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행주산성 노래하는 분수 라페스타
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행주산성 노래하는 분수 라페스타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켜지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행주산성에 올라 탁 트인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노래하는 분수 앞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겨볼 수 있다.
색색깔 조명이 반짝이는 거리에서 쇼핑도 하고 톡 쏘는 맥주 한잔에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있다. 고양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눈부신 야경의 향연, 행주산성
고양을 대표하는 유적지 중 하나인 행주산성은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측되는데,
특히 조선 선조 26년에 치러진 행주대첩의 공간적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은 전라도 순찰사였던 권율(1537~1599)이 한양을 수복하기 위해
행주산성에 1만 여 병력을 집결시킨 후 왜군과의 치열한 싸움 끝에 승리한 전투를 가리킨다.
당시 권율은 관군의 3배가 넘는 일본군과 싸워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을 독려하고 빼어난 지략으로 상대를 기습하였다.
당시 산성에 남아있던 부녀자들도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긴 치마를 잘라 돌을 날랐다고 하여 ‘행주치마’라는 명칭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현재 산성 꼭대기에는 행주대첩비와 기념탑이 세워져 있으며 입구엔 권율 장군 동상이, 중턱엔 그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충장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과 한강유역을 방어하는 주요한 위치에 자리한 행주산성은 동쪽과 북쪽,
서쪽으로 드넓은 평야를 감싸 안고 강기슭의 험한 절벽을 이용해 축성되었으며 현재는 산 정상부의 일부 성벽만 남아있다.
무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 자리에서 인간의 삶터를 지켜주었던 낡은 성곽은 짙푸른 녹음으로 둘러싸여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곳에서 목숨을 건 배수의 진을 쳤던 민초들의 절박한 심정을 더듬으며 산봉우리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고양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행주산성은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야간개장을 통해 눈부신 밤 풍경을 선사한다.
방화대교를 시작으로 자유로와 일산신도시, 한강 너머 서울의 아찔한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니 이만한 자연 전망대가 또 있을까 싶다.
때문에 이 기간에는 전국에서 사진작가들과 동호인들이 몰려드는데, 시원스레 내달리는 자동차들의 궤적과 한강 위로 떠오른 둥그런 달의 반영이 일품이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황금빛 달덩이를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 수도권 최고의 달맞이 명소로 꼽힌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물러난 해질 무렵의 일산호수공원은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호숫가를 맴도는 상쾌한 저녁 공기를 들이키며 걷다보면 멀리서 노래하는 분수의 감미로운 선율이 손짓한다.
호수공원 내에 자리한 노래하는 분수는 최고 높이 35m에 이르는 대형분수로,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아름다운
음악과 시원한 물줄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로맨틱한 야경 명소로 꼽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명물로 통하는 몬주익(Montjuic) 분수대를 본 따서 만들어진 이곳은 실제로 현지 운영진들의
기술협력을 통해 세계 수준의 연출 능력과 예술성을 갖췄다. 다른 지역들처럼 음악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분수가 아니라
연출가가 일일이 수동으로 분수 모양을 조절, 다양한 조명과 각종 효과들을 종합적으로 만들어내는 형태라
일종의 창작품이자 예술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장에 돗자리 하나 깔고 앉으면 그곳이 바로 스페인이요, 공연장이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