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7번째 국가지질공원 경기 연천군의 지질 명소 탐방
우리나라 7번째 국가지질공원 경기 연천군의 지질 명소 탐방
산과 강, 계곡과 폭포 등 자연을 품은 여행지들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현재의 모습 속에는 지구가 탄생한 이래 수십억 년 전부터 자연이 빚어낸 걸작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지질학자가 아니지만, 산과 강, 계곡과 폭포가 어떻게 생성되어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지 알게 된다면 아마도 신비로운 지질여행이 되고도 남음이다.
경기 연천군과 포천군의 한탄강, 임진강 일원은 지난 2015년 12월 우리나라 7번째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그 중 경기 연천의 국가지질명소를 찾아 수 십 만 년 전의 과거로 떠나보자.
한탄강에서 만나는 아우라지 베개용암과 재인폭포
철원과 포천을 거쳐 내려오는 한탄강 물줄기는 영평천을 만나 연천군 전곡읍을 휘감고,
연천 북쪽에서 내려오는 차탄천을 아우른다.
이윽고 군남에서 내려오는 임진강을 만나 비로소 임진강이라는 거대한 이름으로 파주를 거친 뒤 서해로 빠져나간다.
그러니 연천의 지질 명소를 탐방하려면 한탄강, 차탄천, 임진강 순으로 둘러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철원과 포천을 거쳐 내려오는 한탄강에는 좌상바위와 아우라지 베개용암, 재인폭포가 있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을 만나러 가는 길에 궁신교를 건너는데 왼편으로 거대한 암산이 하나 보인다.
높이만 60m에 이르는 좌상바위다. 궁평리 왼쪽에 있어 붙은 이름으로, 마을 오른쪽에 세운 장승과 함께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해왔다.
그도 그럴 것이 좌상바위는 중생대 백악기 말, 적어도 6500만 년 전 화산활동으로 생겼다.
일명 ‘새끼 화산’으로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화구가 반 정도 떨어져 나간 형태다. 다리 위에서 보면 한탄강 물줄기가 휘감아 돌고,
강가로 내려가면 좌상바위의 위용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궁신교를 건너자마자 내려가는 길이 있으니 꼭 한탄강 변으로 가볼 일이다.
좌상바위에서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지척이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은 주소지는 포천시 창수면 신흥리지만,
직접 볼 수 있는 곳은 연천군 전곡읍 신답리다.
아우라지 베개용암이 있는 곳은 한탄강과 영평천이 만나는 지점이다. 정선 아우라지처럼 물길이 어우러져서 붙은 이름이다.
베개용암이라는 이름도 꽤 독특하다.
말 그대로 우리가 잠잘 때 쓰는 베개를 닮은 용암이라는 뜻이다.
용암이 해저에서 분출되며 생성되는 것으로 알려져, 내륙 강가에 발견된 것은 세계적으로도 특이한 경우다.
한탄강 협곡을 따라 흐르던 용암이 이곳에서 영평천을 만나 급격히 식으면서 굳었을 것이다.
그런데 용암이 물과 닿는 부분이 둥글게 굳으면서 그 사이로 계속 용암이 흘러나와 굳었다.
처음에는 아우라지 베개용암 자체가 베개를 닮은 줄 알았는데, 지형 아랫부분을 보면 둥글고 길게 이어진 암석이 촘촘히 박혔다.
이것이 베개용암으로 마치 베개 수백 개를 박아놓은 듯하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것보다 강가로 내려가 자세히 보는 게 훨씬 낫다.
재인폭포는 아우라지 베개용암에서 6km 남짓 떨어져 15분 정도면 충분하다.
연천군에서 손꼽는 관광자원답게 주차장은 물론, 스카이워크도 설치했다.
재인폭포를 제대로 보려면 스카이워크보다 폭포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 쪽이 좋다.
폭포 아래까지 내려가면 좋으련만, 아쉽게도 사고 위험성과 지질명소 보호 때문에 철문이 굳게 잠겼다.
재인폭포는 수십만 년 전 화산폭발로 한탄강을 적실 때 용암이 한탄강 지류 쪽으로 흘러들어 용암호를 형성했고,
용암이 굳은 뒤 하천에 의해 침식되면서 폭포가 되었다. 특이한 것은 폭포가 생성 당시부터 하천의 상류로 무려 300m나 침식됐다는 점이다.
이를 두부침식 혹은 역행 침식이라 하는데, 재인폭포의 침식작용은 지금도 현재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