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보낸 몇 시간 한옥의 보물섬 상화원에서

홀로 보낸 몇 시간 한옥의 보물섬 상화원에서

홀로 보낸 몇 시간 한옥의 보물섬 상화원에서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떠나는 경기도 여주여행

한옥이 섬으로 들어갔다. 섬을 수호하던 나무는 전입신고를 마친 오래된 집을 감쌌다. 사람은 손길을 뻗어 길을 내고 연못을 만들었다.

섬에서 본 바다가 조화로워 상화원이라 이름 붙였다. 죽도에 정원이 생긴 사연이다.

풍경이 아름다워 보물섬이란 소문이 뭍으로 퍼졌다.

혼자 조용히 무더위 피할 시간이 간절하다면 보령시 죽도 상화원으로 향하자.

장항선 대천역에 내려 택시로 갈아타니 죽도까지 10여 분 거리다.

원래 서해에 떠 있던 섬이 간척사업으로 도로가 놓이며 육지와 연결되었다.

한때 난개발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죽도의 자연을 온전하게 지키겠다는 섬 주인의 고집 덕분에 지금의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다.

주인은 섬을 보호하기 위한 의미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조화를 숭상한다는 뜻을 담아 상화원(尙和園)이라는 이름의 정원을 만들기로 했다.

죽도의 자연에 상처 내지 않겠다는 결심과 함께였다. 홀로 보낸 섬에 한옥을 들여올 생각은 어떻게 했을까.

이질적으로만 느껴지는 둘의 만남은 오늘날 생각해보니 절묘했다. 방문객들은 예상치도 못한 한옥을 섬에서 만나 기뻤다.

사라질 위기 앞에서 생명을 연장한 한옥이었다.

상화원 어디에서든 바다는 손에 잡힐 듯하다. 길과 어깨를 맞댄 울창한 숲은 몸을 숨기기에 충분하다.

인파가 몰리는 여행지가 부담스럽다면 상화원은 잠깐 나의 행방을 묘연하게 만들 근사한 은신처가 된다.

상화원 전체를 도는 데 1시간 30여 분이면 족하다. 섬까지 와서 서두를 필요가 있을까. 조급함은 잠시 접어두자.

상화원 입구에 들어서면 정면에 잘생긴 한옥 한 채가 반긴다.

의곡당이다. 경기도 화성 관아에서 정자로 이용하려고 지었던 한옥이다.

고려 후기 또는 조선 초기에 세웠다고 추정한다. 상화원으로 옮겨오기 전에는 천막을 쳐서 다방으로 썼다.

보존을 위해 이곳으로 오지 않았다면 이미 철거되었을 가옥이다.

의곡당은 현재 방문객센터로 쓰인다. 관람하는 이들에게 간단한 음료와 떡을 제공한다.

상화원 안에는 식당이나 매점이 없으니 참고하자. 마실 물을 챙기지 못했다면 회랑에 갖다놓은 생수자율판매대를 이용하면 된다.

상화원 관람은 입구를 등지고 오른쪽에서부터 시작된다. 1km가 넘는 회랑을 따라 걸으면 된다.

회랑으로 향하기 전 초록 잎이 무성한 팽나무에게 눈길 한 번 주자.

누가 적어두었는지 ‘팽나무 약 200살’이라 쓴 나무판자가 익살스럽다. 넉넉하게 드리운 나무 그늘이 고마운 계절이다.

‘산책로 입구’라 쓰인 푯말이 출발점이다. 회랑 바닥에 설치한 하얀색 줄은 방문객들에게 이정표 구실을 한다.

50m마다 설치한 거리 표시가 얼마나 걸어왔는지 알려준다. 덕분에 길을 찾는 수고는 덜하고 마음에 담는 풍경의 크기는 배가 된다.

회랑은 죽도 원주민이 오랜 시간 지나던 길을 그대로 따라 만들었다. 섬의 등고선과 닮은 높낮이에 지루할 새가 없다.

