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서 소원을 외치다 영양 일월산 해맞이전망대

산꼭대기에서 소원을 외치다 영양 일월산 해맞이전망대

산꼭대기에서 소원을 외치다 영양 일월산 해맞이전망대

알록달록 벽화 보고 물 위를 걸으며 힐링 안동 예끼마을

영양 일월산은 ‘소원을 비는’ 산이다. 경북 일대에서 해와 달을 가장 먼저 맞이하는 산으로 알려졌다.

‘일월(日月)’이란 명칭도 해와 달의 사연에서 비롯됐다.

해발 1219m 산꼭대기에 해맞이전망대가 있고, 태백산맥 줄기 봉우리 사이로 해가 솟아 고즈넉하게 새해를 맞이하기 좋다.

전망대에 서면 잔설과 마른 나뭇가지, 시린 바람이 곁을 채운다.

굿당과 기도처가 곳곳에 있으며, 무속 신앙을 믿는 영양·봉화 주민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산이기도 하다.

일월산 정상부의 양대 봉우리가 일자봉과 월자봉이다.

그중 전망대가 있는 일자봉이 일월산의 주봉이다.

일자봉에 닿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차량을 이용하면 KBS일월산중계소가 있는 정상 아래까지 단번에 오른다.

윗대티, 선녀탕 등 등산로를 택하면 전망대까지 3~4시간 걸린다.

일월산 표석은 산 정상부에 군부대가 있어 일자봉과 월자봉의 갈림길인 중계소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표 옆, 돌무더기와 기도의 흔적은 일월산에서 자주 보는 풍경이다.

중계소에서 일자봉까지 9부 능선을 따라 좁은 길이 30여 분 이어진다.

쿵쿵목이를 경유하는 1.5km 등산로가 초행자도 이동하기 편하다.

산길을 걷다 보면 푸른 하늘과 마른 참나무 가지가 쾌청한 풍경을 만든다.

등산로 곳곳에 잔설이 외딴 겨울 산의 단면을 보여준다.

일월산은 경북에서 소백산과 함께 첫눈이 먼저 내리는 곳이다.

겨울 상고대의 풍경이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해맞이전망대에 도착하면 탁 트인 시야에 매료된다.

전망대 앞으로 태백산맥 줄기의 산세가 아득하게 펼쳐진다.

통고산, 검마산, 백암산으로 연결되는 산줄기에 봉우리가 가득 담긴다.

봉화와 울진, 청송 사이에 들어앉은 영양은 산이 80% 이상인 대표적인 산골 고장이다.

일자봉에서 바라본 풍광에도 온통 산이다. 선명한 날은 울진의 동해까지 볼 수 있다고 한다.

계단식으로 꾸민 해맞이전망대는 조망을 위한 여건을 갖췄다.

나무로 채운 바닥은 백패커에게 인기다. 봉우리 사이로 해가 뜨는 순간을 기다리며 전망대에서 하룻밤 묵는 이들도 있다.

전망대 상단에는 새로운 ‘일월산’ 표석이 있다. 표석 뒷면에 영양 출신 이문열 작가의 글귀가 적혔고, 표석 뒤 담장은 군부대와 경계다.

전망대 주변 봉우리는 시간대에 따라 색을 달리한다.

영양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등록된 청정 고장이다.

유난히 하늘이 또렷하고 별이 많다. 새벽에 붉은 여명으로 시작된 빛의 조화가 별과 달이 뜰 때까지 이어진다.

해맞이전망대는 일월산 등산로와 바로 연결된다.

윗대티, 선녀탕, 일월산자생화공원, 벌매 등이 주요 코스다. 불향사, 찰당골에서 쿵쿵목이를 경유할 수도 있다.

윗대티에서 출발해 3시간쯤 걸리는 코스가 산행객이 애용하는 등산로다.

일월산 이름의 유래에는 산에 천지라는 연못이 있었고, 그 모양이 해와 달을 닮았다는 설이 있다.

낙동강 상류이자, 영양을 가로지르는 반변천이 일월산에서 발원한다. 산 아래 등산로 끝자락은 영양의 외씨버선길과 이어진다.

일월산은 사연 많은 산이다. 동학의 경전 《동경대전》과 포교 가사집 《용담유사》를 집필했다고 추정하는 곳이며,

최근에는 동학의 2대 교주인 해월 최시형의 은거지가 발견됐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황씨 부인의 기구한 설화를 간직한 황씨부인당은 우리나라 무속 신앙의 본거지이자 기도처로 유명하다.

참나물을 비롯한 산나물 맛이 뛰어나 일월산 일대에서 해마다 영양산나물축제도 열린다.

일월산 새벽 산행은 전문가의 동행이 필요하며, KBS일월산중계소까지 오르는 찻길은 결빙에 유의해야 한다.

영양은 일출뿐만 아니라 별 보는 재미가 있는 고장이다. 국제밤하늘보호공원으로 지정된 핵심 지역이 수비면 일대다.

검마산자연휴양림에서 은하수를 감상하기 좋다. 휴양림 숙소 이름도 카시오페아, 베가, 오리온 등 별자리에서 따왔다.

검마산자연휴양림은 국내 휴양림 중 드물게 반려견과 함께 투숙할 수 있는 곳으로, 반려견을 위한 숲놀이터가 조성됐다.

솔숲 산책로가 고요하며, 휴대폰과 QR 코드를 이용한 비대면 숲 해설을 진행한다. 휴양림에서 영양반딧불이천문대가 가깝다.

최근 영양의 명품숲으로 떠오르는 곳이 죽파리 영양자작나무숲이다. 30년 된 높이 20m 자작나무가 30ha에 빼곡하다.

알록달록 벽화 보고 물 위를 걸으며 힐링 안동 예끼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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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부자 되는 소박한 산골 여행 남원 월평마을

안동 예끼마을은 1970년대에 안동댐 건설로 수몰된 예안면 주민들이 이주해 정착한 마을이다.

푸른 안동호를 굽어보는 언덕에 180여 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산다.

빈 건물을 활용한 갤러리와 담벼락의 벽화가 아기자기한 볼거리를 선사하고, 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는 운치 있는 산책로다.

식당과 카페, 한옥체험관이 있어 1박 2일 여행 코스로 손색없다.

예끼마을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에 속한다.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폐합에 따라 예안면이 됐다가, 1970년대 안동댐 준공과 함께 도산면에 편입됐다.

당시 400여 가구가 수몰지와 가까운 이곳에 택지를 조성해 이주했다고 한다.

