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명성산 금빛물결 황홀경에 빠지다

화려한 캠핑의 시작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가을이다. 옷장 속 반소매티, 반바지 등 얇은 옷은 서랍으로 가고, 서랍 속에 접어둔 코트, 니트 등 두꺼운 옷은 옷장에 걸린다.

겨울 준비를 마쳤지만, 마음은 왠지 싱숭생숭하다.

걷다 보면 쌀쌀한 바람이 마음을 관통하는 듯하다.

몸과 마찬가지로 마음도 따뜻하게 데워줄 필요가 있다. 가을이 왔음을 알릴 필요가 있다.

억새꽃의 하얀 솜이 그렇게 따뜻하다고 한다.

서울에서 가까운 명성산의 억새밭으로 가보자.

지도 상, 서울에서 1시 방향 약 70㎞ 거리에 솟음이 여럿 모였다.

등고선이 오밀조밀 겹쳐 북동쪽으로 산맥처럼 연결됐다. 이곳에 광주산맥의 한 솟음 ‘명성산’이 있다.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의 경계에 솟았다. 정상에서 보일 풍경을 떠올려 본다.

북동쪽 조망이 보통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이 스친다.

오전 8시 서울에서 출발, 동부간선도로를 통해 의정부를 지나기까지 정체가 계속된다.

출근시간 의정부와 서울 사이의 43번 국도는 피하는 것이 좋겠다.

의정부시청을 지나자 조금씩 도로상황이 좋아진다.

가는 길 왼편으로 야트막한 산세가 이어지고 어느 순간 오른편으로 험준한 산세가 나타나면 명성산이 가까움이다.

산정호수를 중심으로 산세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제일 높아 보이는 북쪽의 산이 명성산이다.

그 외에 서쪽의 망무봉, 남쪽의 관음산과 망봉산, 동쪽의 여우봉 등이 호수를 보호하기라도 하는 듯 두터운 외벽역할을 한다.

이 천혜의 요지에는 약 천 년 전의 전설이 내려오는데…, 울“명(鳴)”자, 소리“성(聲)”자가 모여 명성이란 이름이 붙여진 이 산에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때는 바야흐로 후삼국시대에서 고려시대로 넘어가는 찰나다.

후고구려를 건국한 궁예왕이 왕건의 정변으로 피신한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당시 궁예왕은 망국의 슬픔이 커, 온 산이 떠나가도록 통곡해 명성산으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산정호수와 명성산의 남서쪽 기슭은 국민관광지로 지정돼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한데 모였다.

조각공원, 호수 산책로가 운치 있게 조성됐으며 주차장, 매점, 숙박업소 등 편의시설도 부족함 없이 들어섰다.

이제 명성산으로 들어가자. 전문 산악인부터 어린아이까지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난이도별 코스구성이 가능하다.

자인사를 거쳐 오르는 코스와 등룡폭포를 지나 억새군락지로 가는 코스 중 하나를 정하자.

자인사보다 등룡폭포 경유코스가 완만한 편이다.

억새군락지로 향하는 등산객 대부분은 등룡폭포를 경유해 억새군락지로 간다.

평일임에도 수도권과 가까운 덕에 명성산을 찾은 등산객이 상당히 많은 편이다.

등산로 초입부터 가을 정취가 흠뻑 풍긴다. 오른편으로 계곡물이 흐른다.

수량이 줄어 물소리의 시원함은 덜하지만 졸졸거리는 소리가 간지럽다.

화려한 캠핑의 시작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화려한 캠핑의 시작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화려한 캠핑의 시작 포천 휴빌리지 글램핑

치유와 휴식이 있는 국립수목원과 고모리저수지 카페거리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자리한 휴빌리지캠핑장은 우리나라 사설 캠핑장 중 글램핑이라는 개념을 가장 완벽하게 도입하고 있는 캠핑장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글램핑이 도대체 뭐기에 너도나도 글램핑, 글램핑 할까. 글램핑이 궁금하다면 일단 GO!!

아침부터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한 비가 그칠 줄을 모른다.

재빠르게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운 듯 양도 제법이다. 캠퍼들에게 비는 그다지 반가운 손님이 아니다.

물론 우중캠핑을 즐기는 이들도 없지는 않지만, 초보 캠퍼들에게 비는 분명 부담스러운 존재다.

텐트를 치고 걷는 것, 그리고 철수 후 장비 정돈까지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램핑이라면? 상황은 180도 달라진다.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장비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장비뿐 아니다.

