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향기에 한 번 녹차 향에 두 번 취하는 향긋한 강진 여행
꽃향기에 한 번 녹차 향에 두 번 취하는 향긋한 강진 여행
화려한 꽃과 상큼한 녹차! 향긋한 고장 강진에서 봄의 한복판으로 성큼성큼 걸어가 보자.
꽃 대궐이 된 남미륵사
산과 들이 푸르게 물드는 신록의 계절엔 강진 남미륵사에서 들려오는 서부해당화 소식이 무척 궁금해진다.
올해는 4월 초부터 이른 꽃망울을 틔우며 완연한 봄을 재촉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남미륵사 일주문에서 경내로 이어지는 길 위에 피어난 서부해당화는 200만 그루나 된다. 군락지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우리나라 바닷가에서 피는 붉은 해당화와는 달리 옅은 분홍색을 띤 꽃잎이 바람을 타고 빗방울처럼 흩날린다.
여기에 천 만 그루의 철쭉이 빨간 얼굴을 내밀면 매력이 배가 된다.
서부해당화와 철쭉이 지더라도 5, 6월에는 불두화, 7~8월에는 수국과 연꽃이 차례로 피어나 사계절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특히 남미륵사 6개소 연지에 피어나는 빅토리아 연꽃은 어린아이가 잎 위에 앉을 수 있을 정도의 남다른 잎 크기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간혹 주지 법흥 스님이 연잎 위에 올라타 참선을 하는 특별한 행사도 열리는데, 이는 서부해당화와 더불어 전국의 불자와 사진작가를 불러 모으는 대표 볼거리로 꼽힌다.
남미륵사의 웅장하고 화려한 경관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1980년 남미륵사를 창건한 법흥 스님이 40년 동안 불사를 중창하고 꽃과 나무로 사찰 안팎을 가꾼 결과물이다.
꽃나무 이외에도 스님의 자작시가 채워진 조각공원,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촛대바위, 동양 최대 크기의 황동좌불인 아미타대불(36m) 등 볼거리가 풍부해 연중 수많은 관광객이 찾고 있다.
남미륵사 봄꽃은 색감이 화려해서 흰색이나 파스텔톤의 단색 의상을 입었을 때 오히려 돋보인다. 스카프나 우산 등 포인트 소품을 활용해도 좋다.
렌즈 앞에 꽃을 살짝 걸고 찍으면 빛망울이 생겨 꽃은 흐릿하고 피사체는 뚜렷한 감성 사진을 얻을 수 있다.
앉은 채로 사진을 찍으면 꽃길 풍경이 더 잘 보인다.
녹차 하면 하동, 보성, 제주가 먼저 떠오르지만 강진에도 유명한 다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큰 설록다원이다.
‘남한의 금강산’으로 불리는 월출산의 뾰족한 암봉을 배경으로 광활하게 펼쳐진 차밭 풍경은 무심한 발걸음을 자동으로 멈춰 세울 만큼 아름답다.
주변에 찻집이나 녹차 관련 제품을 판매하는 곳은 없지만, 입장료 없이 호젓하게 경관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강진이 녹차 명소가 된 데에는 월출산이 큰 몫을 한다.
병풍처럼 드리워진 월출산이 큰 일교차와 강한 햇볕을 막아주어 품질 좋은 차를 생산할 수 있었다.
강진 유배 시절 차 맛에 반한 다산(茶山) 정약용이 서울에 복귀한 이후에도 강진 차를 즐겨 마셨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올 만큼 그 역사도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