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온양온천시장 배부르고 등 따뜻한 장터
아산 온양온천시장 배부르고 등 따뜻한 장터
기차, 전통시장, 온천은 추억 여행의 매개다.
20여 년 전 학창 시절을 그린 드라마가 화제가 되듯, 추억을 더듬는 여행은 시린 겨울을 따뜻하게 녹여낸다.
아산 온양온천시장은 기차 타고 가는 시장이다.
장항선 온양온천역에서 내려 큰길 하나 건너면 북적거리는 시장이다.
승용차 없이도 가족끼리 얼굴을 맞대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며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
온양온천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만나는 온천탕은 겨울이면 훈훈함을 더한다.
전직 대통령이 묵었다는 대형 온천장 외에도 아기자기한 온천탕이 시장 초입이나 골목에서 불현듯 얼굴을 내민다.
소규모 온천탕은 시설이 오래됐지만, 값이 싸고 현지 단골이 즐겨 찾는 정겨운 곳이다.
시장은 나이 지긋한 노인도 기차나 전철을 타고 쇼핑과 온천 나들이를 즐길 수 있는 편리하고 고마운 공간이 됐다.
온양온천시장 주변에는 온양관광호텔, 옥수탕, 용문온천 등 온천탕 10여 곳이 들어섰다.
1300년 역사를 간직한 온양온천은 약알칼리성 고열 온천으로 신경통, 관절염,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60~1970년대에는 신혼여행지로 명성을 날렸다.
온양온천시장은 유래도 깊다.
조선 시대 온양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휴양 기능을 하는 행궁이 자리한 왕의 휴양지였다.
온양 장터는 행궁 수라상에 식재료를 공급했다.
1950년대 오일장이 섰으며, 옛 장터에서 온천동으로 이전해 온양온천시장으로 명맥을 이어왔다.
온양온천시장은 500여 개 점포가 테마에 따라 늘어섰다.
시장은 상설 시장과 함께 ‘맛내는 거리’ ‘멋내는 거리’ ‘샘솟는 거리’로 나뉜다.
상설 시장은 1970년대 중반부터 4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오래된 점포를 만나는 공간이다.
1층에는 건어물전, 수선집 외에도 소머리국밥집이 모여 있다.
온양온천시장의 소머리국밥은 온천과 함께 추운 겨울을 뜨끈하게 데워주는 별미다.
한적한 시장 뒷골목에 자리한 국밥집 20여 곳에서 인심 한 숟가락을 맛볼 수 있다.
상설 시장 2층에 마련된 온궁휴양카페 ‘유유자적’은 식사와 차를 즐기는 쉼터로, 시장 사람들을 위한 라디오 방송 부스도 갖췄다.
겨울이면 외지인과 뒤엉켜 북적거리는 곳이 맛내는 거리다.
맛내는 거리에는 각종 분식집 외에 주전부리를 파는 가게가 들어섰으며, 어물전과 채소 가게가 모여 있다.
실내 시장 거리 천장에는 돼지, 복조리, 거북 등 다양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온양온천시장의 명물 칼국수도 이곳에서 맛볼 수 있다.
멋내는 거리는 아산 주민에게 ‘온궁로’라고 불린다.
입구에는 온천을 상징하는 조형물이 온궁로의 진입을 알린다.
멋내는 거리는 각종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번화가다.
시민문화복지센터에서 이어지는 샘솟는 거리에는 옷 가게, 포목점 등 다양한 상점이 있다.
샘솟는 거리 끝자락과 온양온천역 광장에는 족욕탕이 있는데, 아쉽게도 동절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온양온천시장은 2008년 수도권 전철이 온양온천역까지 이어지며 삶터와 가까운 시장으로 변모했다.
기차 외에도 전철을 타고 느긋하게 다녀올 수 있다.
이곳은 2010년 문화 관광형 시장으로 선정되며 각광받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먹거리촌과 온천이 함께 들어서 ‘배부르고 등 따뜻한’ 겨울 여행에 안성맞춤이다.
온양온천시장은 사통팔달의 요지에 있다.
인근 관광지로 가는 버스도 시장 앞 정류장에서 대부분 탑승이 가능하다.
아산 추억 여행은 외암민속마을로 이어진다.
외암민속마을은 선현들의 삶의 정취를 그대로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조선 시대 예안 이씨 집성촌인 이곳에는 충청 지방의 옛 가옥과 정원, 돌담길 등이 원형대로 유지되었고, 현재 주민이 거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