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외롭지 않아요 대한민국 독도

이제는 외롭지 않아요 대한민국 독도

이제는 외롭지 않아요 대한민국 독도

손성목영화박물관 강릉에서 만나는 시네마 천국

언젠가 한번쯤 가보고 싶은 우리 땅, 독도를 찾았다. 강릉에서 세 시간 쯤 달려 자리한 울릉도에서도 이백리는 달려야 닿는 한반도 최동단 섬.

망망대해 가운데 꿋꿋하게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대견하고 또 아련하다.

코앞까지 가서도 접안하지 못해 애타는 짝사랑처럼 바라보기만 하는 일도 부지기수.

일단 독도에 발을 디뎠다면 하늘이 도운 셈, 감사하게 만나러 가보자.

첫눈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첫사랑처럼 ‘독도’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노래.

외우려고 노력한 기억 없건만 자연스럽게 흥얼거리는 것을 보니 우리는 제법 친근한 사이인 듯 싶다.

멀리 외떨어져 한반도 동해의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작은 바위섬’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어 ‘막내섬’으로 여겨지는 독도.

속사정 살펴보면 250만~460만 년 전 솟은 독도는 울릉도보다도, 120만 년 전 태어난 제주도보다도 형님이다.

작은 덩치 때문에, 또 멀리 떨어진 위치 때문에 ‘독도분쟁’ 때나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우리네 가슴에는 ‘독도의 방’이 한 칸씩 있다.

사람마다 크기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땅에서 나고 자란 이들에게 그 어떤 정치적 이유를 차치하더라도 따라붙는 자동 옵션이랄까.

수백만 년 전 해저 2000m에서 솟은 용암이 굳어져 생긴 바위섬은 사람이 머물기 좋은 조건은 아니지만 그가 품은 바다 아래에는 황금어장과 풍부한 지하자원이 안겨있다.

당장 먹을 수 있는 풍부한 수산물, 그리고 석탄과 석유 같은 현재 에너지가 고갈된 후 유용할 미래 에너지라.

얼굴과 마음도 예쁜데다 똑똑하기까지 한, 게다가 몸매까지 근사한 다른 사람의 부인을 내 사람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도 비슷하지 않을까.

마음 같아선 독도에서 많이 나는 수산물 잡이부터 바다 아래 구석구석까지 조사해 보고 싶지만 독도를 찾는 이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은 고작 30여 분뿐이다.

1999년 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등재는 1982년)으로 지정된 독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다.

독도로 가기 위해서는 울릉도부터 찾는 것이 순서다. 강원도 강릉과 묵호, 경북 포항에서 울릉도행 여객선이 다닌다.

뭍에서 울릉도를 가는데 통상 3시간 안팎이 필요하고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적게는 한시간부터 많게는 두시간까지 필요하다.

울릉도에서부터 독도까지 달려가 독도에 잠시 머물다 울릉도로 돌아오는 독도행 유람선에 오르면 2시간30분에서 4시간30분쯤 걸린다.

배에 따라 시속에 차이가 있으니 독도로 향할 때는 반드시 소요시간을 확인하자.

그리고 한가지 더, 모처럼(아마도 평생에 한번뿐이겠지만) 독도 여행을 계획했다면 날씨 체크는 필수다.

섬 여행이 그렇지만 특히나 독도는 날씨의 영향이 크다. 미리미리 일기예보를 확인해 배편을 확보해두는 편이 좋다.

또 성수기가 지난 다음부터는 독도행 배가 날마다 운항하지 않는다는 것도 기억해두자. 울릉도에 입도했는데 날씨가 좋다면, 무조건 독도부터 가는 편이 좋다.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섬 기후이기 때문에 울릉도에 머무는 중 날씨가 좋은 날이 있다면 그날 독도로 향하자.

물론 울릉도를 몇 번이고 찾는 마니아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나이를 불문하고 초행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왕 울릉도까지 찾은 김에 놓치지 말고 독도까지 만나러 갈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는 편이 좋다.

울릉도에서 독도로 향하는 배는 저동항과 울릉신항(사동항)에서 출발한다.

뭍에서 울릉도로 입도하는 배는 저동항, 도동항, 울릉신항으로 들어선다.

저동항으로 들어왔다면 저동항 여객선터미널에서 독도행 배편을 구해도 좋다. 울릉신항에도 씨플라워호·독도사랑호·돌핀호 등이 운항한다.

배삯은 4만5000원으로 동일하지만 소요시간은 차이가 있으니 반드시 확인해두자. 5시간 가까이 걸려 독도를 만나고 온 사람 여기 있다.

한 가지 더, 11월만 되어도 독도로 향하는 배가 뜸하다. 날이 추워지면 독도행 배는 운항을 멈췄다가 다시 내년 봄이 되면 독도로 향한다.

손성목영화박물관 강릉에서 만나는 시네마 천국

손성목영화박물관 강릉에서 만나는 시네마 천국

손성목영화박물관 강릉에서 만나는 시네마 천국

충주 삼탄유원지 인등산기차 타고 떠나요

경포호에 위치한 참소리축음기 & 에디슨과학박물관은 강릉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사람이 소리를 담기 시작한 흔적과 세계 최고의 발명왕으로 손꼽는 에디슨의 다양한 발명품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참소리축음기 & 에디슨과학박물관 옆에 손성목영화박물관이 새롭게 들어섰다.

에디슨의 3대 발명품인 축음기, 전구, 영사기를 이제 한곳에서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새롭게 조성된 강릉의 시네마 천국, 손성목영화박물관을 찾아 나섰다.

손성목영화박물관은 손성목 관장이 전 세계 30여 개국을 돌며 수집한 영사기와 영화 카메라를 비롯해 영화 관련 자료 3만 5,000여 점을 갖춘 전시관으로 영화의 역사를 만나보는 공간이다.

