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 대청호 오백리길
대전, 청주, 천안을 비롯한 충청 지역에 생활 및 공업 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80년 대청댐과 함께 조성된 대청호. ‘대청호 오백리길’은
이 대청호를 한 바퀴 원점 회귀하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장거리 하이킹 코스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총 거리 약 500리(200km)로 대전광역시 동구와 대덕구,
충청북도 옥천군, 보은군, 청주시를 경유하며 산길, 임도, 마을길, 둑길 등 다양한 형태의 길을 걷는 동안 내륙의 바다 대청호가 선사하는 비경을 시시각각 마주할 수 있다.
과거 마을이 수몰된 데에 대한 실향의 아픈 기억도 있지만 현재 대청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 치유와 회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모두 21개 구간으로 이어져 있으며 그중 대전 구간에 해당하는 1구간~5구간, 21구간은 대전광역시가 추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 관광지에 올랐다.
총 거리 약 500리의 충청북도 최장거리 둘레길
무려 21개 구간에 달하는 대청호 오백리길 중 대전 구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1구간 두메마을길은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이현동억새밭까지 이어지며 거리는 12.4km다. 산 능선을 넘고 호수 둘레를 지나는 동안 대청호의 유려함에 서서히 빠져든다.
2구간 찬샘마을길은 10km로 이현동억새밭에서 냉천버스종점까지 이어진다. 14개의 작은 산봉을 넘나들어야 하기에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다.
걷는 도중 만나는 성치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전투가 벌어진 대표적인 곳이다. 냉천버스종점에서 윗말뫼까지 이어지는 3구간 호반열녀길 위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마산동산성,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미륵원, 조선시대 열부로 정려 받은 쌍철당 송유의 어머니 유씨 부인의 관동묘려를 만날 수 있다. 거리는 9.1km다.
4구간 호반낭만길은 대천 최초의 브라질 전통요리 레스토랑인 더리스가 위치한 윗말뫼에서 신상교까지 13.4km에 거쳐 연결된다.
이 길의 아름다움은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 더욱 빛을 발하니 참고하자. 중간에 지나는 대청호반자연생태공원은 매해 가을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인근에 대청호 오백리길 탐방지원센터가 있으니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은 신상교에서 와정삼거리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13km다.
백골산성에 올라 바라보는 대청호가 저절로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1구간의 시작 지점인 대청댐물문화관으로 골인하는
마지막 구간 21구간은 문의대교에서 출발한다. 삿갓봉, 장승공원, 진장골, 성마루, 용호동 구석기 유적지 등 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인 만큼 갖가지 볼거리와 함께 걷는 재미가 크다.
대청호의 생명들
대청호가 가진 모든 얼굴을 동서남북 다양한 각도와 구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자연과 마을이 교차하는 장소인 만큼 대청호 오백리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견과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길이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길인 셈이다. 벚꽂길, 버드나무 군락지, 산 전망대, 제방길, 갈대 및 억새 숲길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길을 걷는 특권은 동물도 누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대청호 오백리길은 가마우지, 수달, 원앙, 박새, 참개구리, 도롱뇽, 왜가리,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꿩, 모래무지, 쇠딱따구리, 붕어, 갈겨니, 동자개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기에 반려견에게도 동물 감수성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