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서 소원을 외치다 영양 일월산 해맞이전망대
산꼭대기에서 소원을 외치다 영양 일월산 해맞이전망대
알록달록 벽화 보고 물 위를 걸으며 힐링 안동 예끼마을
영양 일월산은 ‘소원을 비는’ 산이다. 경북 일대에서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산으로 알려졌다.
‘일월(日月)’이란 명칭도 해와 달의 사연에서 비롯됐다.
해발 1219m 산꼭대기에 해맞이전망대가 있고, 태백산맥 줄기 봉우리 사이로 해가 솟아 고즈넉하게 새해를 맞이하기 좋다.
전망대에 서면 잔설과 마른 나뭇가지, 시린 바람이 곁을 채운다.
굿당과 기도처가 곳곳에 있으며, 무속 신앙을 믿는 영양·봉화 주민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산이기도 하다.
일월산 정상부의 양대 봉우리가 일자봉과 월자봉이다.
그중 전망대가 있는 일자봉이 일월산의 주봉이다.
일자봉에 닿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차량을 이용하면 KBS일월산중계소가 있는 정상 아래까지 단번에 오른다.
윗대티, 선녀탕 등 등산로를 택하면 전망대까지 3~4시간 걸린다.
일월산 표석은 산 정상부에 군부대가 있어 일자봉과 월자봉의 갈림길인 중계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표 옆, 돌무더기와 기도의 흔적은 일월산에서 자주 보는 풍경이다.
중계소에서 일자봉까지 9부 능선을 따라 좁은 길이 30여 분 이어진다.
쿵쿵목이를 경유하는 1.5km 등산로가 초행자도 이동하기 편하다.
산길을 걷다 보면 푸른 하늘과 마른 참나무 가지가 쾌청한 풍경을 만든다.
등산로 곳곳에 잔설이 외딴 겨울 산의 단면을 보여준다.
일월산은 경북에서 소백산과 함께 첫눈이 먼저 내리는 곳이다.
겨울 상고대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해맞이전망대에 도착하면 탁 트인 시야에 매료된다.
전망대 앞으로 태백산맥 줄기의 산세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통고산, 검마산, 백암산으로 연결되는 산줄기에 봉우리가 가득 담긴다.
봉화와 울진, 청송 사이에 들어앉은 영양은 산이 80% 이상인 대표적인 산골 고장이다.
일자봉에서 바라본 풍광에도 온통 산이다. 선명한 날은 울진의 동해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계단식으로 꾸민 해맞이전망대는 조망을 위한 여건을 갖췄다.
나무로 채운 바닥은 백패커에게 인기다. 봉우리 사이로 해가 뜨는 순간을 기다리며 전망대에서 하룻밤 묵는 이들도 있다.
전망대 상단에는 새로운 ‘일월산’ 표석이 있다. 표석 뒷면에 영양 출신 이문열 작가의 글귀가 적혔고, 표석 뒤 담장은 군부대와 경계다.
전망대 주변 봉우리는 시간대에 따라 색을 달리한다.
영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등록된 청정 고장이다.
유난히 하늘이 또렷하고 별이 많다. 새벽에 붉은 여명으로 시작된 빛의 조화가 별과 달이 뜰 때까지 이어진다.
해맞이전망대는 일월산 등산로와 바로 연결된다.
윗대티, 선녀탕, 일월산자생화공원, 벌매 등이 주요 코스다. 불향사, 찰당골에서 쿵쿵목이를 경유할 수도 있다.
윗대티에서 출발해 3시간쯤 걸리는 코스가 산행객이 애용하는 등산로다.
일월산 이름의 유래에는 산에 천지라는 연못이 있었고, 그 모양이 해와 달을 닮았다는 설이 있다.
낙동강 상류이자, 영양을 가로지르는 반변천이 일월산에서 발원한다. 산 아래 등산로 끝자락은 영양의 외씨버선길과 이어진다.
일월산은 사연 많은 산이다.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과 포교 가사집 《용담유사》를 집필했다고 추정하는 곳이며,
최근에는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의 은거지가 발견됐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황씨 부인의 기구한 설화를 간직한 황씨부인당은 우리나라 무속 신앙의 본거지이자 기도처로 유명하다.
참나물을 비롯한 산나물 맛이 뛰어나 일월산 일대에서 해마다 영양산나물축제도 열린다.
일월산 새벽 산행은 전문가의 동행이 필요하며, KBS일월산중계소까지 오르는 찻길은 결빙에 유의해야 한다.
영양은 일출뿐만 아니라 별 보는 재미가 있는 고장이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된 핵심 지역이 수비면 일대다.
검마산자연휴양림에서 은하수를 감상하기 좋다. 휴양림 숙소 이름도 카시오페아, 베가, 오리온 등 별자리에서 따왔다.
검마산자연휴양림은 국내 휴양림 중 드물게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곳으로, 반려견을 위한 숲놀이터가 조성됐다.
솔숲 산책로가 고요하며, 휴대폰과 QR 코드를 이용한 비대면 숲 해설을 진행한다. 휴양림에서 영양반딧불이천문대가 가깝다.
최근 영양의 명품숲으로 떠오르는 곳이 죽파리 영양자작나무숲이다. 30년 된 높이 20m 자작나무가 30ha에 빼곡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