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시린 날 커피 한잔의 위로 강릉 사천진해변
마음 시린 날 커피 한잔의 위로 강릉 사천진해변
당진으로 떠난 알찬 하루 여행 심훈기념관에서 우렁쌈장까지
커피와 휴식, 나아가 힐링은 한 팀이다. 덕분에 커피를 품은 강릉이 힐링의 고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강릉 커피 투어는 제법 여러 동선으로 즐길 수 있는데 오늘은 아직 덜 알려진 사천진해변을 중심으로 살펴보려 한다.
이미 유명해진 안목항이나 <보헤미안><테라로사>보다 조용한 곳에서 나를 위한 한잔 선물해보는 것은 어떨까.
살다보면 한 박자 쉬어가야 할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한잔’을 떠올린다.
언제든 한잔 나눌 누군가 옆에 있다면 이 풍진 세상 살아갈 힘쯤 솟아나지 않을까.
후들거리는 두 다리로 간신히 땅을 딛고 있을 때, 이때 진짜 한잔이 간절해진다.
나와 단 둘이, 오롯이 나에게 허락된 시간을 함께 할 소중한 한잔.
알코올, 차(茶), 커피 등이 곁을 채울 것이다.
그 중 커피는 알코올보다 안전하고 차(茶)보다 다가가기 수월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그래서일까. ‘커피공화국’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이땅 곳곳에 커피 전문점들이 들어서고 있다.
빠듯한 일과 중 커피 한잔 마시며 쉬어가는 게 일상이 되었으니 그리 과한 표현도 아닌 듯 하다.
그렇다고 전문점에서만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언제나 부담없이 만날 수 있는 인스턴트 커피도 있다. 어쩌면 커피는 생각보다 더 깊이 우리 일상에 스며들었는지 모른다.
다만 지금부터 만나러 갈 오늘의 커피는 좀 멀리 있다. 마음 시린 어느 날, 그대를 위로해 줄 마법 같은 한잔이니 조금 멀어도 그저 기억해주시라.
언젠가 아무 말도 할 수 없고 말하고 싶지 않을 때, 누구도 보고 싶지 않은 순간과 맞닥뜨리게 된다면 이곳으로 한잔 하러 가면 어떨까.
여행 좋아하거나 커피 좋아하는 이들은 이쯤 오늘의 여행지를 눈치 챘으리라. 맞다.
커피하면 빼놓을 수 없게 된 고장, 강릉이다. 소나무 향기 가득한 강릉에 커피향이 퍼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이 땅의 드립커피 1세대로 꼽히는 <보헤미안>과 <테라로사>가 자리를 잡고 난 뒤 부터였을까.
커피 자판기들이 안목항에 들어서면서 부터였을까. 커피와는 딱히 인연이 없을 것 같은 강릉은 대한민국 커피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
앞의 몇몇 짐작들이 강릉을 커피의 메카로 만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커피 탐사보도가 아니라 상처받은 영혼을 달래러 가는 길이니 ‘힐링’에 최적화된 여행 동선부터 꾸려보자.
커피의 고장답게 강릉은 커피 집단 거주지역이 제법 많다.
동해안을 따라 쭉 뻗은 지도를 살펴보자.
커피 항구로 알려진 안목항부터 수산시장으로 유명한 주문진까지가 이번 여행의 큰 동선이고 이 둘의 가운데 즈음 자리한 사천진해변이 메인이다.
사천진으로 ‘한잔’하러 가보자.
어째서 안목이나 연곡, 경포가 아니라 사천진이냐고 묻는다면 가장 큰 이유로 그의 무명을 들겠다.
안목항처럼 깔끔하게 정비된 맛은 없지만 독채로 뚝뚝 떨어진 커피가게들이 바다를 향한 모습이 풋풋하고 정겹다.
게다가 아직 해안을 따라 가득 채워지지 않아 여유도 있다.
완성되지 않은 모습 덕분에 모르는 이들은 드라이브를 하며 지나친다.
그래서 사천진의 커피거리는 소중하다. 모두에게 알려지지 않은 덕분에 누구나 찾아들지 않아 안도감을 준다.
그렇다고 완전히 외떨어지지도 않아 혼자서도 찾아들기 부담스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