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당한 여행자를 위로하는 제주의 맛집 멋집

배신당한 여행자를 위로하는 제주의 맛집 멋집

배신당한 여행자를 위로하는 제주의 맛집 멋집

반려견과 함께 문화와 자연을 만나는 광주 여행

많은 이들이 포근하고 따스한 날씨를 기대하며 여행을 떠나오지만 막상 섬에 발을 들이는 순간 무언가 잘못됐다고 느낀다

그렇다

제주의 겨울은 생각보다 무척 춥다

시시때때로 몰아치는 매서운 겨울바람은 여행자들의 마음까지 차갑게 만든다

배신당한 여행자들을 따스하게 위로해주는 제주의 겨울 풍경과 특별한 체험, 맛있는 계절 디저트를 즐기기 좋은 카페 2곳을 소개한다

제주 남부 지역 위미리 마을은 제주의 겨울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코스다

한겨울에 붉은 꽃을 피워내는 매혹적인 동백나무 군락이 매년 여행자들을 불러모은다

위미 동백나무 군락지는 이름처럼 동백나무들이 숲을 이룬 곳은 아니지만 돌담을 따라 자라난 나무들이 워낙 거대해 멀리서 보면 숲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곳 동백나무는 토종 품종이라 꽃 자체가 화려하지는 않다

하지만 꽃송이가 통째로 낙화해 꽃길을 이루는 풍경은 겨울 여행을 아름답게 만들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동백나무 군락지에서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곳에 분위기 좋고 맛있는 커피로 소문난 카페 ‘와랑와랑’이 있다

동백나무 군락지를 천천히 둘러본 뒤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여행의 여운을 나누기에 좋은 곳이다

군더더기 없이 단정하게 꾸며진 카페 외관이 첫걸음임에도 무척 편안하게 다가온다

작고 아담한 카페 안은 직접 로스팅해 내려주는 그윽한 커피 향과 따스한 온기로 가득하다

덕분에 시린 겨울바람에 시달렸던 몸과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든다

창밖으로 보이는 감귤밭 풍경이 무척 정감 있다

손글씨로 적은 메뉴판에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와 차, 쿠키와 주스 등 맛볼 거리들이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단팥라떼와 찰떡구이는 겨울 디저트로 즐기기 좋은 와랑와랑의 별미다

국산 팥을 직접 삶아 만드는 단팥라떼는 부드럽고 고소한 데다 여운처럼 남는 은은한 단맛이 일품이다

기분 좋은 달콤함에 쌓인 피로가 스르르 녹는 기분이다

단팥라떼 한 잔에 찰떡구이까지 곁들이면 겨울철 이만한 찰떡궁합 메뉴가 없다

떡을 살짝 구워 볶은 콩가루를 듬뿍 뿌려 내는 찰떡구이는 살짝 허기진 속을 든든하게 만들어준다

자신들이 직접 먹는 재료들로 메뉴를 만드는 사장 내외는 카페 외에 유기농 인증을 받은 감귤 농장과 주문 제작 가구 공방도 운영 중이다

덕분에 카페에서 내놓는 감귤 재료 메뉴도 직접 운영하는 농장의 품질 좋은 감귤로 만든다

이들 부부가 직접 쓰려고 만든 천연 숙성 비누와 동백오일도 인기가 좋다

전문 생산시설에서 주문자 상표 부착 방식(OEM)으로 만들어지는 ‘와랑와랑’ 동백오일과 비누는 써본 이들이 나서서 추천할 정도로 평이 좋다

카페는 보통 조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이지만 때때로 도민이나 여행자들의 사랑방으로 변신할 때도 있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어 오후 6시에 닫으며 월요일은 휴무다

드넓은 표선해비치해변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어느새 발걸음이 표선 포구에 닿는다

맑은 바다 풍경과 더불어 잠시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포구 바로 뒤편에는 디저트와 족욕을 즐길 수 있는 ‘돌토고리카페’가 있다

검은 현무암으로 만든 이색적인 족욕통, 직접 만드는 젤라또와 빵이 인기 있는 따뜻한 공간이다

오후 1시

카페 안에 들어서니 갓 구워낸 빵에서 풍기는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금방 식사를 하고 왔음에도 입안에 절로 군침이 돈다

빵순이, 빵돌이를 자처하는 이들에게 돌토고리카페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참새 방앗간이다

맛도 맛이지만 다른 베이커리에는 없는 이 집만의 독특한 빵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징어와 한치, 문어, 소라를 넣어 만든 해물빵은 돌토고리를 대표하는 인기 빵이다

겉은 특별할 게 없지만 속에 가득 박혀 있는 해산물들이 여느 빵과는 다른 포스를 풍긴다

폭신한 빵의 식감과 잘게 썰어넣은 해산물이 꽤나 잘 어울린다

하나둘 집어먹다 보면 금세 접시가 비워진다

새콤달콤한 감귤청을 넣은 제주감귤빵은 망고 젤라또를 한 스푼씩 얹어 먹으면 금상첨화다

시원하고 부드러운 젤라또와 새콤한 감귤빵이 어우러지며 입안에서 환상적인 조화를 이룬다

망고 외에도 다양한 젤라또가 있으니 취향대로 골라 먹어도 된다

감자 퓌레를 넣어 만든 돌토고리빵도 보기와 다른 반전의 맛을 선사한다

반려견과 함께 문화와 자연을 만나는 광주 여행

반려견과 함께 문화와 자연을 만나는 광주 여행

반려견과 함께 문화와 자연을 만나는 광주 여행

옛것에 새로움을 담은 옛길을 거닐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은 단순한 준비 이상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과정 자체가 설렘을 안겨주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 때문입니다