축음기, 전구, 영사기는 토머스 에디슨의 3대 발명품으로 손꼽힌다.

인류 최초로 소리와 빛, 영상을 재생 가능하게 담아낸 역사의 시작을 알리는 발명품이다.

영화박물관은 에디슨의 3대 발명품 중 하나인 영사기를 주제로 영화 이야기를 담았다.

환등기, 영사기, 영화 카메라 등을 통해 영화의 시작과 발전 과정을 만난다.

영화박물관은 1층에서 시작해 2층에는 환등기, 카메라, 편집기 등 영화 관련 전시품이 한 자리에 모여 있다.

에디슨의 최초 발명품인 키네토스코프가 전시된 에디슨영사기전시관을 비롯해

우리나라 영화에 지대한 공헌을 한 극작가 신봉승 씨와 영화감독 손만성 씨가 기증한 영화 관련 장비와 자료를 볼 수 있다.

전시 공간 가운데 마련된 영상관에서 잠시 만나는 영상은 100년이 넘는 영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전해준다.

우선 영상관의 의자가 이채롭다. 이 의자들은 미국에서 공수해온 수집품 중 하나다. 100여 년 전 미국 극장에서 사용했던 의자다.

환등기부터 무성영화, 유성영화를 거쳐 1930년대 말부터 등장하는 컬러 영화, 아이맥스 영화와 SF 영화, 그리고 디지털 시대의 영화에 이르기까지 짧은 시간 동안 1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

전시품 가운데 역사상 최초의 컬러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찍은 카메라도 있다.

할리우드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불이 나면서 시장에 나온 것을 30만 달러나 주고 구한 진기한 물건이다.

원래 3대가 있었는데 1대는 스미소니언박물관에, 그리고 나머지 1대는 스튜디오 화재 때 화마에 휩싸여 사라졌다고.

박물관 2층에서 1층으로 내려가는 경사로는 1900년대 초부터 근래에 사용한 영사기들과 다양한 포스터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꾸며 내려가는 동안에도 지루하지 않다.

영화박물관에서 가장 인상적인 곳은 1층에 있는 참소리영화관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영화의 명장면을 옛 방식 그대로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참소리영화관은 웬만한 영화관 못지않은 크기로 1930~50년대 미국 극장에서 사용한 오디오 설비를 갖춰 감동의 시간을 선사한다.

나이 지긋한 어른들에게는 청춘의 향수로 다가오고,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영화에 담긴 추억을 떠올려볼 수 있다.

영화에 관심이 없더라도 화면 가득 채워지는 추억의 영화와 귀에 익숙한 음악에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한다.

화면이 밝아지면서 등장한 영화는 감독이자 배우였던 찰리 채플린의 대표작 가운데 <모던 타임스>의 런치타임 부분이다.

큰 구두와 펑퍼짐한 바지에 중절모를 쓰고 지팡이를 돌리는 콧수염 난 광대, 그가 그려낸 시대 풍자는 명쾌하면서도 아련하다.

충주 삼탄유원지 인등산기차 타고 떠나요

충주 삼탄유원지 인등산기차 타고 떠나요

충주 삼탄유원지 인등산기차 타고 떠나요

품격 있는 농촌체험 한옥마을 인량리

여름이면 생각나는 물놀이, 경치 좋은 자연 속 물놀이는 그야말로 신선놀음이다.

거기에 기차 타고 떠나는 낭만이 더해지면, 시간에 상관없이 여행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기차역 바로 앞에 물과 숲, 산이 어우러진 삼탄유원지를 소개한다.

가볍게 떠나는 캠핑도 좋고, 유원지 옆에 모여 있는 숙박시설을 이용하기에도 편하다.

천제의 기운을 지닌 인등산의 정기를 받는 것도 좋다. 돌아오는 길, 충주역 부근 관광까지 즐기면 여행이 더욱 풍성해진다. 기차 타고 떠나자, 충주!

충북 충주시 산척면에 삼탄유원지가 있다. 삼탄유원지를 찾아가는 길은 기차를 이용하는 게 좋다.

삼탄역에서 약 500m 거리에 유원지가 있기 때문이다. 역 바로 앞 삼탄교를 지나 도로를 따라가면 명돌마을이 나온다.

삼탄은 관청소여울, 소나무여울, 따개비여울 등 여울이 셋이라는 뜻이다. 남한강으로 이어지는 주포천이 유원지를 감싸고 흐른다.

예전에는 화전민들이 가끔 머물렀을 정도로 인적이 드문 오지였지만, 1958년 지금의 삼탄역을 지나는 기차가 연장되면서 마을과 유원지가 형성되었다.

그후 2000년 6월에는 유원지 옆으로 체육공원이 조성되었다. 근래에는 공원 중앙에 천연잔디 축구장이 마련되었다.

유원지 내에 있는 대부분의 시설은 무료로 사용이 가능하지만, 잔디구장은 예약 후 관리비를 지불해야 한다.

잔디구장 외에 공터는 야영장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야영장이 넓어서 언제 가든 자리 구하기가 어렵지 않다.

화장실과 급수대, 주차장 등 편의시설도 잘 되어 있다.

유원지 진입로에 있는 상가들은 식당과 매점, 민박을 겸하고 있다.

이곳에서 물놀이용품은 물론이고 간단한 낚시도구를 대여하거나 구입할 수도 있다. 매년 여름철이면 주민들이 합심하여 유원지 주변 환경을 정비한다.

올해는 7월16일부터 8월 15일까지 주민 200여 명이 참여하는 환경안내소와 새마을문고를 운영한다.