저녁에는 먹음직스러운 바비큐, 아침에는 가벼운 토스트까지 서비스 받을 수 있으니 정말 몸만 가면 그만이다.

휴빌리지캠핑장은 이동갈비로 유명한 포천시 이동면에 자리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도로를 달려 백운계곡에서 흘러내린 자그마한 개울을 지나면 휴빌리지캠핑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약 11만 ㎡에 이르는 캠핑장은 일반 캠퍼를 위한 공간과 글램핑을 위한 글램핑존으로 나뉘어 있다.

캠핑장 입구 관리동과 마주하고 있는 곳이 글램핑존이다.

글램핑존에는 15동의 글램핑 하우스가 마련돼 있으며, 26개에 이르는 일반 캠핑 사이트가 글램핑존을 감싸듯이 자리해 있다.

휴빌리지캠핑장에서 시선을 끄는 건 단연 글램핑 하우스다. 글램핑(glamping)은 ‘화려하다’는 의미의 ‘글래머러스(glamorous)’와 야영을 의미하는 ‘캠핑(camping)’의 합성어.

말 그대로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캠핑을 가리킨다. 유럽에서는 글램핑 리조트가 생길 정도로 인기가 높은 캠핑 아이템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글램핑과 대여 텐트가 혼용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기존의 텐트와 장비를 설치해두고 글램핑이라 부르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휴빌리지캠핑장의 글램핑 하우스는 자체 제작한 텐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 모습에서부터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일단 외관은 둥글둥글 원형으로 이뤄진 기존 텐트와 달리 복잡하지 않은 간결한 직선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산뜻한 모습이다.

거기에 전체를 베이지색 천으로 덮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이 천 역시 상시 설치해둬야 하는 글램핑의 특성을 고려해 자체 제작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캠핑의 재미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비큐다. 글램핑 하우스 앞 여유 공간은 바비큐를 위한 공간.

매력적인 건 글램핑 하우스 이용객에게는 바비큐 그릴과 숯은 물론이고 바비큐용 통삼겹살 500g, 수제소시지 4개, 감자, 쌈장, 채소(양파, 상추, 고추, 단호박) 등을 무료로 제공한다는 점이다.

부족한 건 매점에서 구입하면 된다.

글램핑존 앞에 위치한 매점에서 즉석밥과 생수, 음료는 물론 포천의 명물 돼지왕갈비도 판매한다.

휴빌리지에서는 글램핑 이용객에 한해 바비큐용 재료 외에도 다음날 아침식사용으로 토스트와 야채수프, 계란, 주스 등을 제공한다.

치유와 휴식이 있는 국립수목원과 고모리저수지 카페거리

치유와 휴식이 있는 국립수목원과 고모리저수지 카페거리

치유와 휴식이 있는 국립수목원과 고모리저수지 카페거리

단풍의 화려함 억새의 넘실거림 포천 운악산과 명성산

일상의 무료함을 잠시 내려놓고 심신을 치유 받고 싶은 욕망은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한결같은 소망이다.

포천 소흘읍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에 가면 간절한 소망을 이룰 수 있다.

반나절 동안 수목원을 돌아보고 고모리 저수지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달동네박물관에서 추억의 페이지를 넘기듯 과거 속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

광릉은 조선 제7대 왕 세조의 능이다.

1468년 조선 왕실은 능 주변의 숲을 보호구역으로 정한 뒤 조선 말기까지 철저하게 보호했다.

다행히 일제강점기와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숲은 무사히 지켜졌다.

이후 88올림픽에 맞춰 수목원 조성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이곳을 광릉수목원으로

부르다가 1999년 우리나라 최초 국립수목원으로 지정되었다. 숲이 보호를 받은 지 530여 년 만이다.

숲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을 덜 타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국립수목원은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주중(화~금) 5천 명, 토요일 3천 명으로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어 다른 수목원에 비해 한적하게 수목원의 정취를 가슴에 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빠듯한 시간 탓에 수목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은 볼멘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특히 봄가을 주말에 예약하려면 설날에 고향 가는 차편을 예약하듯 서둘러야 한다.

축석검문소삼거리에서 국립수목원까지 이어진 광릉수목로 주변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즐비하지만, 수목원이 가까워 올수록 도로변의 풍치는 한결 여유롭게 변한다.