이번 여행은 반려견 ‘나나’와 함께 문화와 자연을 모두 즐길 수 있는 여행지를 고민하다 광주광역시를 선택했어요

광주는 역사적 유산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져 그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까지 만끽할 수 있는 곳이랍니다

도심에서 문화와 자연을 동시에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도시예요

컴다운 가죽공방은 반려동물과 함께 가죽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에요

반려동물 동반이 가능한 공방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특별한 곳이죠

이곳에선 지갑 에어팟 케이스 여권 슬리브 등 다양한 가죽 제품을 만들 수 있는데

저는 나나를 위한 가죽 목줄을 만들기로 했어요

나나와 함께한 이번 여행의 추억을 담아 직접 목줄을 만들어주면 더 의미 있을 것 같았거든요

공방에 들어서자 아기자기하게 배치된 각종 가죽 제품과 도구들

통창을 통해 쏟아지는 햇빛이 눈길을 사로잡았어요

약 1시간 동안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저는 수업에 집중했고

나나는 제 무릎 위에서 편안히 앉아 함께 시간을 보냈어요

평온하고 힐링되는 기분으로 여행의 시작을 차분하게 열 수 있었답니다

수업은 초보자도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만큼 체계적으로 구성돼 있었어요

먼저 나나의 목 둘레를 측정해 가죽을 재단하고

그 가죽에 로션을 발라 흡수시키면서 보풀을 가라앉히는 작업을 했어요

이후 광택을 내고 바느질도 하며

펀치와 망치를 사용해 구멍을 뚫어 목줄을 완성해 나갔어요

마지막엔 나나의 영문명을 새긴 인식표도 달았답니다

나나가 갈색이라 눈에 잘 띄는 빨간색 가죽을 선택했는데

완성 후 착용해보니 정말 잘 어울리더라고요

직접 만든 목줄을 나나에게 걸어주니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행의 첫 코스를 이렇게 의미 있게 시작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았어요

무등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돼 있어 반려동물 출입이 제한되지만

리프트와 모노레일을 이용할 땐 이동장만 준비하면 반려동물과 함께 탑승이 가능해요

저는 나나에게 아름다운 가을 산의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온 산이 푸릇푸릇해 마치 한여름처럼 보였어요

가을에 방문하면 노랗게 물든 황금빛 단풍이 장관을 이루니

사계절 내내 언제 찾아도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비록 단풍은 보지 못했지만

리프트와 모노레일을 타는 동안 마치 놀이공원에 온 듯한 재미와 스릴을 느낄 수 있었어요

리프트는 스키장보다 느린 속도로 운행돼 무등산의 경치를 천천히 감상하기 좋았답니다

나나는 이동장 안에서 연신 코를 킁킁거리며 주변을 구경했어요

산림욕장에서 나는 피톤치드 향을 내내 맡을 수 있었는데

나나도 그 냄새가 좋았던 것 같아요

리프트는 처음에 꽤 흔들려 다소 무서울 수 있지만

곧 안정적으로 운행돼요

타고 가다 보니 광주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어요

탁 트인 시내 전경에 속이 뚫리고 시원해지는 느낌이었답니다

다만 높은 산속까지 올라가는 만큼 꽤 춥기 때문에

옷을 단단히 챙겨 입는 것을 추천드려요

리프트를 타고 산에 도착하면 모노레일 탑승장까지 숲 속 산책로를 걸어가야 해요

이 산책로 또한 매우 아름다웠어요

푸른 나무들이 만드는 그늘과 길가에 핀 들꽃이 운치 있는 풍경을 만들어 냈거든요

나나는 이동장 안에서 코스모스 향을 맡으며 산책로를 즐겼어요

옛것에 새로움을 담은 옛길을 거닐다

옛것에 새로움을 담은 옛길을 거닐다

옛것에 새로움을 담은 옛길을 거닐다

지구 밖 신세계 증평 좌구산천문대

옛날 선비들이 장원급제를 꿈꾸며 걷던 길을 지금은 천혜의 자연경관을 즐기며 힐링과 휴식을 위해 걷는다

조선 시대 영남 지역에서 한양으로 가는 관문 바로 문경새재다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목적과 생각으로 문경새재를 걸었다

현대에 새로운 길이 놓이면서 한동안 잊혔다가 옛것에 대한 그리움과 걷기 여행자가 많아짐에 따라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얻으며 세트장과 박물관 등 볼거리가 생겼다

‘예스럽거나 새롭거나’ 그야말로 문경새재도립공원에 어울리는 콘셉트다

문경새재는 백두대간의 조령산 마루를 넘는 고개다

조선 시대 영남대로의 중심지로 널리 알려졌으나 기록과 문헌에 따르면 신라 초기부터 이 길을 사용한 것으로 전한다

문경새재의 ‘새재〔鳥嶺〕’에 대한 해석은 여럿이다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풀이나 억새가 우거진 고개’ ‘하늘재와 이우릿재 사이의 고개’ ‘새로 만든 고개’라는 다양한 뜻풀이가 전해온다

세월이 흐르면 모든 게 상황에 따라 변하게 마련

문경새재는 이제 교통로 역할을 하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되었다

이 길이 사랑받는 이유는 옛길의 멋과 청정한 자연을 만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경새재는 전국에서 가장 잘 보존된 옛길이라는 평을 받는다