지붕을 얹어 궂은 날씨에도 산책하는 데 어렵지 않다. 계단이 많아 유모차나 휠체어로 가기엔 불편하다.

길 중간에 의자와 탁자를 둔 쉼터가 충분하다.

역사의 숨결을 느끼며 떠나는 경기도 여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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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못골시장 신선하고 다양한 맛을 즐겨요

서울에서 당일치기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경기도 여주는 세종대왕릉, 천년고찰 신륵사와 쇼핑의 메카로

불리는 여주프리미엄아울렛까지 둘러볼 수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세종대왕의 업적을 찾아서

세종대왕릉(영릉)은 조선왕조의 능제를 가장 잘 나타낸 능으로 꼽힌다.

풍수지리설에 따라 주산인 칭성산을 뒤로 하고 남쪽으로는 안산의 북성산을 바라보고 있다.

대부분 세종대왕릉은 수학여행코스로 생각하기 쉽지만, 어른들에게도 충분히 유용하고 알찬 곳이다.

‘세종 대왕=한글’ 공식에서 한번쯤 벗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곳도 바로 여기다.

세종전의 전시물 관람을 통해 과학기술을 연구하고 발명하는데 전력을 기울인 세종대왕의 모습과 대마도정벌과 압록강, 두만강을 경계로 우리나라

국경을 확정하는 등의 다양한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정문을 들어서면 좌측에 해시계, 측우기, 혼천의 등 각종 과학기구를 복원해 흥미를 끌고 있으며

세종전에는 대왕의 업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유물과 자료들이 전시되어 학술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여주에서 가장 인기 있는 관광지로 유명한 신륵사. 여주대교에서 신륵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데이트코스로,

강변의 천연갈대숲은 가을의 장관을, 관광단지입구에 조성된 음식점에선 계절에 따라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보통 사찰이 산속에 있는데 반해 강가를 향하고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유서깊은 조사당 명부전 등의 보물이 아니더라도, 남한강을 향한 암반 위 다층전탑과 팔각정이 운치있다.

강 건너로는 주변에 숙박시설과 음식점들이 많아 여주에서 숙박을 계획했다면 신륵사 인근이 좋겠다.

신륵사 팔각정에서 건너편 강가를 바라보면 황포돛배가 눈에 띈다. 황포돛배란, 단어 그대로 누런포를 돛에 달고 운항하는 배를 말한다.

이곳에 떠있는 황포돛배는 조선시대 4대 나루 중 하나인 조포나루에서 운항하던 황포돛배를 재현해 만든 여주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다.

신륵사에서 나오는 길엔 진입로에서 보았던 반달미술관에 들러보자. 고풍스럽고 어려운 도자기가 아닌 생활도자기의 미(美)를 조명하는 곳이다.

도자전문미술관으로 4개의 전시홀에서 예술작품으로서의 생활도자의 다양한 영역을 보여주는 전시회가 상설로 열린다

목아박물관은 무형문화재인 박찬수선생이 설립한 곳으로 불상, 불화, 불교목공예품 등이 전시돼 있다.. 목아박물관의 첫인상은 짐짓 놀랍다.

생경한 첫 대면은 이내 신기함과 호기심으로 바뀌게 된다. 평소 사찰에서 보지 못했던 다양한 목조각과 불교미술 등을 접할 수 있기 때문.

‘종교색이 강해 거부감이 일거나 아이들이 접하기에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재미있고 흥미롭다.

조선 제 26대 고종 황제의 부인으로 뛰어난 외교력과 자주성을 지키며 개방과 개혁을 추진했던 명성황후가 태어난 곳이다.

명성황후가 태어나 8살까지 살던 곳으로 1687년 안채만 남아 있던 곳을 1995년 행랑채와 사랑채, 별당채 등이 복원되었다.

