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다 화성 전곡항 요트 체험
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다 화성 전곡항 요트 체험
흰 천과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여기서 흰 천은 돛을 의미하는데, 요트는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따라 돛을 움직여 추진력을 만든다.
서해안 최대 규모 요트 정박지(마리나)를 갖춘 전곡항에 가면 언제든 ‘흰 천과 바람’을 타고 바다를 가르는 요트 체험을 즐길 수 있다.
화성 전곡항은 ‘수도권 요트의 천국’으로 불린다.
지난 2009년 수도권 첫 마리나로 뜨거운 관심 속에 개장해 세계 3대 요트 대회인 월드매치레이싱투어(WMRT)
경기국제보트쇼, 전국해양스포츠제전 등 굵직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평소에는 일반 관광객을 대상으로 요트 체험을 진행한다.
체험이 아니라도 고급 요트 수백 척이 즐비한 이국적인 풍경을 즐기러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낡은 고기잡이배가 둥둥 떠 있던 작은 어항이 지금은 서해안을 대표하는 인기 마리나로 변신한 셈이다.
언뜻 간만 차이가 큰 서해안에 마리나가 어떻게 들어섰을까 싶지만, 화성시 서신면과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 덕분에 전곡항은 일정한 수심을 유지한다.
요트는 선체 아래 바람에 밀리는 것을 막아주는 센터보드가 있어 수심이 1.5m 이상 확보돼야 하는데, 전곡항은 밀물과 썰물 때 모두 3m 이상이다.
마리나가 들어서기에 최적의 조건인 것.
섬 둘레를 따라 깎아지른 기암괴석이 아름다운 제부도와 안산 탄도항의 그림 같은 풍력발전기
해넘이 명소로 꼽히는 누에섬까지 요트 위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풍경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서울과 경기도 어디서든 자동차로 한두 시간이면 닿는 접근성이 전곡항마리나의 가장 큰 장점이다.
마리나 내 전곡항여행스테이션과 마리나클럽하우스 1층 관광안내소에서 사설 업체가 운영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비교해보고 선택할 수 있다.
처음 방문하는 관광객이라면 관광안내소부터 찾아보길 추천한다.
네 명 이상 가족 단위라면 비용을 조금 더 부담하더라도 단독 승선 프로그램을 선택해야 안전하게 요트 체험을 하고, 요트 내 다양한 휴식 공간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전곡항에 도착하니 해상과 육상 계류장에 빼곡한 요트 300여 척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파란 하늘과 하얀 요트, 그 사이에 선 빨간 등대가 마치 광고의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요트를 탄다는 말에 지난밤부터 설렌 아이들은 처음 보는 풍경에 탄성을 터뜨렸다.
요트는 오직 바람의 힘으로 항해하는 딩기, 엔진과 선실을 갖춘 크루저로 분류한다.
요트 체험은 대부분 크루저에서 하는데, 우리가 선택한 크루저는 침실과 샤워실, 주방까지 갖춰 그야말로 바다 위 호텔이다.
바람을 가르며 전곡항을 출발한 크루저는 한 시간 반 남짓 제부도 앞바다를 항해했다.
큰아이는 아빠와 바다낚시를 즐기고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갔다. 선장님이 알려준 대로 직접 키를 잡고 조종도 해봤다.
엄마는 갑판에서 멋스런 인생 사진을 남기고, 센스 만점 선장님이 신나는 댄스음악으로 흥을 돋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그려진 요트의 낭만을 제대로 만끽한 시간이다.
‘모세의 기적’으로 불리는 바다 갈라짐 현상으로 유명한 제부도는 석양이 아름다운 해변과 드넓은 갯벌이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