특히 6.5km에 이르는 황톳길이 있어 옛 운치를 느끼며 걷기 좋다

원시림에 청명한 기운이 가득하고 갖가지 꽃과 나무와 새들이 길동무가 되어준다

이렇게 다양한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 문경새재 일대는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이후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등에 포함됐으며 ‘2015 한국 관광의 별’ 생태 관광자원 부문에 선정되었다

본격적으로 문경새재를 걸어보려면 주흘관(영남제일관)을 통과해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만 해도 조령산과 주흘산을 넘어가는 길에 관문이 하나도 없어 왜군이 쉽게 충주를 거쳐 한양까지 진격했다

결국 임진왜란 후 세 관문과 성벽을 건설하기에 이르렀다

주흘관과 조곡관 조령관이 그때 축조된 세 관문이다

문경새재도립공원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주흘관은 앞면 3칸 옆면 2칸에 팔작지붕으로 관문의 곡선미와 굴곡진 산세가 어우러져 아름답다

세 관문 중 옛 모습을 가장 잘 유지해 문경새재 옛길 탐방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준다

주흘관에서 3km 정도 지나면 조곡관이 나오고 다시 3.5km 거리에 조령관이 있다

주흘관에서 조령관까지 총 6.5km로 길도 완만하다

산과 계곡이 함께하고 곳곳에 옛길의 흔적이 있어 지루하지 않다

산책로를 중심으로 등산로도 여러 갈래 마련되었다

걷는 중간중간 만나는 유적에 관심을 기울여보자

이 길을 걷던 옛사람들의 얘기가 들려오는 듯하다

눈여겨볼 곳이 몇 군데 있다

주흘관에서 약 20분 걸어가면 조령원 터가 나온다

조선 시대에 공무로 이동하던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곳이다

건물은 없어지고 터만 남아 번화하던 때를 상상해본다

조령원 터를 뒤로하고 조금 더 걸어가면 용추폭포와 교귀정이 있다

교귀정은 조선 시대에 신임 경상감사가 전임 감사에게 업무와 관인을 넘겨받은 곳이다

1896년 의병전쟁 당시 소실되어 1999년에 복원했다

웅장한 소나무 한 그루가 교귀정의 품격을 높여준다

지구 밖 신세계 증평 좌구산천문대

지구 밖 신세계 증평 좌구산천문대

지구 밖 신세계 증평 좌구산천문대

애틋한 첫사랑의 설렘을 실은 곳

낮에 맑다가 밤에 흐려진다는 일기예보를 보고 낮 시간에 과감하게 좌구산천문대를 찾았다

낮에는 별이 안 보여 천문대가 쉴 것 같지만 태양 관측 외에도 볼거리가 많다

좌구산천문대 앞에 서면 시뻘건 태양 구조물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반구형 돔 스크린이 설치된 천체투영실의 둥근 외관을 태양으로 꾸민 것이다

그 앞에는 토성과 목성 등 태양계 모형이 있다

태양 크기에 비례해서 만들어 재미있다

태양과 비교해 작은 목성과 토성이 장난감처럼 귀엽다

천문대에 들어가면 3층 주관측실로 향한다

천문대의 상징인 관측 돔이 있는 공간이다

안으로 들어서니 주관측실 가운데 356mm 굴절망원경이 위풍당당하다

경통 길이가 무려 4.5m 천체를 최대 700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

그래서 굴절망원경을 ‘거인의 눈동자’라고도 한다

차르르~ 관측 돔이 열리자 두근두근 심장이 뛴다

망원경에 눈을 대니 태양이 거대한 홍시 같다

자세히 보면 이글거리는 태양의 불기둥도 볼 수 있다

태양 관측이 끝나면 눈에 셀로판지를 대고 태양을 관찰하고

해설사가 태양에 관한 PPT 자료를 열어 설명해준다

관찰 후 이론 교육은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여름철에는 토성과 목성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한다

토성의 띠가 어떻게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태양 관측이 끝나면 1층 천체투영실로 이동한다

의자에 눕듯 앉으면 돔형 스크린이 밤하늘로 바뀐다

별이 하나둘 나타나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진다

별자리가 그림과 함께 펼쳐지면 더욱 환상적이다

백조자리의 백조가 하늘을 나는 방향으로 길게 은하수가 흘러간다

은하수는 독수리자리에서 가장 밝은 견우성과 거문고자리에서 가장 밝은 직녀성 사이를 흐른다는 전설이 있다

은하수 위에 놓인 오작교를 건너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밤하늘을 수놓은 별의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면 별자리 탐험 시간 30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마지막으로 둘러보는 2층은 우주에 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 우주 지식을 넓히는 스페이스 랩이다

‘우주선에서는 뭘 먹고 어떻게 자고 화장실은 어떻게 이용할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무슨 연구를 할까’ 등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설명해놓았다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건 로켓 시뮬레이션이다

스크린을 통해 직접 만든 로켓을 우주 공간에 띄워 조종할 수 있다

그밖에 테슬라코일 중력렌즈 스윙바이 등 흥미로운 체험이 가득하다

천문대 밖으로 나오면 울창한 숲이 펼쳐진다

공기가 서늘하고 새소리가 평화롭다

천문대 주차장에서 좌구산 정상까지 바람소리길이 40분쯤 이어진다

걷기를 즐기는 사람이면 다녀와도 좋겠다

이제 숲을 즐길 차례다

좌구산자연휴양림 입구에는 좌구산명상구름다리가 허공에 걸렸다

길이가 무려 230m로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조심조심 다리 위를 걸어본다

중간쯤 도달하면 양쪽으로 허공이 펼쳐지는 느낌이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현기증이 난다