환경안내소는 유원지 주변 쓰레기를 치우고 재활용품을 수거하는 등 피서객들을 위해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는 봉사활동이다.

새마을문고에는 도서2,000여 권을 비치하여 무료로 대여해주며, 건전한 휴가문화를 이끌고 있다.

강가에는 담당 주민이 상주하며 물놀이 안전사고에 대비한다.

유원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주포천 건너편은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룬다.

강폭이 넓고 수위가 다양해 아이부터 어른까지 물놀이를 즐기기에 좋다. 체육공원 옆으로는 자갈밭이 펼쳐진다.

그 위에 수풀이 우거져 있고, 버드나무 등 잎사귀 풍성한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다.

인등산은 유원지 바로 뒤에 자리한 높이 667m의 산이다. 북쪽에 천등산(807m), 남쪽에 지등산(535m)과 함께 천, 지, 인 3재를 뜻하는 삼등산에 속한다.

삼등산은 산세가 험하고 골짜기가 깊어, 예부터 나라에 난리가 나면 피난민들이 숨어 지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또 삼등산을 모두 넘으면 한 가지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천등산은 산꼭대기가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산행이 쉽지 않다.

박달재와 함께 대중가요 <울고 넘는 박달재>로 유명해졌지만, 사실 박달재는 천등산과 원서천을 사이에 두고 약 9km정도 떨어진 곳으로 시랑산에 속한다.

지등산은 인등산에서 이어진 산으로, 낮고 볼품이 없어 산행의 재미를 느끼기에는 다소 부족하다.

인등산은 그중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정상까지 걷는 동안 풍광이 수려하고, 시계가 좋은 날은 멀리 충주호반까지 내려다볼 수 있다.

품격 있는 농촌체험 한옥마을 인량리

품격 있는 농촌체험 한옥마을 인량리

품격 있는 농촌체험 한옥마을 인량리

행복한 장터 구수한 아라리 가락 들으며 정(情)과 인심

어질고 인자한 사람이 많다는 인량리. 500여 년을 넘나드는 고택이 촘촘한 마을에 들어서면 왠지 글 읽는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아니나 다를까, 한 집 건너 한 사람이 박사 가 난 마을이란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을은 우리나라 5대 명당으로 꼽이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가만히 서 있어도 기운을 받는 듯한 이 마을에 하루 머무는 것도 좋은데, 무료하지 않게 체험 프로그램까지 무궁무진하다.

품격에 재미를 더한 나들이, 인량리에 숨어있었다.

마을의 첫인상은 포근하다. 송천강을 건너면 칠갑산 자락이 마을을 감싸 안은 모습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나지막한 산과 넉넉한 들판, 그 사이에 아기자기 하게 들어 선 마을. 어느 하나 모난 곳이나 튀는 구석 없이 잘생겼다.

풍수에 문외한이라도 배산임수의 평온이 절로 느껴지는 명당이다. 옹기종기 모인 고택이 마을의 품격을 전해준다.

마을의 역사를 잠시 짚어보자. 1610년(광해군 2)부터 어질고 인자한 현인이 많다고 인량리라 불려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량리는 8성씨 12종가가 모여 사는 양반 마을이다. 많게는 500년이 넘고, 적게는 200년 남짓 되는 고택이 즐비하다.

문화재로 지정된 가옥이 9채에 이른다. 마을 사람들은 ‘나라골’이라는 옛 이름을 더 사랑한다.

삼한 시대에 우시국의 도읍이 있었다고 나라골이라 불렸다고도 하고, 마을의 지세가 학이 날아가는 것과 같아서 ‘나래골’이 되었다고도 한다.

마을에는 예나 지금이나 걸출한 인재가 많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는 사모관대 행차가 끊이지 않았고, 근래에는 박사가 40여 명, 서울대 출신이 40여 명이다.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에 드는 명당이라는 말이 실감 난다.

뒷짐을 지고 본격적으로 고택 산책에 나서보자. 마을 입구에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가 지키고 섰다.

사람들은 이곳을 ‘팔풍정’이라 부른다. 팔풍정에는 주민을 괴롭히던 여덟 요괴를 물리친 역동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팔풍정은 마을 사람과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평화로운 그늘을 선사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팔풍정 맞은편에 앙증맞은 버스 정류장이 있고, 그 옆에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보인다.

좁은 시골길에는 석류며 감이 주렁주렁 열렸고, 집 옆에는 손만 뻗으면 닿을 거리에 사과가 빨갛게 익어간다.

발길이 가장 먼저 닿은 곳은 용암종택이다. 열린 대문 앞에서 걸음이 우뚝 선다.

헛담을 두른 조심스러운 정취, 꾸미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꽃밭이 대문을 액자 삼아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그대로 가져다가 두고두고 보고 싶은 풍경이다. 대문으로 들어서면 나지막한 산자락 풍경을 해치지 않으려고 지붕을 낮춘 선조의 멋이 감탄사를 자아낸다.

1728년(영조 4) 이인좌의 난을 진압한 용암 김익중이 같은 해 지은 집이다.

용암종택을 나서면 길은 삼벽당으로 이어진다. 삼벽당은 농암 이현보의 넷째 아들 이중량의 종택이다.

겹겹이 이어지는 화려한 지붕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삼벽당은 ‘세 가지가 푸른 집’이라는 뜻이다. 세 가지는 청벽오동나무, 대나무, 소나무를 의미한다. 집 뒤로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하다.

둥근 목재로 만든 문지방이며, 45°로 깎아 연귀 맞춤한 문틀 등 구석구석 섬세함이 돋보인다.

삼벽당을 뒤로하고 가을볕을 따라가면 오봉종택과 만난다. 기품 있는 한옥의 멋을 고스란히 간직한 집이다.

