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제봉전망대 산 위에서 거제바다의 비경을 만나다
우제봉전망대 산 위에서 거제바다의 비경을 만나다
한려수도에 흩뿌려진 섬들 중에 가장 보석처럼 빛나는 섬 해금강.
아름다운 섬과 쪽빛 바다가 어우러진 해금강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는 없을까?
우제봉전망대는 그런 욕심을 한방에 해결해준다.
동백 숲길을 따라 30분 발품을 들이면 해금강 비경을 품을 수 있다. 환상적인 일출과 일몰은 덤이다.
제주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섬 거제도. 900리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62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펼쳐져 있다.
거제도는 소백산맥이 남해로 내달리다 바다로 뛰어들어 다시 솟아오른 땅이다.
그런 만큼 쪽빛 바다에 감긴 깎아지른 벼랑으로 이어지는 해안 경관이 감탄을 자아낸다.
1971년 통영반도와 거제도 사이에 거제대교가 놓여 육지와 연결되었고, 2010년 가덕도와 거제도를 잇는 거가대교가 개통됨으로써 거제도로 가는 길이 더 빨라졌다.
거제바다가 품은 절경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으로 손꼽히는 곳이 바로 해금강이다.
우리나라 40곳의 명승 가운데 강원도 소금강에 이어 두 번째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칡뿌리가 뻗어 내린 형상을 닮아 원래는 갈도(칡섬)라 불리다가 금강산 해금강에 뒤지지 않는다 하여 ‘해금강’이라 불린다.
남부면 갈곶리 해안 끝에서 500m 떨어져 바다 위에 우뚝 솟은 해금강은 키가 무려 100m가 넘는다.
사자바위, 미륵바위, 촛대바위, 돛대바위 등으로 둘러싸여 있고, 깎아지른 절벽에는 수만 년 세월 자연이 조각한 만물상이 새겨져 있다.
유람선을 타고 절벽 사이 십자동굴로 들어서면 신비로움은 절정에 이른다.
동굴 천장을 올려다보면 하늘이 열십자로 보인다 해서 십자동굴로 불린다.
흙 한줌 없는 기암괴석 위에는 동백이며 풍란, 석란이 뿌리내려 섬을 지키고 있다.
해금강의 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우제봉전망대다.
해금강주차장에서 우제봉전망대까지 약 1km. 느린 걸음으로 30분이면 전망대에 닿는다.
보도블록이 깔린 우제봉 진입로를 지나면 동백 터널이 나타난다.
동백 숲길은 아이들도 쉽게 오를 만큼 완만하다. 키가 큰 동백나무들이 만들어낸 오솔길은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편안한 길이다.
15분쯤 숲길이 이어지다가 하늘이 열리고 바다가 나타난다.
제법 가파른 바위 벼랑에 놓은 계단을 오르면 우제봉 가는 길과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나온다.
왼쪽 우제봉 가는 길로 돌아서면 전망대가 우뚝 서 있다.
하늘로 오르는 듯 마지막 계단을 오르면 전망대다.
하늘에 걸어놓은 듯 사방이 탁 트인 전망대에 서면 동쪽으로는 해금강과 외도·내도, 서쪽으로는 대·소병대도와 홍포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쪽빛 바다 위에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의 풍경과 그곳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활짝 열어젖힌다.
30분 발품으로 해금강의 비경을 품은 일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전망대에는 누구라도 사진작가가 될 수 있는 액자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두 개의 포토존은 해금강과 대·소병대도를 배경으로 선택할 수 있다.
카메라 셔터를 누르면 멋진 풍경이 액자 속으로 쏘옥 들어온다.
여유 있게 올라와 쪽빛 바다를 순식간에 붉게 물들이는 일몰을 기다려도 좋고, 부지런히 올라와 뜨겁게 솟구치는 일출의 순간을 함께해도 좋다.
전망대에서 우제봉 정상까지 200m 남짓 되는 길 역시 편안한 나무 데크로 이어져 있다.
하지만 정상 부근은 일반인 출입통제 구역이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서 아쉽게 돌아서야 한다.
옛날 고을에 심한 가뭄이 들 때마다 수령이 이곳 정상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하며, 그래서 우제봉이라 불린다고 한다.
우제봉은 중국 진시황의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서불이 다녀간 곳이다.
서불은 진시황의 명을 받아 3천 명의 대선단을 이끌고 와 거제도에 머물렀다.
그 징표로 우제봉 절벽에 서불이 다녀갔다는 뜻의 ‘서불과차(徐巿過此)’라는 글을 새겼다고 전한다.
우제봉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이 불로초와 다름없다.
불로장생을 찾아 나선 길이 아름답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거제도 해금강이었다는 사실이 과연 우연이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