조선 시대에는 예안현, 1895년(고종 32) 이후에는 예안군 관할이었다.

그래서 지금도 예안향교, 예안교회, 예안이발관, 선성공원 등 옛 지명의 흔적이 있다.

선성은 예안의 옛 이름이다.

서부리는 예안의 중심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다른 농촌처럼 쇠락의 길을 걸었다.

그러다 최근 ‘선성현문화단지 조성 사업’과 ‘이야기가 있는 마을 조성 사업’을 벌이며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낡은 담벼락에 벽화가 등장하고, 관공서 건물과 빈집은 갤러리가 됐다.

식당이 들어서고 카페가 문을 열자 외지인의 발길이 잦아졌다.

‘예술의 끼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을 담아 이름도 예끼마을로 지었다.

마을은 아담해서 천천히 걸으며 구경하기 좋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조형물을 지나면 완만한 경사를 따라 집과 골목이 이어지고, 그 끝에 안동호가 펼쳐진다.

이 풍경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선비촌한식당 2층 전망대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마을을 내려다보는 소녀상이 반겨준다.

선성현아문(宣城縣衙門) 현판이 걸린 솟을대문으로 들어가면 갤러리 근민당과 카페 장부당이 있다.

수몰 전까지 면사무소 서부리 출장소와 그 부속 건물로 쓰던 한옥을 옮겨 개조했다.

대들보와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난 카페 내부는 고즈넉하고 따뜻하다.

맷돌로 갈아서 내려주는 핸드 드립 커피가 대표 메뉴다.

근민당 외에 우체국 건물을 개조한 갤러리 예(藝), 갤러리 끼, 레지던시갤러리도 있다.

방문하기 전에 마을 홈페이지에서 전시 진행 여부와 일정을 꼭 확인하자.

‘2020 예끼마을전국물빛사랑미술대회’ 수상작을 타일처럼 외부에 장식한 갤러리 예는 포토 존으로도 인기다.

골목을 누비며 개성 있는 간판과 조형물을 구경하는 재미를 놓치지 말자.

참주원양조장, 예안이발관, 가구 카페 고이, 맹개술도가, 서부제분소, 안도제유소 등이 눈에 띈다.

요즘 인기를 더해가는 전통주에 관심 있다면 맹개술도가에 들르자.

직접 농사지은 밀로 소주를 빚는 양조장이다.

2019년 국내에서 유일한 밀소주인 ‘안동진맥소주’를 출시했다. 22%, 40%, 53% 소주를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예끼마을은 전체가 포토 존이라 할 만큼 예쁜 벽화와 트릭 아트가 많다.

골목 좌우 벽과 바닥을 활용해 산과 들, 나무, 냇가를 표현한 트릭 아트가 돋보인다.

졸졸 흐르는 냇물 위 외나무다리와 징검다리 사진은 필수다.

2020년 정식으로 개장한 선성현문화단지 입구에서 가깝다.

선성현문화단지는 선성현 관아를 재현한 공간이다.

관아의 대문에 해당하는 아문, 핵심 건물인 동헌, 수령이 생활하던 내아, 죄인을 다스리는 형리가 근무하던 형리청,

외국 사신이나 관리의 숙소로 사용하던 객사 등을 안동호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옛 모습 그대로 세웠다.

쌍벽루도 복원했다. 더 가면 선성산성공원이다.

산 정상을 중심으로 능선에 테를 두르듯 쌓은 산성 주변을 공원으로 꾸몄다.

산성은 7세기 통일신라 때 축성한 것으로 짐작한다.

쌍벽루를 지나 여기까지 오는 이가 드물어 호수를 내려다보며 호젓하게 걷기 적당하다.

마음은 부자 되는 소박한 산골 여행 남원 월평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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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산촌의 새벽은 민박 할머니가 달그락대며 밥 짓는 소리로 시작된다.

장작 쌓인 마당에 서면 능선 위로 여명이 깃들고, 군불 때는 연기와 안개가 뒤섞인 아득한 시간이 찾아든다.

남원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지리산둘레길은 가을 산골 풍경과 촌부의 삶을 만나는 곳이다.

숲길을 걷다가 감이 주렁주렁 달린 마을 담장을 지나고, 따끈한 민박에 머무는 일이 일상처럼 전개된다.

민박에 머무는 데 4만~6만 원 선(2인 기준), 산나물이 푸짐한 식사가 7000~8000원이다.

‘백만 불짜리’ 풍경과 할머니가 내주는 막걸리, 대추와 사탕 한 줌, 함박웃음이 곁들여진다.

소박한 산골 여행에 마음은 부자가 된다.

월평마을과 매동마을을 잇는 길은 대부분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3코스)에 속한다.

길은 남천(람천) 따라 흐르다 논둑과 마을을 만나고, 숲과 고개 넘어 다시 마을과 이어진다.

남원 인월에서 함양 금계까지 전라도와 경상도를 연결하는 이 구간은 지리산둘레길이 시범 개통한 사연 깊은 길이다.

인월면 소재지에서는 제법 큰 오일장이 섰고, 마을 주민은 신작로가 생기기 전만 해도 옛길(현 지리산둘레길)을 걸어 인월장에 오갔다.

월평마을-매동마을 코스는 월평마을에서 출발한다.

서울에서 인월지리산공용터미널까지 시외버스가 다니고, 구인월교를 건너면 바로 월평마을이다.

월평마을 가는 길에 지리산둘레길 남원인월센터가 있고, 독립서점이자 북카페 ‘도보책방’이 문을 열었다.

남원 주천·운봉에서 둘레길 여행을 시작하거나 매동마을에서 반대 방향으로 걸음을 뗐다면 월평마을에 묵을 수 있다.

골목마다 벽화가 볼 만한 월평마을은 ‘달이 뜨면 보이는 언덕’이라는 뜻이고, ‘달오름마을’로도 불린다.

월평마을에서 매동마을까지 느리게 걸어 4시간 남짓 걸린다.

지리산을 병풍 삼은 산골 마을과 숲길, 냇물, 고개가 둘레길에 담긴다.

월평마을 앞 남천과 논둑 따라 시작된 길은 중군마을로 이어진다.

중군마을은 임진왜란 때 전군과 중군, 후군 가운데 중군 부대가 주둔한 곳이다.

담장 너머로 감이 익고, 마늘과 고추를 말리고, 깨를 터는 일상이 펼쳐진다.

중군마을을 지나 본격적으로 숲길이 시작된다.

갈림길에서 경사가 가파른 언덕을 택하면 좁고 고즈넉한 숲길이 그늘을 만든다.

