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여쁜 동백꽃처럼 내 얼굴도 활짝! 제주동백마을
어여쁜 동백꽃처럼 내 얼굴도 활짝! 제주동백마을
한겨울에 붉게 피어난 동백꽃에는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힘이 숨어 있다.
동백나무 씨에서 짠 동백기름은 예부터 여인들이 머릿결을 곱게 가꾸는 데 이용했으며,
지금은 여러 가지 효능이 입증되면서 화장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요즘, 피부 건강이 고민이라면 제주동백마을로 떠나자. 예쁘게 피어난 동백꽃을 보고, 동안 피부를 만드는 비책도 얻을 수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산간에 자리한 제주동백마을(신흥2리)은 300년이 넘은 신흥동백나무군락(제주기념물)을 품은 유서 깊은 마을이다.
(사)동백고장보전연구회가 주축이 돼, 마을 공동 사업으로 해마다 토종 동백나무 씨앗을 모아 기름을 짜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주민이 대부분 농사를 짓다 보니 낮에는 귤밭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동백마을방앗간에 모여 작업한다.
일일이 손으로 골라낸 씨앗을 깨끗이 세척·건조한 뒤 착유기에 넣어 그대로 압착한 생동백오일은 월등한 품질을 자랑한다.
제주동백마을은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운 구매 협약 1호 마을’로, 동백나무 꽃과 씨앗 등 화장품 원료가 되는 원물을 납품한다.
화학적인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동백오일은 피부 진정과 보습, 아토피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동백마을은 순도 높은 생동백오일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활용한 비누와 화장품 만들기는 여성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체험이 어렵지 않고, 내 피부를 위한 천연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의미가 크다.
동백비누 만들기는 녹인 비누 원료에 손으로 빚은 동백꽃을 넣고 굳힌다
동백꽃은 생동백오일을 넣고 배합한 반죽을 조금씩 뜯어 꽃술과 꽃잎, 잎사귀를 만든 다음 이어 붙이면 된다.
비누가 완성되는 동안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온다. 비누가 단단해지면 겉에 찍어주는 금색 인장 덕분에 한층 고급스러워 보인다.
화장품 만들기는 재료를 용량에 따라 정확히 계량해 넣으면 된다.
전자저울에 빈 용기를 올리고 피부에 좋은 성분을 차례로 넣는데, 단계마다 잘 젓는 게 중요하다.
취향에 따라 라벤더 같은 천연 아로마 향을 첨가하기도 한다.
여기에 생동백오일과 동백꽃을 증류한 물을 넣고 저은 뒤 소독한 용기에 담으면 뽀얀 동백스킨이 완성된다.
세안하고 동백스킨과 생동백오일만 발라도 기초 스킨케어는 충분하다.
동백스킨은 스프레이 타입으로 뿌리는 동시에 촉촉이 스며든다.
피부 친화력이 높은 생동백오일도 끈적이지 않고 그대로 흡수돼, 한결 보들보들해지는 느낌이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라 더 안심된다.
방문자센터에 있는 체험장이 공사 중이라, 지금은 동백마을방앗간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비누와 화장품 만들기를 비롯한 체험 프로그램은 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제품 주문도 가능하다. 생동백오일과 동백나무 씨앗을 볶아서 짠 식용 동백기름을 판매한다.
동백기름은 참기름이나 올리브유처럼 다양한 요리에 이용할 수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올레산(오메가-9)이 풍부해 ‘동양의 올리브유’라 불리며, 진하고 고소한 향이 으뜸이다.
체험이 끝나면 동백나무군락과 돌담 길을 산책하자.
마을 한가운데 있는 동백 숲은 우람한 동백나무 고목을 비롯해 생달나무, 후박나무, 삼나무 등이 어우러진 설촌 터다.
마을이 형성되던 때 방풍림으로 가꾼 숲이 지금에 이르렀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풍취를 돋운다.
나무 덱을 따라 한 바퀴 돌아오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수백 년 세월을 껴안은 숲이 깊고 아늑하다.
때때로 까만 돌담과 붉은 동백꽃의 강렬한 대비가 고요를 깨뜨린다.
동백나무가 워낙 높이 자라, 활짝 핀 꽃을 보려면 하늘을 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