집에서 가장 높은 벽산정 마루에 오르면 오봉헌과 고택 지붕이 오밀조밀 이어지고, 마을이 넉넉히 펼쳐진다.

안동 권씨 영해파 입향조 권책의 종택으로, 안동 권씨의 위세가 엿보인다.

행복한 장터 구수한 아라리 가락 들으며 정(情)과 인심

행복한 장터 구수한 아라리 가락 들으며 정(情)과 인심

행복한 장터 구수한 아라리 가락 들으며 정(情)과 인심

통영 대매물도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

발길 닿는 대로 걸었을 뿐인데 가도 가도 첩첩산중이다. ‘태곳적 원시 자연의 모습이 이런 것일까?’ 겹겹으로 둘러싸인 산골짜기와 그 사이로

휘돌아 가는 계곡의 풍광이 눈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이곳이 바로 강원도 정선. 정선군에는 느긋한 휴식과 함께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5일장이 있다.

전통 시골장 특유의 소박한 멋과 맛, 그리고 정(情)과 인심이 한데 어우러진 ‘정선 5일장’으로 가보자.

백두대간이 지나는 정선에는 가리왕산, 노추산, 민둥산, 함백산, 두위봉, 백운산 등 명산이 많다.

정선에 왔다면 동화 같은 신비와 아름다움을 간직한 ‘조양산’에 꼭 들러보자. 조양산은 정선읍의 안산(案山)으로

그 모양이 꼭 상투처럼 생겼다하여 ‘상투봉’이라고도 부른다. 조양산은 오래전부터 정선읍민들이 산책 삼아 오르내리던 동네 산이다.

정선 시내에서 한 시간 반 남짓 등산로를 따라 성불사 송림을 헤치고 오르면 금세 정상에 도달한다.

정상에 서면, 읍소재지 봉양리와 북실리, 애산리가 발아래 펼쳐지는데, 그 모습이 마치 새의 둥지 안에 앉은 듯, 아늑한 느낌과 동화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조양산이 유명한 것은 그 산자락 아래 ‘정선 5일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1966년부터 이어온 정선 5일장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시골 장이다.

조양산에서 정선의 청정 자연을 만끽했다면 다음은 정선 5일장으로 향하자.

날짜 끝자리, 2와 7일 들어가는 날이면 정선에는 5일장이 들어선다. 말 그대로 5일마다 열리는 장날이자, 마을의 잔치 날이다

정선군 정선읍에서 열리는 정선 5일장에서는 취나물과 곤드레 나물과 같은 각종 산나물과 약초, 그리고 감자와 황기,

더덕, 칡과 같은 이 지역의 농산물과 특산물을 두루 구경할 수 있다.

더구나 이것들이 본격적으로 장터에 쏟아져 나오는 시기가 5월부터이니, 지금 정선에 가면 시골장의 소박한 멋과 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시골 장터에 가본 적이 있는가.

그 지역에서 나는 온갖 나물과 채소, 곡물 등 제철에 나는 특산물들이 저마다 “나 좀 쳐다보시오!”하며 관광객들을 유혹한다.

다양한 모양새와 향긋한 냄새로 외지인들의 발길을 붙잡는 것이다. 좌판에 펼쳐 놓은 온갖 특산물을 구경하는 즐거움이 제법 있다.

그러다가 좌판에 앉아 나물을 파는 할머니의 주름진 손등을 보면서 마음이 애잔해 지며, 어느 새 장터에서 흥정하는 시끌벅적한 소리에 ‘사람 냄새’나는 충만한 생동감을 느낀다.

정선 5일장이 열리는 날짜에 맞춰 정선을 찾는 이유는, 이 5일장에서 가장 ‘정선’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기 때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리나라 두메산골의 대명사인 정선에는 첩첩히 둘러싸인 산 때문에 논농사를 지을 수 없어 쌀이 귀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산에 나는 나물을 구해 허기를 달랬다.

산언저리에 흔하게 자란 풀을 따다가 쌀을 조금 섞어 끓인 죽을 먹었는데, 이것이 ‘곤드레’이다.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꼭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하는 사람 같다’고 해서 이름 붙여졌다.

또한 장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먹거리이다. 여행지에 와서 식당이 어디 있는 지 수고스럽게 찾지 말자.

5일장에 오면 모든 게 한 번에 해결된다. 장터도 구경하고 정선의 다양한 먹거리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정선 5일장 인근 먹자골목 식당에서는 곤드레밥, 콧등치기, 올챙이국수, 메밀국죽, 황기 족발, 황기 막국수 등 정선 특유의 먹거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다.

콧등치기는 메밀로 만든 국수로, 입으로 빨아들일 때 딱딱한 면발이 콧등을 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름도 재미있는 이 콧등치기 국수와 옥수수 막걸리를 곁들이니, ‘이런 맛에 사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잃었던 활기와 생동감이 솟는다.

정선에 직접 와서 먹는 ‘정선의 맛’이라 그런지, 더 입안에 착착 감기면서 맛있게 느껴진다.

아무래도 이곳 정선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맛이기 때문이리라.

통영 대매물도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

통영 대매물도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

통영 대매물도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

물맛이 운명을 바꾼 상주의 막걸리 경북 상주 은자골탁배기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이면 대매물도의 남쪽, 대항마을에 닿는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약 27km. 27가구 30여 명의 주민이 생활하는 이 마을은 마을 전체가 한눈에 들어올 정도로 아담하다.

장군봉(210m)에 기대어 자리한 민가의 모습이 마치 갯바위에 붙어있는 따개비처럼 정겹다.

가파른 마을 입구를 오르면 가익도, 소지도, 비진도 등이 눈 아래 펼쳐진다. 대매물도와 가장 가까운 가익도는 거대한 왕관이 바다에 떠있는 듯한 모습이다.