길은 외딴 암자 선화사(옛 황매암)를 거쳐 수성대로 연결된다.

수성대 맑은 물은 중군마을과 장항마을 주민의 식수원으로 쓰인다.

수성대 초입에서 만나는 쉼터는 둘레길의 명물이다.

주인 할머니가 길손에게 부침개와 오미자차, 막걸리 등을 내놓는다.

지리산둘레길 인월-금계 구간 곳곳에 쉼터가 있었는데, 최근에는 3~4곳이 명맥을 유지한다.

찾는 사람이 많은 주말이나 공휴일 위주로 문을 열며, 길손에게 부침개와 오미자차, 막걸리 등을 내놓는다.

배너미재를 넘으면 지리산 자락의 탁 트인 정경과 함께 숨찬 숲길이 마무리된다.

숲길 끝자락에 장항마을 당산 소나무가 듬직하게 서 있다.

마을에서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당산제를 지낸다.

수령이 수백 년에 이르는 당산나무 아래 장항마을은 옛 흙담 길이 고즈넉하다.

마을 너머로 바래봉 능선 자락이 내려앉는다.

둘레길과 거리를 유지하며 나란히 흐르던 남천은 만수천을 만나 낙동강까지 흘러든다.

장항마을 장항교를 건너면 나오는 매동마을은 인월-금계 구간 중간 지점의 의미가 짙다.

함양 금계마을까지 오가는 여행자가 매동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마을에는 할머니가 운영하는 민박이 10여 곳 있다.

둘레길 손님이 찾아들기 전, 매동마을 주요 수입원은 고사리를 재배하고 꿀을 따는 것이었다.

민박 할머니가 차려준 아침상에는 뽕나무 새순, 머위, 장녹나물 등 산나물이 푸짐하다.

인근 산자락에서 봄에 딴 나물을 말렸다가 그때그때 들기름에 무쳐 낸다.

직접 재배해 만든 꽈리고추찜, 고들빼기김치도 향긋하다.

막걸리 한 병을 선뜻 건네는 민박도 있다. 함양 마천에서 50년 전에 시집온 이야기, 시어머니 대신 장터에 가서 들뜬 이야기

빛바랜 사진 속에 할머니의 세월이 묻어나고, 얽힌 사연과 미소가 마당을 따사롭게 맴돈다.

하룻밤 묵고 민박을 나설 때, 할머니가 대문 밖까지 배웅하며 사탕 한 줌 쥐여주신다.

알뜰한 걷기 여행을 하는데, 마음은 지리산처럼 든든하고 넉넉해진다.

둘레길 이정표에서 슬쩍 벗어난 곳에 볼거리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매동마을 인근에 퇴수정(전북문화재자료)이 있다.

조선 후기 선비 박치기가 벼슬에서 물러난 뒤 세운 정자로, 누각 가운데 방 한 칸을 들인 구조가 독특하다.

정자 앞으로 바위와 냇물이 아늑하게 어우러진다.

산내면 소재지를 지나 남천 따라 걸으면 남원 실상사(사적)가 평지에 모습을 드러낸다.

통일신라 때 창건한 천년 고찰로 초입의 석장승이 인상적이며, 증각대사탑(보물)과 수철화상탑(보물) 등이 있다.

실상사 경내와 주변 숲에 흩어진 승탑을 둘러보는 승탑순례길도 조성됐다.

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초록빛 능수버들 살랑대는 도심 여행

섬과 섬 사이를 달린다 신시모도 자전거 여행

천안시에 방문한 적 없는 어르신에게도 우리 민요 ‘천안 흥타령’과 ‘천안삼거리’는 익숙한 노래다.

광복절, 3‧1절 등 국가기념일 경축식이 초록빛 능수버들 거행되는 독립기념관의 ‘겨레의 탑’ 역시 TV 속에서 한 번쯤 접했을 것이다.

천안 호두과자 역시 천안 하면 떠오르는 대명사다.

이외에도 천안시 곳곳은 어르신에게 옛이야기를 떠올리게 하는 명물이 여럿이다.

독립기념관과 천안흥타령관에서 시원하게 전시를 관람하고,

능수와 박현수 이야기 따라 능수버들과 능소화 사이를 거니는 여행, 천안 도심으로 떠나는 자연 속 과거 여행을 소개한다.

고려 태조가 오른 산이라 해서 이름 붙여진 태조산은 천안시 중심에 솟아있다.

그리고 태조산 자락에는 독특하고 거대한 건축구조와 불상으로 유명한 각원사가 자리한다.

태조산 각원사는 재일교포 각연거사 김영조를 필두로 많은 불교 신자의 시주가 모여 지어졌다.

1977년부터 설법전, 칠성전, 산신전과 관음전이 차례로 건립되었고, 1985년 11월에 대웅보전의 삼존불이 완성된 후

1996년 10월에 대웅전 단일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대웅보전이 완공되었다.

주차장에서 각원사로 들어서는 첫 관문은 ‘태조산루’ 중층 누각이다.

2층에는 ‘태조의 성종’이라 불리는 20t 무게의 범종이 걸려있고, 1층에는 대웅보전 지붕 치미의 모형을 재현해 두었다.

치미는 전통 건축물의 지붕 용마루 양쪽 끝에 얹는 기와 장식으로 경주 황룡사 금당지붕의 치미를 본떠 각원사 대웅보전에도 적용됐다.

‘태조산루’를 지나면 너른 마당 앞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건축물인 대웅보전이 시선을 압도한다.

대웅보전 안에는 거대한 크기의 삼존불인 석가모니불좌상, 관음보살상과 대세지지보살상이 모셔져 있다.

대웅보전 좌측 언덕을 오르면 거대한 크기의 ‘청동대좌불’이 자리한다.

불상의 귀 길이만 해도 175㎝라고 하니, 두 눈으로 보면서도 그 규모를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태조산 각원사는 능수벚꽃 군락지로도 유명하다.

능수벚꽃은 팔중홍지수, 수양홍겹벚꽃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겹벚꽃이다.

가지들이 수양버들처럼 아래로 드리워져 능수벚꽃이라 불린다.

봄이면 분홍빛 벚꽃이 경내를 물들이고, 여름이면 초록 이파리들이 쉼 없이 한들거린다.

‘청동대좌불’ 앞 공터에도 능수벚나무가 가득해 나무 그늘에 앉아 쉬기 좋다.

공터를 지나 사찰 반대편으로 가면 태조산 각원사 진입도로 초입에 자리한 연화지 방향의 203계단 길로 이어진다.

