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하늘을 여행하는 이천의 열기구비행

가을 하늘을 여행하는 이천의 열기구비행

가을 하늘을 여행하는 이천의 열기구비행

수도권 생태공원의 모범 레솔레파크

어릴 적 동화 속 주인공처럼 커다란 풍선을 타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상상을 해 봤다.

어른이 되어서도 하늘을 날고 싶은 소망은 그대로다.

비행기가 아닌 열기구를 타고 바람에 실려 하늘을 둥실둥실 떠다니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렌다.

그 꿈을 실현시켜줄 곳이 경기도 이천의 서경리 마을이다. 이곳에서 하늘로 떠올라 가을 빛 내려앉은 이천평야를 둥둥 날아다닌다.

커다란 풍선 모양의 주머니에 바구니를 달아 하늘을 나는 기구.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구는 크게 3가지로 나뉜다.

불로 공기를 데워 상승력을 얻어 하늘로 뜨는 열기구, 풍선을 수소나 헬륨을 채우는 가스기구, 열기구와 가스기구의 혼합 형태인 로지에르 방식이 있다.

종종 행사장이나 관광지에서 기구를 줄로 묶어 하늘로 20~30m만 떴다가 내려오는 것은 가스기구이다.

이천 서경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기구는 불로 공기를 데워 하늘로 떠오르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자유비행을 할 수 있는 열기구다.

단순한 체험이 아닌, 열기구를 타고 이천평야 위를 둥실둥실 날아다니는 ‘비행’인 것이다.

한국기구협회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공인된 자격증을 가진 조종사가 바람의 흐름을 읽고 조종하니 안심하자.

열기구는 바람의 흐름을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바람이 가장 안정적인 해가 뜨고 난 후 2~3시간 사이에 비행을 한다.

이른 아침 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기구협회에서는 1박 2일 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

비행 전날 오후 서경들 마을에서 숙박하고 다음 날 동틀 무렵인 7시 전후에 기상상태를 보고 이륙 준비를 한다.

어스름한 새벽 이륙장인 서경저수지 옆 공원으로 향한다.

하늘로 날게 해줄 커다란 풍선인 구피(envelope)를 바닥에 길게 깔고 대형 선풍기로 바람을 불어 찬 공기를 채워 넣는다.

크기가 어마어마해서 언제 동그랗게 부풀까싶지만 15분이면 풍선 모양으로 빵빵해진다.

구피가 어느 정도 채워지면 버너로 불을 쏴서 공기를 가열시킨다.

순식간에 풍선모양으로 둥실 떠오른다.

열기구의 원리는 아주 간단하다.

공기주머니 안의 공기를 가열시키면 주머니 속 공기 밀도가 낮아져 하늘로 떠오르고 가열을 멈추면 밀도가 높아져 아래로 내려온다.

그냥 올려다볼 땐 푸른 하늘일 뿐인데 고도에 따라 바다의 물결처럼 바람의 흐름이 다르다.

조종자는 고도의 따른 바람의 방향을 확인하고 불을 쏘았다 멈췄다 하며 고도를 바꿔 열기구를 조정한다.

간단하게 먹을 간식거리와 물을 들고 바구니 같은 곤돌라에 올라탄다.

바람에 구피가 살랑살랑 흔들리니 곤돌라도 들썩거린다.

조종사가 길게 불을 쏘아 올리자 금세 기구가 떠오른다.

떠오르고 나서는 땅 위에 있을 때보다 더 안정적이다.

순식간에 서경저수지가 발아래 놓이고 지상 요원들이 기구를 잡고 있던 밧줄을 풀면 비행이 시작된다.

패러글라이딩과 번지점프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하늘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는 것쯤이야 하는 이들도 열기구를 타면 전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주렁주렁 몸에 장비를 착용하지 않고 가뿐하게 하늘을 나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둥실둥실 떠서 바구니 안에서 걸어 다니기까지 할 수 있어 하늘 위를 걷는 기분이다.

수도권 생태공원의 모범 레솔레파크

수도권 생태공원의 모범 레솔레파크

수도권 생태공원의 모범 레솔레파크

청계산 맑은숲 공원 계곡에서 즐기는 편안한 산책

음악의 계이름을 연상시키는 경쾌한 이름의 레솔레파크는 다양한 자연생태환경과 볼거리를 갖추고 있어서 반려동물이나 가족과 함께 여유로운 나들이 가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호수, 습지, 산책길, 어린이 놀이터, 반려견 놀이터, 쉼터, 캠핑장, 자연학습공원, 박물관 등이 있고 여름엔 연꽃 등 계절별로 피는 아름다운 꽃들과 철새들까지 볼 수 있다.

산책뿐 아니라 뛰어 놀고 휴식하고 생태와 철도에 대한 공부까지도 겸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 가장 다양한 여건이 갖춰진 공원 중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레솔레파크 이름은 공원이 위치한 경기도 의왕시의 왕송호수 주변의 지역적 특징을 나타내며 지은 것인데

호수를 뜻하는 영어 ‘레이크(lake)’의 ‘레’, 우리말에서는 소나무, 영어 등에서는 태양(Sol)을 의미하는 ‘솔’ 그리고 철도의 영어 ‘레일(rail)’의 ‘레’에서 따왔다고 한다.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하며, 왕송호수 둘레길을 따라 걷다보면 수원시 경계표시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인접해 있으며, 군포나 안양과도 가까운 위치다.

