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산복도로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산복도로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산복도로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 산복도로

아이디어 톡톡 튀는 서울 시내 이색 카페

부산의 독특함을 만나고 싶다면 산복도로에 가야 한다.

산복도로에서 내려다보는 시원한 풍광도 좋지만, 그곳에 부산의 어제와 오늘이 있기 때문이다.

산복(山腹)은 산허리를 뜻하며, 산복도로는 경사지를 개발하면서 맨 위쪽에 자리한 도로다.

부산은 평지가 좁고 산이 많아 땅이 부족했다. 일제강점기에 일자리를 찾아 전국에서 온 사람들이 살 곳이 마땅치 않아 산으로 올라갔다.

산에는 무허가 판자촌이 하나둘 생겼다. 한국전쟁 때는 피란민이 봇짐을 지고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광복 당시 28만 명이던 부산 인구는 한국전쟁을 거치며 100만 명이 훌쩍 넘었다. 그렇지 않아도 비좁은 산비탈이 판잣집으로 뒤덮였다.

사람들은 산에 움막을 짓고, 깡통을 펴 지붕을 올렸다. 힘겨운 시절이었다.

아이들은 몸집만 한 물통을 이고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물을 길렀고, 마을 사람들은 공동 화장실을 사용했다.

팍팍한 삶이지만, 산동네는 피란민에게 안식처이자 희망의 터전이었다.

산동네에도 길이 필요했다. 1964년 10월 산동네를 연결하는 첫 산복도로가 열렸다.

중구 대청동 메리놀병원 앞에서 동구 초량동 입구까지 1820m 구간에 걸친 망양로다.

이후 구봉산과 천마산을 비롯해, 부산 곳곳에 산복도로가 만들어졌다. 이렇게 부산은 ‘산복도로의 도시’가 되었다.

최근 산복도로 재생 사업을 통해 부산의 애틋한 역사를 품은 산복도로가 새롭게 조명된다.

산비탈에 숨은 이야기를 만나고,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부산의 보석 같은 경치를 볼 수 있도록 구석구석 정비했다.

먼저 망양로(望洋路)에 가보자. 이름처럼 부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길로, 발길 멈추는 곳이 모두 전망대다.

황홀한 풍광에 걸음이 저절로 느려진다. 망양로의 랜드마크는 ‘유치환우체통’이다.

파란 바다와 대결이라도 하듯, 빨간 우체통이 바다를 등지고 섰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로 시작하는 시 <행복>이 머릿속에서 흐른다.

유치환우체통은 부산과 인연이 깊은 유치환 선생을 기리기 위해 만든 것으로, 편지를 넣으면 1년 뒤에 배달된다.

유치환우체통에서 민주공원 방향으로 걷다 보면 ‘이바구공작소’를 만난다.

이바구는 ‘이야기’의 경상도 사투리. 이곳에서는 풍경만으로 알기 힘든 산복도로의 속 이야기를 볼 수 있다.

산복도로 사람들이 펼쳐놓은 <요강 이바구뎐>을 비롯해, 산복도로의 풍경을 펜으로 그린 작품이 전시된다.

이바구공작소 근처에는 국내 의료보험의 시초인 청십자의료보험조합을 만든 장기려 박사를 기념하는 ‘더나눔’ 센터가 있다. 돈이 없는 환자에게

‘닭 두 마리 값을 내주시오’라는 처방전을 썼다는 장기려 박사의 일화를 비롯해 가슴 뜨겁게 하는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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