독립기념관은 천안시 여행의 첫 번째 관문과도 같다.

거대한 크기의 ‘겨레의 탑’과 독립기념관의 대표건물인 ‘겨레의 집’, 그리고 그 중앙에 자리한 ‘불굴의 한국인상’과 마주할 수 있다.

겨레의 탑은 우리 민족의 자주와 독립정신을 상징하는 기념탑이며,

겨레의 집은 우리나라의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알려진 수덕사 대웅전(국보 49호)을 본떠 만든 대형 기와집이다.

주차장에서부터 겨레의 탑을 지나 겨레의 집까지 약 1㎞를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본래 이 길을 오가는 태극열차가 있으나, 2021년 7월 현재 운행이 중단된 상태다.

겨레의 집 건물 뒤로 6개의 상설전시관이 자리한다.

제1관은 ‘겨레의 뿌리’ 관으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 후기까지의 문화유산을 전시하고,

제2관은 ‘겨레의 시련’ 관으로 일제강점기 시대 속 우리 민족의 독립사를 보여준다.

제3관은 ‘겨레의 함성’ 관이다. 3.1운동을 비롯한 독립운동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제4관은 ‘평화누리’ 관으로 자유와 독립, 평화를 주제로 꾸며졌으며, 제5관은 세계 각국에서 이뤄진 독립운동과

독립전쟁을 전시하는 ‘나라 되찾기’ 관, 제6관은 일제강점기의 민족문화 수호운동과 민중의 항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활동을 주제로 하는 ‘새 나라 세우기’ 관이다. 그 외에도 기획 전시가 열리는 특별기획전시실,

독립기념관 개관 30주년을 맞은 2017년 9월 개관한 독립기념관 홍보관이 운영된다.

또한 제6관 옆으로 4DX, AR, VR 등 3차원 증강현실과 4차원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MR독립영상관이 있다.

전시관을 둘러본 후에는 숲길 산책을 즐기면 좋다.

‘통일의 길’과 ‘단풍나무숲길’은 독립기념관 입구 우측에 자리한 통일염원의 동산으로 이어진다.

숲길은 평탄해서 걷기 편하고, 나무가 우거져 한여름에도 선선해 걷기 좋다.

천안시 동남구의 영성천 옆으로 미나릿길벽화마을이 자리한다.

오래전 이 일대에 미나리밭이 넓게 퍼져 있어 미나릿길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작은 마을 골목길에 이야기가 묻어있는 벽화 그림이 그려진 것은 2012년, 도시재생 사업의 결과였다.

빛바랜 벽화는 지난 세월이 묻어나지만, 열두 띠 이야기와 트릭아트 그림들은 여전히 기념 촬영하기 좋은 배경이 되어준다.

옛 농촌 풍경을 소재로 하는 그림들도 볼만하다.

그림 속에는 추석 명절 보름달 아래 송편을 빚는 장면이나 논밭에 곡식이 익으면 마을 사람들이 함께 수확하는 모습이 오늘의 일처럼 그려졌다.

열 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이고, 나무 의자를 두 손으로 들고 벌서던 학창시절의 기억까지,

1960~70년대의 풍경은 어느 어르신에게나 비슷한 추억과 낭만을 선사할 테다.

미나릿길벽화마을에는 천안삼거리와 미나릿길 마을의 변천사를 보여주는 사진이 그려진 골목도 있다.

1920년대부터 2012년까지 천안시 곳곳의 변화된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천안삼거리는 예부터 북쪽의 한양과 동남쪽의 경상도, 서쪽의 전라도를 잇는 삼남대로의 분기점이었다.

지역에서 지역으로 이동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천안삼거리에 머물고 지났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지금은 천안삼거리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천안삼거리의 의미를 이어가는 천안삼거리공원이 자리한다.

1970년대부터 조성한 천안삼거리공원에는 특히 능수버들이 많다.

능수버들은 우리나라의 대표 버드나무이면서 천안시의 시목이다.

섬과 섬 사이를 달린다 신시모도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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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가볼만한 곳 자연과 동물을 만나는세종시 나들이 코스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섬과 섬 사이를 두 바퀴로 달리는 자전거 여행을 떠나보자.

바다와 갯벌이 펼쳐진 아담한 신도에서 출발한 자전거 여행은 연륙교를 넘어 시도와 모도까지 이어진다.

3~4시간이면 세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어 반나절 코스로 잡아도 무난하다.

도심에서 한 시간 정도면 닿는 영종도 삼목 선착장은 주말이나 휴일이면 부근 섬을 찾는 행락객으로 북적인다.

지척에 마주한 신도는 가장 먼저 도착하는 섬이다.

배로 10분 남짓 가는 동안 새로운 여행지에 대한 설렘이 한껏 부풀어 오른다.

신도와 시도, 모도는 연륙교로 이어졌다.

신도에서 시도, 모도 순으로 다리가 놓였으며, 그 아래로 바닷물이 흐르거나 드넓은 갯벌이 번갈아 모습을 드러낸다.

섬 어느 곳을 가나 한적함과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세 섬을 아우르는 낭만적인 자전거 여행의 출발점은 신도 선착장이다.

선착장 부근에 옹진군에서 운영하는 무인 자전거 대여소가 있으며, 근처 식당에서도 자전거를 대여해준다.

신도, 시도, 모도를 잇는 자전거 코스는 섬을 한 바퀴 도는 왕복 2차선 길을 따라간다.

자전거도로가 마련된 것은 아니지만, 차가 많지 않아 커브길만 조심하면 특별히 위험한 구간은 없다.

한두 군데 언덕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평탄해 온 가족이 자전거 여행을 즐기기에 좋을 것 같다.

신도 선착장을 나서면 곧이어 갈림길이 나온다. 먼저 시도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 아래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

마주 오는 이들과도 반갑게 눈인사를 건넨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신나게 달리는 내리막길에서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흐른다.

추수를 마친 들녘과 그림처럼 자리한 펜션, 아기자기하게 들어선 단층 건물과 마을 집들이 정겹다.

신도에서 시도로 넘어가는 길목, 다리 아래 펼쳐진 풍경이 눈길을 끈다.

갯가에 나란히 앉은 낚시꾼들은 미끼를 갈아 끼우느라 여념이 없고, 물이 빠진 개펄에 모여든 아이들은 무언가를 잡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쉬며 가며 느릿느릿 달렸는데도 어느새 모도 끄트머리에 닿았다.

이곳까지 오면 한번쯤 들러봐야 할 곳이 배미꾸미조각공원이다.