왕송호수 둘레길은 약 4.3km의 거리로 운동 삼아 한바퀴 걷기에도 짧지 않은 거리이다.

호수를 둘러싼 산책길로 오르막이나 내리막 없이 평탄하게 되어있고, 쉴 수 있는 의자와 정자도 군데군데 잘 마련되어 있다.

산책길 주변에는 워낙 식물들이 많아서 바람에 실려오는 풋풋한 풀내음도 맡을 수 있을 정도이다.

레솔레파크는 넓은 호수와 함께 붉은 노을을 볼 수 있는 해넘이로도 유명한 곳이다.

복잡한 도시에서 살짝 벗어났을 뿐인데도 자연의 아름다움 속에 묻혀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곳이라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다.

레솔레파크에 있는 의왕 자연학습공원은 2002년 10월에 준공되었는데 나무 데크길을 따라 걸으며 다양한 수중식물과 습지식물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놀이터와 어린이용 짚라인도 있어서 생태학습을 하며 신나게 놀 수도 있는 공간이라 할 수 있다.

곳곳에 있는 잔디밭에서는 반려동물들이 뛰어 놀 수도 있어서 반려동물과 함께 산책 나온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호수 둘레길을 걷다보면 반려견 놀이터도 따로 마련되어 있는데 반려견 크기별로 놀이터가 나누어져 있다.

놀이터 안에서는 반려견 목줄을 풀고 편하게 놀게 하고 주인은 벤치에 앉아 반려견의 노는 모습을 지켜보기도 한다.

레솔레파크를 한층 유명하게 만든 레져테마가 있으니 바로 레일바이크이다.

레일바이크를 타면 왕송호수를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는데, 기차 철길 위를 달리는 탑승기구인 레일바이크는 자전거처럼 페달을 밟아야 움직인다.

바이크 한 대에 2~4명이 함께 탈 수 있어 커플이나 가족 탐방객 모두에게 사랑받는데 총 4km가 넘는 거리를 다녀오므로 운동효과도 꽤 있다.

의왕레일파크는 지루하지 않도록 코스 중간에 특색을 주어 배치했다.

계절별로 꽃을 볼 수 있는 꽃터널, 왕송호수를 찾는 철새들과 주변생물들을 재미있는 팝업으로 설치한 팝업뮤지엄존

중간에 내려서 잠시 쉴 수 있는 정차장, 즐거운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는 포토존

레이싱을 모티브로 해서 빨리 페달을 밟도록 표시한 스피드존, 수돗물을 정제해서 안개처럼 뿌리는 미스트존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왕송호수는 사계절 철새 도래지로도 유명하며 그래서 조류생태과학관도 둘레길 바로 옆에 있다.

왕송호수에 서식하는 조류가 총 60여종이나 된다고 하는데 조류생태과학관에서는 새의 탄생과 성장과정을 통해 왕송호수의 사계절과 생태계를 알아 볼 수 있고

그 외, 화석전시실과 어류전시실이 있으며, 망원경을 통한 조류탐조와 왕송호수의 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땀 흘리며 먹는 겨울의 맛 백운호수 국물요리 열전

땀 흘리며 먹는 겨울의 맛 백운호수 국물요리 열전

땀 흘리며 먹는 겨울의 맛 백운호수 국물요리 열전

갤러리와 오디오 룸을 능가하는 이색 도서관

따끈한 국물이 간절해지는 계절이다.

소박한 겨울 풍경이 머무는 경기도 의왕시 백운호수에는 보글보글 맛있는 국물이 끓고 있다.

호반을 따라 크고 작은 식당들 중 움츠러든 어깨를 펴게 할 따끈한 국물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아간다. 짧지만 호젓한 드라이브를 디저트로 즐기는 길이다.

청계산과 백운산, 모락산이 병풍처럼 감싼 백운호수는 호반을 따라 이어지는 드라이브 코스가 운치 있다.

1957년에 만들어진 인공호수로 그 크기는 작지만 반나절 나들이 코스로 손색없는 여유와 낭만을 선사한다.

호수 풍광을 후식으로 즐기기 위해 기꺼이 백운호수를 향해 차를 모는 이들도 적지 않다.

백운호수 주변에 자리한 크고 작은 식당들 가운데 따끈한 국물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찾아가보자.

돌솥밥과 함께 먹는 장어탕

민물장어는 계절을 가리지 않는 보양식으로 인기가 많다.

민물장어 양식업이 활발해지며 백운호수 주변에 민물장어구이집도 늘었지만

인덕원사거리에서 백운호수로 들어가는 초입에 자리한 ‘영산강 민물장어’가 터줏대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세월이 무려 40년에 이른다.

고창에서 공수해온 민물장어를 쓰는데 장어를 미리 손질해두는 것이 아니라 손님이 주문하면 그때부터 장어 손질에 들어간다.

신선함이 생명이라는 주인장의 고집으로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원칙이다.

따로 주문해서 먹는 돌솥밥도 그때그때 1인분씩 조리한다.

