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탄금대와 음성 수레의산자연휴양림
충주 탄금대와 음성 수레의산자연휴양림
강에서 불어오는 한 줄기 바람이 땀을 씻어주는 탄금대.
가야 출신 악성 우륵이 여기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면 강 건너편 백성까지 감동하여 귀를 기울였다고 한다.
소나무 그늘에 앉아 강바람을 맞으며 가야금 선율에 취한 모습을 상상하니 귓가에 환청이 들리는 듯하다.
우륵이 가야금을 연주한 장소를 짐작해 탄금정을 세워놓았다.
탄금대는 오대산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북벽을 어루만지고, 속리산에서 비롯된 달천이 남쪽에서 달려와 어우러지는 합수머리에 봉긋하게 솟은 산 일대를 말한다.
우륵의 가야금 선율에 젖은 낭만적인 장소가 조선 시대에는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바뀌었다.
임진왜란 때 신립 장군이 이끄는 조선 군사와 왜군이 전투를 치른 곳이 바로 탄금대다.
조총을 쏘며 달려오는 왜군에 활로 맞섰으니 패배는 당연한 결과였다.
뜨거워진 활시위를 식히기 위해 열두 번이나 절벽을 오르내렸다는 열두대의 전설에서 신립 장군의 비장함이 느껴진다.
바위 절벽이라 아찔한 열두대는 최근 나무 데크로 전망대를 만들어 접근하기 쉽다.
가야금 선율을 형상화한 탄금대교 야경을 감상하기에 최고 포인트다.
탄금대교 야경은 충주세계무술공원 강둑에서도 볼 수 있는데, 야경을 기다리며 공원 내 미니 도서관에서 책을 읽어도 좋다. 빨간 전화 부스처럼 생긴 도서관이 이색적이다.
‘감자꽃’은 충주 출신 권태응 시인의 동시다. 단순한 시에 자연의 이치가 담겼다.
권태응 시인의 작품은 충주문학관에서 더 살펴볼 수 있다.
탄금대에서 내려와 시내로 접어들어 충주문학관으로 향한다.
정문에 들어서니 충주를 빛낸 대표 문인 권태응, 박재륜, 이상화 동상이 맞아준다.
이외에도 ‘농무’로 유명한 신경림, 가곡 ‘비목’의 노랫말을 쓴 한명희, 동요 ‘구슬비’의 작가 권오순, ‘삼탄강’을 노래한 정은택 등이 충주 출신이다.
이들은 아름다운 산과 강, 풍요로운 들을 지닌 충주의 자연을 노래했다.
남한강 변의 목계나루에는 과거 큰 장이 섰는데, 그 입구에 신경림의 ‘목계장터’ 시비가 있다
삼탄유원지에는 정은택의 ‘삼탄강’ 시비, 종합운동장에는 박재륜의 ‘남한강’ 시비가 남아 있다.
충주에서 말년을 보낸 이오덕의 ‘새와 산’ 시비는 신니면 김재옥교사기념관에서 볼 수 있다.
시비와 문인의 흔적을 찾아가는 문학 기행만으로 충주 곳곳을 누빌 수 있을 정도다.
달천과 남한강이 만나는 지점에서 물길을 따라 북쪽으로 조금만 가면 충주 창동리 마애여래상(충북유형문화재 제 76호)이 나온다.
강변 바위 절벽에 새긴 우아하고 세련된 마애불이다. 높이 4m에 이르며, 고려 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지역 주민들은 신립 장군이 새긴 자화상이라고 하는데, 생김새나 조성 시기로 보아 고려 마애불이 맞다.
남한강을 타고 여주나 한양으로 향하던 뱃사람이 배에서 내리지 않고도 불상을 향해 절할 수 있었을 것이다.
평지보다 높은 흙더미에 쌓은 충주 탑평리 칠층석탑(국보 제 6호) 또한 뱃길을 지켜주었다.
높이 14.5m로 남아 있는 통일신라시대 탑 가운데 가장 높다.
탑이 강물에 잠기는 걸 막고, 배에서도 보게 하려고 탑 아래 흙더미를 만들어 더 높아 보인다.
오랜 뱃길에서 이 탑을 보고 조만간 한양에 닿으리라 여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