초현실주의 작가 이일호 선생의 작품들이 해변을 멋지게 장식한다.

공원에 카페도 있어 독특한 조각상을 감상하며 쉬어 가기 좋다.

배미꾸미조각공원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이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부터는 돌아가는 길이다. 지나온 길을 되짚어 반대편으로 달리는 기분이 색다르다.

오는 길에 지나친 풍경도 새롭게 다가온다. 모도와 시도를 잇는 다리 너머로 점점이 떠 있는 어선이 장난감 배처럼 귀엽다.

시도를 지날 때 잠깐 수기해변에 들러보자.

북도 우체국을 지나 삼거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10분 정도 가면 된다.

해변은 작지만 맞은편에 병풍처럼 둘러 쳐진 강화도 전경이 색다른 감흥을 준다.

다시 신도로 건너와 처음 갈림길이 있던 곳에 도착하면 선착장으로 갈지 더 달릴지 선택한다.

반대편 길을 따라 신도까지 한 바퀴 돌면 신도와 시도, 모도를 잇는 자전거 여행이 마무리된다.

도로변에 식당이 군데군데 자리해 달리다가 출출하면 허기를 채울 수 있다.

가을철 영양식 굴밥과 소라덮밥이 특히 인기다.

아이들과 가볼만한 곳 자연과 동물을 만나는세종시 나들이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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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통영 여행

세종특별자치시는 충청권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동쪽은 충청북도 청주시, 서쪽은 충청남도 공주시,

남쪽은 대전광역시, 북쪽은 충청남도 천안시와 경계를 이루고 있습니다.

충청권의 교통의 요충지라고 볼 수 있지요. 접근성이 좋아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나들이 다니기에도 제격입니다.

그 중에서도 세종호수공원, 세종전통시장, 그리고 베어트리파크는 아이들도, 함께 나온 아빠엄마도 만족하는 봄 나들이 여행지랍니다.

세종시 중심에 위치한 세종호수공원은 주민들에게 다양한 문화행사와 자연친화적인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호수를 중심으로 5개 주요 테마 섬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8.8km의 산책로와 4.7km의 자전거도로가 있어 여유롭게 힐링할 수 있는 곳입니다.

또한 초화류와 나무가 다양해 사계절 아름다운 자연을 느낄 수 있지요.

세호교는 호수를 가로지르는 5~8m, 연장 270m 보행교입니다.

호수를 건너며 수상무대섬과 5개의 이동식 소형 섬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Cejo(세호)는 스페이어로 ‘해가 뜬 뒤 강’이나 ‘개울에서 일어나는 안개’를 의미하는 단어인데요, 금강의 아침 안개가 잦은 세종호수공원을 표현하는 것이라 해요.

오랜 세월 금강의 물결에 의해 다듬어진 조약돌을 형상화하여 만든 수상무대섬.

수상무대섬은 총 672석 규모의 공연장으로 세종시에서만 느낄 수 있는 멋진 공연이 무료로 만날 수 있습니다.

일몰 후 야간 조명을 밝힌 수상무대섬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하지요. (* 조명 가동시간은 일몰 후부터 밤 11시까지라고 합니다.)

세종호수공원 곳곳에 특이한 표지판이 있는데요, 바로 매쓰 투어(Math Tour)를 위한 것이라 해요.

QR코드를 통해 수학적 학습요소를 조형물과 관련하여 가르쳐준다고 합니다.

총 8가지의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수학과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겠지요~?

아이와 함께 방문한다면 가이드 맵과 함께 매쓰 투어 팸플릿을 들고 다니며 나들이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죄와 법적 배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

세종호수공원에도 세종시 시민들의 마음이 담긴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졌습니다.

평화의 소녀상은 한복과 할머니 그림자, 그림자 속의 하얀 나비, 뜯겨진 머리카락, 뒤꿈치가 들린 맨발, 빈 의자, 새 등 모든 형상에 각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평화의 소녀상 아래 자세한 설명이 기재되어 있는데요, 아이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가슴 아픈 역사인 위안부 문제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입니다.

평화의 소녀상 옆에는 소녀상에게 편지를 보내는 우체통과 느린 우체통이 있습니다.

느린 우체통은 1년 후에 발송된다고 하니 미래의 자신에게 또는 소중한 사람에게 엽서를 보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입니다.

1인승과 2인승, 다인승 자전거를 빌려 호수공원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기본적인 1인 자전거와 커플 자전거뿐만 아니라 유모차와 결합된 자전거, 가족단위로 탈 수 있는 자전거,

어린이들이 탈 수 있는 세발, 네발자전거 등 다양한 자전거들이 준비되어 있답니다.

호수공원에는 가족 단위 방문객이 많습니다.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서 미아 방지 이름표를 만들어 배부합니다.

많은 아이들이 뛰어 노는 넓은 공원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에게는 꼭! 이름표를 달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참고로 이름표 배급은 7살 이하의 아이들까지 가능하다고 해요.

세종호수공원은 떨어진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깨끗한 공원입니다.

시민 의식에 더불어 곳곳에 설치된 재활용 쓰레기통이 한몫 하는데요.

캔류, 유리병류, 스티로폼류, 플라스틱류, 종이류, 일반 쓰레기로 나뉘어 있고 버리는 구멍도 자음으로 만들어져 있으니 마치 하나의 조형물 같습니다.

쓰레기를 버리려 다가가면 센서가 작동하여 눈 앞에 나의 모습이 보입니다.

흥미로운 방법으로 분리수거를 생활화하는 아이디어지요.

푸른 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통영 여행

푸른 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통영 여행

푸른 바다를 보며 힐링할 수 있는 통영 여행

세종특별자치시 걷기 좋은 길 오봉산 고복저수지

요 며칠 초여름 같은 날씨였죠. 20도 이상 훌쩍 올라간 온도에 반팔을 입는 사람이 더러 보일 정도였어요.

부쩍 따뜻해진 날씨에 산으로 바다로 서늘한 여행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요.

바다 여행하면 사랑받는 국내 여행지, 통영도 이맘때쯤 떠나기 참 좋은 장소예요.

푸른 바다와 더불어 힐링 감성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통영의 멋진 여행 코스를 전해드립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통영의 동호동, 정랑동, 태평동, 중앙동 일대의 언덕 위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에요.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란 뜻을 가지고 있어요.

구불구불한 오르막 골목길을 따라 올라가면 강구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가는 길 담벼락마다 그려진 형형색색의 벽화가 마을의 아기자기한 분위기를 만듭니다.

동피랑 벽화마을은 한때 공원 조성 계획에 따라 사라질 뻔했던 마을인데요.