고슬고슬한 돌솥밥에 딱 어울리는 음식이 바로 장어탕이다.

살을 발라낸 장어뼈를 푹 고아 만드는 장어탕은 우거지가 듬뿍 들어가 칼칼하고 시원하다.

1인분씩 뚝배기에 담겨 나와 훌훌 불어가며 먹다 보면 한겨울에도 이마에 땀이 맺힌다.

단골손님들은 밑반찬으로 나오는 토하젓식혜를 별미로 꼽는다.

민물새우로 담근 토하젓에 찹쌀밥을 넣어 삭힌 토하젓식혜는 이 집의 자랑이다.

따뜻한 밥과 토하젓식혜를 쓱쓱 비비면 독특한 풍미의 비빔밥이 완성된다.

매콤한 비빔밥 한 수저에 따끈한 장어탕이면 추위로 움츠러들었던 어깨가 활짝 펴진다. 장어구이 부럽지 않은 겨울 보양식이다.

일반적인 장어구이집과 달리 장어탕이 메뉴에 있어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지갑이 가벼워도 배 두드리며 먹는 만두전골

백운호수를 한 바퀴 돌아 백운산으로 향하는 고개를 넘으면 의왕시 맛집으로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명가’를 만난다. 만두전골을 내는 식당이다.

‘대기자 명단을 쓰고 기다려야 한다’, ‘그냥 평범한 만두전골이다’ 하며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커다란 김치만두와 함께 하얀 배춧잎을 건져 먹으며 겨울 추위를 잠시 잊기에 명가의 만두전골은 여러모로 참 착하다.

우선 가격이 착하고 다음으로 양이 착하다. 2인분을 시키면 커다란 전골냄비에 성인 3명이 배부르게 먹을 정도로 푸짐한 양이 담겨 나온다.

청계산 맑은숲 공원 계곡에서 즐기는 편안한 산책

청계산 맑은숲 공원 계곡에서 즐기는 편안한 산책

청계산 맑은숲 공원 계곡에서 즐기는 편안한 산책

편백나무 톱밥 효소로 겨울 건강 챙기기

겨울의 끄트머리에서 산으로 향했다.

겨울산은 너무 추워서 부담스럽거나 눈이 쌓여 난이도 높은 여정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청계산 골짜기에 마련된 한 공원에선 그 생각을 잠시 접어도 좋다.

이번 여정은 평상복도 괜찮고 겨울철 등산장비가 없어도 무관하다. ‘청계산 맑은숲 공원’을 소개한다.

서울 지키는 좌청룡 ‘청계산’

예로부터 관악산과 청계산은 서울의 최남단 좌, 우에 위치해 ‘좌청룡 우백호’로 불리며 서울을 지켜주는 명산이라 여겨왔다.

청계산은 남북방향을 길게 솟아 있고 그 능선을 따라 주봉인 망경대를 포함해 옥녀봉·망경대·매봉·이수봉·국사봉 등 이름난 봉우리가 많다.

망경대는 고려 말 명유이자 충신이었던 조윤이 개성을 보며 통곡했다고 전해지며

이수봉은 무오사화에 연루된 정여창이 이곳에 숨어 2번의 위기를 모면했다는 이야기가 담긴 곳이다.

봉우리 아래로는 수려한 여맥가 뻗고, 사이 골진 마디마디가 깊은 계곡이다.

또한 청계산의 특징은 편마암 산지로 국내의 대표적인 흙산으로 통한다. 덕분에 걷는 맛이 좋기로도 유명하다.

게다가 계곡에는 항상 물이 흐르고 울창한 숲의 상쾌함이 가득하니 겨울에도 주말이면 많은 등산객으로 산이 북적인다.

청계산은 성남시, 과천시, 의왕시, 서울특별시 서초구 등 여러 곳에 발을 뻗고 있다.

덕분에 진입하는 경로도 다양한데, 이번에는 의왕시를 통해 청계사로 이어지는 길을 이용하면 된다. 청계로를 따라 카페, 식당이 길게 조성돼 있다.

좀 더 청계산에 가까워졌을 즈음 주차장이 나온다.

이 주차장과 청계사 사이의 차도는 차량이 서로 아슬아슬하게 비껴갈 정도로 비좁은 폭이다. 길가를 걸어가는 사람이나 차량도 위태로워 보여 불안하기까지 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좋겠지만 차량을 끌고 왔다면 이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겠다.

청룡의 긴 몸처럼 넓게 퍼진 청계산의 산세를 보며 품속으로 걸어가 보자.

누구나 산책할 수 있도록 장벽 없앤 공원

주차장이 있는 정거장에서 약 400m 정도 들어가면 청계산 맑은숲 공원 안내판이 보이고 데크로 조성된 산책로가 시작된다.

이 공원은 의왕시 개발제한구역 내 국유지를 활용한 여가 공간으로 모든 이용자가 불편함 없이 산림욕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Barrier free (베리어프리)’ 개념이 적용된 공원이라고 한다.

베리어프리란, 고령자 또는 장애인도 살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제거하자는 움직임으로 선진국 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 공원의 산책로는 전구간은 아니지만 초반에서 중반까지 휠체어나 유모차도 이동하기 편하도록 설계돼 있었다.

