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없이 떠나는 세계 여행 안산다문화마을특구
여권 없이 떠나는 세계 여행 안산다문화마을특구
안산시는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모여 사는 지역이다.
2019년 2월 기준 안산시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07개국 8만 6500여 명. 이 가운데 57개국 2만 1000여 명이 원곡동에 거주한다.
원곡동 일대는 이런 특수성을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국내에서 처음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그리고 10년.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여권 없이 떠나는 대한민국 속 작은 세계로 여행자를 유혹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는 지하철 4호선 안산역과 닿아 있다. 1번 출구로 나와 중앙대로를 지나면 다문화음식거리가 보인다.
도로변에 있는 안내판이 아니어도 안산다문화마을특구임을 알 수 있다.
식당과 상점은 물론, 은행 같은 편의 시설이 대부분 외국어 간판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현지어를 크게, 영어와 한국어를 작게 써넣는 식. 디자인과 색감까지 나라별 특색을 반영해서 제작하다 보니 이곳이 한국인지
베트남 혹은 러시아인지 헷갈릴 정도다. 오가는 이들의 대화에 섞인 외국어도 이색적인 풍경에 한몫 톡톡히 한다.
먼저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으로 가자.
다양성의 힘을 알리기 위해 2012년 다문화홍보학습관으로 개관한 이곳은 50여 개 나라에서 수집한 악기와 인형
가면, 놀이 기구 등 1400여 점을 전시하고, 이 전시물을 이용해 각 나라의 전통문화를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몄다.
핑거피아노라고 불리는 칼림바와 놋그릇처럼 생긴 본체의 테두리를 문질러 소리 내는 싱잉볼이 어른 아이 모두 신기해하는 악기라면
130여 가지 인형 중에는 영화 〈E.T.〉 주인공의 모델로 알려진 가나 전통 인형 아쿠아바와 ‘러시아의 둘리’로 통하는 체부라시카가 인기다.
하네츠키와 켄다마 같은 일본 전통 놀이 기구도 흥미롭다. 켄다마는 줄에 매단 공을 수직 운동시켜 손잡이 아래와 좌우의 홈으로 받는 놀이.
깃털 달린 공을 나무 라켓으로 주고받는 하네츠키는 정월에 여자아이들이 기모노를 입고 즐기던 놀이로,
게임에 이긴 사람이 진 사람 얼굴에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벌칙이 재밌다.
영국 근위병 근무복, 우즈베키스탄 전통 혼례 의상 등 250여 벌을 갖춘 전통의상체험실도 놓치기 아까운 공간이다.
안산시세계문화체험관에서는 중국, 베트남, 일본, 콩고, 나이지리아 등 다양한 국적의 지도교사가 돌아가며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개별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공휴일 휴관), 관람과 체험은 무료다.
단체 견학은 하루 3회(10:00, 11:00, 13:30) 진행되며, 체험관 홈페이지(https://mc.ansan.go.kr)에서 예약해야 한다.
안산다문화마을특구 내 외국인 식당을 표시한 안내 책자도 꼭 챙기자.
안산다문화마을특구를 이야기하면서 먹거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국적이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보니 먹거리도 풍성하다.
다문화음식거리를 중심으로 중국, 인도네시아, 네팔, 인도, 베트남, 태국,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 음식을 내는 식당 184곳이 영업 중이다.
그중 62개 업소는 안산시외국인주민지원본부의 ‘현지조리사추천제’에 따라 현지 전문 요리사를 고용한다.
비행기를 타고 멀리 가지 않아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같은 쌀국수도 태국 식당과 베트남 식당의 맛이 다르고, 중국 식당과 우즈베키스탄 식당에서 내는 양꼬치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