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대매물도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
통영 대매물도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
물맛이 운명을 바꾼 상주의 막걸리 경북 상주 은자골탁배기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이면 대매물도의 남쪽, 대항마을에 닿는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약 27km. 27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이 마을은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다.
장군봉(210m)에 기대어 자리한 민가의 모습이 마치 갯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처럼 정겹다.
가파른 마을 입구를 오르면 가익도, 소지도, 비진도 등이 눈 아래 펼쳐진다. 대매물도와 가장 가까운 가익도는 거대한 왕관이 바다에 떠있는 듯한 모습이다.
다섯 개의 크고 작은 바위로 이뤄진 가익도는 주민들 사이에서 ‘삼여’ 또는 ‘오륙도’라고 불린다.
보는 위치에 따라 바위가 세 개로도, 다섯 개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익도 뒤로 보이는 소지도는 배우 엄태웅이 모델로 나온 모 음료회사의 광고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은 1km 남짓한 완만한 고갯길로 이어진다.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보면 소박한 모습의 이정표와 조형물을 만난다.
이는 지난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대상지로 선정된 후 생겨난 변화이다.
문화예술 사단법인 ‘다움’과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했다.
고갯길에서 만난 조형물, 당금마을 선착장에 있는 철제 탑과 거대한 여인 모습의 작품
주민들이 말려놓은 생선을 훔쳐 먹던 ‘매갱이(해달)’와 물을 길어오는 노부부의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작품도 있다.
섬 마을 주민들의 삶을 표현해 놓은 조형물은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대매물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섬마을 옛집’, ‘어부의 집’, ‘무지개 노는 집’ 등 소박하지만 이야기가 담긴 민박집 앞 문패들도 볼거리이다.
당금마을 선착장에서 10분만 오르면 전망대다. 전망대 데크에 서면 지중해풍의 멋스러운 당금마을이 한눈에 담긴다.
선착장에 늘어선 어선들 뒤로 보이는 어유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물고기가 많아 어유도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흑비둘기와 황조롱이가 서식하고, 상록활엽수림을 비롯한 콩짜개덩굴
야고 등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어 2000년 통영시에 의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전망대에서 걸음을 옮겨 한산초등학교 매물분교(폐교)를 향해 가면 본격적인 탐방로가 시작된다.
200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탐방로는 대매물도를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당금마을에서 장군봉을 거쳐 대항마을까지 5.2km 정도 이어진다.
대매물도의 풍광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탐방로는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이 펼쳐져 지나치기가 아쉽다.
기암절벽과 몽돌해변은 물론 숲길과 초지도 번갈아 길동무가 되어준다. 물론 그 길의 끝에는 어김없이 해안절경이 다가선다.
바다 위에 보석처럼 떠있는 많은 섬들도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짧은 동백 숲을 지나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오르면 지금껏 걸어온 길이 파노라마처럼 눈 아래 펼쳐진다.
계단 끝에 마련된 정자에 앉으면 그 길을, 그 풍광을 다시금 눈에 담게 된다.
대매물도의 남쪽 해안과 어유도 그리고 멀리 가왕도와 거제도가 한 폭의 수채화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