갤러리와 오디오 룸을 능가하는 이색 도서관

갤러리와 오디오 룸을 능가하는 이색 도서관

갤러리와 오디오 룸을 능가하는 이색 도서관

마음까지 호강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천

“와! 도서관이 이렇게 예쁠 일이야?” “집 근처에 이런 도서관 하나 있으면 출근 도장 찍겠다.

” 들어서면서부터 호감도 급상승, 여기저기 구경하다 보면 2~3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개관한 지 3년이 안 된 의정부미술도서관(이하 미술도서관)과 작년 6월에 문을 연 의정부음악도서관(이하 음악도서관)이 입소문을 타고 새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각각 미술과 음악에 특화한 공공 도서관이다. 공간은 매력적이고 소장 도서와 자료는 흥미롭다.

미술도서관의 키워드는 ‘연결’이다. 총면적 6565㎡, 주차장이 있는 지하를 제외한 1~3층이 나선형 계단으로 한 공간처럼 이어진다.

녹음이 우거진 공원 풍경을 도서관 안으로 들이는 전면 창이 공간의 개방성을 극대화한다.

천장이 높고 서가가 낮아 어느 위치에서도 시야가 탁 트인다.

마음에 드는 책 한 권 들고 군데군데 빈 의자에 앉아 종일 시간을 보내기에 딱 좋다.

1층 아트그라운드(Art Ground)는 건축, 회화, 디자인, 공예, 사진, 패션 등 국내외 예술 분야 도서와 미술 정기간행물, 도록 1만여 권을 비치했다.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신사실파 관련 자료를 모은 섹션, 미술 작품 전시관도 있다.

계단으로 올라가면 테이블과 서가를 회오리처럼 배치한 1층이 한눈에 들어온다.

독서가 아니라 사진 찍으러 간다고 할 만큼 인상적이고 감각적인 인테리어다.

2층 제너럴그라운드(General Ground)는 문학·철학·역사·과학 잡지로 채운 일반 자료 존과 아기자기한 어린이 자료 존으로 구성된다.

부모와 자녀가 와서 책 읽기 좋도록 두 공간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3층 멀티그라운드(Multi Ground)는 열람·체험·창작·교육·커뮤니티 공간이다.

역량 있는 신진 작가를 지원하는 작업 공간인 오픈 스튜디오, 하와이 호놀룰루미술관과 개인이

기증한 자료를 비치한 기증 존,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프로그램 존으로 구성했다.

다양한 서비스도 눈에 띈다. 주제를 정해 책을 추천하는 ‘사서 컬렉션’이 특히 인기다.

예술·일반·어린이 분야 담당 사서가 장서 4만 3000여 권 가운데 뽑은 책을 별도 공간에 전시하고, 관련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음악도서관은 음악 애호가에게 놀이터 같은 공간이다. 미술도서관보다 규모는 작지만 구석구석 알찬 콘텐츠로 채웠다.

오랫동안 미군 부대가 주둔한 지역 특성을 살려 재즈, 블루스, 힙합, R&B 같은 블랙 뮤직을 특화했다.

음악 전문 도서관답게 들어설 때부터 차별화된 경험을 선사하는 세심함이 독보적이다.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 드비알레 5.5채널 스피커가 들려주는 사운드에 귀가 호강한다.

1층 오른쪽은 북스테이지(Book Stage)다. 팝과 재즈, 클래식, 오페라 등 음악 도서, 문학과 과학 등 일반 도서, 어린이 도서까지 5000여 권을 분야별로 정리했다.

음악 잡지도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다. 왼쪽은 그랜드피아노가 놓인 오픈스테이지로, 공연이 없을 때는 책 읽는 공간으로 쓰인다.

3층 뮤직스테이지(Music Stage)는 음악도서관의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공간이다.

CD와 LP, DVD를 장르별로 분류하고 턴테이블과 CD 플레이어를 비치해 원하는 음반을 골라 들을 수 있다.

도서 자료와 마찬가지로 회원이면 누구나 대출도 가능하다.

드비알레 7채널 스피커가 쏟아내는 고품질 사운드를 경험하는 오디오 룸, 크고 작은 공연이 열리는 뮤직홀을 갖췄다.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곡·편집하거나 피아노를 연습하는 스튜디오도 예약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1층과 3층 사이 라운지 공간에는 다양한 악기의 악보, 시 컬렉션, 고전문학, 잡지를 비치해 창가 의자에 편히 앉아 볼 수 있다.

책을 읽다 고개를 들면 공원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1~3층 계단 벽면은 블랙 뮤직을 모티프로 한 그라피티가 가득해 포토 존으로 사랑받는다.

편백나무 톱밥 효소로 겨울 건강 챙기기

편백나무 톱밥 효소로 겨울 건강 챙기기

편백나무 톱밥 효소로 겨울 건강 챙기기

마음까지 호강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천

찬바람에 굳은 관절이며 서늘해진 마음까지 한 방에 풀어줄 화끈한 공간을 찾았다.

바로 편백나무 삼림욕과 톱밥 효소욕을 즐길 수 있는 수락산 편백원.

추위 걱정없이 반팔 차림으로 즐길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탁월한 항암효과를 자랑한다는 편백나무 효소욕을 찾아 떠나보자.