아름드리나무가 근위병처럼 도열하고 하늘은 숲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차창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청량감이 이전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

안내소에서 예약자 명단을 확인한 뒤 정문으로 입장하면 오른쪽은 정원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고 왼쪽은 걷기 좋은 숲이 잘 가꿔져 있다.

어느 곳을 먼저 선택해도 좋다. 어린이 정원서부터 30여 개에 이르는 테마정원을 모두 돌아보려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도 모자라겠다.

곳곳에 숨어 있는 테마를 찾아 안내지도 한 장 들고서 보물찾기하듯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숲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해볼 것. 만약 별도의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무리 지어 다니는 해설사를 졸졸 따라다니며 도둑강의를 들어도 괜찮다.

들머리를 오른쪽 길로 선택했다면 수생식물원까지 걸어보자.

물가나 물속에서 자라는 수련과 노랑어리연꽃 등이 자태를 뽐낸다.

수변 가까이에 돌판이 설치되어 있어 수생식물을 관찰하기 좋다.

이웃한 화목원은 작은 동산처럼 꾸며졌는데 매화원, 철쭉원, 조팝나무원, 작약원 등 제철에 예쁜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중심을 이룬다.

대부분 봄철에 꽃을 피우는 수종이라서 여름부터는 짙은 녹음만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처럼 생긴 피라미드 모양의 유리온실에는 난대식물이 주인이다.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유자나무, 돈나무 등 상록활엽수를 볼 수 있다. 외국 종으로는 커피나무가 인기다.

단풍의 화려함 억새의 넘실거림 포천 운악산과 명성산

단풍의 화려함 억새의 넘실거림 포천 운악산과 명성산

단풍의 화려함 억새의 넘실거림 포천 운악산과 명성산

드라마 촬영지로 거듭난 비밀의 화원 포천 평강식물원

단풍의 계절이 오면 포천은 분주해진다. 화려한 단풍보다 더 곱게 옷을 차려입은 등산객들이 억새의 장관을 보기 위해 명성산을 누빈다.

기암괴봉이 구름을 뚫고 솟은 운악산은 중부권에서 손꼽히는 단풍명산이다.

거침없이 펼쳐지는 색채의 마술을 본 사람들은 망부석처럼 발걸음을 떼지 못한다.

포천의 가을이 아름다운 이유는 치명적인 단풍색과 넘실거리는 억새의 물결이 있어서다.

명성산(922m)은 경기도 포천시와 강원도 철원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포천과 이웃한 철원은 901년 송악에 태봉국을 세웠던 궁예가 두 번째로 도읍으로 삼았던 곳으로 땅이 비옥하고 평야를 품고 있다.

명성산을 이야기할 때 궁예를 빼놓을 수 없다.

명성산의 한자표기는 울명(鳴) 소리성(聖) 즉, 소리 내어 우는 산이란 뜻인데 궁예가 자신의 부하였던 고려 태조 왕건에게 패한 후 명성산으로 숨어들어와서 크게 울었다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울음산이라 부른다.

명성산 들머리는 산정호수를 일반적으로 선택한다.

식당이나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과 접근성이 좋아서다.

산에 있는 우물이라는 뜻의 산정호수는 주변 풍광이 수려하다.

일제강점기 때 농수용 저수지로 만들어졌다. 이후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사시사철 행락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호수를 따라 조성된 수변 산책로를 한 바퀴 걷거나 오리 배를 타고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도 좋다.

젊은 연인과 아이들을 위한 바이킹, 춤추는 탬버린 등 오락시설도 있다.

명성산을 오르는 코스는 자인사 코스와 등룡폭포 코스, 산안고개 코스 3곳.

산안고개 코스와 자인사 코스는 벼랑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걷기 때문에 초보자가 선택하기에는 무리다.

등룡폭포 코스는 볼거리가 가장 많고 길도 완만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가을철 억새를 보러 오는 탐방객들은 대부분 이 코스를 선택한다.

산정호수에서 비선폭포까지 가는 구간은 탐방로가 넓고 평탄하다.

비선폭포를 지나면 계곡을 끼고 가는 돌밭길이 이어지지만 완만한 오르막이라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본격적인 단풍이 시작되는 지점이 이곳이다.

30분 정도 오르면 등룡폭포가 물을 쏟아내며 위세를 뽐낸다. 폭포주변으로 단풍이 가장 화려하다.

폭포와 단풍을 한 장의 사진에 넣을 수 있는 전망대가 있으니 기념사진은 꼭 찍고 다음 구간으로 이동하자.

