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포진교육박물관 풍금 소리와 함께 학창 시절 추억
덕포진교육박물관 풍금 소리와 함께 학창 시절 추억
1996년 김포에 문을 연 덕포진교육박물관 은 김동선·이인숙 관장이 운영하는 사립 박물관이다.
두 관장은 과거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많은 학생을 가르쳤다.
지금도 박물관에서는 어김없이 선생님이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두 관장의 아름다운 사랑 덕분에 탄생했다.
아내가 1990년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자, 남편이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다짐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돌려놓았다.
김동선 관장이 그간 모은 교육 자료와 퇴직금으로 박물관을 설립한 것이다.
1층 한쪽에 마련된 ‘덕포진교육박물관의 무지개 스토리’는 박물관이 탄생한 과정과 두 관장의 이야기다.
“눈먼 아내여 걱정 마오. / 내가 당신의 눈이 되어줄게. / (…) // 사랑하는 아내여. / 당신이 행복하다면 내가 뭘 더 바라겠소.
당신은 영원한 3학년 2반 선생님 / 이승에서 당신과의 인연 / 세상 끝날 날까지 감사하며 살겠소.” 김동선 관장의 제자가 시인으로 등단하며 지은 〈어느 선생님의 순애보 사랑〉이다.
두 관장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면 덕포진교육박물관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1층에 있는 3학년 2반 교실은 두 관장의 사랑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3학년 2반은 이인숙 관장이 사고 전에 담임한 학급으로, 김동선 관장이 박물관을 만들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이다.
3학년 2반 교실은 관람도 가능하지만, 두 관장이 관람객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덕포진교육박물관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이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교실은 빛바랜 태극기, 교훈과 급훈이 쓰인 액자.
암녹색 칠판과 하얀 분필, 낡은 교단과 풍금, 조개탄을 때는 난로에 가지런히 올린 도시락,
벽에 붙은 아이들의 미술과 서예 작품, 시대를 풍미한 포스터 등 1960~1970년대 분위기로 꾸몄다.
관람객이 찾아오면 두 관장은 3학년 2반으로 이끈다. 관장은 선생님이, 관람객은 학생이 된다.
반장을 뽑고, “차렷” “선생님께 경례” 구호와 함께 수업을 시작한다.
먼저 이 관장이 풍금을 치며 ‘과수원 길’ ‘섬집 아기’ 같은 동요를 함께 부른다.
풍금 소리에 마음도 따뜻해진다
김 관장은 책보와 검정 고무신, 볏짚으로 만든 축구공, 쥐덫 등을 가지고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람객에게 책보를 매주고, 철모 대신 바가지, 총 대신 기다란 주걱으로 어린 시절 동네를 휘젓던 총싸움 복장을 갖춰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신기한 옛이야기에 눈을 반짝이고, 어른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수업 시간이 끝나면 박물관을 둘러볼 차례다. 박물관은 1층 인성교육관, 2층 교육사료관, 3층 농경문화관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의 교육과 전통문화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협소한 공간에 전시물이 7000여 점이나 된다. 1층은 학창 시절의 추억을 전시한다.
국민학교 이름표, 중·고등학교 학생증, 학교 배지, 성적표, 일제강점기 책가방 란도셀 등이 있다.
교련복과 교복을 입고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1990년대 대중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에는 인기 드라마와 영화 OST LP, 《포켓가요》 등이 눈길을 끈다.
2층은 일제강점기부터 1~7차 교육과정 관련 사료를 전시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만든 《조선어독본》, 1950년대 《셈본》 《농사짓기》 등 오래된 교과서가 눈에 띈다.
어른들에게 낯익은 1970~1980년대 교과서, 《표준전과》 《동아전과》 등 참고서도 있다.
선생님이 읽고 메모를 남긴 일기장, 《탐구생활》 《MAN-TO-MAN 기본영어》 《성문 종합영어》 《수학의 정석》 등을 보니 학창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