현대인의 체온은 반세기 전과 비교해 평균 1℃ 이상 낮아졌다.

저체온은 현대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강한 사람의 체온은 36.7~37℃. 이 온도일 때 우리 몸의 내장과 세포는 활발하게 움직인다.

여기서 체온이 내려가면 기능은 약해진다. 예로부터 어른들이 “몸을 따뜻하게 하라”는 말도 같은 맥락이다.

각종 냉난방기 덕분에 계절에 무관하게 실내 온도는 쾌적하다.

덕분에 우리는 사철 반팔 차림으로 실내 생활을 할 수 있다.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덜 하게 되고 그래서 남는 에너지원이 쌓여 살이 찐다.

편백 효소욕은 체내 온도를 올리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

저체온으로 만성 질환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몸속 온도를 37~38℃ 까지 올려준다.

전기나 가스 등 인공 열의 도움 없이 편백나무 톱밥을 이용한 자연 치료법이다.

편백 효소욕을 15분 정도 진행하면 몸이 따뜻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체내 온도가 올라가면서 모공은 확장되고 그 안으로 효소가 침투해 피부세포가 활성화된다.

전신으로 따뜻한 기운이 퍼져가면서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비만이 있는 이들의 체질 개선에도 도움이 되는 이유다.

말로만 들어서는 잘 모르겠다. 편백 효소욕, 어떻게 하는 것일까? 찜질방을 떠올리면 대략 비슷하다.

차이가 있다면 순서대로 체험 코스가 있다는 것과 편백 톱밥 효소욕이 더해진다는 것. 편백 톱밥 효소욕이 편백원의 엑기스다.

속옷을 뺀 찜질방 복장을 입고 먼저 고온 암반욕장에 들어간다.

게르마늄과 숯, 자갈로 만들어진 암반 위에서 20~30분 정도 몸을 따뜻하게 해준다.

무한제공 되는 편백차를 마시며 저온 암반욕장으로 넘어간다.

아까보다 덜 뜨거운 편안한 이곳에서는 얼굴에 마사지 팩을 붙여준다.

시간은 15~20분 정도. 그 다음은 족욕장으로 넘어가 삼림욕을 겸해 휴식을 취한다.

이 모두를 마쳤다면 편백 효소욕을 체험할 시간이다. 효소욕장에 들어서면 효소를 넣은 편백 톱밥을 몸 위에 얹어준다.

여름철 해수욕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래 찜질을 떠올리면 된다. 모래 대신 효소가 들어가 자체 발열하는 편백 톱밥을 덮는 것.

그런데 효소 톱밥의 온도가 제법 높다. 온몸이 뜨끈뜨끈해진다. 불을 지핀 것도 아니고 난방기구가 있는 것도 아닌데 톱밥 자체에서 열이 난다.

맨살에 닿는 것이 불편할 정도로 뜨겁다면 관리자에게 얘기하면 된다. 유독 뜨거운 부위에 수건을 깔아주곤 한다.

“편백 톱밥에 효소를 넣으면 자연 발열이 됩니다. 온도가 최고 70℃까지 올라가요.

유독 몸이 뜨거운 부위가 있다면 참지 말고 얘기해야 합니다.

효소욕 시간은 15분 정도인데 무리가 되는 분들은 다 채우지 못하고 먼저 나가기도 합니다.

발효균은 지푸라기에 많이 사는 고초균으로 편백 톱밥 속에서 증식합니다.

효소욕을 하는 동안 마이너스 피톤치드와 특유의 향이 몸을 풀어줍니다.”

마음까지 호강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천

마음까지 호강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천

마음까지 호강하는 여행을 원한다면 이천

가을 냄새 솔솔 나는 도자기 쌀밥 농촌 체험 이천 체험 여행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화되면서 하루 24시간을 꼬박 같이 보내는 우리 가족.

부부 모두 프리랜서에다가 최근 등원을 하지 않는 아이까지 합세해 세 식구가 늘 좁은 집 안에서 복작거린다.

“엄마! 놀이터 가고 싶어!”, “엄마, 친구네 놀러 싶어!”, “힝, 나 유치원 가고 싶은데∙∙∙.”

며칠째 갇혀 노는 게 답답했던지 연신 나갈 궁리만 하던 아이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이내 중얼거렸다. “코로나 때문에 안 되겠지?”

세상이 원래 이랬다는 듯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아이의 모습이 애처롭다.

넘어져 피가 나면 반창고를 붙여주고, 기침, 콧물이 시작되면 감기약을 먹일 텐데∙∙∙,

뭉그러진 마음이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보듬어 줄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우리는 그길로 집을 벗어나 이천으로 향했다.

일단 출발은 했고, 이천으로 향하는 동안 ‘이천 가 볼만 한 곳’으로 검색을 해보았다.

화면을 쭉 내리다가 ‘예스파크’란 곳이 눈에 들어왔다. ‘뭐지? 테마파크 같은 텐가?’ 싶어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천에 위치한 도자예술마을이란다.

예스파크의 정확한 명칭은 藝’s Park. 이천을 대표하는 도자를 비롯해 조각, 회화, 공예, 사진, 음악 등을 작업하는 다수의 예술가들이 모여 만들어진 기획 마을이다.

