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 파도 철새의 군무가 어우러지다 옵바위 일출
바위 파도 철새의 군무가 어우러지다 옵바위 일출
고성 공현진 포구는 새해를 맞는 겨울 여행의 삼박자를 갖춘 곳이다
일출 철새관람 겨울풍경 깃든 전통마을 나들이가 가까운 공간에서 이뤄진다
공현진 포구는 방파제 옆 옵바위 너머로 펼쳐지는 일출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옵바위 일출은 추암 정동진 등 강원도의 일출명소와 견줘 손색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 매력이다
인파로 북적이는 명소를 피해 호젓하게 사색을 즐기며 해돋이를 감상할 수 있다
옵바위 일출이 진가를 발휘하는 것은 겨울시즌이다
한겨울이면 공현진 방파제와 나란히 붙은 옵바위의 소담스런 빈 공간 사이로 해가 뜬다
공현진 해변은 이 때쯤이면 일출사진을 찍으려는 출사객들이 찾아든다
숙소를 해변가에 잡았다면 창가에 서서 방안으로 밀려드는 붉은 기운에 취할 수도 있다
해돋이의 광경은 숙연하면서도 장관이다
해가 뜨기 전부터 앞바다는 여명으로 채워진다
새벽 일찍 바다로 나선 고깃배들이 검붉은 바다 위를 고즈넉하게 가로지른다
끼룩거리는 갈매기들의 신호와 함께 해는 떠오르기 시작한다
얼굴을 사뿐히 내밀던 태양은 옵바위가 토해낸 듯 바위 틈 사이로 힘차게 떠올라 붉은 자태를 뽐낸다
순식간에 온 바다가 붉게 물든다
때마침 인근 송지호에서 날아오른 철새 무리가 붉은 하늘을 현란하게 채운다
이곳 일출이 더욱 장관인 것은 뜻하지 않은 손님인 철새들의 겨울 군무가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해가 떠오른 뒤 공현진 방파제로 나서면 일출의 배경이 됐던 옵바위에 직접 올라설 수 있다
방파제 뒤편으로는 오가는 길이 뚫려 있다
덩그러니 솟아 있는 갯바위에는 아직도 붉은 기운이 아련하게 전해진다
이른 아침부터 배가 드나드는 인근 공현진 포구는 어부들이 그물을 손질하는 일상의 풍경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새해 옵바위 일출여행이 의미 깊은 것은 인근에 송지호와 왕곡마을이 들어서 있어서다
겨울 송지호에서는 철새구경을 할 수 있고 왕곡마을에서는 아랫목 뜨끈한 전통가옥에서 하룻밤 묵을 수도 있다
전날 왕곡마을에서 잠을 청한 뒤 옵바위 일출구경에 나설 수도 있다
옵바위 송지호 왕곡마을 등은 모두 승용차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울창한 송림과 청명한 물빛이 인상적인 송지호에는 큰 고니 민물 가마우지 청둥오리 등의 겨울철새가 날아온다
호수 한 편에는 철새들을 찾아볼 수 있는 철새 관망타워가 우뚝 솟아 있다
호수에는 도미 전어 등 바닷고기와 숭어 황어 등의 민물고기가 함께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지호에서는 호숫가를 따라 조성된 산책로에서 호젓한 산책을 즐기면 좋다
호수 한가운데는 송호정이라는 정자가 들어서 있어 운치를 더한다
송지호 산책로 끝에는 전통한옥마을인 왕곡마을이 자리 잡았다
왕곡마을은 양근 함씨 강릉 최씨 용궁 김씨의 집성촌으로 19세기를 전후해 건축된 북방식 전통가옥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된 곳이다
마을길에 접어들면 초가지붕 위로 하얗게 눈이 쌓여 있고 수십여 채의 전통 가옥 사이로 실개천이 흘러 과거로 회귀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시골 향취 가득한 이곳에서는 전통 민박 체험도 가능하다
고성 나들이는 공현진항에서 7번 국도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서 더욱 옹골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