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풍경이 들려주는 연가 화성 우음도
사라질 풍경이 들려주는 연가 화성 우음도
평택시흥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와 시화대교를 건너다 보면 드넓은 갈대밭이 펼쳐진다.
시화대교를 건너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했을 그곳이 우음도다.
1994년 지금의 시흥시 오이도와 안산시 대부도를 연결한 시화방조제가 완성되면서 군자만에 떠 있던 우음도, 어도, 형도 등이 육지가 됐다.
우음도 갈대밭에 관광·레저 복합 도시 송산그린시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우음도에 가려면 송산그린시티전망대를 찾는 게 빠르다.
전망대에 오르면 우음도와 시화호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문 닫을 때가 많으니 개방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전망대 가는 진입로 입구에 ‘우음도 에코락’이라는 컨테이너 건물이 보인다. 그 앞에 너른 주차장이 있다.
여기가 우음도둘레길(우음도 지오트레일) 시작점이다. 시화호환경학교와 송산그린시티전망대를 거쳐 원점 회귀하는 2.2km 코스로, 한 시간쯤 걸린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화성지질공원 우음도’ 안내판이 눈에 띈다.
18억 년 전 돌인 변성암과 중생대 화성암 등을 관찰할 수 있다는 설명과 사진이 있다.
둘레길에는 안내판이 없으니 여기서 읽어보고 출발하자.
갈대가 무성한 길을 지나면 신기하게 생긴 돌이 군데군데 나타난다.
첫눈에도 뭔가 특별해 보인다. 마침 두 여성이 돌을 보며 조사하는 것 같아 물어보니, 18억 년 전에 생긴 변성암 계열인 호상 편마암이라고 알려준다.
이름처럼 돌에 검은 줄무늬가 뚜렷하다. 호상 편마암 가운데 노란빛이 나는
흰색 바위는 1억 7500만 년 전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는 화성암이다.
두 사람은 화성지질공원 해설을 위해 현장 실습 중이었다.
우음도에서 지질 해설이 진행되면 쉽고 자세히 알 수 있겠다.
야자수 매트가 깔린 길을 따르면 한없이 펼쳐진 갈대밭과 그 속에서 불어오는 차갑고 마른바람, 서걱거리는 소리가 쓸쓸하게 어우러진다.
길 끝에 시화호환경학교가 자리한다. 한국수자원공사에서 운영하는 이 학교는 우음도 일대 습지 탐사를 통해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학교 뒤쪽에 송산그린시티전망대로 오르는 계단이 보인다.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가 나오고, 도로를 따라 내려오면 출발한 장소로 돌아온다.
우음도 인근에 화성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천연기념물 414호)가 있다.
이곳은 시화방조제 건설로 갯벌이 육지로 변하면서 발견됐는데, 약 1억 년 전 중생대 백악기 공룡의 집단 서식지로 추정한다.
화성시 자료에 따르면, 공룡 알둥지 화석 30여 개와 알 화석 200여 개가 발견됐다.
우선 공룡알화석산지방문자센터에 들러보자.
‘화성시에서 발견된 한국 뿔공룡’이란 뜻인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Koreaceratops hwaseongensis) 화석이 눈에 띈다.
이 화석은 2008년 전곡항에서 발견됐다. 국내에서 처음 발견된 원시 각룡류이며, 높고 납작한 꼬리로 헤엄을 잘 친다고 한다.
코리아케라톱스 화성엔시스의 생김새가 궁금하면 방문자센터 외벽을 살펴보자.
여러 공룡 장식 중에서 가장 크고 꼬리가 특이하게 생겼다. 이를 캐릭터로 만든 ‘코리요’ 모형도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고정리 공룡알화석 산지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문 닫을 때가 있으니 개방 여부를 미리 확인해야 한다.
방문자센터에서 나오면 길 건너편에 공룡알화석 산지로 가는 탐방로가 있다.
탐방로는 덱을 따라 드넓은 갯벌과 갈대밭 사이를 가로지르며 약 1.5km 이어진다.
수려한 풍광 속에 산책하는 맛이 좋다. 전망대를 지나면 특이하게 생긴 붉은색 바위가 나온다.
깨진 공룡 알 화석이 많이 발견된 누드바위다.
좀 더 가면 미국 서부 사막지대에서 본 듯한 무명바위가 있다. 여기서도 공룡 알이 발견됐다. 안내판을 보면 공룡 알 화석을 찾기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