약 40만 m2(12만여 평)의 연면적에 가마 마을, 사부작 마을, 회랑 마을, 별 마을 등 4개의 작은 마을 외 별도의 카페 거리로 구성돼 있다.

2010년, 이천은 유네스코 창의도시 ‘공예와 민속 예술’ 분야로 선정됐고,

이후 전통과 창의를 넘어 글로벌한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일환으로 2018년 4월에 이곳 예스파크가 개촌했다.

개촌 시기를 굳이 밝힌 이유는 아직 만 3년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활성화 면에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었기 때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되는 곳임엔 틀림없다.

너른 대지 위에 200여 개의 공방이 가득하다.

이럴 경우 보통은 발길 닿는 대로 혹은 마음 가는 대로 둘러볼 것을 권하지만 예스파크에 대해서 만큼은 먼저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러 충분한 정보를 얻을 것을 추천한다.

아직 대표 홈페이지가 없어 온라인으로 상세한 정보 찾기가 어려울뿐더러 공방 오픈 여부도 개별적으로 알아봐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단순 방문이 아닌 체험을 원할 경우 공방으로 미리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개중 필자가 다녀온 세 곳을 간단히 소개한다.

음악으로 정화되다, ‘카페 오르골’

카페 문을 열자마자 먼저 환호성을 지른 건 아이였던가, 나였던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우리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크고 작은 수십 개의 오르골이 질서정연하게 진열된 모습에서 한 번, 다양한 오르골을 조심스레 돌려가면서 또 한 번∙∙∙.

사르르 마음이 녹아내렸다. 바이러스 가득한 세상에서 벗어나 맑고 청아한 오르골 세상이 꽤나 만족스럽다.

직접 음악을 고르고, 원하는 대로 마음껏 꾸밀 수 있다는 말에 아이는 모든 곡들을 찬찬히 들어본 후 ‘렛잇고’와

‘언더 더 씨’를 제치고 BTS의 ‘봄날’을 택했다. 네가 고른 그 곡의 제목이 ‘봄날’이란 사실을 알려주자 아이의 얼굴에도 봄 같은 미소가 떠올랐다.

아이는 봄이 되어 나무에 물을 주러 가는 소녀를 상상하며 오르골을 꾸몄다. 작은 두 손에 봄 같은 희망을 움켜잡고 우리는 다음 공방으로

문 앞을 지키고 있는 당나귀 조각상 때문인지 유독 눈에 띄는 갤러리 더 화.

돼지들의 묘기도 감상하고 체험도 하는 이천 돼지박물관

돼지들의 묘기도 감상하고 체험도 하는 이천 돼지박물관

돼지들의 묘기도 감상하고 체험도 하는 이천 돼지박물관

가을 냄새 솔솔 나는 도자기 쌀밥 농촌 체험 이천 체험 여행

돼지에 관한 모든 것이 궁금하다면 이천의 돼지박물관에 가보자.

우리 민속에서 돼지는 신통력 있는 동물로 통하며, 십이지의 마지막 자리를 차지한다. ‘돼지꿈’ ‘복 돼지’라는 말이 있듯이 돼지는 재산과 복을 주는 동물로 여겨진다.

2011년 11월 경기도 이천시에 아시아 최초로 돼지박물관이 들어섰다.

지구상에 돼지박물관이 들어선 것은 독일이 처음이고, 그 다음이 우리나라다.

이천 돼지박물관은 ‘돼지 보러 오면 돼지’라는 재미난 표현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돼지 인공수정사 이종영 촌장이 설립한 이곳은 돼지에 관한 모든 것을 보고, 배우고, 느끼는 체험 교육 농장이자 문화 공간이다.

돼지들의 운동회 공연을 즐겁게 관람한 뒤 소시지를 만들어보고, 돼지를 품에 안거나 먹이를 주는 이색 체험도 할 수 있다.

돼지박물관 전시실에는 돼지를 주제로 한 자료들이 가득하다.

전 세계 18개국에서 온 돼지 인형과 미술품 500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돼지 저금통의 유래도 재미있다. 전시물 중에 빨간 플라스틱 돼지 저금통이 친근하다.

1970년대 우리나라 가정마다 하나씩 있던 추억의 물건이다.

이 저금통은 한 푼 두 푼 저금하던 당시 습관을 떠올리게 한다.

전시실 관람을 마치면 교육장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돼지들의 생활을 관찰하고 그들의 숨결을 느껴본다.

돼지의 한살이를 직접 체험하면서 ‘먹을 것만 밝히는 더러운 동물’이라는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마련된다.

이종영 촌장은 “돼지는 자라는 환경이 널찍하면 잠자는 곳, 먹는 곳, 배설하는 곳을 구분할 줄 아는 가축”이라면서

“여러분이 정육점이나 고깃집에 가서 주문할 때 행복한 환경에서 자란 행복한 돼지를 달라고 해야 사육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돼지 공연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방역기를 통과, 살균 소독 절차를 밟는다.

공연장은 U자형이고, 낮은 울타리가 객석과 무대를 구분한다. 미니 돼지들의 묘기 대행진에 앞서 사육사가 설명한다.