등룡폭포를 지나도 단풍이 끝날 줄 모른다.

너덜바위지대가 시작되면서 길은 조금 더 험해진다. 그래도 단풍구경하는 재미에 힘든 줄 모르고 쉬어가며 전진한다.

곳곳에 군부대에서 세워놓은 경고성 푯말이 눈에 들어온다. 주중에는 인근 사격장에서 울리는 포성이 들릴 수 있으니 놀라지 말 것.

너덜바위 지대가 끝나면 하늘이 열리고 넓은 초원을 연상케 하는 억새 군락지가 펼쳐진다.

19만 8347㎡ 면적의 억새밭은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손꼽힌다.

포천시는 1997년부터 매년 10월에 산정호수 명성산 억새축제를 개최한다.

주요행사로는 참가자들이 쓴 편지를 1년 후에 받는 ‘억새밭 빨간 우체통’, 명성산 정상의 팔각정에서 열리는 ‘산정 음악회’ 등이 있다.

운악산(935.5m)은 포천과 가평에 걸쳐 있다. 예부터 경기의 금강(金剛)으로 불릴 만큼 산세가 아름다운 명산이다.

큰 산은 아니지만 암릉구간이 많고 경사가 급해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과 더불어 경기 5악에 속한다.

드라마 촬영지로 거듭난 비밀의 화원 포천 평강식물원

드라마 촬영지로 거듭난 비밀의 화원 포천 평강식물원

드라마 촬영지로 거듭난 비밀의 화원 포천 평강식물원

줄 위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줄타기 김대균 명사

포천 영북면 산정리에 자리한 평강식물원에 여름 소식이 찾아들었다.

아이리스, 수련 등 수줍은 꽃들이 식물원 곳곳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다.

경기도 최북단에 자리한 평강식물원은 각종 드라마의 주요 촬영지로 거듭나면서 더욱 화사해졌다.

우물목 마을의 평강식물원은 5,0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자연 그대로의 식물들을 보듬고 있는 생태식물원이다.

한 한의사가 어렸을 적 잃어버린 동산을 되찾기 위해 7년 동안 애정을 쏟아 조성했으며,

화려하고 예쁘게 정돈된 식물원이 아닌 옛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작은 쉼터가 되고 있다.

평강식물원은 최근 각종 드라마의 촬영지가 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MBC 주말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에서 단골 배경으로 등장했다.

식물원 안에 세트장이 마련됐으며, 청각장애를 앓고 있는 주인공이 사물의 소리를 상상하며 산책하는 장면 등이 카메라에 담겼다.

평강식물원은 이 외에도 <로드 넘버원> <두 여자> 등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으로 등장했다.

식물원은 6월부터 KBS 월화 드라마 <빅> 이 촬영되며 드라마 속 화원의 바통을 이어가고 있다.

들꽃동산과 암석원의 여름 풍경이 안방에 전해질 예정이다.

이어 7월에 방송될 수목 드라마 <아랑 사또전> , SBS <짝> 등을 통해서도 그 아늑한 산책길이 소개된다.

넓고 커다란 규모는 아니지만 평강식물원은 각각 개성 넘치는 12개의 테마 정원을 갖추고 있다. 6월, 식물원의 가장 아름다운 로맨스는 연꽃정원에서 피어난다.

연꽃정원은 식물원 안에서 사람의 손길을 듬뿍 받은 공간이다.

크고 작은 연못에 물에서 피는 차우엔바수, 루시데 등 50여 종의 수련과 숙근초들이 어우러진 고급스런 정원으로 꾸며졌다. 가장 예쁜 수련을 감상할 수 있는 시기는 6월이다.

수련은 오후 3시가 지나면 꽃잎을 닫기 때문에 오전에 방문하는 게 좋다.

연꽃정원과 함께 식물원의 여름을 단아하게 장식하는 곳이 습지원이다.

개구리와 물새가 여유롭게 뛰노는 습지원에는 부채붓꽃, 노랑꽃창포 등이 한가득 피어난다.

물이 많아 우물목이라 불렸던 이 지역의 특성을 잘 살린 테마원으로, 습지원 사이에 200m의 산책로를 조성해 코앞에서 식물들을 관찰할 수 있게 했다.

버들치, 붕어 등 다양한 민물고기를 볼 수 있으며, 왜가리와 검은댕기해오라기 등 야생 조류들이 함께 노니는 정경을 감상할 수 있다.