지역 주민들과 뜻있는 이들이 모여 공공미술의 기치를 걸고 벽화 그리기,

마을 잔치, 생태 문화지도 제작 등 마을 재건에 앞장선 덕에 지금의 모습으로 남을 수 있었다고 해요.

사람 사는 냄새 흠뻑 나는 마을 길과 마을 언덕에서 바라보는 강구항, 남망산, 운치 있게 깔린 해무와 붉은 놀을 쉬며 걸으며, 한가롭게 즐겨보세요.

동피랑과 마주 보는 서피랑(서쪽 비탈)은 제2의 동피랑길로도 불리는 명소예요.

서피랑은 해방 이후 낙후된 동네로 지역의 천덕꾸러기 신세였지만,

마을 중앙을 관통하는 200m 길, ‘인사하는 거리’가 생기며 점차 활력을 찾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거리 곳곳에 예술작품과 벽화가 아름다운 서피랑99계단길 등 마을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 같은 장소가 되었습니다.

99계단은 첫 계단부터 끝까지, 1에서 99까지의 숫자가 그려져 있어요.

어떤 숫자는 단정하게, 또 어떤 숫자는 비뚤거나 뒤집어진 채로, 재미난 매력을 뽐내죠.

특이한 점은 시작 계단이 99, 끝 계단이 1로 순서가 반대라는 점인데요.

한 계단마다 한 숫자씩 빼면서 오르며, 안 그래도 힘든 오르막 인생길에 숫자 하나씩 무게를 덜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요.

풍경만으로도 아름다운 욕지도 새에덴동산에는 가슴 저리는 사연이 있어요.

시한부 선고를 받은 딸을 위해 물 좋고 공기 좋은 통영으로 무작정 내려온 노모가 아픈 딸의 회복을

기도하는 마음으로 손수 땅을 파고 돌을 얹어 지은 것이 지금의 새에덴동산이에요.

지금의 모습을 완성하기 전에 딸은 기적처럼 완치 판정을 받았지만,

어머니는 딸을 치유해 준 통영에 감사한 마음을 담아 그 이후로도 꾸준히 에덴동산을 꾸몄습니다.

3개월밖에 못 산다던 딸은 20년 넘게 욕지도에서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고 합니다.

지금은 모녀가 모두 세상을 떠났지만, 그 풍경만은 오롯이 남아 여행객들을 따스하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욕지도에 처음 생긴 제1출렁다리는 2012년에 준공되었는데요. 일명 ‘펠리컨 바위 출렁다리’라 불리며 욕지도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만점인 장소입니다.

다리 길이는 약 30m 정도이며 절벽 사이에 있는 다리로, 다리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펠리컨 출렁다리를 건너면 ‘펠리컨 바위’가 숨은 모습을 드러내는데요.

멀리서 보면 그 모습이 마치 펠리컨이 부리를 바다에 대고 누워 있는 모습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다리를 건너서 펠리컨 바위 머리 위에 올라갈 수 있는데 이곳에서 푸르른 남해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욕지도에는 2개의 출렁다리가 더 있으며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다리 간의 거리도 멀지 않으니 트래킹을 즐기시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세종특별자치시 걷기 좋은 길 오봉산 고복저수지

세종특별자치시 걷기 좋은 길 오봉산 고복저수지

세종특별자치시 걷기 좋은 길 오봉산 고복저수지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의 장 광주 시립미술관

세종특별자치시. 귀에는 익지만 아직 어떤 곳인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시청사는 여전히 건설 중이고, 주요 기관들의 이전도 진행 중이다.

조만간 정부세종청사의 이전이 마무리되고 다른 기관들도 이사를 마치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을 하게 될 터다.

그때가 되면 세종시의 관광지도 주목을 받지 않을까? 예를 들어,

오봉산 맨발등산로에서 고복저수지 수변길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길 같은 곳 말이다.

세종시 오봉산에 가려고 기차를 탔다면 조치원역에서 내려야 한다. 대한민국 철도역 가운데 ‘세종역’이란 없기 때문이다.

북으로는 천안, 남으로는 대전, 서쪽은 공주, 동쪽은 청주와 접해 있는 세종시는

옛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충북 청원군 일부를 합쳐서 만든 계획도시다.

원래 연기군에 속했던 조치원읍도 세종시로 편입되었다.

그러니 조치원역을 세종시역으로 볼 수도 있지만, 조치원역은 행정기관이 모여 있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제법 떨어져 있다.

대신 조치원역에서 오봉산까지는 10분이면 닿는 가까운 거리다.

세종시로 소속을 옮긴 조치원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이다.

역사를 나서면 마주치는 지방 소읍의 풍경도 그대로다.

차를 타고 5분만 나가면 펼쳐지는 논밭도 여전하다.

연기군청이 있었던 조치원읍은 연기군에서 가장 번화했던 곳이다.

옛 연기군청은 세종시청사가 완공되기 전까지 임시 청사로 사용되고 있다.

세종시가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조치원의 모습도 크게 바뀔지 모른다.

더구나 조치원역은 대부분의 열차 노선이 정차하는 역이다.

역전에 줄지어 기다리는 택시 중 하나를 타고 ‘오봉산 등산로 입구’로 가자고 하니 기사님이 알아서 척 데려다주신다.

해발 262m 오봉산의 야트막한 높이처럼 소박한 등산로 입구에는 텐트

모양의 화장실과 강화 최씨의 시조를 모신 숭모단이 눈길을 끈다.

오봉산 맨발등산로도 세종시처럼 아직 미완성이다.

등산로 초입에 ‘맨발등산지압로’라고 새겨넣은 뾰족뾰족한 돌길 지압로가 있지만 수십 m에 불과하다.

다만 산이 야트막한 데다 대부분 흙길이니, 마음만 먹는다면 맨발로 정상까지 오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닌 듯하다.

정상까지 가는 길에 맨발지압로가 서너 곳 있으니 중간 중간 신발을 벗고 산을 오르는 것도 좋다.

사실 오봉산에서 맨발지압로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처음부터 마주치는 울창한 숲이다.

등산로 입구부터 북한산 부럽지 않은 소나무 숲이 솔향을 내뿜으니,

급할 것 없는 등산객이라면 그 아래 평상에 잠시 쉬면서 신발끈을 고쳐 매도 좋겠다.

여기서부터 오봉산 정상까지 3km, 다시 고복저수지까지는 1km 남짓이다.

성인이면 쉬엄쉬엄 걸어도 2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다.