“미니 돼지 ‘해피’는 방석 위에 예쁘게 앉을 수 있어요.

해피는 제가 공을 멀리 굴리면 다시 물고 제 앞으로 돌아오는 놀이를 한 다음 그 공을 정리함에 넣는 것도 잊지 않는답니다.

운동회에 출연하는 돼지 중 유일한 수퇘지 ‘카리스마’는 관람객의 박수와 함성에 힘입어 장애물 경기를 멋지게 보여줍니다.

장애물 경기에 이어 볼링 핀을 한 번에 쓰러뜨리는 스트라이크도 통쾌하게 해냅니다.”

돼지 공연에서 묘기를 부린 돼지들은 건빵을 먹을 수 있다. 먹을 것에 약한 돼지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준다.

축구를 좋아하는 ‘꿀순이’는 여러 장애물을 용케 피하면서 골대에 골을 넣는다. 관객이 환호한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미스 진’은 가장 예쁘다는 평을 받는 돼지.

날렵한 몸매를 자랑하며 가방 속에 들어갔다가 탈출하는 묘기를 펼친다.

미스 진은 공연이 끝나면 관객에게 사진 찍을 수 있는 시간도 준다.

돼지 공연은 아이와 어른 모두 환희와 웃음을 보내는 미니 쇼다.

약 40분 간 진행되는 공연을 보고 관객은 하나같이 ‘돼지가 이렇게 똑똑한 줄 몰랐다’는 반응을 보인다.

돼지의 IQ는 75~85라고 한다. 밖으로 나오면 교육관과 기념품 판매점 중간의 나무 데크에서 20여 마리 돼지들에게

먹이를 주거나 가슴에 품고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돼지박물관을 찾은 어린이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시간이다.

가을 냄새 솔솔 나는 도자기 쌀밥 농촌 체험 이천 체험 여행

가을 냄새 솔솔 나는 도자기 쌀밥 농촌 체험 이천 체험 여행

가을 냄새 솔솔 나는 도자기 쌀밥 농촌 체험 이천 체험 여행

가을 전어에 버금가는 진미 웅어회

경기도 이천을 가로지르는 3번 국도는 독특하다.

분명 중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공간 이동 지름길인데 쌀밥집 간판,

도자기 가마 들이 시간 여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센스 있는 연인들에게는 추억의 데이트 코스로 좋고, 가족 단위 나들이객들에겐 고슬고슬한 이천쌀밥으로 배를 채운 뒤 ‘도공의 혼’을 음미하는 가을 나들이 코스로 좋다.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 초입에 들어서면 구수한 쌀밥 냄새와 살가운 흙냄새에 동시에 매료된다.

일단 이천쌀에는 금메달을 달아줘도 손색이 없겠다.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됐던 이천쌀은 예전 남북정상회담 만찬상에 오르기도 했다.

거리를 지나다 보면 온통 쌀밥집 간판들인 데다가 해마다 가을이면 쌀문화축제도 열린다.

이천에서는 어느 쌀밥집 문을 두드리든 한 상 그득한 반찬에 돌솥쌀밥이 상 위에 오른다.

하지만 반찬 가짓수에 너무 현혹돼서는 곤란하다.

윤기가 흐르고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향을 내는 게 진짜 이천쌀밥이다.

굳이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공기가 목구멍으로 술술 넘어간다. 밥은 달달하면서도 찰진 맛을 낸다.

쌀밥 명인들이 밥 짓는 모습을 엿보면 장인의 모습이 따로 없다.

“햅쌀은 묵은 쌀보다 물을 조금 넣어야 돼요. 가마솥에서 눈물이 나야 밥이 슬슬 되기 시작하는 거죠.”

좋은 쌀, 물의 양, 불 때는 시간 등 3박자에 정성이 곁들여져야 진짜 이천쌀밥이 나온단다.

밥 짓는 솥 옆에 햇고구마, 땅콩 등을 함께 쪄내는데 그 맛이 또 일품이다.

쌀이 맛있으니 쌀과 연관된 명물들이 이천 곳곳에 숨어 있다. 이천 부발읍에는 한때 이천막걸리로 명성을 높였던 양조장이 남아 있다.

이천쌀로 만든 단드레한과까지 맛봤다면, 쌀로 만든 이천 음식의 처음과 끝을 두루 섭렵한 셈이 된다.

배를 든든하게 채웠으면 이천 구경에 나설 차례다. 이천 여행은 설봉공원이 그 기점이다.

설봉공원에는 호수를 배경으로 이천시립박물관, 세계도자센터, 토야랜드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박물관에서는 한성 백제 유물과 전통 농경문화의 흔적을 만날 수 있으며, 전 세계의 도자기를 구경한 뒤 토야랜드의 희귀한 공예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세계도자센터 옆 언덕 흙놀이 공원에는 대규모 상설 흙놀이 공간에 55m 원형 곡선 미끄럼틀과 흙놀이터 등이 있어 꼬마들에게 인기가 높다.

내친김에 설봉산을 등반해보는 것도 좋다.

설봉산은 산책로가 잘 닦여 있고 곳곳에 간이의자가 마련돼 있어 휴식을 취하며 부담 없이 2~3시간 산행이 가능하다.

