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바퀴로 즐기는 북한강 자전거길 하이킹
두 바퀴로 즐기는 북한강 자전거길 하이킹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했다. 그대로 풀어내자면 ‘비단 위에 수를 놓은 듯 아름다운 산천(山川)’을 뜻한다.
대한민국, 우리네 강산을 이르는 말이다. 산과 물이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런 표현을 썼을까.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서울만 해도 도심이 산(북한산국립공원)에 안겨 있다. 세계적으로 흔치 않은 경우다.
외국 산악인들은 서울에 오면 일상으로 파고든 우리의 산자락에 놀라고 부러워한다.
태어날 때부터 보아 무덤덤한 우리와는 다른 반응이다.
산(山)이 나왔으니 강(江) 차례다.
삼면이 바다에 안겨있는 한반도 내부의 물줄기는 가만 살펴보니 혈관과 닮았다.
산줄기는 뼈대, 물줄기는 혈관이라고 해야 할까.
금수강산이란 뼈대부터 혈관까지 곱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 여행지가 바로 ‘혈관’이다.
그 중에서도 물줄기를 끼고 자전거 하이킹에 도전해 보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이다.
봄날의 물줄기, 춘천(春川)에서 자전거를 더하다
자전거 ‘좀’ 타는 이들에게는 낯설지 않을 이름이리라.
이름만 듣고서는 오르막 내리막이 가파른 MTB(산악자전거) 전용이 아닐까 싶어 걱정되었건만, 잘못 짚었다.
일반 자전거로도 충분히 강줄기를 음미하며 라이딩이 가능하다. 초등학교 저학년도 무리 없이 탈 수 있을 정도다.
물론 전 구간을 가본 것은 아니라는 점 참고해주시라.
이번 라이딩은 남녀노소 누구나 어렵지 않게 달릴 수 있는 ‘하늘강길’을 선택했다.
신매대교~문학공원~애니메이션 박물관~의암댐을 잇는 약 12km의 코스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의 전하억 홍보팀장이 동행했다. 지금부터 차근차근 북한강 자전거길 하이킹을 시작해보자.
먼저 자전거가 필요하다. 춘천 사람들 중에는 가끔 자전거길 위를 걷는 이들도 있는데 이왕 ‘자전거길’이라고 이름 붙은 곳이니 두 바퀴로 달려보자. 자전거를 들고 올 계획이라면 경춘선에 싣고 오면 된다.
자전거가 없어도 문제없다. 춘천역과 강촌역 등 경춘선 정차역 주변에 자전거 대여점들이 몰려있다. 하루 1만원 선.
차를 가져 갈 계획이라면 경찰충혼탑이나 애니메이션 박물관에 주차해두면 된다.
신매대교 아래로 유유하게 흘러가는 물줄기는 어디서 왔을까. 이 물줄기를 따라 라이딩을 시작하기 전 먼저 북한강의 여행을 살펴보자.
북한강은 금강산 부근 금강천에서 발원해 강원도 철원에서 금성천과 더해진다. 북한강이라는 이름을 얻는 건 화천 휴전선 부근에서다.
풍부한 유량으로 화천댐·춘천댐·의암댐 등과 더불어 파로호·춘천호·의암호 등의 호수를 품은 북한강은 춘천 북쪽에서 소양강과 몸을 섞는다.
그리고 청평호로 흘러드는 홍천강과 합수해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남한강과 더해져 ‘한강’이란 이름을 얻는다.
양평 양수리, 즉 두물머리에서 하나로 더해진 한강은 서울을 관통해 서해로 흘러든다.
북한강 줄기, 가족 단위 하이킹으로 으뜸
북한강 물줄기가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 한번 짚어 보았다.
다시 신매대교로 돌아가자. 신매대교를 지나 문학공원으로 향하는 길, 왼편으로 북한강 물줄기가 따라 붙는다. 물 위에 데크를 두었다.
물 위를 자전거로 달려간다. 남녀노소 무리 없는 길이다. 생각보다 편안한 길에 강줄기 풍경이 더해진다. 북한강 위로 자리한 모래섬도 따라온다.
상중도와 하중도다. 이곳에 레고타운이 형성될 예정이다.
안내판이 문학공원까지 1km 남았음을 알린다. 급한 내리막을 알리는 표지판도 중간중간 보인다.
전체적으로 평탄한 길이지만 가끔 오르막과 내리막이 더해진다. 문학공원을 잠시 둘러본다. 아기자기한 야외 정원이다.
돌비석과 나무판 시비가 눈길을 끈다. 잠시 자전거에서 내려 시 한 수 읊어봐도 좋겠다.
문학공원을 빠져나오면 바로 오르막이 살짝 시작된다. 여기서부터는 뻥 뚫린 것이 ‘고속도로’ 비슷한 느낌이다.
바람을 가르며 달려본다. 10분쯤 달렸을까. 벌써 애니메이션 박물관이다.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는 곳.
초등학생들 자녀를 둔 가족들은 애니메이션 박물관까지 자전거를 타고 와서 간식을 먹고 박물관을 구경하고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자전거 타는 시간만 따져도 왕복 1시간이 넘지 않으니 초등학교 저학년들에게도 무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