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음식들이라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임금님이 드시던 물고기로 잘 알려진 웅어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봄철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습성이 연어와 비슷해 연안에서 살다가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이 때가 살도 많고 기름져 씹을수록 고소하다.

멸치과에 속하는 웅어는 칼슘과 인, 철분은 물론 비타민 A가 풍부해 예부터 왕의 진상품에 속했다.

웅어는 갈대에 숨어산다고 하여 위(葦)어로도 불렸는데, 조선 말기에는 궁궐의 음식을 관리하던

사옹원에서 웅어만을 따로 잡아 진상하는 관청인 위어소를 두었다는 기록도 남아있을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송남잡지(松南雜識)> 등의 고서적에 따르면 당시 웅어는 한강의 행주(고양의 옛 지명)나 대동강

임진강 등에서 많이 잡혔으며 이 중 행주가 임금의 진상품을 담당했던 것으로 적혀 있다.

임금이 먹던 생선이라 그런지 웅어를 둘러싼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웅어는 금강 등 옛 백제문화권에서도 즐겨 먹는 음식인데, 이 지역에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백제 의자왕(?~660)이 웅어를 몹시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나라 장수인 소정방이 백제를 함락한 후 그 맛이 궁금하여 웅어를 잡아오라고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웅어들은 모두 도망간 후였다.

그래서 이 지역에선 의리 있는 물고기라고 하여 의(義)어라고도 부른다.

웅어는 성질이 급하여 잡힌 즉시 죽어버리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내장과 머리를 떼어내고 얼음에 보관하는데

요즘은 냉동기술이 발달해 사계절 언제든 웅어회를 맛볼 수 있다.

현재 식당들에서 내는 웅어회는 이처럼 냉동된 회를 후추와 참기름을 넣고 야채와 버무린 형태다.

냉동을 거친 횟감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은은한 향이 배어난다.

제철인 4~5월이면 살이 더욱 연하고 부드러우며 달콤한 수박향이 난다고 한다.

고양에선 능곡역 근처에 자리한 ‘자유로장어웅어회’가 대표적인 맛집으로 꼽힌다.

점심시간이면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웅어회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맛도 좋을 뿐 아니라 먹고 나면 임금이 된 것처럼 기운이 불끈 솟는 보양식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고양의 향토음식 중 하나인 미꾸라지털레기는 그 독특한 이름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갖은 채소와 민물새우, 국수, 수제비 등 있는 것은 모두 털어 넣는다는 의미에서 털레기다.

고재종 시인의 ‘한 바탕 잘 끓인 추어탕으로’라는 시를 보면 논두렁에서 미꾸라지를 양동이 가득 잡아

올렸다는 소식에 동네 아낙들이 각자 집에서 갖은 양념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생생하게 묘사돼 있다.

“누군 풋배추 고사리를 삶아 오고, 누군 시래기 토란대를 가져오고

누군 들깨즙을 내 오고 태양초 물을 갈아 오고, 육쪽마늘을 찧어 오고 다홍고추를 썰어 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