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애로운 백제의

자애로운 백제의 미소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

자애로운 백제의 미소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

자애로운 백제의 미소 충남 서산 마애삼존불

바다로 향하는 꽃길 태안 청포대 카라반 빌리지

친구 같은 그 곳, 충남 서산

여행은 무엇보다도 자유스러워야 된다는 전제 때문에 그저 목적 없이 떠도는 것이 진짜 여행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나 내 경험으로 보자면 가장 지독한 권태는 가장 자유스러운 상황에서 비롯되고,

더욱이 자유를 만끽하는 일에 익숙해 있지 않은 이들에게는 그 권태가 예상보다 훨씬 더 빨리 찾아온다.

그쯤 되면 자유는 더 이상 자유가 아니라 오히려 속박으로 느껴지는 까닭에 나의 여행은 늘 목적지를 미리 계획해둔 상태에서 시작된다.

특히 목적지가 처음 가보는 곳이라면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서게 되고, 여러 번 가본 곳이라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를 보러 가는 듯한 설렘이 앞선다.

서산마애삼존불상(국보 제 84호)이라 불리는 돌부처를 찾아 갈 때면 내 마음이 그런 것처럼 말이다.

찬란한 불교의 자취, 백제 말기의 마애삼존불상

서산마애삼존불이 자리한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강댕이골은 백제시대에 태안반도를 통해서 유입된 중국의 불교 문화가

그 당시의 수도인 부여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가야 했던 길목이었다.

중국의 선진 문화를 다른 곳보다 앞서 접했던 이곳 사람들은 서산마애삼존불이라는 찬란한 불교 미술품을 탄생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백제 후기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이 불상은 본존불인 여래입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매우 재미있는 표정과 자세를 갖춘 반가사유상과 보살입상을 협시불로 두고 있다.

여래입상은 볼이 터질 듯한 큰 얼굴에 은행알 같은 눈과 둥글고 긴 눈썹, 얕고 넓은 코를 하고 있는데,

특히 볼에 가득 퍼진 미소가 꾸밈없이 밝고 너그러워서 흔히 “백제의 미소”라 불린다.

거기엔 사람을 주눅들게 하는 권위나 위엄 따위는 찾아볼 수도 없고, 단지 오늘날 우리네 모습과 크게 다를 바 없었을 백제인의 따뜻한 모습만이 살아 있다.

크지 않은 규모이지만 많은 관광객이 찾는 개심사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개심사

개심사는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상왕산 기슭의 울창한 솔숲에 고즈넉이 자리한 사찰로 백제 의자왕 때에 혜감국사가 세웠다고 한다.

절의 규모도 그리 크지 않고 번듯한 국보급의 문화재 하나 없지만 마음을 여유롭게 하는 한적한 분위기로 뭇사람들의 마음을 훔치는 곳이다.

크지도 작지도 않을 만큼 적당한 크기의 건물들은 주변의 산세와 서로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고 심검당의

기둥은 제멋대로 휘어진 나무의 자연미를 그대로 살려 놓음으로써 어느 한곳이라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도록 배려하였다.

오래되었지만 아름답고 절제 있는 해미읍성

평화로움 뒤에 숨겨진 슬픈 역사

해미 면소재지에 위치한 해미읍성은 현재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옛 성 가운데에서 가장 형태가 온전하면서도 아름다운 곳으로 손꼽힌다.

성벽의 높이는 4m에 둘레가 2km쯤 되는데, 조선 태종 때에 왜구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한 군사 요새로 쌓기 시작하여

성종 때인 1491년에 완공되었고 그 뒤로 이 성안에는 해미현 현청과 충청도 병마절도사의 사령부가 들어섰다.

1970년대까지도 성안에는 면사무소, 국민학교, 우체국 등의 공공기관과 민가 160여 채가 있었으나 해미읍성 복원사업으로 인해 모두 성밖으로 옮겨졌다.

해미읍성을 찾는 이들은 대부분 이름처럼 아름다운 성(城)의 겉모습만을 가슴에 담고서 돌아가게 마련이지만

그 아름답고 평화로운 분위기 뒤에는 피비린내 나는 슬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데,

조선 말 “병인박해” 당시 수많은 천주교인들이 이 읍성과 인근 해미천에서 목숨을 잃은 곳이다.

남쪽으로는 천수만, 북동쪽으로는 간월호가 있는 간월호 마을

겨울철에 서산 땅을 찾거든 우리나라 최대의 간척지인 천수만 간척지를 빼놓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 최대의 겨울 철새도래지로도 이름난 곳이기 때문이다. 특히 A지구 간척지에 들어선 인공 담수호인 간월호(870여만 평)에는

겨울의 진객인 고니(백조)를 비롯하여 청둥오리, 기러기 등 갖가지 겨울 철새들이 수만 마리씩 떼지어 날아든다.

또한 이곳을 찾는 겨울 철새들의 수효와 종류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어서 어린이들의 새로운 자연 학습장으로,

그리고 대규모의 생태 관광지로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매년 11월부터 2월까지 간월호 방조제에는 철새떼를 구경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특별히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지만 중간중간 출입금지 지역과 어두운 시간을 피해 다니도록 하고 탐조여행을 나설

때에는 쌍안경과 조류도감을 반드시 챙기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급적 새들의 활동이 가장 왕성한 동틀 무렵과 해질녘에 맞춰서 가도록 하는 것이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