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의 가치를 바꾼 갓플레이스

전통시장의 가치를 바꾼 갓플레이스

전통시장의 가치를 바꾼 갓플레이스

개성 만점 대형카페에서 또 다른 DMZ 여행

클릭 한 번이면 어떤 물건이든 문 앞에 배달되는 세상.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될수록 전통시장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용기 프로젝트’를 통해 다회용기 사용을 독려한 신영시장은 친환경 이슈에 민감한 그린 컨슈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시장 한복판에 등장한 스타벅스나 와인바는 힙한 감성을 찾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만족시켰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가는 곳, 서울 광장시장과 경동시장에서 전통시장의 미래를 찾았다.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광장시장에서 요즘 가장 존재감이 뚜렷한 곳은 문을 연 지 고작 1년밖에 되지 않은 ‘365일장’이다.

이곳은 로컬의 가치를 높이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만들어진 식료품점이자 광장시장 자체를 상징하는 브랜드 공간이다.

‘365일장’의 주력 상품은 먹거리다. 광장시장의 여러 음식을 재해석한 밀키트를 비롯해 주류, 음료 등 종류도 다양하다.

로컬 맥주나 와인, 전통주 큐레이션 코너의 비중이 높은 것을 보면 그중에서도 주류 쪽에 특화되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365일장’이 미스터리 브루어리와 협업해 만든 ‘광장시장 1905’ 맥주도 눈에 띈다.

마스킹 테이프, 그립톡 등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이색 소품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점도 독특하다.

매장 한편에는 ‘코힙’(KOHIP, 한국의 전통에서 모티브를 얻어 트렌디한 제품을 만드는 편집숍) 제품만 소개하는 브랜드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알록달록한 고무신이나 노리개 키링, 고려청자 무늬가 새겨진 에어팟 케이스 등 재미있고 신선한 아이템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365일장’을 만든 사람은 박가네 빈대떡을 이끄는 추상미 대표다.

‘박가네 빈대떡’을 광장시장 대표 맛집으로 성장시킨 데 이어 광장시장의 미래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365일장’을 기획했다.

매장에서 만난 추 대표는 “‘박가네 빈대떡’이 광장시장의 역사를 기반으로 성장한 것처럼 ‘365일장’도 전국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태는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건물 4층에는 와인바 ‘히든아워’도 있다.

좁은 계단을 아슬아슬하게 올라가면 비일상으로 숨어드는 비밀의 시간이 열린다.

전체적으로 어두우면서 차분한 느낌을 주는 공간이라 잠시나마 온전한 쉼을 얻기에 충분하다.

계단 아래엔 ‘시크릿 히든룸’이 있다. 심해를 연상케 하는 파란 조명이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한다.

계단 밑 자투리 공간이지만, 기념일에 지인들과 소규모로 프라이빗 파티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날씨가 좋으면 탁 트인 루프탑에서 데이트를 즐겨도 좋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 일몰 풍경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365일장’ 주변에도 가볼 만한 맛집이 많다.

프리미엄 붕어빵으로 유명한 ‘총각네 붕어빵’, 저렴한 가격과 기본에 충실한 맛으로 전국구 팬을 양산 중인 ‘광장시장 찹쌀 꽈배기’,

뷰 맛집으로 통하는 ‘퍼블릭 가든’은 빈대떡, 김밥, 육회로 손꼽히는 광장시장 맛집 지도를 바꿔놓을 만큼 높은 인기를 자랑한다.

그중에서도 모퉁이 카페 ‘어니언’의 인지도는 독보적이다.

문이나 외벽이 따로 없는 것도 신기한데, 이곳에 포장마차처럼 플라스틱 의자를 깔아놓아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인다.

대표메뉴는 바삭한 도우 위에 수제 딸기잼을 듬뿍 올린 페이스트리피자.

어린 시절 즐겨 먹던 과자가 떠오르는 익숙하면서도 정겨운 맛이다.

한 조각만으로는 아쉬운지, 단골손님들이 한 판씩 포장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약재로 유명한 경동시장도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앞세워 최근 MZ세대 성지 대열에 합류했다.

‘경동1960점’은 1960년대 지어진 경동극장을 리모델링한 카페로, 객석과 스크린이 있던 기존의 목조 극장 구조를 일부 유지한 것이 특징이다.

옛것에서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뉴트로 트렌드의 표본인 셈.

매장 수익금의 일부를 지역 인프라 개선에 활용하는 커뮤니티 스토어라 지역 상생 측면에서도 의미가 남다르다.

LG전자의 팝업스토어 ‘금성전파사 새로고침센터’ 역시 경동시장을 대표하는 문화공간 중 하나다.

골드스타 시절에 출시된 추억의 가전제품은 물론, 폐가전을 재활용해 만든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의 핵심 콘텐츠는 다름 아닌 ‘새로고침’. 마음 고침, 스타일 고침, 개성 고침, 기분 고침, 고민 탈출,

새로 고침 등 여섯 개의 코너를 통해 고객들의 스타일부터 마음까지 전부 고쳐준다는 콘셉트다.

예약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지만, 체험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회원가입이 필수다.

회원가입 후 고민을 입력하면 내게 맞는 코너를 추천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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