선생님 손을 잡은 유치원 꼬마들도 소풍 삼아 나설 정도로 평탄한 길이다.

신발은 운동화면 충분하다. 정상 부근에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먹을 김밥 한 줄과 물 한 병이면 더 챙길 것도 없다.

가벼운 차림으로 가벼운 등산길을,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때는 5월 하순이라 봄꽃은 대부분 지고 초여름 푸른 잎이 무성하다.

아직도 은은한 향기를 풍기고 있는 아까시나무 꽃도 대부분 떨어져 한적한 산길을 꽃길로 만들고 있다.

뜨거운 햇살을 식혀주는 산바람에 얼마 남지 않은 꽃잎이 하르르 떨어진다.

꽃이 진 산에는 새소리가 한창이다.

등산로 초입부터 낯선 사람을 반겨주는 뻐꾸기 소리가 정상까지 따라오고,

중간 중간 까치와 산비둘기, 박새와 딱따구리가 추임새를 넣는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봄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봄꽃들이 눈에 띈다.

보랏빛 제비꽃은 수줍은 듯 고개를 숙였고, 무리 지어 핀 찔레꽃은 아직 남아 있는 봄을 즐기려는 듯 만개했다.

소나무들은 가지 끝에 노란 꽃가루를 잔뜩 머금었고, 빨갛게 물든 단풍나무는 늦봄에 가을 분위기를 내고 있다.

등산로 중간에 마주친 정자에선 울긋불긋 등산복을 차려입은 아주머니들의 이야기꽃이 한창이다.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정자에서 유치원 꼬마들이 점심을 먹는다.

아이들은 산새처럼 재잘대고, 하나뿐인 선생님은 아이들 챙기랴, 사진 찍으랴 정신이 없다.

그 와중에 아이들은 낯선 아저씨를 보고는 배꼽인사를 건넨다.

올라오는 길에도 아이들을 봤으니, 오봉산은 유치원 아이들의 단골 나들이 코스인 듯하다.

아이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 정자 바로 앞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달리 말하면, 여기가 가장 전망 좋은 곳이란 얘기다.

과연 초소 옆으로 가니 사방이 확 트였다.

봄날의 안개가 시선을 뿌옇게 막아선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의 장 광주 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의 장 광주 시립미술관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문화의 장 광주 시립미술관

한국 다완의 명맥을 잇고 대중화에 힘쓰는 김선식 명사

광주시립미술관은 ‘예향의 도시 광주’를 빛내는 얼굴과도 같은 곳이다.

2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광주비엔날레의 현장이자 각종 기획전시와 상설전시, 문화 프로그램이 연중 이어진다.

가까이 있는 비엔날레관에서도 다양한 전시행사를 관람할 수 있다.

광주시립민속박물관과 길 건너편에 있는 국립광주박물관까지

둘러보면 광주의 예술과 문화가 담긴 종합선물세트를 받는 셈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이 있는 중외공원 일대는 광주 도심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다.

울창한 숲에서 시민들이 산책을 즐기며 여가를 보낼 뿐 아니라,

문화예술회관까지 같은 구역에 자리해 길게 이어진 문화 벨트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술을 가까이서 접하며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마음의 위안을 얻으니 광주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992년에 문을 연 광주시립미술관은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를 개최하며 세계적으로 위상을 높였다.

1999년부터는 재일교포 하정웅 씨로부터 기증받은 작품 2,302점이 더해져 더욱 값진 미술관으로 거듭났다.

광주비엔날레는 우리나라의 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한편 세계의 미술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뜻 깊은 행사로, 2년마다 이곳은 미술축제의 광장으로 변신한다.

광주시립미술관으로 들어가보자.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시기별로 다양한 주제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어린이를 동반한다면 어린이갤러리를 꼭 찾아보자.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재미있고 기발한 전시가 상시 펼쳐지는 공간이다.

2층과 3층의 상설전시실에서는 오지호 화백과 의재 허백련의 작품,

광주시립미술관 명예관장인 하정웅 박사의 기증 작품들을 볼 수 있다.

전시관 1층에 자리한 미술자료실에서는 미술 관련 도서들을 마음껏 열람할 수 있어 미술관을 찾은 사람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작품을 감상하다 쉬어 갈 수 있는 카페 ‘다담’은 예술의 향기에 취한 여행자들이 맛있는 떡과 한과를 먹으며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광주시립미술관에서 나오면 또 다른 전시공간이 기다리고 있다.

광주비엔날레를 축제의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비엔날레관이다.

이곳에서도 다양한 주제의 기획전시가 끊이지 않으니 꼭 들러보자.

비엔날레관을 둘러본 후 너른 잔디밭을 따라가면 광주시립민속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석등과 장승, 선돌 등 다양한 석물이 전시되어 있는 야외공간에서부터 선조들의 삶의 향기가 전해지는 듯하다.

유물의 수가 100여 점에 이르고 다양한 민속자료들도 함께 있어 야외 전시장을 둘러보는 것으로도 의미 있는 산책이 된다.

박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광주ㆍ전남 지역의 생활문화와 풍습을 보여주는 1층 전시관과 다양한 민속공예품,

의례 도구들을 전시한 2층 전시관이 기다린다. 1층 기획전시실에서는 남도의 문화를 보여주는 기획전시가 상시 열리고 있다.

광주시립박물관과 대로를 사이에 두고 국립광주박물관이 자리 잡고 있다.

광주ㆍ전남 지역에서 발굴된 7만 2천여 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시기마다 주제를 달리해 다양한 기획전시를 열고 있다.

1층 상설전시실에는 선사시대의 유물을 볼 수 있는 ‘선사문화실’과 다양한 농경문화 유물을 전시한 ‘농경문화실’,

그리고 국보 제295호로 지정된 삼국시대 금동관을 볼 수 있는 ‘고대문화실’이 있다.

2층 중ㆍ근세문화실로 가면 윤두서가 그린 심득경의 초상을 비롯해 남도 서화의 흐름을 만나고 불교문화재와

도자문화재도 볼 수 있다. 1층 로비에 전시된 국보 제103호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을 보기

위해 일부러 국립광주박물관을 찾는 사람들도 있다. 이 석등은 전남 광양의 중흥산성

옥룡사지에 있던 것인데, 일본인이 반출하려 한 것을 경복궁에 옮겨놓았다가 국립광주박물관으로 옮겨온 것이다.

야외에는 주암댐 건설로 수몰된 지역에서 옮겨온 고인돌과 복원한 고인돌로 꾸민 고인돌공원이 있으니 함께 둘러보자.

