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포천 국립수목원으로 가자

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포천 국립수목원으로 가자

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포천 국립수목원으로 가자

가을의 정취를 느끼러 포천 국립수목원으로 가자

여권없이 반려견과 함께 떠나는 이국적인 테마파크

가을은 귀하다. 짧아서 귀하고 좋은 계절이라 귀하다.

꿈쩍도 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을 것 같았던 폭염의 기운을 순한 공기로 밀어내더니,

추운 시기가 오기 전 마음을 준비할 시간을 확보해주어서 가을은 다시 귀하다.

이런 고마운 계절을 즐길 곳으로 숲 중의 숲 국립수목원 만한 곳이 또 있을까?

슬쩍 왔다가 스르르 사라지고 말던 가을이 그곳에서만큼은 잘 보이기 때문이다.

가을을 가장 선명하게 확인할 자리는 바로 나뭇잎 위가 아닌지.

여름내 한결같던 초록의 이파리들이 새 계절이 왔다는 신호를 바뀐 빛깔로 알려 준다.

국립수목원이 품은 수많은 나무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잎은 여러 색으로 옷을 갈아입고, 숲의 공기에는 가을이 부풀기 시작했다.

왕숙천으로 유유히 흘러 들어가는 봉선사천을 따라가다 보면 국립수목원이 나온다.

동쪽에는 운악산, 서쪽에는 용암산을 두고 그사이에 국립수목원이 자리한다.

국립수목원으로 향하는 광릉수목원로에는 이미 가을이 진하게 내려앉았다.

국립수목원은 면적만 11.24㎢다. 하루에 전체를 둘러보기 어려울 만큼 넓다.

오랜 시간 머물지 못한다면 어느 곳으로 향할지 미리 선택하는 게 좋다.

숲에 스며든 가을을 보기 위해 나선 길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여행 코스로는 숲생태관찰로와 휴게광장, 육림호 주변, 전나무숲길 등 국립수목원 남쪽 산책로가 제격이겠다.

수목원교를 지나면 덱 구간이 나오는데 길을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국립수목원 남쪽 공간으로 접어든다.

처음 나오는 산책로는 숲생태관찰로다.

천연림에 460m 길이의 덱을 조성한 관찰 코스다. 단지 걷기만 해도 가을 숲에 안긴다는 기분을 느끼기 충분한 길이다.

걸으면서 숲이 변하는 과정을 직접 관찰할 수가 있는데 아이와 함께 온 가족 여행객들에게 특히 인기가 좋다.

숲생태관찰로를 빠져나오면 길은 육림호로 이어진다.

청명한 바람을 느끼며 호수를 둘러싼 숲길을 걸을 수 있는 코스다.

수면으로 떨어지는 가을 햇살이 유독 반짝이는 윤슬을 만들어낸다.

투명한 호수에 비친 단풍 색깔에 취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곳이다.

어느새 호숫가 산책길이 끝나 아쉽다면 통나무 카페에 들어가 보는 건 어떨까.

실내는 물론 야외 테라스에서도 음료를 마실 수 있는데 그림 같은 육림호 경치가 눈앞으로 펼쳐진다.

육림호 카페에서 약간 경사진 길을 따라 10여 분 걸으면 전나무숲길에 도착한다. 우리나라 3대 전나무숲길 중 한 곳이다.

이곳 전나무숲길은 1923~27년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에서 종자를 가져와 심으면서 조성되기 시작했다.

건강에 좋은 영향을 주는 피톤치드가 나오는 길이라 잠시 머물기만 해도 삼림욕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국립수목원에는 여행객들이 간단한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전나무숲길에서 왔던 길을 되돌아 나오다 보이는 휴게광장이다.

키 큰 아름드리나무들이 그늘을 넉넉하게 만들어주는 곳이다. 벤치와 테이블에서 함께 온 이들과 담소를 나누며 간단한 음식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

휴게광장에는 방문객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한 그루가 있다.

바로 오리나무다. 1919년부터 국립수목원 휴게광장 한쪽 자리를 지키고 서 있었던 오리나무가 그만 2024년 3월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한쪽으로 쓰러지고 말았다.

오리나무가 버텨온 100년을 훌쩍 넘긴 시간이 그렇게 끝나는가 싶었지만, 국립수목원은 곧바로 주변을 정리하고 바닥 덮기 작업을 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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