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아크로폴리스를 아시나요? 제주 원도심
제주의 아크로폴리스를 아시나요? 제주 원도심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은 옛날옛적 제주도청
예전에는 도심의 중심지였으나 현재는 낙후되고, 심지어 슬럼화되기까지 하는 원도심을 문화 예술과
연결지어 되살리려는 시도가 전국적으로 여러 도시에서 시도되고 있다.
제주시, 더 나아가 제주도 전체의 중심지였던 이곳도 이런 시도의 본보기로 소개할만하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중심을 의미하는데 제주에도 이런 의미에 딱 맞는 곳이 있다.
바로 ‘관덕정’과 ‘제주목 관아’이다. 관덕정은 보물 제322호로 지정되어 있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제주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인 이재수의 난, 제주4.3사건 등과 관련된 많은 일들이 관덕정 앞에서 진행되었고 관덕정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목격되고 알려졌다.
관덕정 옆에는 제주 행정의 총 중심지였던 제주목의 관아가 있던 자리이고 사실 관덕정도 제주목 관아에 딸린 병사들의 훈련장으로 처음 건축된 건물이다.
일제 강점기와 많은 현대사의 질곡을 거치며 사라져간 제주목의 관아를 1990년대에 네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2000년대 초에 복원함으로, 관덕정과 함께 옛 제주의 중심을 알아가는 역사여행의 중심기지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제주목 관아와 그 일대는 제주목이 설치된 조선시대부터는 오늘날의 제주도청처럼 제주도 통치의 중심지였음이
분명하고 그 이전 고려시대나 탐라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제주도의 중심지였을 것이라 추정하는 내력이 깊은 곳이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도시의 중심 기능들이 이전함에 따라 남루한 거리로 전락하였다.
하지만 현재 제주의 원도심이라 부를 수 있는 제주목 관아와 그 일대는 역사와 문화를 접목시켜 새롭게 되살리려는 시도가 계속되어 제주 관광의 이색 테마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와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는 제주목 관아
제주목 관아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보이는 연못 앞에 세워진 우련당 정자에서는 전국 어디에 가도 할 수 없는
이색체험인 거문고 배우기 체험행사를 몇 해 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5~6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였는데 하반기에도 다시 체험행사가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가야와 신라에서 시작되었다는 12현의 가야금은 여기저기서 가끔 접하지만 고구려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는 6현의 거문고는 보기 드문게 사실이다.
정취 그득한 제주목 관아의 연못 앞 정자에 앉아 전문가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직접 거문고의 운지법과
연주법을 배워 소리를 내 보는 체험은 어디에 가도 못해볼 여행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제주목 관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망경루 앞에서는 대한노인회 제주취업지원센터 전통놀이문화사업단에서
진행하는 칠교놀이와 산가지놀이 등을 어르신들께 유쾌하게 배워봄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투호와 널뛰기 등의 민속놀이도 해 볼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다소 딱딱한 역사 탐방지일거라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의외로 어느 곳보다 재미있는 체험이 더해져 텐션을 올리고 나가는 관광객들이 많다.
제주 원도심은 예술과 문화의 향기가 더해지는 중
제주목 관아에서 도로 건너편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요즘 젊은층에게 레트로 감성으로 인기있는 클래식문구와 이후북스 제주점이 있다.
두 곳 모두 낡은 옛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클래식문구는 여느 문구점에 가도 보기 힘든 다양한 연필이 주요 품목이며
이후북스 제주점은 예전에 미래책방이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서점이 있던 곳으로 역시 다른 서점에서 보기 드문 개성 강한 책들을 판매하는 소중한 독립서점이다.
원도심의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천주교 제주교구 최초의 성당인 제주중앙성당의 기품있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고 본당에 들어가 잠시 몸과 마음을 정돈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