다섯 개의 크고 작은 바위로 이뤄진 가익도는 주민들 사이에서 ‘삼여’ 또는 ‘오륙도’라고 불린다.

보는 위치에 따라 바위가 세 개로도, 다섯 개로 보이기 때문이다. 가익도 뒤로 보이는 소지도는 배우 엄태웅이 모델로 나온 모 음료회사의 광고를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대항마을과 당금마을은 1km 남짓한 완만한 고갯길로 이어진다.

산책하듯 천천히 걷다보면 소박한 모습의 이정표와 조형물을 만난다.

이는 지난 2007년 문화체육관광부에 의해 ‘가보고 싶은 섬’ 시범사업대상지로 선정된 후 생겨난 변화이다.

문화예술 사단법인 ‘다움’과 주민들이 합심해 마을 곳곳에 예술작품을 설치했다.

고갯길에서 만난 조형물, 당금마을 선착장에 있는 철제 탑과 거대한 여인 모습의 작품

주민들이 말려놓은 생선을 훔쳐 먹던 ‘매갱이(해달)’와 물을 길어오는 노부부의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작품도 있다.

섬 마을 주민들의 삶을 표현해 놓은 조형물은 섬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이를 찾아보는 것도 대매물도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섬마을 옛집’, ‘어부의 집’, ‘무지개 노는 집’ 등 소박하지만 이야기가 담긴 민박집 앞 문패들도 볼거리이다.

당금마을 선착장에서 10분만 오르면 전망대다. 전망대 데크에 서면 지중해풍의 멋스러운 당금마을이 한눈에 담긴다.

선착장에 늘어선 어선들 뒤로 보이는 어유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물고기가 많아 어유도라 이름 붙여진 이곳은 흑비둘기와 황조롱이가 서식하고, 상록활엽수림을 비롯한 콩짜개덩굴

야고 등 희귀식물이 자라고 있어 2000년 통영시에 의해 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전망대에서 걸음을 옮겨 한산초등학교 매물분교(폐교)를 향해 가면 본격적인 탐방로가 시작된다.

2007년부터 조성하기 시작한 탐방로는 대매물도를 온전히 돌아볼 수 있는 코스로 당금마을에서 장군봉을 거쳐 대항마을까지 5.2km 정도 이어진다.

대매물도의 풍광을 숨김없이 보여주는 탐방로는 걸음 걸음마다 아름다운 비경이 펼쳐져 지나치기가 아쉽다.

기암절벽과 몽돌해변은 물론 숲길과 초지도 번갈아 길동무가 되어준다. 물론 그 길의 끝에는 어김없이 해안절경이 다가선다.

바다 위에 보석처럼 떠있는 많은 섬들도 여행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부족함이 없다.

짧은 동백 숲을 지나 가파른 나무 계단을 오르면 지금껏 걸어온 길이 파노라마처럼 눈 아래 펼쳐진다.

계단 끝에 마련된 정자에 앉으면 그 길을, 그 풍광을 다시금 눈에 담게 된다.

대매물도의 남쪽 해안과 어유도 그리고 멀리 가왕도와 거제도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물맛이 운명을 바꾼 상주의 막걸리 경북 상주 은자골탁배기

물맛이 운명을 바꾼 상주의 막걸리 경북 상주 은자골탁배기

물맛이 운명을 바꾼 상주의 막걸리 경북 상주 은자골탁배기

청주 성안길에서 즐기는 따끈한 맛

경북 상주의 은자골탁배기는 3대째 10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탁주다.

우연한 기회에 뛰어난 물맛이 알려지면서 은자골탁배기로 거듭났다. 이름처럼 구수한 100년 전통의 은자골탁배기와 탁주를 빚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오랜 역사를 간직한 상주의 전통 막걸리

죽은 사람도 살리는 영험함을 가진 은자가 묻혀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은자골에는 서민들의 삶과 애환이 고스란히 담긴 탁주를 빚는 ‘술 익는 마을’이 있다.

은자골탁배기가 바로 그 곳.

탁배기는 탁주의 경상도 사투리로 가주 또는 농주로 불리며 서민들을 대표하는 술로 자리매김해왔다.

100여 년의 전통을 간직한 은자골탁배기는 탁주를 만드는 사람들의 삶의 애환이 그대로 담겨 있다.

은자골탁배기는 1994년에 작고한 이동영 씨를 시작으로 며느리이자 현 사장인 임주원 씨와 그녀의 아들인 이재희 씨로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은자골탁배기의 역사는 194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주원 씨의 시아버지인 고 이동영 씨는 막걸리에 애착이 참 많았다고 한다.

당시 매형이 운영하던 양조장의 막걸리 맛에 반해 고교 시절부터 양조장을 드나들며 틈틈이 제조법을 배우고 21세 때부터 막걸리를 빚기 시작했는데, 맛이 좋아 주변에 입소문이 자자했다고 한다.

결국 매형이 수십 년 동안 운영했던 양조장을 통째로 넘겨받아 본격적으로 술을 빚기 시작한 것이 은척양조장의 시작이다.

막걸리 맛이 좋다 보니 전해지는 에피소드도 많다.

이웃 주민들이 양조장 앞에서 술판을 벌이다가 술에 취하자 리어카를 가져와 실어가기도 하고, 쌀을 가져와 술로 바꿔 가기도 했다 한다.

한국전쟁 때 인민군이 들이닥쳤는데 막걸리 맛을 본 인민군이 양조장의 막걸리를 금세 동내고 술을 더 빚어내라며 행패를 부린 일도 있단다.

고 이동영 씨의 막걸리 사랑도 대단했다. 그에게 막걸리는 곧 밥이고 약이었다. 막걸리가 몸에 좋다며 늘 공복에 한두 잔씩 마셨다.

