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송이 같은 30여

포도송이 같은 30여 개 태안이 품은 해변

포도송이 같은 30여 개 태안이 품은 해변

포도송이 같은 30여 개 태안이 품은 해변

한옥의 보물섬 상화원에서 홀로 보낸 몇 시간

꾸지나무골, 사목, 방주골, 어은돌, 두여, 샛별, 윤여, 바람아래

위 이름 중 몇 개나 귀에 익숙한지. 모두 태안이 품은 호젓한 해수욕장들이다.

푹푹 찌는 한여름, 갈 만한 해변이 마땅찮다고 푸념할 필요 없다.

태안반도는 1,300리 해변에 개성 넘치는 해수욕장 30여 개가 포도송이처럼 매달려 있다.

꽃지, 몽산포, 만리포 등 제법 유명한 해수욕장 외에도 낯설고 한적한 모래해변과 영화나 드라마의 숨은 촬영지로 등장했던 바닷가가 있다.

지도를 펼쳐놓고 동그라미를 그리다 보면 정말 포도송이가 완성된다.

태안반도 가장 북쪽에 위치한 꾸지나무골에서 안면도 남단의 바람아래까지, 태안의 해변은 골라가는 재미가 있다.

태안읍에서 603번 지방도를 따라 만대포구로 달리면 가장 북쪽에 위치한 곳이 꾸지나무골해수욕장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숲으로 덮이고 불도 들어오지 않는 외진 모래사장이었다.

뽕잎 대용인 꾸지나무 잎으로 누에를 치던 곳이 지금은 솔숲길과 연결된 호젓한 해수욕장이 됐다.

꾸지나무골 남쪽의 사목, 구름포, 방주골 등은 인적 뜸한 해변들이다.

사목해수욕장은 소들이 풀을 뜯던 고즈넉한 해변이었는데, 최근에 아늑한 펜션들이 들어서서 이국적인 풍취를 더한다.

한적한 태안의 해변은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가 되기도 했다.

634번 지방도 끝에 매달린 구례포해수욕장은 추억의 드라마 <먼동>의 촬영무대였다.

<용의 눈물>, <무인시대> 등 시대를 풍미했던 사극들도 이곳에서 찍었다.

근흥면의 갈음이해수욕장에서는 드라마 <다모>의 마지막 결투 장면이 촬영됐다.

채옥(하지원 분)이 죽어가는 황보윤(이서진 분)을 끌어안고 통곡하던 장면을 기억할 것이다.

모래언덕이 포근한 이 해수욕장 소나무 숲은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에서 인우(이병헌 분)와 태희(이은주 분)가 왈츠를 춘 곳이기도 하다.

사연으로 따지면 연포해수욕장을 빼놓을 수 없다.

이장호 감독의 영화 <바보선언>의 배경이 된 곳으로 모래사장 한가운데에 영화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신두리해수욕장 옆 신두리사구를 놓치지 말아야겠다.

세계에서도 보기 드문 바닷가 모래언덕으로 천연기념물 제431호로 지정된 곳이다.

길이 13㎞의 몽산포해수욕장은 모래가 단단해 자동차 경기가 열리기도 한다.

몽산포해수욕장 옆 굴혈독살은 돌을 매달아 고기를 잡는 전통 어법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조약돌 해변을 보고 싶다면 파도리해수욕장이나 어은돌해수욕장으로 달려가면 된다.

안면도에 내려서도 굳이 콩나물시루 같은 꽃지해변만 고집할 필요가 없다.

삼봉, 기지포, 두여, 밧개, 두에기, 방포, 샛별, 윤여, 장삼포, 바람아래 등 사람들에게 덜 알려진 해변이 곳곳에 숨어 있다.

연인들을 위한 숲길 데이트 코스는 안면도 북단에 따로 마련돼 있다.

삼봉해수욕장과 기지포해수욕장 사이 해안 사구를 따라 소나무 숲길이 1㎞ 가량 이어진다.

기지포해수욕장은 사구 보존을 위해 해변에 대나무를 촘촘히 박아놓았다.

사구에서 자라는 해당화, 갯메꽃 등을 발견할 수 있다.

해안도로에서 가장 가까운 해수욕장인 밧개, 두여해변은 개발되기 전 꽃지해변의 정경을 그대로 품고 있다.

해변 가운데 개펄대장군, 개펄여장군이 이채롭다.

꽃지해수욕장에서 77번 국도를 따라 남쪽 영목항으로 방향을 틀수록 새로운 바다가 열린다.

안면도 남서쪽의 윤여해수욕장과 장삼포해수욕장은 황포 인근에 나란히 이어진 해변이다.

안면도에 붙은 다른 해변들에 비해 물이 유난히 맑고 잔잔하다. 인근 해변에 푹 둘러싸인 형상이라 더욱 아늑하다.

쌀썩은여해수욕장은 샛별해수욕장 뒤에 붙어 있다.

샛별해수욕장 남단에서 국사봉길을 넘으면 ‘아담 사이즈’의 한적한 해변이 나온다.

해변에 붙은 큰 바위는 꽃지해변의 할미·할아비바위처럼 썰물 때면 길이 열린다.

군 초소였다가 개방된 쌀썩은여(바위)에 오르면 해안 절경이 예사롭지 않다.

쌀썩은여는 일제강점기 쌀 실은 배가 침몰하면서 쌀 수천 섬이 이곳에 밀려와 썩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안면도 최남단 영목항 인근의 마을들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가경주마을은 새 둥지처럼 아름다운 마을이라는데, 이곳 주민들은 “안면도에서 일몰이 가장 멋진 곳”이라며 자랑한다.

3번 군도를 따라 대야도까지 가도 좋다.

안면도 초입 황도에 펜션 바람이 불었듯이, 대야도 역시 안면도 동남쪽 해변을 바라보는 포인트에 예쁜 펜션들이 자리 잡았다.

지포저수지를 끼고 누동 방면으로 달릴 때 펼쳐지는 개펄 양식장도 볼거리다.

안면도 최남단의 모래 해변은 바람아래해수욕장이다. 영화 <마리아의 여인숙>,

수필 《남자, 여행길에 바람나다》의 배경이 된 곳이다. 다소 쓸쓸하지만 오히려 상념에 젖기 좋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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