잠깐 내려다보니 까마득하다

다리에서 계곡까지 약 50m 높이가 천 길 벼랑처럼 느껴진다

다리 건너편 하트 조형물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면 구름다리가 잘 나온다

구름다리를 내려와 좌구산자연휴양림에서 하룻밤 묵는다

휴양림에서 가장 빛나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선선한 바람에 나무가 후드득 어둠을 털어내고

어디서 나타났는지 새들이 저마다 아침을 노래한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고 증평의 명소를 찾아 떠나보자

애틋한 첫사랑의 설렘을 실은 곳

애틋한 첫사랑의 설렘을 실은 곳

애틋한 첫사랑의 설렘을 실은 곳

바다 위를 걷다 서산 웅도

드라마 속 남녀 주인공인 혜진과 성준이 스치듯 스치지 않은 곳

하지만 시간차로 함께 발견한 책 한 권을 통해 그들의 인연을 암시한 공간이 있다

극 중 사내도서관으로 소개된 이곳은 성준의 미팅 장소로도 종종 모습을 드러내 시청자들의 관심을 증폭시켰다

바로 파주출판도시에 위치한 지혜의 숲이다

나지막하면서도 특색 넘치는 건물의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커다란 책장나무숲에 들어온 듯하다

무려 8m라는 높이를 자랑하는 서가에 눈에 휘둥그레질 정도

하지만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종이향을 따라 내부를 걷다보면 이보다 더 매력적인 도서관을 찾을 수 있을까 싶다

묵직한 침묵을 자랑하는 여타 도서관들과는 다르다

엄마가 아이 곁에서 동화책 한 권 소곤소곤 읽어줄 수 있는 자유로움이 흐른다

살짝 출출하다면 카페 인포떼끄에서 가벼운 음식도 있으니 함께 즐겨보자

한 끼를 제대로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지혜의 숲을 이루고 있는 3개의 관 중 1관에는 레스토랑 ‘노을’이 운영되고 있다

주중에는 착한 가격에 맛까지 매력적인 런치세트가 준비되어 있다

책과 함께 나른한 1박2일을 보내고 싶다면 게스트하우스 지지향을 이용해보자

24시간 운영하는 3관이 있으니 긴 하룻밤 책바다에 빠져 지내기 딱이다

외로운 배 닻줄을 풀어 정자 위에 올라가니

강문교 넘은 곁에 동해가 거기로다

조용도 한 경포의 기상 넓고도 아득한 동해의 경계

이보다 갖가지 다 갖춘 곳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홍장고사를 떠들썩할 만하다 하리로다

송강 정철 선생은 관동별곡에서 16세기 당시 강릉 강문교(현재 솟대다리) 주변을 갖가지 다 갖춘 곳이라는 표현으로 얼마나 수려한지를 표현했다

이 문구가 적혀있는 안내판 뒤로 보이는 쪽빛 바다가 바로 성준이 혜진에게 처음으로 달달한 감정을 느끼기 시작한 곳이다

잡지 화보 촬영 답사를 위해 가져간 그의 카메라 프레임 속을 가득 메운 그녀와

그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 그의 모습처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던 바닷가가 바로 강문교 남쪽에 위치한 강문 해변이다

경포해수욕장 바로 옆에 위치한 이곳은 경포해변과는 달리 아담하고 조용해 혼자 사색하기에 최적의 장소다

드라마 속 모스트지의 화보 컨셉이었던 혼자만의 여행에 딱 들어맞는 곳

드라마에서 보았던 예쁜 구조물들도 드문드문 설치되어 있어 연인, 또는 친구와 함께 사진 찍으며 추억을 남기기에도 좋다

1박을 할 수 있는 일정이라면 한밤의 강문해변을 찾아보자

강문해변과 경포해변을 연결하는 솟대다리의 야경이 일품이다

강문해변만 만나고 오기 아쉬운 이들에겐 초입에 위치한 수제버거집 폴앤메리에서의 한 끼를 추천한다

바닷가와 수제버거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이색 조합이지만 이미 줄을 서서 기다릴 정도로 소문이 자자하다

대표 메뉴는 버거에 모짜렐라 치즈가 폭포수처럼 흘러내리는 베이컨모짜렐라버거

비주얼 깡패라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알찬 모습에 놀라지 말자

육즙이 꽉 찬 패티와 쫄깃하고도 풍부한 모짜렐라 치즈, 그리고 신선한 채소가 어우러져 맛은 더욱 더 환상의 조합을 만들어낸다

주말에도 일하는 사랑하는 이를 위해 준비한 따끈한 도시락

그리고 프로포즈를 하겠다는 고백만으로도 황홀한데

한 폭의 그림 같은 배경이 심쿵한 시청자들의 마음을 더욱 녹였다

시청자들이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곳이자 사진 동호인들이 최고로 뽑는 출사지인 두물머리다

