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천 국립수목원
당신의 마음을 사로잡는 포천 국립수목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국립수목원이다.
500년 넘게 지켜온 초록 숲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고혹적이다.
1987년 봄에 개원한 국립수목원의 옛 이름은 광릉수목원이다.
1468년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후 550년 동안 생태적으로 잘 보존된 광릉숲은 전 세계 온대 북부 지역에서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룬다.
광릉숲 전체 면적 2420ha에서 1119.5ha가 일반인에게 개방되는 국립수목원이다.
특히 광릉숲은 희귀 생물이 많이 살며, 크낙새와 하늘다람쥐, 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20여 종이 서식하는 보물 같은 곳이다.
국립수목원은 일반인에게 힐링의 장소지만, 다양한 국가적 기능을 갖춘 연구 기관이기도 하다.
국립수목원이 있는 광릉숲은 다양한 식물(944분류군)이 살아, 우리나라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장수하늘소를 비롯한 산림 곤충(3977분류군), 까막딱따구리와 오색딱따구리 등 조류 180종이 산다.
그 외에 버섯(696종), 포유류(21종), 양서·파충류(22종), 어류(22종) 등 6100여 분류군의 다양한 생물이 있다.
2010년에는 생물 다양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는 남쪽 끝에 있는 전나무 숲이다.
1927년 월정사에서 전나무 씨앗을 가져다 키운 묘목이 까마득한 높이로 자랐다. 숲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피톤치드의 달고 시원한 공기는 보너스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계절은 여름. 오전 10시부터 정오 사이에 전나무 숲을 걸으면 최고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수목원 정문에서 어린이정원을 거쳐 왼쪽으로 난 오솔길을 지나면 숲생태관찰로와 아름다운 육림호로 이어진다.
관람객이 즐겨 찾는 숲생태관찰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만한 데크가 구불구불하다.
운이 좋으면 그림 같은 들꽃 군락과 마주칠 수 있다.
바람과 나뭇잎이 전하는 감미로운 공기에 취해 느릿느릿 걷다 보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숲길이다.
육림호 곁에는 산책하다 잠시 쉬기 좋은 숲 속 카페가 있다.
1989년에 지어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통나무집이 숲 속의 쉼터에 잘 어울린다. 향이 좋은 원두커피와 직접 담근 자몽차, 레몬차가 맛있다.
고즈넉한 호수를 바라보며 데크에 앉아 차를 마시는 시간이 여유롭다.
비 오는 날에 운치 있게 커피를 마시러 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수목원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다 보면 덩굴식물원, 수생식물원을 지나 피라미드 모양으로 된 난대식물온실을 만난다.
유리온실에는 남해안이나 남쪽 섬에 자생하는 식물이 있어 사철 푸르다.
상록활엽수인 팔손이와 돈나무, 유자나무, 외국 수종인 커피나무와 병솔꽃나무가 있다.
그 외에 벌레잡이식물 네펜테스, 자란, 새우란 등 320종도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수목원 내 산림박물관은 우리나라의 숲과 식물, 들꽃에 대한 자료를 영상과 전시물로 만나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