나무 벤치에 앉아 아기자기한 습지원을 내려다보는 것 자체가 아늑한 휴식이 된다.

이 밖에 식물원이 내세우는 자랑거리는 암석원이다. 울퉁불퉁한 암석들 사이로 백두산, 히말라야 등에서 서식한다는 고산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이곳 암석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다. 테마원 안에 작은 폭포와 연못을 조성했고, 땅 밑에는 기온 유지를 위한 특수 장치를 설치해놓았다.

작은 언덕 같은 암석원을 거쳐 오르면 들꽃동산, 고산습원, 고층습지가 이어진다.

들꽃동산에서는 여름날의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고산습원과 고층습지는 작지만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을 지녔다.

고산습원은 한라산 습지를 재현했고, 고산습원 지나 나타나는 고층습지는 백두산 장지 연못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지대 습한 땅에서 자라나는 진귀한 식물들이 옹기종기 그 숨은 자태를 뽐낸다.

소나무가 무성한 작은 오솔길을 지나면 식물원의 또 다른 면을 엿볼 수 있는 습지원 전망대가 나타난다.

다람쥐들이 뛰노는 전망대에서는 만병초원, 습지원, 잔디광장에 이르는 식물원의 정경이 내려다보인다.

줄 위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줄타기 김대균 명사

줄 위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줄타기 김대균 명사

줄 위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줄타기 김대균 명사

현대미술 과학 말 박물관 종합 선물 세트 경기 과천

과천, 줄타기의 본거지를 찾다

관악산의 나지막한 자락, 정부과천종합청사 옆 과천야생화 자연학습장엔 전통줄타기전수교육장이 자리한다.

줄타기의 본거지로 알려진 경기도 과천시는 줄타기의 최고 명사인 고 김관보 줄광대가 태어났고, 임상문 명사와 김영철 명사 등이 그 뒤를 이어 과천에서 활동했다.

현재 줄타기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김대균 명사의 스승이자 초대 인간문화재인 김영철 선생을 딴 ‘김영철길’이 있을 만큼 과천은 줄타기 명사들이 발판 삼은 곳이다.

김대균 명사도 과천을 본거지로 전통 줄타기를 견고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는 이곳에서 ‘판줄 연희야 놀자!’라는 전통 줄타기 공연이 4월부터 시작, 가을까지 매월 한 차례씩 예정되어 있다.

전통줄타기전수교육장에서 만난 김대균 명사는 46년 동안 줄타기 외줄 인생을 이어왔다.

이날 공연에서 김대균 명사는 어릿광대로, 그의 제자 두 명이 줄광대로 나섰다.

스승과 제자, 관객 사이 재치 있고도 희망적인 재담이 오갔고, 전통 악기까지 더해져 신명나는 한 판이 완성되었다.

줄타기는 줄판 전체를 조망하며 관중과 대화를 나누고 잔노릇을 연행하는 줄광대를 비롯해 줄광대의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고 줄판의 흐름을 조율하는 어릿광대

삼현육각의 악기로 구성된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무엇보다 관객과의 소통으로 완성되는 화합의 공연이다.

줄광대의 아슬아슬한 몸짓에 관객은 절로 긴장되고 시원스레 선보이는 잔노릇에 잠시나마 일상에서 해방되는 짜릿한 기분을 만끽한다.

“줄 위에 있는 순간은 근심이 말끔하게 사라집니다.

제 자신을 내려놓고, 줄 하나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그 순간이 행복이죠.” 김대균 명사는 줄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라 덧붙인다.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 줄타기의 소중함

2011년, 줄타기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줄타기는 삼국시대 팔관회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만큼 오래된 기예로 지금까지 전수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그 맥이 끊길 뻔했지만, 이어져 1976년 대한민국 정부는 줄타기를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전수하고 있으며 김대균 명사가 제2대 인간문화재로 인정되었다.

줄타기는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곡예 기술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줄타기는 음악 반주에 맞추어 줄광대와 어릿광대가 서로 재담을 주고받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또 줄광대는 간단한 동작으로 시작해 점점 더 어려운 묘기를 부리는데 외홍잽이, 쌍홍잽이 등의 43가지 줄타기 기술이 완성되었다.

현대미술 과학 말 박물관 종합 선물 세트 경기 과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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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심비 1위 베트남의 비결은?