손자인 이재희 씨도 공복에 한 잔씩 먹은 기억이 난다며, 취해서 잠든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한다.

양조장의 운명을 바꿔놓은 은자골탁배기의 물맛

1980년대 들어서면서 양조장 운영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소주와 맥주의 판매량이 늘면서 막걸리를 찾는 사람들이 서서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1994년에 시아버지가 작고한 뒤 양조장은 며느리인 임주원 씨가 이어받았다.

은척양조장이 은자골탁배기로 거듭나게 된 것은 경북대 미생물학 교수와의 우연한 만남 덕분이다.

한번은 미생물학 교수가 버섯 농가를 둘러보기 위해 은척면에 왔다가 우연히 임주원 씨 집에 들르게 되었다.

마침 날도 덥고 해서 물을 한잔 권했는데, 물을 마셔본 교수가 “막걸리 만드는 데 가장 적합한 물”이라며 물맛을 극찬했다.

이어 막걸리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우리 고유의 전통 발효음식이라며 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당시 음료나 과일을 내드릴 수도 있었는데, 시원한 물을 먼저 낼 생각을 한 것은 아마도 은자골탁배기를 위한 운명적 선택이 아니었을까?

임주원 씨는 이때부터 막걸리를 다시 보게 됐고, 은척양조장을 다시 일으켜 세울 마음을 먹었다고 한다.

양조장을 본격적으로 가동하기에 앞서 효모와 막걸리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막걸리의 가장 큰 단점은 뒤끝이 좋지 않고 트림을 하면 역한 냄새가 올라오는 것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 술독에 빠지다시피 2년여를 보낸 끝에 은자골탁배기가 탄생했다.

옛날 방식은 발효 과정에서 독성이 생길 뿐 아니라 제대로 숙성되지 않은 상태로 막걸리를 마셨기 때문에 주로 뱃속에서 발효가 돼 트림이 나고 머리가 아팠던 것.

저온으로 숙성 기간을 늘린 은자골탁배기는 맛도 제법 독특하다. 은자골탁배기와는 몇 해 전 문경의 한 식당에서 첫 대면을 했다.

탁주 특유의 텁텁하고 걸쭉한 맛이 적고, 청량음료처럼 톡 쏘는 느낌이 무척 세련되고 새로운 맛이었다.

막걸리를 마시는 동안이나 마신 후에도 막걸리를 마신 티가 전혀 나지 않아 식당 주인에게 막걸리를 어디서 가져오는지 물었던 기억이 있다.

청주 성안길에서 즐기는 따끈한 맛

청주 성안길에서 즐기는 따끈한 맛

청주 성안길에서 즐기는 따끈한 맛

도예촌 산골에 얽힌 이야기 방곡도깨비마을

상주집은 2013년에 작고한 1대 주인장 김월임 할머니에 이어 그의 따님이 대를 잇고 있다.

현 주인장도 대전에서 10년 넘게 올갱이국집을 하다가 1971년에 청주로 옮겨와 어머니와 식당을 함께 운영했다.

1대 김월임 할머니는 상주가 고향으로 보은에서 올갱이를 잡아 국을 끓인 게 그 시초였다.

당시 하숙을 쳤는데 선생님이 많았고, 입소문을 타면서 손님이 늘기 시작했다고.

청주에서는 매 2, 7일장이 열렸던 서문시장에 올갱이를 잡아다 팔았고, 올갱이국을 끓이면서 자리를 잡았다.

특히 고속버스터미널이 가까워 장사가 잘 됐다. 상주집은 원래 맞은편 자리에서 운영하다가 건너편으로 옮겨왔다.

지금의 자리는 청주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연 삼양슈퍼마켓이 있던 자리라고 한다.

잡아온 올갱이는 먼저 물에 담가 해감한 뒤 끓는 물에 익혀낸다. 국물에 된장을 풀고 부추를 넣어 끓이면 올갱이국이 완성된다.

직접 담근 된장을 쓰는데, 상주집의 올갱이국은 이 된장 맛이 좌우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기가 좌르르 흐르는 밥도 인상적이다.

올갱이는 성질이 서늘하고 맛이 달며, 독이 없고 간장과 신장에 작용한다는 내용이 동의보감에 적혀 있다.

단백질, 칼슘, 철분, 비타민A가 풍부하여 숙취 해소와 신경통에 효능이 있고, 시력을 보호하며, 위장 기능과 빈혈 증세 개선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상주집의 메뉴는 올갱이국과 올갱이무침이 전부다.

경주집은 상주집과 바로 이웃해 있다. 오로지 버섯찌개만을 내는 원푸드 음식점이다.

그러다 보니 주문은 “뭘 드시겠습니까?”가 아닌 “몇 인분 드시겠습니까?”다.

경주집은 1973년에 문을 열었다. 버섯찌개 하나만으로 40년이 넘었으니 그 특별한 맛을 믿고 맛볼 만하다.

원래 청주 토박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단골집이었는데, 지금은 외지인도 많이 찾는다.

허름한 식당 안은 식사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사람들로 북적인다.

버섯찌개는 사골육수와 건표고, 소고기로 맛을 낸다. 육수는 한우 등뼈를 푹 고아서 쓴다.

표고버섯은 여러 지역에서 들여오는데, 바다와 인접한 지역보다는 내륙 지역의 표고버섯을 더 선호한다.

오랜 세월 경험에서 나온 비법일 터. 버섯찌개에는 건표고를 사용한다.

표고버섯은 건조 과정을 거치면서 감칠맛과 쫄깃한 식감이 살아난다.

