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와 휴식이 있는 국립수목원과 고모리저수지 카페거리
치유와 휴식이 있는 국립수목원과 고모리저수지 카페거리
일상의 무료함을 잠시 내려놓고 심신을 치유 받고 싶은 욕망은 현대를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한결같은 소망이다.
포천 소흘읍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에 가면 간절한 소망을 이룰 수 있다.
반나절 동안 수목원을 돌아보고 고모리 저수지 카페에서 차 한 잔의 여유를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달동네박물관에서 추억의 페이지를 넘기듯 과거 속 여행을 떠나도 좋겠다.
광릉은 조선 제7대 왕 세조의 능이다.
1468년 조선 왕실은 능 주변의 숲을 보호구역으로 정한 뒤 조선 말기까지 철저하게 보호했다.
다행히 일제강점기와 6.25 한국전쟁을 겪으면서도 숲은 무사히 지켜졌다.
이후 88올림픽에 맞춰 수목원 조성의 필요성이 대두되자 이곳을 광릉수목원으로
부르다가 1999년 우리나라 최초 국립수목원으로 지정되었다. 숲이 보호를 받은 지 530여 년 만이다.
숲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손을 덜 타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서 국립수목원은 예약제로만 운영한다. 주중(화~금) 5천 명, 토요일 3천 명으로 방문객을 제한하고 있어 다른 수목원에 비해 한적하게 수목원의 정취를 가슴에 담아갈 수 있다.
하지만 빠듯한 시간 탓에 수목원을 쉽게 찾을 수 없는 사람들은 볼멘소리를 내기도 하는데 특히 봄가을 주말에 예약하려면 설날에 고향 가는 차편을 예약하듯 서둘러야 한다.
축석검문소삼거리에서 국립수목원까지 이어진 광릉수목로 주변에는 카페와 음식점들이 즐비하지만, 수목원이 가까워 올수록 도로변의 풍치는 한결 여유롭게 변한다.
아름드리나무가 근위병처럼 도열하고 하늘은 숲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차창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의 청량감이 이전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상쾌하다.
안내소에서 예약자 명단을 확인한 뒤 정문으로 입장하면 오른쪽은 정원이 아름답게 조성되어 있고 왼쪽은 걷기 좋은 숲이 잘 가꿔져 있다.
어느 곳을 먼저 선택해도 좋다. 어린이 정원서부터 30여 개에 이르는 테마정원을 모두 돌아보려면 하루를 꼬박 투자해도 모자라겠다.
곳곳에 숨어 있는 테마를 찾아 안내지도 한 장 들고서 보물찾기하듯 하나씩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숲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숲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해볼 것. 만약 별도의 프로그램을 신청하지 않았다면
무리 지어 다니는 해설사를 졸졸 따라다니며 도둑강의를 들어도 괜찮다.
들머리를 오른쪽 길로 선택했다면 수생식물원까지 걸어보자.
물가나 물속에서 자라는 수련과 노랑어리연꽃 등이 자태를 뽐낸다.
수변 가까이에 돌판이 설치되어 있어 수생식물을 관찰하기 좋다.
이웃한 화목원은 작은 동산처럼 꾸며졌는데 매화원, 철쭉원, 조팝나무원, 작약원 등 제철에 예쁜 꽃을 피우는 나무들이 중심을 이룬다.
대부분 봄철에 꽃을 피우는 수종이라서 여름부터는 짙은 녹음만 감상할 수 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처럼 생긴 피라미드 모양의 유리온실에는 난대식물이 주인이다.
우리나라 남해안에서 자생하는 유자나무, 돈나무 등 상록활엽수를 볼 수 있다. 외국 종으로는 커피나무가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