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련한 추억 품은

아련한 추억 품은 보수동 책방골목 산책

아련한 추억 품은 보수동 책방골목 산책

아련한 추억 품은 보수동 책방골목 산책

큰나무집에서 난 큰밥심

부산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자갈치와 해운대. 부산과 동시에 떠오르는 이들은 부산을 대표하는 쌍두마차가 아닐까.

먼저 자갈치시장부터 살펴보자. 자갈치시장 지척에 자리한 BIFF(부산국제영화제)광장 그리고 국제시장과 부평시장(깡통시장)은 묶어서 여행하기 좋다.

여기서는 이들을 ‘자갈치권’이라 부르기로 한다. 남포동과 중앙동까지 포함한다.

해운대는 동백섬(APEC누리마루)과 문탠로드를 묶어서 살필 수 있다. ‘해운대권’이다.

이 둘을 잇자면 대중교통으로 1시간이 넘게 필요하다. 동선을 짤 때 참고하는 편이 좋다.

이번 여행의 주무대는 ‘자갈치권’이다. 최종 목적지는 보수동 책방골목.

이름만으로도 추억이 전해진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가려면 자갈치역이나 중앙동역에서 내려야 한다.

이왕 보수동으로 향하는 김에 자갈치역에 내려 ‘자갈치권’ 볼거리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자갈치 시장을 보고 BIFF광장에서 부평동 족발골목을 지나 국제시장과 부평시장(깡통시장)을 양쪽에 품고 북쪽으로 향하면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자, 자갈치역에서 지금부터 출발!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 4·6·8번으로 나오면 해안을 따라 자갈치 시장이 펼쳐진다. 자갈치라.

덜컥 부산 아지매들의 매콤한 ‘꼼장어’부터 떠오른다. 지금이야 별미로 자리잡은 꼼장어에 스민 애환도 따라온다.

사철 먹을 수 있지만 그 맛이 고소한 봄에서 여름까지를 최고로 친다.

꼼장어의 본명은 먹장어와 목꾀장어다. 부산과 영남지역에서 ‘꼼장어’라 부르던 것이 전국구로 넓혀져 본명보다 더 유명해졌다.

자갈치 시장 한 켠 바다를 따라 꼼장어집들이 몰려있다. 밤바다와 꼼장어를 안주삼아 맛보는 한잔은 부산여행의 백미다.

싱싱한 오징어며 고등어 좌판과 맞은편에 이어진 생선구이집들이 사람들을 반긴다. 짠내에 버무려진 꼼장어 구이 냄새가 제법 매콤하다.

자갈치 시장을 구경하고 BIFF광장으로 향한다. 영화인들의 바디페인팅보다 먼저 반기는 건 이승기의 씨앗 호떡.

부산 별미로 꼽히는 어묵과 보기에도 입안이 얼얼한 떡볶이 등 간식거리들도 가득이다. 부산국제영화제 현장답게 극장들이 제법 많다.

자갈치 시장을 등 뒤에 대고 국제시장으로 향하는 길. 국제지하상가 시작 전 큰 사거리 왼쪽으로 부평동족발골목이 펼쳐진다.

부산 별미 ‘냉채족발’ 여기서 맛보면 되겠다.

다시 국제지하상가 시작 전 사거리로 돌아오자. 바다를 등에 대고 북쪽으로 직진한다. 왼쪽으로 부평시장, 오른편으로 국제시장이다.

자갈치 시장을 중심으로 뻗은 좌청룡 우백호 같다. 부평시장에서 유부보따리며 호박죽으로 속을 채우고 국제시장에서는 쇼핑을 즐겨보자.

국제시장 끝자락 국민은행 사거리에서 큰길을 건너면 왼쪽으로 보수동 책방골목이 시작된다.

보수동 책방골목임을 알리는 안내판과 함께 구불구불 좁은 골목이 펼쳐진다.

방금 전까지 속해있던 시끌벅적한 시장골목과는 다른 냄새다. 골목을 따라 양옆으로 빼곡하게 쌓인 책들이 정겹다.

언젠가 누군가의 가슴 한켠을 차지했을 손때 묻은 책들에 그들의 학창시절이 더해진다.

보수동 책방골목에 대해 알고 싶다면 <동아서적> 맞은편에 자리한 보수동책방골목 문화관부터 들러보자.

층마다 보수동 책방골목의 추억들을 소개하고 있다. 북카페도 있으니 잠시 쉬어가도 좋겠다.

주말(금~일) 오전10시부터 오후4시까지는 문화해설사들에게 보수동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6·25전쟁으로 임시 수도가 된 부산은 전국에서 모여든 피난민들로 가득했다.

그들은 주로 지금껏 살펴 본 자갈치 시장, 부평시장, 국제시장 등의 시장통 자락에 정착했다.

지금도 볼 수 있는 자갈치시장의 난전에서 옛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곳 보수동 사거리 골목에 처음 자리를 잡은 <구 보문서점>의 손정린 부부도 그랬다.

전쟁통 북에서 피난 온 부부는 보수동 골목에 박스를 깔고 미군부대에서 나온 헌잡지와 만화, 고물상으로부터 모은 갖가지 헌책 등으로 노점을 열었다.

이것이 보수동 책방골목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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