효능면에서도 건표고가 더 낫다고 한다. ‘뼈회춘’이라 불릴 정도로 칼슘 흡수력이 뛰어난 비타민D가 훨씬 많이 생성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산 표고버섯은 2013년 ‘세계에서 맛과 건강에 좋은 16가지 슈퍼푸드’ 가운데 하나로 소개되었다.

비타민D가 풍부하고 콜레스테롤을 낮추며 면역력 향상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항종양 물질인 레티난 성분을 함유해 암환자의 생존율을 높인다고 알려져 있다.

표고버섯은 밑동을 잘라내지 않고 그대로 사용한다. 버섯에서 우러나는 육수가 더욱 진하고 맛있기 때문이다.

건표고는 물에 불려 잘게 찢은 뒤 재래식 간장과 마늘, 생강, 참기름, 설탕 등에 버무려 만 하루 동안 숙성시킨 뒤 사용한다.

표고버섯과 함께 잘게 썰어 넣는 소고기는 한우 암소만을 사용한다.

메뉴판에 적힌, “한우 암소가 아닐 시 1억 원을 배상한다”는 문구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한우 사골을 고아낸 육수에 표고버섯과 얇게 썬 한우, 다진 마늘, 대파, 고춧가루 양념장 등이 한 냄비에 담겨 나온다.

냄비뚜껑을 닫고 팔팔 끓이면 표고버섯과 소고기에서 우러나오는 진한 육수에 고춧가루 양념장의 얼큰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대체로 육수에 밥을 말아 먹는데, 밑반찬이 따로 필요가 없을 정도다.

도예촌 산골에 얽힌 이야기 방곡도깨비마을

도예촌 산골에 얽힌 이야기 방곡도깨비마을

도예촌 산골에 얽힌 이야기 방곡도깨비마을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올랐노라 울릉도는 섬이자 산이다

오래전 대강면 방곡리는 마을 사람 모두 도자기를 만드는 산촌이었다.

도자기를 팔고 돌아오는 길에 도깨비를 만났다는 어르신들의 옛이야기로 시작되는 흥미로운 방곡리 여행.

전통 기법으로 직접 도자기도 만들어 보고, 저잣거리의 별미, 손두부와 도토리묵도 맛보며 산골 체험에 빠져보자.

방곡도깨비마을은 마을 주민과 청년회가 합심하여 만든 체험 마을로, 2010년 운영을 시작했다.

조성 당시 친숙한 마을 이름을 찾던 주민들은 방곡리 터줏대감 어르신들이 들려준 옛날이야기를 떠올렸다.

도자기 장이 서는 날이면 막걸리 한잔 걸치고 돌아오기 일쑤였는데

그때마다 도깨비를 만나 씨름을 하고 도깨비불에 홀려 산길을 헤매다 정신을 차려보면 허허벌판이었다는 이야기다.

“그땐 그랬지…”라며 시작하는 옛날이야기, 지금도 마을 어르신들에게 직접 들을 수 있는 ‘믿거나 말거나’ 한 경험담이다.

주민들은 마을 이름을 도깨비로 정하고, 어르신들이 도깨비를 만났다는 언덕 가장자리에 도깨비공원과 체험 마을을 조성했다.

도예 마을의 뿌리깊은 역사를 자랑하는 이곳의 사철 프로그램은 도예 체험이다.

이 곳 방곡도깨비마을의 체험 프로그램은 방곡도예촌과 별도로 운영되며, 도깨비공원 건너편 체험관에서 진행된다.

도자기에 원하는 그림과 글씨를 새기는 성형 기법을 체험하고, 장작 가마를 보며 전통 도예 기법에 대한 설명을 듣는 시간으로 이어진다.

마을 농작물을 맛볼 수 있는 산골 먹거리 체험도 있다.

장 담그기와 두부 만들기, 김치 담그기, 떡 빚기 등 만들기 체험과 주민들이 정성 들여 만든 산골밥상 맛보기 시간이 있다.

이곳의 특산물인 오미자를 활용한 체험과 계절별 텃밭 체험, 천연 염색, 전통 놀이 등 산촌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체험관 옆으로 산도깨비와 물도깨비라 불리는 펜션 두 동이 있어 가족 단위부터 최대 30명까지 숙박이 가능하다.

숙박비는 각 동에 15만 원, 체험은 1인당 5,000원부터다. 자세한 내용은 예약할 때 별도로 문의하면 된다.

방곡리 일대에는 조선 시대부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가마터가 여럿있다.

당시 주 품목은 요강과 화분을 비롯한 민간 생활 자기로, 지금도 가마터 부근 흙에서 그 때 사용된 자기 조각이 발견된다.

현대에 이르러 도자기 수요가 줄면서 도예가들이 마을을 떠났다. 한때 단양군의 보조를 받아 도자기축제가 열리기도 했지만, 2005년에 축제가 폐지되었다.

이후 도예가 다섯 명이 방곡도예인협회를 만들고 방곡도예촌을 이끌며 방곡자기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회원들은 번갈아 가며 1년씩 도자기 전시장과 판매장, 체험 실습장을 관리·운영한다.

전시장에서는 도자기의 역사와 방곡 도자기의 특징, 도자기 만드는 과정, 도자기 종류 등을 관람하고, 판매장에서는 회원들이 만든 도자기를 구입할 수 있다.

도예촌 옆에 있는 저작거리는 방곡리의 사랑방이다. ‘저잣거리’가 옳은 표기지만, 옛 사람들의 구어를 그대로 살려 ‘저작거리’로 쓰고 부른다.

이 부근은 예전에 도자기 시장이 열리던 길로, 시장을 이용하는 이들이 지나던 곳이다.

시장에는 주막거리가 있기 마련인데 이 부근도 예외는 아니었다.

