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그곳 남한산성으로 산책
영화 속 그곳 남한산성으로 산책
영화 <남한산성>이 개봉했다. 조선시대 인조와 조정이 청나라의 침입을 피해 47일 동안 남한산성(南漢山城)에 머물렀을 때의 이야기다.
영화에서 본 전쟁의 참혹한 모습과 다르게 오늘날 남한산성은 평화롭다.
청량산과 남한산 등을 두루 걸친 남한산성은 등산객이 좋아하는 산행 코스다. 산성로터리 주변에 음식 맛 좋은 식당이 많아 가족과 연인들이 즐겨 찾는다.
2014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영화 <남한산성> 속 장면과 함께 남한산성 곳곳을 산책해 보자.
행궁은 국왕이 궁궐을 나왔을 때 잠시 머물렀던 건물이다. 전쟁이 터진 위급한 상황에 대비하거나
임금의 휴양 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지었다. 선대왕의 능에 다녀올 때도 왕은 행궁에 들렀다.
남한산성 행궁은 전쟁이나 내란이 터졌을 경우 지원부대가 한양에 올 때까지 국왕과 신하가 피신해 임시로 머물 목적으로 건립했다.
행궁의 정문은 한남루(漢南樓)다. 누각 모양으로 생긴 문을 통과해 외삼문(外三門)을 만난다.
다시 외삼문을 지나 외행전 앞에 도착한다. 병자호란 당시 인조가 신하들과 국정을 운영하던 장소다. 오늘날 임시정부청사에 해당한다.
조선왕조실록은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가 쏜 홍이포가 외행전 기둥을 맞혔다고 기록하고 있다.
영화에도 이때의 장면이 나온다.
인조는 외행전에서 군사들에게 음식을 베풀기도 했다. 외행전 뒤 계단을 올라 내행전으로 향한다.
임금의 침전으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대청마루엔 일월오봉도 병풍과 임금이 앉던 어좌(御座)가 놓여 있다.
행궁에서 가장 볼만한 장소는 내행전 뒤 후원이다. 건물 뒤에 면적은 작지만 소박하고 아늑한 정원이 나온다. 후원에는 작은 정자가 있다.
임금이나 군사가 활쏘기 연습을 하던 이위정(以威亭)이다.
정자 주변에서는 10월 말까지 전통 활쏘기를 무료로 할 수 있다. 어른, 아이 모두 좋아하는 전통 체험이다.
진행요원들이 일대일로 쏘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행궁의 모든 건물은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구조로 배치했다.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후원 영역은 내행전과 외행전 쪽으로 탁 트인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장소다.
암문(暗門)은 무기나 물품, 식량을 옮기거나 적군 몰래 외부와 연락을 주고받기 위해 만든 성문이다.
남한산성에는 모두 16개의 암문이 남아 있다. 이름처럼 쉽게 발견하기 어려운 장소에 만들어 놓았다.
특성상 성문보다 작아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암문도 있다.
여러 암문이 있지만 행궁에서 나와 수어장대 방향으로 오르다 발견하는 제6암문 쪽으로 가 보자. 6암문 주변은 병자호란 당시 청나라 군사와 싸워 크게 승리한 곳이다.
영화 <남한산성>에 등장하는 암문은 서날쇠라는 인물과 관련한 장소다. 서날쇠는 남한산성에 살던 대장장이다.
천민 신분이지만 성 밖에 머물던 조선 군사에게 인조의 편지를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화의 원작 소설 《남한산성》에 비중 있게 등장한다. 소설과 영화는 날쇠가 임금의 편지를 품에 감추고 산성을 몰래 빠져나가던 통로를 암문으로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