장운동 5층 석탑과 장성 흥법사지 석탑, 광주시 유형문화재 5호로 지정된 재명석등

등 불교문화재와 강진에서 이전, 복원한 청자가마도 볼 수 있다.

찾아가는길

호남고속도로 서광주IC로 나와 중외공원 앞에서 중외공원, 시청 방면으로 좌회전.

운암사거리에서 유턴 후 하서로를 따라가다 중외공원 입구로 진입. 광주시립미술관 이정표를 따라 이동

광주역에서 금남58번 버스를 타고 문화예술회관 앞 하차. 약 2km 거리에 광주시립미술관이 있다.

주변 음식점

라프레스코 : 안심스테이크, 광주시 북구 비엔날레로 111, 062-528-2224

가보세얼씨구학당 : 보리밥, 광주시 북구 운용로95번길 5-7, 062-514-0339

숙소

리젠트관광호텔 : 광주시 북구 북문대로 86-4, 062-521-5500

히딩크모텔 : 광주시 북구 경양로165번길 30, 062-528-0071

한국 다완의 명맥을 잇고 대중화에 힘쓰는 김선식 명사

한국 다완의 명맥을 잇고 대중화에 힘쓰는 김선식 명사

한국 다완의 명맥을 잇고 대중화에 힘쓰는 김선식 명사

원주 가을기운 만끽하는 주말여행 코스

무려 8대째다. 문경 출신의 김선식 사기장은 7대인 아버지 ‘이천 김복만 사기장’에게서 도자기를 전수 받아 30년 넘게 흙을 만지고 있다.

1730년생인 1대 김취정이 영조시대 사기장으로 발물레를 돌렸으니 300년이 가까운 세월 동안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셈이다.

조선의 질 좋은 백토를 찾아 충북 단양, 경북 상주로 가마를 옮겼고,

3대 김영수 사기장이 19세기 초 문경읍 관음리 가마터에 정착한 것이 관음요의 출발이다.

8대 김선식 사기장까지 총 5대에 걸친 역사이자 우리나라 도자기가 걸어 온 길이다.

“우리나라 백토가 좋습니다. 중국 광맥의 좋은 토질이 우리나라까지 이어져요.

반대로 일본에서는 땅을 파면 화산재만 나올 겁니다.

경기도 이천은 대충 파도 좋은 백토가 나오니 도자기가 많이 만들어졌고, 자연스레 유약 기술이 발달했죠.”

김선식 사기장의 말처럼 우리나라에는 소백산 줄기의 사토 광맥을 중심으로 많은 가마터가 있다.

문경은 신라시대 초기부터 경주, 안동에서 백제와 고구려를 잇는 지리적 거점인데다가

도자기를 구울 수 있는 땔감이 풍부하고 물이 맑아 일찍이 도자기가 많이 생산되었다.

머슴도 사기그릇을 쓸 정도였죠. 도자기가 나오는 날이면 잡상인이 못 들어오도록 가마터 앞에 금줄을 쳤습니다.

할아버지가 관음리 일대에 논밭을 다 사들일 만큼 인기가 좋았죠.

기근이 심하던 한국전쟁 전후에는 도자기가 생계의 큰 수단이었습니다.

동네 공통 가마에 불을 때고, 사발이 나오면 사람들이 광주리에 실어 팔았어요.

영새(장작) 지어나르고 무거운 유약을 배달하던 시중꾼도 많았지요. 동네 사람 모두 사기장이었어요.

” 대접, 뻐등사발, 항아리 등 생활 식기로서의 도자기가 가장 대중적이던 시절이다.

한 마디로 가마 하나가 온 동네 사람을 먹여 살렸다.

“아버지는 생계를 위해 여름에는 농사를 짓고 농한기에 도자기를 만들어 명맥을 이어갔습니다.

기름병, 요강, 유병, 타구(가래나 침을 뱉는 도구), 꽃병 등 각종 생활 도자기를 장작가마로 만들었어요.

그런 지속적 노력덕분에 현재까지 3대가 함께 사기장의 길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둘째 할아버지가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인정 받았고 현재 다음 세대까지 사기장의 길을 수련하고 있습니다.”

9대의 가업을 이을 김선식 명사의 아들 김민찬 군까지 가족 모두가 사기장의 전통을 지키고 있다.

김선식 사기장을 만나는 날 때마침 ‘문경 찻사발 축제’가 열리고 있었다.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찻사발을 만드는 요장 35곳이 한자리에 모였다.

코로나 이후 다시 개최된 2022년 축제에 문경의 대표 사기장을 비롯해 많은 방문객이 상기된 표정으로 오랜만의 잔치를 만끽하는 풍경이다.

1999년부터 매년 열리는 대표 도자기 축제이지만 왜 ‘찻사발’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사실 조선 찻사발이 유명해지게 된 건 초기 일본 다인들이 찻사발을 말차 전용 그릇으로 사용하면서부터다.

중국의 차 문화가 우리나라를 거쳐 일본에 전해지면서 일본의 ‘다도’ 의례가 꽃을 피웠고,

‘이도다완’이라 부르는 조선 찻사발은 일본 다도가 지향하는 차의 정신과 실용미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었다.

임진왜란 전후로 많은 조선 도공이 일본으로 납치되고, 그들이 일본 근대 도자기 혁명을 이끈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조선 도공이 사라지면서 오히려 우리나라에는 다완의 명맥이 끊기게 된다.

국내에 찻사발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그보다 한참 후인 ‘86서울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때다.

당시 ‘한국차 마시기 운동’ 캠페인이 있었고, 관광 민예품으로 찻사발을 만들면서 조금씩 사람들의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2021년에는 스위스 베른시립미술관에서 조선 찻사발이 발견되어 화제가 되었다.

일본이 유럽에 도자기를 수출할 때 전해진 것으로 추측할 뿐 정확한 경로가 알려진 바는 없다.

그만큼 조선 찻사발의 가치와 그 의미를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의 잃어버린 역사를 찾는 것과 같다.

17세기 중반까지 조선의 사발로 만들어지다가 사라진 그릇을 20세기에 활발하게 재현하고,

체험과 축제를 통해 대중화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이유다.

신북천의 아름다운 물소리가 들리는 문경 갈평리에 미산 김선식 사기장의 요장이 있다.

25년 전 초기 가마터가 있던 관음리에서 늠름한 소나무가 드리워진 이곳으로 요장을 옮겼다.

진짜 가마 불을 때는 요장인지 장작나무를 보면 알 수 있다. 예열용 막나무와 10년 이상 건조한 적송이 질서 있게 구릉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