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하는 손맛

만족하는 손맛 보는 여행 너는 사 먹니? 나는 해 먹는다!

만족하는 손맛 보는 여행 너는 사 먹니? 나는 해 먹는다!

만족하는 손맛 보는 여행 너는 사 먹니? 나는 해 먹는다!

경기 화성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의 쉼터

요즘은 ‘먹방’ 프로그램이 대세라서 먹기 위해 여행을 떠나 본 사람이 적지 않을 것 같다.

나도 ‘아주 많이’ 먹기 위해 여행을 다닌 사람 중 하나다.

‘먹방 여행’을 즐기는 1인으로서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코스를 계획해 봤다.

요즈음 트렌드인 ‘손노동’을 가미한 먹방 여행이다.

맛집만 찾아다니던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 내 손으로 맛을 창조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여행이다.

‘곰손’이어도 상관없다. ‘금손’을 가진 조력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요리 곰손이 보증하는 ‘손맛 보는 여행’을 떠나보자. 의외로 과정은 재미있고 결과는 맛있다.

김장하던 날의 추억이 새록새록~, 남이섬 김장하는 날

‘손맛 보는 여행’의 메인 디시(main dish)는 김장김치와 수육으로 정했다.

일 년 중 이맘때가 되면 자동적으로 생각나는 음식이다. 어릴 적 김장은 집안의 대단한 행사였다.

김장하는 날이 되면 온 집안, 아니 온 동네가 분주했다. 옆집, 앞집, 동네 아주머니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내가 어릴 적만 해도 김장을 한번 하면 가족 수에 따라 100포기, 200포기는 기본이어서 혼자 감당할 수준이 아니었다.

그러니 동네 아주머니들은 ‘오늘은 길동이네 집, 모레는 미자네 집’ 이런 식으로 품앗이를 했다.

김장하는 날 온 집안에 퍼지던 알싸한 고춧가루와 생강, 마늘 냄새, 짭짤한 젓갈 냄새가 아직도 기억난다.

그리고 김장하는 날의 하이라이트였던 수육과 겉절이의 환상적인 콜라보(컬래버레이션)! 이건 뭐 침샘이 자동 반응하는 최고의 음식 궁합이다.

이젠 내가 직접 김장을 할 나이가 됐지만 어릴 적 보던 김장 풍경은 더 이상 일상적이지 않다.

1인 가구, 소가족, 맞벌이 부부, 아파트 주거문화 확산 등으로 김장은 필수가 아닌 선택의 문제가 됐다.

나 역시 김장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맘때가 되면 문득 엄마와 동네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수다 떨며 김장하던 날의 그 냄새와 맛이 떠오른다. 머리보다 몸이 기억하는 추억이다.

추억을 소환하러 남이섬에 찾아갔다. 남이섬에서는 2005년부터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남이섬 김장하는 날’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는 11월 12일부터 12월 3일까지 매주 일요일에 열린다. 날짜에 맞춰 남이섬을 찾으면 옛 김장하는 날의 소경과 마주하게 된다.

남이섬 중앙잣나무길을 따라 걷다 보니 대형 천막 아래서 시끌벅적한 소리가 들린다. 김장 체험이 진행되는 유니세프 에코스테이지다.

체험장 입구에서 탈곡 행사까지 열려 생동감이 가득하다.

체험장에 들어서니 맛있는 김장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북적북적, 제대로 동네잔치 분위기다.

김장 체험은 현장에서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무료다. 절인 배추와 김칫소 재료가 준비되어 있다.

남이섬에서 키운 배추와 무를 사용한다. 체험 신청을 하면 고무장갑과 앞치마, 머리 수건까지 빌려준다.

그럼 이제부터는 직원의 안내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절인 배추 잎을 한 장씩 넘기며 김칫소를 넣고 배추를 마무리해서 싼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연인들까지, 다양한 사람이 체험을 즐긴다.

본인이 체험한 김치는 구입도 가능하다. 체험을 하지 않아도 누구나 김치를 살 수 있다. 배추김치는 3kg에 2만1,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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