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대냐 정동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경포대냐 정동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멀리 수평선을 뚫고 바다 아래서 솟아나는 태양은 우리에게 이미 익숙하지만 새로운 1년을 살아갈 힘을 준다.
우리들이 해돋이를 찾아 나서는 이유다.
한반도의 동해안 대부분은 해돋이 명소로 부족함이 없다.
그중에서도 ‘해돋이’하면 바로 떠오르는 해돋이의 고전 명소로 떠나봤다.
해돋이의 고장 강릉, 강릉이 품은 일출 명소 쌍두마차, 경포대와 정동진이 주인공이다.
연말연시 이 즈음이면 생각나는 몇몇의 공간이 있다.
지리적 특성상 서해는 해넘이로 동해는 해맞이로 길손들 마음을 사로잡는다.
매일 뜨고 지는 태양이건만 그래도 한해의 마지막과 시작을 알리는 그의 존재는 뭔가 특별하다.
반복되는 일상, 그래서 소중함을 잊었던 순간을 오롯이 관찰하는 동안 우리는 절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다.
서울에서 2시간 반, 강릉까지 닿는 시간이다.
물론 12월31일에서 1월1일 넘어가는 특별 시기에는 그렇지 않다.
길 위에서 해돋이를 보고 싶지 않다면(물론 그것도 추억이 되겠지만)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강릉 시내에 도착하면 또 다시 갈림길에 선다.
설악산과 동해 바다를 품은 강릉은 대관령 동쪽 영동지방에 자리한다.
왼쪽으로는 백두대간이 오른쪽으로는 동해와 닿는다.
강릉 땅은 바다로 향하니 뭍에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은 위와 아래다.
동해안 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향하면 경포대와 주문진항, 남쪽으로 가면 정동진이다.
해돋이 명소로 꼽히는 양대산맥인 경포대와 정동진은 제법 떨어져 있어 하루에는 보기 어렵다.
이틀 아침은 있어야 여유있게 한 장소씩 일출을 음미할 수 있다.
1박2일에 일출을 모두 감상하고 싶다면 새벽3시(수도권 기준)에 출발하면 된다.
첫날 출발해서 바로 일출을 보고 한 바퀴 돌아본 후 다음날 다른 일출을 보면 꽉 찬 1박2일로 2번의 일출을 맛볼 수 있다.
경포대냐 정동진이냐, 선택은 그대의 몫.
각각의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알아보기 위해 경포와 정동진 두 공간에서 해가 솟기를 기다렸다.
아, 해돋이를 감상한 후에는 안목항으로 이동해 홍게가 들어간 해물칼국수를 맛보고 커피한잔 하는 것도 잊지 말자.
커피의 고장 강릉에서 보헤미안, 테라로사를 빼놓으면 섭섭하다.
강릉 시내에서 경포대로 향하면 자연스레 오죽헌, 선교장, 해운정을 거치게 된다.
모두 강릉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핫 스팟들이다.
먼저 오죽헌(보물 제165호).
주변에 검은 대나무가 숲을 이룬다는 뜻에서 유래했다.
조선의 대학자, 신사임당의 아들 율곡 이이(1536~1584)가 태어난 곳이다.
조선 초기의 건축 양식을 보여주는 몽룡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율곡의 어릴 적 이름은 ‘현몽’이었다.
신사임당이 용꿈을 꾸고 태어났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율곡의 부친이 강릉 집으로 돌아가던 중, 같은 용꿈을 꾼 주모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신사임당과 잠자리를 같이 해 율곡을 잉태했다고 전해진다.
검은 대숲을 스치는 바람소리가 들려온다.
율곡은 자신이 태어난 외가 덕분에 강릉과 인연이 깊다.
오죽헌 지척에 선교장(중요민속자료 제5호)이 자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