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 자락으로 떠나는 봄날 데이트
수락산 자락으로 떠나는 봄날 데이트
봄이 다가오는 지금, 가뿐한 산책과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더할 수 있는 데이트 코스를 준비했다.
흔히들 ‘산’하면 ‘하산주’를 떠올리지만 살랑살랑 봄바람이 불어오는 지금 같은 때라면 ‘술(酒)’ 대신 ‘차(茶)’를 더해도 취하지 않을까.
경기도 의정부와 서울 노원구에 걸쳐 자리한 수락산 자락으로 산책과 차 한잔 더한 이른 봄나들이를 떠나봤다.
서울 북동쪽 노원구 상계동과 경기도 의정부시 사이에 자리한 수락산(638m)은 북한산·도봉산·불암산과 더불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산이다.
겉으로 드러난 근육질의 암벽 덕분에 산행이 부담스러울 것도 같지만 산세는 그리 험하지 않다.
전문 산악인들은 불암산~수락산~도봉산~북한산을 묶어 산행을 즐기기도 하지만 하나씩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아파트 옆 수락산, 주민들 건강 코스로 인기
수락산 트레킹은 당고개역, 수락산역, 망월사역 등에서 시작할 수 있다.
오늘 여행은 가뿐한 봄맞이 산책 후 따끈한 차 한 잔을 더할 계획이므로 제법 근사한 카페들이 모여있는 수락산역으로 향했다.
트레킹 코스는 노원골 입구~노원골 약수터~노원골 갈림길~도솔봉~정상까지 잇는 천상병길. 물론 반드시 정상까지 가야하는 건 아니다. 산책만으로도 충분하다.
아직은 차가운 바람을 쏘이며 산길로 들어선다.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이 지났건만 나무들은 헐벗고 땅은 얼어있다. 그래도 봄기운이 2%쯤 섞인 바람에 흥이 난다.
평일임에도 산을 찾은 이들이 제법 보인다. 등산객들의 화려한 옷차림이 아직은 봄옷을 갈아입지 못한 무채색의 산을 알록달록 밝혀준다.
수락산 산책은 가뿐하게 마치고 카페거리 탐방에 나섰다.
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茶)가 술(酒)로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수락산 노원골 초입은 아파트와 빌라, 단독주택 등이 어우러진 주거 공간.
다양한 음식점들과 카페, 등산장비점 등이 노원골 대로변과 주거 공간 사이를 채우고 있다.
산에서 평지로 내려오면 다양한 음식점들이 가득이다.
산에서의 즐거움과는 또 다른 재미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음식점과 더불어 이곳을 채우던 등산장비점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그 자리를 대형 카페들이 채운 것일까. <커피나무향기><북카페마을><커피포티원><카페하루><카페사계> 등 다양한 카페들이 가득이다.
어디 산꾼들만 보고 카페들이 이리 생겼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곳에 카페들이 자리잡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
산자락을 파고든 카페라. 통기타 카페 같은 라이브 클럽들은 종종 봤어도 이렇게 산자락에 카페들이 본격적으로 들어선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단다.
“2~3년 전쯤부터 였을거에요. 커피집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왜 동해안에 가면 커피집들이 많잖아요?
바다와 커피는 잘 어울리는데 그동안 산자락에는 카페가 별로 없었어요. 대신 하산주를 더할 수 있는 집들이 많았죠.
그러다 점점 커피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카페가 들어선 것이죠. 공기 좋은 산자락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쉬어가기를 원하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았으니까요.
지금도 동네 주민들, 데이트하러 온 연인들, 얘기하러 온 친구들이 많아요.”
수락산 노원골에 자리한 카페 주인장의 설명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차와 커피 등 마실거리와 더불어 간단한 먹거리 등도 맛볼 수 있는 카페의 진화도 한몫 더했다.
젊은층들이 열광하는 브런치 메뉴도 보인다. <카페하루>에서는 하루버거와 아메리카노를 6000원, 허니브레드와 아메리카노 2잔을 1만원에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