산중에는 신라 문무왕 때 창건했다는 영월암이 있다.

이 암자에는 암벽 표면에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을 비롯해 삼층석탑 등 유물이 남아 있다.

설봉공원 구경을 끝냈으면 본격적으로 골목골목을 누벼본다.

이천 땅을 구석구석 지나치다 보면 굴뚝들이 봉긋봉긋 솟아 있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이곳 간판에 씌어 있는 ‘○○요’는 죄다 도자기 굽는 가마를 얘기한다. 300여 개 가마에는 그 수만큼의 도자기 장인들이 있다.

“20년 전만 해도 가마터가 50군데에 불과했다”는 문화해설사의 말을 참고하면,

이천은 도자기 세계로 변신 중인 셈이다. 길거리에 불쑥불쑥 솟아 있는 굴뚝들이 바로 가마 굴뚝이다.

그 중 장작을 때는 전통 가마가 20여 곳이다. 이곳 가마는 완성품이 나올 확률은 낮지만 역사와 숨결을 지녔다.

가을 전어에 버금가는 진미 웅어회

가을 전어에 버금가는 진미 웅어회

가을 전어에 버금가는 진미 웅어회

평화의 바람을 맞으러 파주로 가다

어깨에 닿는 햇살이 한결 부드럽고 따스하다.

코끝으로 스미는 바람도 달짝지근하다.

겨우내 집 안에서 웅크리고 있던 이들도 이제 슬슬 바깥공기 좀 쐐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여기저기에서 꽃소식이 날아들어 괜히 마음을 들뜨게 한다. 봄은 꽃의 계절이기도 하지만 식도락의 계절이기도 하다.

이 땅 곳곳에서 나는 다양한 봄날의 별미들이 미식가를 유혹한다.

산과 들은 갖가지 나물과 채소를 선보이고, 강과 바다는 주꾸미며 벚굴이며 실치며 도다리며 대게 등등 온갖 먹을거리를 쏟아낸다.

이 땅은 작지만 깊고 풍요로워서 계절마다 다양한 진미를 맛볼 수 있게 해준다.

혹시 웅어라는 생선을 아는지. 조선시대에는 왕에게 진상할 정도로 귀한 신분이었지만 지금은 그 이름을 아는 이조차 드물다.

왕이 먹었던 진귀한 음식

웅어는 청어목 멸치과에 속하는 회유성 물고기다.

성질이 워낙 급해 멸치나 갈치처럼 그물에 잡혀 육지에 올라오는 즉시 죽는다.

그래서 수입산은 엄두조차 낼 수 없다. 양식도 불가능하다.

웅어는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에서 많이 잡힌다.

어린 웅어는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 바다로 내려가서 성장하다가 음력 4월쯤 바다와 맞닿은 하구로 올라와 갈대밭에 산란하고 그곳에 한동안 머무른다.

한자로는 갈대 위(葦) 자를 써서 위어라고도 한다.

김포와 고양, 파주의 한강 자락에서 많이 잡혔고, 멀리 올라오는 놈들은 행주나루나 개화산 앞강까지 왔다고 한다.

금강과 영산강에서도 잡혀 논산, 강경, 군산, 부여, 익산, 나주 등지에서도 웅어회가 유명했다.

지방에 따라 우어, 우여, 위어, 의어, 도어, 제어, 열어 등으로 다양하게 불린다.

옛 기록에도 웅어가 자주 보인다. 《자산어보》는 웅어를 드문 글자인 ‘웅어 도’ 자를 써서 ‘도어’라고도 부르고 있는데, 웅어의 실제 모습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몸길이 20~30cm로 가늘게 생긴 데다 빛깔까지 은백색이어서 칼과 비슷한 모양이다.

《본초강목》에는 웅어가 제어, 열어, 멸도 등으로 기록되어 있기도 하다. 《한국수산지》

《신증동국여지승람》, 《고양군지》 등에도 조선시대 임금이 먹던 귀한 영양식으로 등장한다.

《경도잡지》에도 사옹원이 나서서 늦은 봄이나 초여름에 웅어를 잡아 임금에게 진상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사옹원은 조선시대 궁중의 음식 관련 업무를 맡아보던 관청인데, 위어소(葦漁所)를 고양에 설치해 임금에게 진상할 웅어를 전담해서 잡을 정도였다고 한다.

백제의 의자왕도 보양식으로 웅어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백제 멸망 후 당나라의 소정방이 웅어를 맛보려고 부하들에게 잡아오라고 시켰으나 한 마리도 잡아오지 못하자

‘고기마저 의리를 지키려고 모두 사라졌구나’라고 말한 데서 충어라는 말이 나왔다고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한강과 임진강 일대에서 웅어가 잡히지 않는다.

한강이 개발되기 전까지는 웅어철이 되면 그야말로 물 반 웅어 반일 정도로 웅어가 많이 올라왔다고 한다.

당시 행주나루 사람들은 웅어를 잡아 자식들의 등록금을 마련했을 정도였다고.

하지만 1980년대 한강종합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물길이 막히고 갈대숲이 사라지면서 한강

고양, 파주를 비롯해 금강 하구의 강경포구나 영산강 구진포에서도 웅어가 자취를 감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