예전엔 두머리라 불렀던 두물머리는 남한강과 북한강 줄기가 만나 합쳐지는 양서면 양수리 일대를 이야기한다

1973년 팔당댐이 생기기 전까진 강원도에서 물길 따라 서울로 오가던 사람들이 하루 머물다 가는 포구였다

하지만 찻길이 생기는 대신 뱃길이 막혔고

그렇게 포구로서의 생명을 다했다

바다 위를 걷다 서산 웅도

바다 위를 걷다 서산 웅도

바다 위를 걷다 서산 웅도

경춘선 옛 철길 따라 추억 싣고 달리는 강촌 레일바이크

여행 경험이 쌓이다 보면 발길은 자연스레 섬으로 향한다

번잡한 육지에서 발을 떼고 드넓은 바다 너머로 향하는 길

떠나보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설렘이고 희열이다

게다가 험한 뱃길 대신 신비의 바닷길 건너라면 더욱 반갑다

수도권에서 넉넉잡아 두 시간 남짓

부담스런 거리는 아니지만, 일상에서 그리 가깝지도 않은 곳에 서산 웅도가 있다

이름에서 짐작하듯 웅도는 곰을 닮은 섬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곰이 웅크리고 앉은 모양이라는데

지도로 찾아보니 강아지 꼬리처럼 조도를 달고 있어 꽤 앙증맞다

그런데 웅도로 들어가는 길목에 독특한 표현이 보인다

웅도 바다 갈라짐

그 유명한 진도와 무창포처럼 이곳 웅도 역시 하루 두 번 바닷길이 열린다

매일 조금씩 달라지는 바닷길 시간 때문에 가기 전에 국립해양조사원 홈페이지에서 바다 갈라짐 체험 시간을 확인해야 한다

바닷길 너머 섬이지만 웅도와 육지의 거리는 불과 700m

수심이 얕은 편이라 만조 때도 징검다리를 놓아 건넜다고 한다

지금은 다리가 연결돼 바닷물에 잠겼다 떠오르기를 반복한다

바닷길이 열리면 웅도 주변으로 거대한 갯벌이 모습을 드러낸다

서해에서도 생태계의 보고로 평가되는 가로림만이다

풍요로운 가로림만에 둘러싸인 웅도는 예부터 바지락과 굴, 낙지가 마를 날이 없었다

금세 자루를 가득 채운 바지락을 마을까지 옮기느라 소달구지가 늘어선 장관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근까지 소달구지로 바지락을 옮겼다는 마을 어르신은 달구지 나무 바퀴가 갯벌에 빠지거나 염분에 쉽게 부식되지 않아 유용한 운송 수단이었다고 전한다

게다가 웅도는 섬이지만 곳곳에 논과 밭이 흔하다

갯벌이 없으면 전형적인 농촌이라고 해도 믿을 풍경이다

집집마다 일꾼 대신 소를 키웠고

웅도의 소는 자연스레 땅과 바다를 오갔다

웅도 여행의 중심지는 웅도어촌체험마을이다

전국 1위 어업 공동체답게 마을 주민이 주도적으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웅도의 특산물인 바지락 캐기를 비롯해 낙지잡이와 망둑어 낚시, 족대 체험이 가능하다

가족 단위 여행객도 전화로 예약하면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아이가 낙지잡이에 관심을 보이자, 이장님이 또 다른 바닷길 너머 조도로 안내했다

발을 떼기 조심스러울 만큼 굴과 고둥이 지천이다

아이 눈엔 돌을 들 때마다 후다닥 달아나는 게 신기하다

트럭에서 삽을 가져온 이장님이 갯벌 구석구석 매의 눈으로 살핀다

이내 낙지 구멍을 발견한 듯, 부지런히 삽질한 끝에 제법 실한 낙지 한 마리를 손에 넣었다

아이는 섬이 떠나갈 듯 환호성을 질렀다

그 뒤로 한참 낙지잡이에 열중했지만, 더 잡지는 못했다

예전에는 한나절이면 낙지 수십 마리를 잡아 올릴 만큼 갯벌이 넉넉했지만

간척 사업 영향으로 지금은 한 마리도 귀한 대접을 받는단다

이번에는 깡통열차를 타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사람이 탈 수 있도록 개조한 드럼통을 사륜 바이크에 기차처럼 줄줄이 연결했는데

아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색다른 체험이다

경춘선 옛 철길 따라 추억 싣고 달리는 강촌 레일바이크

경춘선 옛 철길 따라 추억 싣고 달리는 강촌 레일바이크

경춘선 옛 철길 따라 추억 싣고 달리는 강촌 레일바이크

붉은대게의 모든 것 게딱지에 비빈 동해

살랑 불어온 따뜻한 바람이 새순 돋는 나뭇가지를 어루만지고 환하게 쏟아지는 햇살이 강물 위로 고요히 내려앉는 4월 어느 봄날.

가족과 연인과 친구와 함께 근교로 나들이 떠나는 마음은 마냥 기대에 부풀고 설렌다.

하물며 그곳이 대성리, 청평, 가평, 강촌, 춘천으로 이어지는, 그래서 그 이름을 듣는 것만으로도 애틋해지는 옛 경춘선 구간임에랴.

대한민국 중년이라면 누구나 파릇한 시절의 추억 한 자락쯤 묻어두었을 그곳.

한때 젊음과 낭만의 대명사로 통했던 강촌역으로 추억 여행을 떠난다.

“어머~ 어쩌면 강촌역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런데 여기 이 터널 안에 원래 선로가 있지 않았어? 기차가 이 안에 섰잖아.”

“MT철엔 입석도 없어서 몇 명은 서서 가기도 하고 그랬는데.”

추억을 공유한 이들끼리 주고받는 대화에 흥분과 아쉬움이 반반씩 섞여 있다.

