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의 자랑 숯불에 구운 전통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
예산의 자랑 숯불에 구운 전통 소갈비와 삽다리 곱창
잘 구워진 갈비 한 점을 젓가락으로 드니 참숯 특유의 향이 침샘을 자극하고, 윤기 흐르는 도톰한 고기를 씹는 순간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양념 맛에 기분까지 좋아진다.
‘광시한우’라는 명품 한우 브랜드로 유명한 예산에는 이처럼 양념에 잰 한우 암소 갈비를 숯불에 구워 한입 크기로 잘라 내오는 전통 소갈비구이가 있다.
전통 소갈비구이란 무엇인가. 요즘은 생등심이나 생갈비 등 생고기 구이가 각광받지만,
원래 우리 육류 구이 식문화의 주류는 너비아니나 갈비구이, 제육구이 같은 각종 양념 구이였다.
19세기 말의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에도 양념해서 구워 먹는 ‘가리구이’라는 음식이 등장하는데, 오늘날의 갈비구이다.
가깝게는 1945년이 시초라고 알려진 수원갈비를 비롯해 포천의 이동갈비와 해운대갈비, 1980년대 대형 ‘가든’과 ‘공원’들의 주력 메뉴도 양념 소갈비구이였다.
갈비 양념은 간혹 소금을 쓰기도 하나, 대개 간장을 기본으로 깨소금과 후추, 파, 마늘, 참기름, 설탕 등이 쓰였다.
상 위에 숯불이나 가스 불을 놓고 직접 구워 먹도록 한 것도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예산군청 부근에서 30년 가까이 소갈비를 구워온 ‘삼우갈비’는 옛날식 갈비구이의 명가로 손꼽힌다.
오랜 세월 지켜온 손맛 덕에 전국구 맛집으로 꽤 알려졌지만, 지금도 외지 사람보다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다.
맛있는 갈비구이를 만들기 위한 첫째 조건은 당연히 좋은 재료다.
삼우갈비 2대 사장 박유진 씨는 매주 질 좋은 한우 암소 갈비를 들여와 손질과 양념은 물론, 굽는 작업까지 직접 챙긴다.
일주일 치가 대략 24짝, 소 한 마리의 갈비가 좌우 2짝이니 총 12마리 분량이다.
기름을 제거하고 토막 낸 뒤 뼈에 있는 살을 너붓하게 펴서 촘촘히 칼집을 내는 데 꼬박 하루가 걸린다.
갈비 주변에 붙은 다른 부위도 잘 손질해서 양념에 같이 잰다. 그중 1~4번 갈비를 덮은 살치는 등심으로 분류되는 부위로, 눈꽃 같은 마블링이 예술이다.
소 한 마리에서 1~1.5kg 나오는 안창살도 예외가 없단다.
이렇게 손질한 갈비를 양념에 재어 급속 냉동하고, 필요한 양만큼 꺼내 사나흘 동안 해동과 숙성 과정을 거치면 부드러운 고기를 얻을 수 있다.
재료가 좋아도 굽는 기술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
주문이 들어오면 참숯 피운 석쇠에 갈비를 길게 펼쳐 한쪽 면을 굽고, 재빨리 뒤집어 반대쪽도 굽는다.
양쪽이 적당히 익으면 한입 크기로 잘라서 타거나 덜 익은 부분이 없도록 집게로 골고루 굴려준다.
손님상에 나갈 때는 구운 갈비를 데워둔 접시에 담고 시원한 동치미, 배춧속과 고추장, 깍두기, 어리굴젓, 설렁탕 국물 등과 함께 낸다.
구워 나오니 번거롭지 않아 좋고, 1인분도 주문이 가능하니 야박하지 않아 더욱 좋다.
진하고 구수한 갈비구이도 좋지만 갈비탕도 맛있다.
놋그릇 한가득 담겨 나오는 갈비탕은 특히 점심시간에 많이 팔리는데, 늦게 가면 맛보기도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