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을 채워주네 김포 전류리포구 숭어
몸과 마음을 채워주네 김포 전류리포구 숭어
딱히 목적지가 있는 것도 아니라 방향을 잡을 수도 없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까지 가는지 그동안 살아온 년차가 내공이 되어 묵묵히 기다릴 뿐이다. 그리고 곧 깨닫게 된다.
그렇다. 싱글도 새해의 해맞이를 보고 싶다. 한줄기 희망이던 솔로대첩은 그냥 깨끗이 잊기로 하자.
큰맘 먹고 새해 구경을 가려 해도 전국의 유명 해맞이 명소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갈 수는 있으나 그 많은 인파에 휩쓸려 타인으로부터 본인이 ‘싱글’임을 확인받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준비했다. 서울 경기권의 싱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조용한 해맞이 장소, 경기도 김포의 전류리포구를 소개한다.
경기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한강 하구에 자리한 유일한 포구, 전류리포구의 주소이다.
남과 북이 분단되기 전만 해도 조강포와 신리포 등의 포구들이 한강 하구를 지켰다.
태백 검룡소에서 발원한 한강이 긴 여행을 마치고 서해로 합류할 즈음, 민물과 짠물이 넘나드는 풍요로운 강의 하구에 포구들이 들어선 건 당연한 일 아니었을까.
덕분에 전류리포구에서는 계절마다 제철 물고기를 자연산으로 아주 저렴하게 맛볼 수 있다.
지금부터 3월까지는 숭어가 제철. kg당 1만2000원이면 자연산 숭어를 맛볼 수 있다.
쫀득쫀득한 씹는 맛이 일품이다. 봄이면 황복과 새우 그리고 웅어, 여름이면 농어와 장어, 가을이면 참게와 새우 등이 제철이다.
이 작은 포구에 1년 365일 끊임없이 사람들이 찾아드는 이유다.
아직까지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는 조금 복잡하다.
마을버스 배차간격이 1시간이니 가능하다면 자가운전을 추천한다.
일산대교를 건너 우회전해서 78번 지방도에 오르면 멀지 않다. 한강 하구로 향하는 길, 오른쪽으로 물줄기가 따라 붙는다.
한강 끝자락이다. 날이 추워서인지 서해 자락과 가까워서인지 물줄기 흐름이 느려지는 것 같다.
강변도로를 따라가다 ‘한강의 최북단 전류리포구’ 안내판과 만나면 잠시 후 목적지에 도착한다.
우선 놀랍다. 도로 한 켠으로 빠져나오면 한강 줄기를 마주한 작은 공간이 나오는데 군부대 철조망은 차치하더라도 포구가 너무 작다.
눈이 너무 많이 온데다 기온까지 뚝 떨어져 중장비를 동원해 배를 올리고 내린다.
“물이 얼어 고기를 잡으러 나가지 못했다”는 봉성호 선장은 “숭어 제철인데 잡이가 영 시원치 않다”고 걱정했다.
전류리포구를 찾은 날에도 눈발은 계속 흩날렸다. 철조망을 배경으로 바닷바람 쏘이러 나온 숭어며 농어만 아무 걱정없이 겨울 포구를 찾은 이들을 반긴다.
눈발 날리는 겨울 포구에 서니 물줄기 위 얼음 사이로 몇몇 고깃배가 작업중이다.
날은 흐리고 또 거친데 고깃배들은 쉬지 않고 얼음을 피해 일을 나섰을 것이다.
고깃배들이 오가는 뒤편 뭍으로 봉성호·천현호·태창호 등 고깃배 이름을 딴 횟집이 자리한다.
마음에 드는 곳에서 회를 떠서 강원호에서 운영하는 공간(?)으로 들어서면 된다. 어디서 회를 사던지 먹을 때는 모두 이곳으로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