도자기 상인들의 쉼터가 되던 옛 주막 자리에 지금도 가게 두 곳이 운영되며 저작거리로 불리고 있다.

가게에서는 생활용품과 짚공예품이 판매된다. 짚으로 엮은 달걀 꾸러미가 인기 상품 중 하나라고.

주인아주머니가 만든 두부와 도토리묵도 맛볼 수 있는데, 가게 앞 평상에 김치 한 접시와 간장을 곁들여 내는 것이 전부다.

처음부터 가게 앞에서 상을 펼친 것은 아니다. 마을 주민이 모여 막걸리 한두 잔 나누던 것이 지금까지 이어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올랐노라 울릉도는 섬이자 산이다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올랐노라 울릉도는 섬이자 산이다

왔노라 보았노라 그리고 올랐노라 울릉도는 섬이자 산이다

공주 근대건축기행 백제 역사에 가려진 근대 문화

신생기 화산작용으로 태어나기도 했고 그 증거로 용암이 분출한 성인봉이 자리 잡고 있다. 한라산을 품은 제주와 닮았다.

천천히 식어 보드라운 곡선미를 자랑하는 제주 역시 화산분출로 태어나지 않았던가. 다만, 제주도가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면 울릉도는 투박하고 젊다. 힘이 넘친다.

덧붙이자면 야성적이기도 하다. 오죽하면 그의 속살에 발을 디뎠다 ‘쥬라기 공원’을 떠올리는 이들이 있을까.

한반도에서 한참이나 떨어진 동해바다에 자리 잡은 울릉도는 깊은 바다와 먼 거리를 방패삼아 그 신비함을 오래도록 (공식적으로) 지켜왔다.

망망대해 한 켠 경상북도의 0.4%에 달하는 72.89㎢ 면적을 차지한 울릉도 최고봉에 오르면 과연 무엇을 볼 수 있을까.

어떤 풍경과 만날까.

성인봉을 오르는 가장 무난한 코스를 묻자 대부분 KBS중계소~성인봉~나리분지를 추천했다. 도동항에서 KBS중계소로 향한다. 택시를 이용하면 1만원 정도 든다.

원점회귀가 아니라 나리분지로 내려갈 계획이기 때문에 픽업해줄 일행이 따로 없다면 자가차량은 오히려 번거로울 수 있다.

성인봉 탐방로 안내도와 함께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안내도에서 보다시피 KBS중계소 코스는 대원사 코스와 안평전 코스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세 길 모두 성인봉에 닿기 전 만난다. 짧은 임도는 곧 흙길로 변신한다.

저 아래 산봉우리 사이 도동항과 촘촘하게 채워진 울릉읍이 내려다 보인다. 급히 오느라 인사를 못했다면 지금 하자.

섬벚나무 등 쭉쭉 뻗은 키 큰 나무들이 빛 샐 틈 없이 에워싼 지금, 울릉 섬 야생 트레킹을 시작한다.

영락없는 산길. 제법 오르막이다. 생긴 건 참 예쁜 ‘작살나무’의 이름 때문에 한번 웃는다.

성인봉까지는 3.8km. 성질 급하게 떨어진 낙엽과 곰솔나무, 그리고 붉게 물든 울릉도의 속살이 인사한다. 앗, 우산고로쇠다.

앞에 ‘우산’ 이 붙은 건 이곳 우산국에서만 난다는 뜻이다. 우산국 산(産) 고로쇠는 지리산 것만큼 달큰한 맛으로 유명하다.

목조 구름다리는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땀을 뻘뻘 흘리며 도착한 등산객에게 “어디로 올라왔느냐”고 묻자 “대원사 코스로 왔다”고 한다.

길이 너무 가팔라 고생했단다. 바다를 뒤에 두고 펼쳐진 말잔등 측면을 장식한 노랗고 붉은 가을 물결에 한 숨 돌리며 쉬어가자.

고사리 밀림을 뚫고 길을 오른다. 성인봉에 오르다 보면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나는 섬인데도 불구하고 물이 흔하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화장실이 없다는 점이다. 성인봉을 지나 나리분지로 향하는 길, 신령수쯤 가야 화장실이 있다. 팔각정이 나오면 잠시 쉬어가자.

성인봉까지 된비알은 계속 된다. 결코 길지 않은 팔각정에서 성인봉까지 한번 쉼터가 있는 것도 그 때문 아닐까.

중간 중간 자리한 나무 계단이 걸음을 돕는다.

울릉군의 진산이기도 한 성인봉(聖人峰)은 ‘산의 모양새가 성스럽게 생겼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울릉도 최고봉임에도 신령수 근처에 와야만 그 모습이 보여 신비로움을 더한다. 이런 저런 이유는 모두 차치하더라도 울릉도 최고봉에서 바라다보는 풍경은, 아름답다.

한반도에 서 뚝 떨어진 섬. 깊은 바닷속을 뚫고 기어코 뭍이 되어버린 이 섬의 말잔등에 붉은 가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화살표를 따라 전망대로 내려서면 송곳봉과 알봉분지가 수줍은 듯이 속살을 드러낸다.

뾰족하게 솟은 산줄기를 병풍처럼 세워둔 가운데 평지가 바로 울릉도 유일의 평지, 나리분지다.

울릉도를 이야기할 때 ‘성인봉’이나 ‘독도’만큼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나리분지’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태어난 섬, 그것도 힘이 넘치는 종상화산인 울릉도는 사방이 힘껏 솟은 기암들로 둘러싸여 있다.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이자 평야인 나리분지는 분화구(칼데라) 속에 자리하고 있다.

면적은 200만㎡(약 60만평). 울릉도가 생겨날 당시 분화구 안에 화산재가 쌓이며 만들어졌다.

알봉은 나리분지에서 발생한 화산폭발로 태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