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촌 산골에 얽힌 이야기 방곡도깨비마을
도예촌 산골에 얽힌 이야기 방곡도깨비마을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올랐노라 울릉도는 섬이자 산이다
오래전 대강면 방곡리는 마을 사람 모두 도자기를 만드는 산촌이었다.
도자기를 팔고 돌아오는 길에 도깨비를 만났다는 어르신들의 옛이야기로 시작되는 흥미로운 방곡리 여행.
전통 기법으로 직접 도자기도 만들어 보고, 저잣거리의 별미, 손두부와 도토리묵도 맛보며 산골 체험에 빠져보자.
방곡도깨비마을은 마을 주민과 청년회가 합심하여 만든 체험 마을로, 2010년 운영을 시작했다.
조성 당시 친숙한 마을 이름을 찾던 주민들은 방곡리 터줏대감 어르신들이 들려준 옛날이야기를 떠올렸다.
도자기 장이 서는 날이면 막걸리 한잔 걸치고 돌아오기 일쑤였는데
그때마다 도깨비를 만나 씨름을 하고 도깨비불에 홀려 산길을 헤매다 정신을 차려보면 허허벌판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땐 그랬지…”라며 시작하는 옛날이야기, 지금도 마을 어르신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는 ‘믿거나 말거나’ 한 경험담이다.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도깨비로 정하고, 어르신들이 도깨비를 만났다는 언덕 가장자리에 도깨비공원과 체험 마을을 조성했다.
도예 마을의 뿌리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의 사철 프로그램은 도예 체험이다.
이 곳 방곡도깨비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은 방곡도예촌과 별도로 운영되며, 도깨비공원 건너편 체험관에서 진행된다.
도자기에 원하는 그림과 글씨를 새기는 성형 기법을 체험하고, 장작 가마를 보며 전통 도예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마을 농작물을 맛볼 수 있는 산골 먹거리 체험도 있다.
장 담그기와 두부 만들기, 김치 담그기, 떡 빚기 등 만들기 체험과 주민들이 정성 들여 만든 산골밥상 맛보기 시간이 있다.
이곳의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한 체험과 계절별 텃밭 체험, 천연 염색, 전통 놀이 등 산촌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체험관 옆으로 산도깨비와 물도깨비라 불리는 펜션 두 동이 있어 가족 단위부터 최대 30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숙박비는 각 동에 15만 원, 체험은 1인당 5,000원부터다. 자세한 내용은 예약할 때 별도로 문의하면 된다.
방곡리 일대에는 조선 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가 여럿있다.
당시 주 품목은 요강과 화분을 비롯한 민간 생활 자기로, 지금도 가마터 부근 흙에서 그 때 사용된 자기 조각이 발견된다.
현대에 이르러 도자기 수요가 줄면서 도예가들이 마을을 떠났다. 한때 단양군의 보조를 받아 도자기축제가 열리기도 했지만, 2005년에 축제가 폐지되었다.
이후 도예가 다섯 명이 방곡도예인협회를 만들고 방곡도예촌을 이끌며 방곡자기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회원들은 번갈아 가며 1년씩 도자기 전시장과 판매장, 체험 실습장을 관리·운영한다.
전시장에서는 도자기의 역사와 방곡 도자기의 특징, 도자기 만드는 과정, 도자기 종류 등을 관람하고, 판매장에서는 회원들이 만든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
도예촌 옆에 있는 저작거리는 방곡리의 사랑방이다. ‘저잣거리’가 옳은 표기지만, 옛 사람들의 구어를 그대로 살려 ‘저작거리’로 쓰고 부른다.
이 부근은 예전에 도자기 시장이 열리던 길로, 시장을 이용하는 이들이 지나던 곳이다.
시장에는 주막거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 부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자기 상인들의 쉼터가 되던 옛 주막 자리에 지금도 가게 두 곳이 운영되며 저작거리로 불리고 있다.
가게에서는 생활용품과 짚공예품이 판매된다. 짚으로 엮은 달걀 꾸러미가 인기 상품 중 하나라고.
주인아주머니가 만든 두부와 도토리묵도 맛볼 수 있는데, 가게 앞 평상에 김치 한 접시와 간장을 곁들여 내는 것이 전부다.
처음부터 가게 앞에서 상을 펼친 것은 아니다. 마을 주민이 모여 막걸리 한두 잔 나누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