2010년 12월 20일, 서울과 춘천을 이어주던 경춘선 무궁화호 열차가 마지막 운행을 마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후 터널 안 선로는 철거됐지만, 아치 모양의 독특한 피암터널과 낡은 역사는 남았다.

오래된 ‘강촌’역 표지판도 그대로다.

북한강을 끼고 달리는 김유정 레일바이크 6km 코스

레일바이크는 김유정역을 시작으로 약 6km 편도로 운행한다.

하절기인 요즘 레일바이크는 오전 9시부터 1시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행된다.

데이트 나온 청춘들, 아이들을 동반한 젊은 부부, 중년의 동창생들, 조부모까지 모시고 나온 가족들… 연령대도, 구성원도 무척 다양하다.

레일바이크는 2인승 (3만원), 4인승(4만원) 두 종류가 있다.

브레이크 작동법 등 간단한 사용 방법과 주의사항을 들은 후 순차적으로 출발한다.

“아, 바람 좋다”

뺨에 와 닿는 싱그러운 봄바람과 선로 옆으로 시원스레 펼쳐진 강줄기에 넋을 놓고 달리다 보면 간이 휴게소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모두들 잠깐 내려 다리쉼도 하고 어묵도 사 먹는다.

평소 운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허벅지 근육이 뻐근해옴을 느낀다.

다시 출발이다 6km 구간에 있는 총 4개의 터널 중 첫 번째 터널이 바로 코앞이다.

터널 속은 빨갛고 파란 조명들이 춤을 춘다.

이런 깨알 같은 이벤트라니! 웃는 사이 어느새 터널을 빠져나온다.

마지막 터널은 VR터널로 VR을 체험하기 위해서는 VR레일바이크를 따로 예약을 해야한다.

강촌역까지는 낭만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으며, 김유정역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셔틀버스를 탑승하면 된다.

옛 김유정역 광장에는 거대한 책들(?)이 즐비해 좋은 촬영 포인트가 되어준다.

책꽂이 형태의 이 대형 북스테이션 조형물은 김유정, 박경리, 한수산, 오정희, 김형경, 최수철 등 강원도와 인연이 깊은 소설가 29명의 주요 작품집 원본을 촬영해 제작한 것이다.

인근 김유정문학촌을 관람하고 닭갈비와 막국수로 식사를 하고 돌아가는 것도 좋다.

강촌레일바이크는 김유정, 경강, 가평 총 3개 코스로 이루어져 있다.

경강역이 어디더라?

서울에서 출발한 열차가 대성리, 청평, 가평을 지나 그 다음 서던 곳이 경강역이다.

경강역 다음은 백양리, 그 다음이 강촌이다.

경춘선 전철이 개통하면서 강촌역과 김유정역은 예전 이름을 그대로 가져갔지만 경강역은 굴봉산역으로 역명이 바뀌었다.

‘경강’은 경기도의 ‘경’과 강원도의 ‘강’을 각각 한 글자씩 딴 것이다.

붉은대게의 모든 것 게딱지에 비빈 동해

붉은대게의 모든 것 게딱지에 비빈 동해

붉은대게의 모든 것 게딱지에 비빈 동해

평화 관광의 뉴 페이스 고성통일전망타워

붉은대게로 불리는 홍게 주산지로 알려진 속초

그 중에서도 동명항은 홍게잡이 배가 드나드는 덕분에 풍부한 물량을 자랑한다

흔히들 동해안 별미로 대게를 첫손에 꼽는데 대게에 밀려 2인자 취급받는 홍게도 실은 빼놓을 수 없는 별미

오늘은 강원도 해안 전역에서 통상 대게보다 저렴하게 맛볼 수 있는 홍게를 찾아 나서봤다

겨울 동해안 별미로 꼽히는 대게

대게는 다리가 길쭉하니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다고 붙은 이름이다

한자어로 풀면 죽해가 된다

홍게를 이르는 붉은대게는 대게와 비슷하게 생겨 가끔 대게로 착각당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고 보면 이 둘은 맛도 색도 다르다

어디 그뿐이랴

사는 동네도 다르다

대게는 수심 301800m, 홍게는 수심 4002300m 아래 부드러운 진흙 또는 모래 바닥에 서식한다

그리고 수심 450~600m에서는 대게와 홍게의 잡종인 청게가 자리한다

모습이 대게를 닮아 너도대게라고 부른다

붉은대게를 맛보기 전 영원한 형님, 대게부터 살짝 살펴보자

대게의 최고봉은 박달대게다

종종 박달대게를 고유명사로 여기는 이들도 있는데 속살이 꽉 찬 대게를 박달대게라고 부른다

국내산이건 수입산이건 속살이 꽉 찼으면 박달대게다

통상 국내산은 마리당, 수입산은 무게로 가격을 정한다

홍게 주산지로 알려진 속초에서도 대게를 만날 수 있다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평균 kg에 10만원 선