박물관은 이야기보따리다. 유리창 안 뭉툭한 돌멩이 하나가 수백만 년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익숙한 것부터 보이지 않는 세계까지 모든 것이 소재가 된다. 미술관도 그렇다.

작품을 마주한 우리는 작가의 시간과 생각 속을 자유롭게 걷는다.

국내 미술관의 대표 격인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우리에게 ‘미술 이야기 초대장’을 보낸다.

1986년 볕이 잘 드는 양짓말 덕고개에 지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은 지금까지 청정 자연 속 미술관을 자랑한다.

도심에 자리한 덕수궁관이나 서울관과 차별되는 가장 큰 장점이다.

건축가 김태수는 과천관을 설계할 당시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서 영감을 얻었는데, 실제로 소백산 자락의 부석사처럼 미술관이 청계산 자락에 살포시 얹힌 모양새다.

관람객이 자연 속을 산책하며 작품의 이야기를 온전히 듣고, 때로는 멈춰서 편히 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과천관의 주된 전시는 현대미술이다.

20세기 건축, 디자인, 공예 등 다양한 시각예술 장르를 아우르며 총 8개 전시실에서 이를 풀어낸다.

과천관의 상징과도 같은 백남준 작가의 ‘다다익선’은 현관에 들어서면 바로 만난다.

TV 수상기 1003대가 탑처럼 쌓였는데, 중앙 경사로를 따라가며 어느 방향에서나 감상할 수 있다.

나선형 계단은 모든 전시실로 연결되는 통로다.

1층 전시실은 기획 전시, 2~3층 전시실은 소장품을 기반으로 한 전시가 주로 진행된다.

이추영 학예연구사는 “미술관 관람은 자신의 취향을 알아가고 찾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낍니다.

미술관으로 발걸음 할수록 취향을 발견하죠. 미술관이 재밌어지려면 그만큼 시간이 필요합니다.

미술은 가장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이에요”라고 설명한다.

인근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은 국내 최대, 아시아에서 두 번째 규모 종합 과학관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유익함과 재미, 알찬 프로그램을 모두 갖췄다.

언제 가도 좋은 가족 놀이터이자 배움터이며, 2008년 설립 후 연간 240만 명이 방문하는 과학 문화 명소다.

이곳에서 ‘과학’이라는 단어가 풍기는 딱딱함은 잠시 잊어도 좋다.

2층 자연사관이 눈길을 끈다.

자연이 들려주는 장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관람객이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고생대 태초의 바다를 재현한 디오라마,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 기술로 생생하게 되살아난 중생대 공룡, 실제 수족관 옆 디지털 수족관 등 자연의 역사와 현재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첨단기술관 항공·우주 코너에는 첨단 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체험할 전시가 가득하다.

가심비 1위 베트남의 비결은?

가심비 1위 베트남의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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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천과학관 꼼꼼하기 즐기기

컨슈머인사이트 ‘연례 여름휴가 여행 만족도 조사’ 결과 발표

탁월한 쉴거리, 먹거리로 압도적 1위

가심비 힘입어 시장 점유율 증가도 1위

한국은 가심비 중위권, 만족도 하위권

가심비는 여행비 총액과 무관…소소한 지출에 좌우

우리나라 여행자가 평가한 최고의 가심비 여행지는 베트남이었다.

이어 체코, 스페인, 뉴질랜드, 헝가리 등 유럽 동∙남부 국가와 대양주 지역이 최상위권에 오른 반면 북∙서부 유럽과 미주 지역은 하위권으로 처졌다. 한국은 중위권에 머물렀다.

여행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지난 2016년부터 매년 9월 2만5,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수행하는

‘연례 여행 만족도 조사’에서 지난 1년간(2023년 9월~2024년 8월) 해외여행을 다녀온 1만2,074명과 국내에서 여름휴가(6월~8월)

목적의 여행을 다녀온 소비자 1만7,077명에게 주 여행지가 어디였는지, 여행지로서 그 지역의 가심비가 어땠는지 묻고 그 결과를 분석했다.

응답자 표본수 60사례 이상의 32개국을 대상으로 여행자가 평가한 국가별 종합만족도와도 비교했다.

해당 데이터는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빅데이터센터구축사업을 통해, 한국문화정보원 문화빅데이터플랫폼 마켓C www.bigdata-culture.kr에서도 공개되고 있다.

국가별 가심비 : 상위 8개국 근소한 차이로 순위 갈려

여행자가 경험한 가심비, 즉 비용 대비 심리적 만족도가 제일 높았던 국가는 베트남(69.5%)이었다.

