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따라 마을 지나 청양 남산녹색둘레길
강 따라 마을 지나 청양 남산녹색둘레길
충청남도 청양군 칠갑산 옆으로 해발 366m의 자그마한 남산이 솟아 있다.
이 산을 중심으로 이어진 ‘남산녹색둘레길’은 연장 13.8km로 지천생태길, 녹색길, 벚꽃길, 고향길 구간으로 연결된다.
자연생태와 역사, 농가의 풍경을 두루 조망하며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는 길이다.
둘레길을 한 바퀴 돌고 향기로운 고운식물원까지 관람하면 더 좋다. 청양을 찾는 어느 날, 눈과 마음이 온통 푸르게 물들 것이다.
물길 따라 ‘지천생태길’, 숲길 위로 ’녹색길’
걸음의 시작은 지천생태공원이 좋다. 청양터미널에서 멀지 않아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기가 수월하다.
공원 옆으로 작은 주차장도 조성되어 있어 차량 이동도 용이하다.
지천은 남산 둘레를 지나 부여의 금강과 만나는 1급수 천으로 생태보존이 잘 되어 있다.
지천 주변으로 도심 천에서는 보기 힘든 부들과 마름, 생이가래, 부레옥잠, 어리연 등이 자라고, 창포와 물억새, 갈대 등이 곳곳에 자생한다.
물속에는 여러 종의 물고기가 서식하며, 특히 금강하굿둑이 생기면서 사라졌던 참게가 각고의 노력 끝에 다시 돌아왔다.
지천생태공원 입구에 이를 기념하는 참게 조형물이 설치되었다.
또 공원 내 청양향교 부근에서 발견된 ‘교월리 말무덤’이 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다.
수변 산책로를 따라 길을 이어가면 작은 운동장이 있는 백세공원에 닿는다.
공원 옆에 널찍한 주차장이 있다.
곳곳에 쉼터가 조성되어 있고, 각종 운동시설과 잔디광장이 이용객의 편의를 돕는다.
공원 중앙에는 작은 공설무대도 있다. 이곳을 중심으로 때마다 주민행사가 열린다.
공원 맞은편에는 인공폭포와 물레방아가 설치되어 볼거리를 더한다. 붉은 구름다리가 놓여 천을 건너는 데 불편함이 없다.
천을 따라 30여 분을 더 걸어가면 지천교에 이른다.
차량이 이동하는 도로를 따라 걸어도 좋지만, 백세공원 맞은편 마을 옆 산책길을 걷는 것이 더 좋다.
수변 풍경과 함께 농가의 삶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천교에서부터는 ‘녹색길’이 시작된다. 녹색길은 먼저 적누리마을을 지나는데, 흙색이 붉고 누렇다는 뜻을 지녔다.
농가 풍경을 구경하며 걷다 보면 녹색길 중간 지점인 적누저수지에 닿는다.
저수지 옆으로 조성된 녹색길은 걷기 편한 자갈길이다. 중간 중간 다리쉼을 할 수 있는 의자와 팔각정이 마련되었다.
남산 등산로 들머리 옆에 있는 ‘우암송씨제각’과 조선시대 양차원이라는 사람의 효행을 기리는 ‘효자비’를 지나면 녹색길 끝자락인 광금리마을이 나온다.
꽃잎 흩날리는 ‘벚꽃길’, 할머니 생각나는 ’고향길’
광금리는 산촌생태마을과 녹색체험마을로 조성되어 매년 ‘산꽃마을축제’가 펼쳐진다.
특히 탄금리마을로 향하는 고갯길은 벚나무길로 봄이면 벚꽃이 흩날리고, 여름이면 풍성한 잎이 햇살을 가려주는 명품 가로수길이다.
나무그늘 아래를 천천히 걷다 보면 탄정리마을이 나온다.
소박한 농가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 마을은 청양현에서 꼭 7리 떨어진 곳이라 하여 예부터 ‘일고브리’라 불린다.
마을을 벗어나서 대치천을 따라 탄정교를 건너면 청양향교에 닿는다.
청양향교는 조선 초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며, 1851년(철종 2년)과 1874년(고종 11년)에 중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향교의 대성전에 명나라에서 사신이 가져온 공자의 화상을 봉안하고 있다.
더러 문이 잠긴 경우가 있지만, 인근 주민에게 문의하면 기꺼이 문을 열어준다.
향교를 보고 돌아 나와 가던 길을 이어가면 녹색둘레길의 시점인 지천생태공원에 도착한다.
녹색둘레길 종주는 보통 4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정표와 안내판이 각 지점마다 잘 설치되어 있고, 쉼터도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다만, ‘고향길’ 구간을 제외하면 식당이나 가게를 찾기 힘드니 간식과 식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둘레길과 함께 남산오름길인 등산로도 조성되어 있다.
산길은 적누저수지에서 남산 정상을 지나 지천생태공원으로 연결된다.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연장 4.7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