속이 좀 덜 찼어도 대게는 대게다

대게는 홍게의 선명한 붉은 색 대신 약간 어두운 갈색을 띈다

먹기 좋게 쪄낸 대게를 보면 색깔 차이가 더 확연하다

대게는 삶고 나면 황금색이 묻어나는 연한 분홍빛으로 변하고 찌기 전에도 붉은색이던 홍게는 삶은 후에도 붉은 빛이 선명하다

겉모습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맛에서는 그 차이가 확연하다

대게와 홍게를 함께 맛볼 경우에는 맛의 차이를 확실하게 실감할 수 있다

대게의 속살은 달큰하다

달짝지근한 속살은 입안에 들어가면 부드럽게 녹아든다

부드럽고 달큰한 대게를 맛보다 홍게로 넘어오면 짭조름한 맛이 달려온다

상대적으로 짭잘한 맛이 선명한 홍게는 흔히들 대게보다 저렴하다 생각하지만 홍게 상태에 따라 값이 천차만별이다

개중에는 대게와 맞먹는 몸값을 자랑하는 속살 꽉 찬 홍게도 있다

그래도 대부분은 박달대게 값을 따라가지는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맘때 즈음 많이 잡히는 홍게는 kg에 2만원부터 6~7만원까지 다양한 몸값을 자랑한다

다양한 몸값의 홍게, 어디서 어떤 걸 먹어야 좋을까

붉은대게 위판장이 있는 속초 동명항을 찾는 것이 싱싱한 홍게를 가장 저렴하게 먹을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이에요

동명항 직판장에서 홍게를 사서 동명 활어센터 2층에서 먹는 게 가장 저렴하죠

홍게도 kg에 3만원은 되어야 먹을만 해요

넉넉하게 1인당 1kg 정도 잡으면 실컷 먹죠

4인 가족을 예로 들자면 12만원 정도면 홍게를 맛볼 수 있어요

통발이나 그물로 잡는 붉은대게는 7~8월을 제외하고는 사철 먹을 수 있다

수심 1000m가 넘는 깊은 바다에 통발을 뿌려두었다가 건져내면 통발에 들어왔다 빠져나가지 못한 홍게들이 딸려 올라온다

수심이 얕은 곳에 뿌려둔 그물보다 통발로 잡은 게들의 상태가 싱싱하다

더울 때에도 잡히긴 하지만 올라오는 중에 종종 죽어버려 찬바람 부는 지금이 붉은대게 제철이다

속살도 꽉 차 있고 어획량도 넉넉해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해지는 덕분이다

평화 관광의 뉴 페이스 고성통일전망타워

평화 관광의 뉴 페이스 고성통일전망타워

평화 관광의 뉴 페이스 고성통일전망타워

대구 성당에서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남과 북은 역사를 함께 굴려 나가는 수레바퀴 한 쌍에 비유할 만하다

항상 같은 거리를 유지하고 달리는 두 바퀴는 때로 삐거덕거리는가 하면, 때로 조화롭게 호흡을 맞추기도 한다

최근 1년여 동안 남북의 수레바퀴가 멋진 팀워크를 선보이며 한반도에 전에 없는 평화의 기류가 흐른다

북한이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존재임을 실감한 시기다

강원도 고성군에 가면 북한의 멀고도 가까운 거리감을 체득할 수 있다

2018년 12월 말 개관한 고성통일전망타워는 종전 통일전망대보다 훨씬 높은 곳에 위치해, 북녘땅이 한눈에 내다보인다

고성의 새로운 명소 고성통일전망타워가 위치한 북쪽 지역은 지난 4월에 발생한 산불에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

‘여행이 또 다른 기부’라는 말을 떠올리며 고성통일전망타워로 향한다

국도7호선을 타고 북쪽 끝까지 가면 고성통일전망타워에 이르지만, 내처 달릴 수는 없다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 신고 절차를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

출입 신청서를 작성하고 안보 교육을 받은 뒤, 정해진 시간에 본인 차를 타고 이동한다

시간이 남으면 통일안보공원에서 북한 상품이나 지역 특산품을 구경하자

2018 남북정상회담 기념우표도 판매한다

고성통일전망타워까지 약 10km 거리인데, 중간에 제진검문소를 지난다

이곳에서 출입 신청서를 제출하고 민통선 차량 출입증을 받는다

이제 차량의 블랙박스도 꺼야 한다

이런 절차를 거치며 우리가 분단국가에 살고 있음을 실감한다

해발 70m에 건립된 고성통일전망타워는 높이 34m로 멀리서도 눈에 띈다

군부대 외 대형 건물이 별로 없는 이곳에서 단연 돋보이는 랜드마크다

고성통일전망타워는 종전 통일전망대 옆에 있는데, 두 건물은 세월의 간극만큼 대조적이다

통일전망대는 1984년 2월, 고성통일전망타워는 2018년 12월 개관했다

이제는 허름해진 2층 높이 통일전망대와 알파벳 ‘D’의 날렵한 선을 뽐내는 고성통일전망타워는 외관부터 약 35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DMZ의 ‘D 자’를 형상화한 고성통일전망타워는 1층과 2층이 붙어 있고, 3층은 엘리베이터와 계단, 양 축대를 지지대 삼아 공중에 뜬 형태다

1층에는 안내 데스크와 특산품홍보장 등이 있고, 2층에는 전망교육실과 통일홍보관, 3층에는 전망대가 자리한다

1층으로 들어가면 이산가족 관련 사진이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KBS 특별 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사진을 전시하는 것