베트남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 10명 중 7명이 ‘여행지로서 가심비가 얼마나 우수∙미흡했습니까?’라는 질문에 ‘우수(매우+약간)’했다고 응답했다.

베트남은 한국인이 일본 다음으로 많이 가는 해외여행 국가이고, 코로나19 발생 전 대비 한국인의 여행지 점유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국가(2019년 8월 대비 2024년 8월 78% 증가)다.

여행지 선정에 가심비가 큰 영향을 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은 체코(68.9%), 스페인(67.5%), 뉴질랜드(67.0%), 헝가리(66.9%) 순이었고 사이판(66.3%), 포르투갈(65.9%), 일본(65.6%)이 뒤를 이었다.

이들 상위 8개 국가의 가심비는 후순위 국가들을 비교적 크게 앞섰다.

국가간 차이도 4%p 안에 몰려 있어 모두 소수점 차이로 순위가 갈릴 정도로 우열이 크지 않았다.

권역별로는 아시아(60.8%), 대양주(58.3%), 유럽(56.1%), 미주(49.9%) 순이었다.

아시아에서는 베트남, 일본과 함께 대만(61.2%, 9위)이 상위권에 들었고, 한국(55.1%, 16위)은 중위권에 머물렀다.

유럽의 스위스(51.0%, 22위), 프랑스(45.3%, 29위)와 영국(33.4%, 32위) 그리고 미주의 하와이(51.5%, 21위)

캐나다(50.4%, 23위), 미국(하와이 제외, 46.2%, 28위) 등 유명 여행지도 가심비에서는 하위권을 면치 못했다.

가심비와 종합만족도 : 가심비 최고 베트남, 만족도는 하위권

가심비는 여행 총비용이나 1일당 평균비용과 상관관계가 없었다.

즉 여행의 전체 예산과는 무관하고 식음료비와 같은 일상적 지출의 내용과 형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가심비와 종합만족도의 순위상관관계계수는 유의한 수준(r=.410, p<.05)이기는 하나 높지는 않았다.

순위만으로 볼 때 가심비와 종합만족도가 모두 높은 국가는 체코(가심비 2위, 만족도 5위), 스페인(3위, 4위), 뉴질랜드(4위, 8위)가 대표적이다.

사이판(6위, 9위), 포르투갈(7위, 11위), 일본(8위, 10위)도 같은 범주에 속한다. 주로 유럽 동남부 국가와 대양주 권역으로, 합리적인 비용으로 고품질의 여행 경험을 할 수 있는 곳들이다.

국립과천과학관 꼼꼼하기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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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과천 박물관 여행

체스터 그린우드란 소년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케이트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스케이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간 체스터 그린우드는 얼마 놀지 못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와야 했다.

살을 에는듯한 바람 때문에 귀가 떨어져 나갈 듯이 아팠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귀가 시리지 않고 좋아하는 스케이트를 마음껏 탈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털가죽으로 귀를 감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체스터 그린우드는 머리밴드 양쪽을 털가죽으로 감싼 귀마개를 특허출원하게 되었고 그린우드는 사업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탁구장 주인이었던 하라다리기조는 탁구공이 너무 잘 깨져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탁구공을 손에 쥐고 아무리 고민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아 고민하던 찰나에 문득 탁구채를 보고 ‘라켓에 스펀지 고무를 붙여보면 어떨까?’

생각을 한 하라다기조는 스폰지 고무를 붙인 탁구채를 시험 삼아 만들어보았다.

그랬더니 10분이면 바로 깨지던 탁구공이 1시간 넘게 유지가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하라다기조는 특허청에 라켓을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탁구채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하라다기조가 만든 탁구라켓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195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는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장난감이 한창 유행이었다.

그러나 소년 마부치는 1, 2분이면 멈춰버리는 이 태엽 장난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장난감을 오래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마부치는 가지고 놀던 완구비행기의 태엽을 빼고 그 자리에 전지의 힘으로 돌아가는

작은 모터를 집어넣었더니 장난감은 10시간 이상 작동을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은 소년 마부치의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불편함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준 전지 넣어 움직이는 완구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뇌파로 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 있을까? 이 게임은 센서가 달린 띠를 머리에 두르고 뇌파로 운전을 하는 레이싱 게임이다.

집중도가 높을수록 자동차가 빨린다.

전통과학관이란?

