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고 한갓지게 삶이 살찌는 슬로시티 예산 대흥
느리고 한갓지게 삶이 살찌는 슬로시티 예산 대흥
슬로시티 대흥은 예당저수지 주변을 아우른다.
그 가운데 대흥면 교촌리, 동서리, 상중리가 슬로시티의 중심이다.
대흥읍성이 있던 자리로, 과거 백제 부흥군의 거점인 봉수산 임존성 자락 아래다.
교과서에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유래한 마을이기도 하다. 역사와 전통, 자연 생태가 슬로시티 취지에 부합한다.
슬로시티 대흥을 여행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발끝으로 천천히 누려보는 게 으뜸이다.
느린꼬부랑길이나 손바닥정원길은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도 쉽게 돌아볼 수 있는 코스다.
느린꼬부랑길은 마을의 자연과 역사를, 손바닥정원길은 마을 사람들이 직접 가꾼 정원과 슬로시티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슬로시티방문자센터에서 지도를 구한 뒤 출발하면 좋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는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의좋은형제장터가 열린다.
예산읍에서 출발해 응봉과 대흥이 가까워지자 예당저수지가 나타난다.
눈앞에 펼쳐지는 저수지는 대륙의 바다처럼 넓고 푸르다.
과거에는 아산만까지 배들이 오갔으니 바다 냄새가 괜스럽지 않다.
응봉면 평촌삼거리부터 도로도 예당저수지와 나란하다. 길가로 물에 반쯤 잠긴 버드나무와 낚시꾼이 머무는 좌대의 풍경이 또 다른 볼거리다.
그 한갓진 시간이 마냥 부럽다. 그렇다고 조바심 낼 까닭은 없다.
얼마 지나지 않아 대흥면 교촌리, 동서리, 상중리가 느림의 일상으로 말을 건넨다.
슬로시티 대흥은 예당저수지 일대를 아우르지만 대흥면의 세 마을이 주다.
봉수산이 품은 옛 대흥읍성의 고장으로, 겉보기에는 자그마한 면 단위 마을인지 몰라도 시간을 거슬러 오르면 선사시대와 백제 부흥 운동까지 가닿는다.
그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문턱 없이 넘나들며 슬로시티의 철학을 몸으로 체험한다.
슬로시티 대흥 여행은 슬로시티방문자센터에서 출발한다.
3코스는 ‘개구리가 있는 연못’이 대표적이다. 제초제를 뿌리지 않으니 손바닥만 한 연못에 개구리와 도롱뇽이 알을 낳기 시작했다.
동화 같은 집이다. 손바닥정원길을 걷다 보면 집 앞에 달팽이 모양 인형이 있다.
정원에 들어와도 좋다는 의미다. 주인장과 차 한 잔 나누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기회다.
매월 둘째 토요일에는 의좋은형제장터도 열린다.
마을 주민이 직접 키운 농산물이나 수공예품을 구매하고, 장터 먹거리와 공연도 즐길 수 있다. 장터는 의좋은형제공원에서 열린다.
길을 잃고 헤맬 만큼 복잡한 마을이 아니니 발길 가는 대로 돌아봐도 좋다.
다만 슬로시티의 전통과 역사, 문화, 생태 등을 좀더 세세히 만나고자 할 때는 슬로시티방문자센터가 유익하다.
가벼운 마을 소개나 도움말, 지도, 리플릿 등을 얻을 수 있다.
여러 가지 정보가 있겠지만 느린꼬부랑길과 손바닥정원길 지도는 꼭 챙겨서 떠나길 권한다.
슬로시티 대흥을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는 마을 첫걸음으로 가장 효과적이며, 어지간한 명소는 모두 돌아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