조망이 탁 트인 야외전망대도 있다

야외전망대로 나가기 전, 2층 전망교육실에 방문하자

전면이 유리로 된 교육실에서 해설자가 눈앞에 보이는 장소를 하나하나 설명해준다

해설자는 먼저 해안가의 작은 섬, 송도를 가리킨다

그 왼쪽으로 군사분계선 표시용 말뚝이 있다

군사분계선은 철책이 아니라 서해부터 동해까지 일정한 간격으로 말뚝을 박아 표시한다

말뚝을 사이에 두고 마주한 북한군 초소와 한국군 초소가 육안으로 희미하게 보인다

해안에서 가까운 곳에 남북을 잇는 도로와 철로가 있다

잘 뻗은 도로는 금강산 관광객을 실어 나르던 육로다

관람객이 “저 길을 따라 다시 금강산에 가고 싶다”고 말한다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멀리 금강산 신선대와 옥녀봉부터 일출봉까지 보인다

날씨와 햇빛의 방향에 따라 금강산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때도 많다고 한다

이렇게 안내 해설을 듣고 1층 야외전망대나 3층 전망대를 돌아봐야 효과적이다

막연히 풍경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여기는 어디, 저기는 어디인지 알고 깊이 들여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프로그램은 상시 진행한다

주말에는 보통 15~30분 간격으로, 평일에는 요청하면 참여 가능하다

대구 성당에서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대구 성당에서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대구 성당에서 축복을 검은 사제들 촬영지

태안 어은돌 자그마한 해변에 재미 한가득

김윤석, 강동원 주연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검은 사제들>은 한국판 <엑소시스트>다.

악령을 쫓는 구마의식을 다룬 영화답게 우리나라 대표 성당들이 등장한다.

특히 대구의 아름다운 성당들이 눈에 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대구 여행을 계획했다면 꼭 눈여겨볼 일이다.

지하철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검은 사제들>의 타이틀 시퀀스는 최 부제(강동원 분)의 라틴어 기도문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구마의식에 관한 자료들이 이어진다.

영상 중간에는 어두운 골목 안쪽에 서서 기도하는 최 부제의 모습이 보인다.

구마의식을 행하기 위해 영신(박소담 분)의 집으로 들어가기 전의 장면인 듯하다.

대구시 동성로에 있는 프로스펙스 매장 앞 골목이다.

길과 길을 잇는 샛길로 번화가 쪽 큰길에서 보면 제법 으슥하다.

영신의 집 앞 골목은 도시의 뒷골목이다.

여느 영화가 그렇듯 <검은 사제들>도 이 장면을 한 장소에서만 촬영하지 않았다.

관객이 보기에는 같은 장소인 듯하지만, 서울 명동의 명동8길 올리브영 맞은편 골목 촬영 분량과 번갈아가며 사용했다.

지방에서는 가장 번화한 길을 종종 ‘명동’에 비유하는데, 동성로는 ‘대구의 명동’이라 불린다.

원래 대구읍성이 있던 자리다.

100년 전 도로가 들어서며 읍성은 사라졌다.

동성로를 거닐다 보면 붉은 보도블록 가운데 장대석으로 이어진 돌길을 볼 수 있는데, 바로 대구읍성을 표시한 것이다.

대구백화점 앞에는 대구읍성의 성벽을 재현한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실제 높이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성로의 역사를 말해준다.

광장에는 야외 무대가 있어 젊은이들이 거리공연을 펼치곤 한다.

대형 크리스마스트리와 조명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운다.

낮보다는 밤에 찾으면 한층 활기차다.

동성로에는 예전부터 공연장과 극장 등이 많았다.

그 가운데 CGV대구한일은 옛 한일극장으로, 1938년 대구 최초의 철근 콘크리트 건물인 키네마극장이 자리했던 곳이다.

동성로 서쪽에는 계산성당이 있다.

동성로가 ‘대구의 명동’이라면, 계산성당은 서울의 명동성당 같은 존재감을 가진다.

주교좌성당으로 대구·경북의 가톨릭교회를 대표한다.

현 성당 건물은 한 차례 화재를 겪은 뒤 로베르 신부가 1903년에 세운 것이다.

외관은 2개의 십자가 종탑이 두드러진다.

성당 내부는 양쪽의 회색 벽돌 기둥이 성스러운 기품을 더한다.

한복 차림의 성인을 그린 스테인드글라스 창도 눈여겨볼 일이다.

서울 명동성당, 전주 전동성당과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근대 성당 건축물로 손꼽힌다.

계산성당은 <검은 사제들>에서 명동성당과 하나의 공간처럼 등장한다.

최 부제가 김 신부(김윤석)의 부탁으로 구마의식을 위한 성물을 가지러 가는데, 그때 나오는 성당이 명동성당과 계산성당이다.

먼저 최 부제가 성당으로 들어갈 때 성당 전체의 부감 샷이 계산성당이다.

십자가 모양의 평면이 보인다(극중에서는 주황색 지붕의 성당이 부감 샷으로 잡히기도 하는데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주교좌성당이다).

몬시뇰(손종학 분)이 3D 안경을 끼고 TV를 보는 장면 역시 계산성당에서 촬영했다.

극중 최 부제는 서울가톨릭대학교의 사고뭉치 신학생으로 나온다.

그의 학교생활 역시 여러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와 대구가톨릭대 유스티노캠퍼스가 자주 등장한다.

학장(김의성 분) 신부가 최 부제와 김 신부를 만나는 장면 등에서다.

<검은 사제들>은 김윤석, 강동원 두 주연 배우 못지않게 영신 역의 박다솜도 주목을 받았다.

악령이 든 부마자 여고생으로 나온 배우다.

극중에서는 김 신부가 있던 성당의 신자였다.

김 신부가 영신과의 추억을 회상하는 장면 가운데, 영신이 성가대에서 노래하기 위해 김 신부에게 테스트를 받는 장면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