우리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유물을 통해 전통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과학관을 둘러보다 보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현대과학과 비교해보아도 손색이 없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의 왕들은 하늘을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라 믿었기 때문에 천문학을 귀하게 생각했다.

태조 이성계는 왕으로서의 권위를 얻기 위해, 나라를 건국하자마자 천문학자들에게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들 것을 명하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고구려의 천문도를 표본으로 삼고 오차를 고쳐 완성시켰으며, 이 천문도는 중국 남송때 천문도인 <순우천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것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 천문도에는 당시 눈으로 관측 가능했던 모든 별들이 총망라 되어있어 당시 놀라운 과학 수준을 가늠케 할 수 있었다.

또한 2008년 4월 8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새겨진 스카프를 우주로 가져가서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과천 박물관 여행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과천 박물관 여행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과천 박물관 여행

삼국시대부터 오늘날까지 걸어서 하남

서울 양재동과 이어진 과천에는 체험거리 많은 박물관이 있다.

서예의 대가 추사 김정희의 일생과 서예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추사박물관이다.

문화해설사의 설명을 듣고 서예체험도 할 수 있어 체험학습장으로 훌륭하다. 과학의 원리를 배우고 몸으로 체험하는 국립과천과학관도 가까이 있다.

추사 김정희(1786~1856)라는 이름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생애는 ‘추사체’라는 커다란 족적에 가려 있다.

예서, 전서, 초서, 해서, 행서 등 서예의 기본 서체 외에 특별히 추사체는 김정희의 글씨체를 말한다.

두께를 달리하며 그어나가는 획과 비틀어진 듯 보이는 글자들이 파격적이어서 마치 그림 같은 느낌을 주는 서체다.

추사는 금석학의 대가로 청나라에까지 이름을 떨쳤고, 당대의 문인, 승려들과 교우하며 수많은 서예작품을 남겼다.

전국의 고찰이나 유적지에서 추사의 글씨를 많이 만날 수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경기도 과천시에 자리한 추사박물관은 출생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김정희의 생애와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시물만 대충 훑어보고 나오는 것이 아니라 문화해설사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돌아볼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

박물관 여행은 매표소가 있는 1층을 지나 2층 ‘추사의 생애실’에서 출발한다.

긴 눈매가 인상적인 추사의 초상화가 가장 먼저 관람객을 맞는다.

눈가에 주름을 잡으며 웃고 있지만 강한 성격과 위엄이 느껴지는 얼굴이다.

추사의 증조모는 영조의 딸 화순옹주다.

추사는 여덟 살 어린나이에 후손이 없는 큰아버지의 양자로 갔는데, 이때 생부 김노경의 안부를 묻는 편지가 전시되어 있다.

지금으로 치면 초등학교 1학년생의 글씨다. 또박또박 써내려간 글자에 아버지와 동생들의 안부를 묻는 의젓함이 그대로 나타나는 편지다.

북학파의 대가인 박제가의 제자로, 아버지의 청국 사행에 동행하며 금석학에 눈을 뜨는 과정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연경에 머물며 금석학의 대가로 꼽히던 옹방강, 완원 등과 사제의 연을 맺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후 추사는 금석학에 매진하여 무학대사가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던 북한산의 비석이 신라시대 진흥왕순수비임을 밝혀낸다.

이후 관직에 나아가 성균관대사성과 이조참판을 역임했다.

1840년 윤상도의 옥사에 연루되어 유배를 갔는데, 당시 머물렀던 서귀포 유배지를 모형으로 만날 수 있다.

제주에서 보낸 8년의 유배 기간 동안 추사체를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귀포 유배지 모형 옆에는 교과서에도 실린 <세한도>가 길게 이어져 있다.

<세한도>가 그려지게 된 사연도 특별하다. <세한도>는 제주 유배 당시 제자였던 이상적에게 선물로 그려준 것이다.

이상적은 청나라에 드나들던 통역관으로, 유배지 밖으로 벗어날 수 없어 오직 서책과 벗하며 지내던 추사에게 청나라의 최신 서적을 구해주던 인물이다.

추사는 어렵게 구한 책을 힘없는 자신에게 보내주는 이상적의 마음에 눈시울을 적시며 《논어》에 나오는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柏之後凋)”라는 구절을 떠올렸다.

“겨울이 되어서야 소나무와 잣나무가 시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는 의미이다.

어려운 지경이 되어서야 고마움을 알게 되었음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