또한 생각 맞은편에는 왜곡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만든 명성황후 기념관이 자리해 있어 당시 시대적 상황 및 각종 자료들을 볼 수 있다.

수원 못골시장 신선하고 다양한 맛을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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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숲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수원 팔달문 인근에 있는 못골시장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북새통을 이룬다.

‘못골’은 조선 정조 임금이 수원 화성을 건설하면서 만든 저수지가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지금의 행정구역 명칭도 지동이다. 1970년대 들어 이곳에 시장이 형성되면서 못골시장의 역사가 시작되지만, 2005년에야 정식 이름이 됐다.

못골시장은 200m도 안 되는 골목에 87개 점포가 밀집하다 보니 좁은 골목이 늘 북적인다.

팔달문 주변의 팔달문시장, 영동시장, 지동시장, 미나리꽝시장 등이 수원천을 사이에 두고 있지만 못골시장만큼 북적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못골시장은 왜 이렇게 북적일까.

그것은 지난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전통시장을 문화 체험의 공간이자 관광지 혹은 연계 관광지로 활성화하기 위해 시작한 ‘문전성시 프로젝트’ 덕분이다.

문전성시는 ‘문 앞에 시장이 선 것처럼 미어터질 정도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당시 못골시장도 문전성시 프로젝트에 선정되었다.

그 결과 사고파는 시장의 기능에 문화의 공간, 상인과 손님이 소통하는 공간이 되기 위한 노력이 담겼다.

못골시장에 들어서면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라디오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가 아니다.

전문 DJ의 품새는 더더욱 아니다.

바로 ‘못골온에어’라 불리는 못골시장 라디오다.

방송이 시작되면 신청곡과 사연이 전달되고, 스피커를 통해 신나는 음악이 흐른다.

시장은 리듬을 타듯 더욱 활기를 띤다. 못골온에어는 화․목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한 시간 동안 진행된다.

여자들의 불만을 노래로 풀어내고 손님에게는 더욱 친절해지자는 취지로 활동하는 불평합창단

시장 상인들이 모여 만든 못골밴드, 시장에서 판매하는 식재료를 이용해 요리 강습을 하고 식재료를 구매하도록 하는 요리교실 등도 못골시장 성공의 일등 공신이다.

못골시장은 반찬, 정육, 생선 등을 주로 판매하는 시장이다. 그만큼 다양한 식품을 만날 수 있다

메밀묵과 도토리묵, 즉석 두부, 참숯으로 구워내는 즉석 김은 만드는 대로 팔린다. 상인들의 손길도 분주하다.

생선 가게에서는 찌개가 되고 구이가 될 싱싱한 생선이 차례차례 손질되어 손님에게 건네진다. 어느 가게나 손님이 구름처럼 몰려든다.

‘비봉윤가네 야채가게’는 토마토와 오이 등 직접 재배한 채소를 판매하는 곳으로 정평이 났다.

직접 재배한 채소를 판매하니 가격이 저렴하고, 아침에 수확하여 공급하니 신선하다. 주인의 듬직한 아들은 제철 채소를 부리느라 분주하다.

시장 돌아보기에서 먹거리가 빠지면 서운하다. ‘서부냉면’은 냉면집이지만 냉면보다 칼국수와 녹두빈대떡이 유명하다.

칼국수는 바지락․굴․미더덕 등 해산물과 호박․양파 등이 들어가 국물이 시원하고, 주인장이 직접 반죽하여 밀어낸 면발이 쫄깃하다.

녹두빈대떡은 숙주나물과 각종 채소를 넣어 두껍고 노릇노릇하게 지진 뒤 네 조각으로 잘라서 내준다. 막걸리와 잘 어울리는 맛이다.

치유의 숲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치유의 숲 양평 산음자연휴양림

조안면 다산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5월의 숲은 싱그럽고 아름답다.

벌써 초록이 짙은 나무가 있는가 하면, 이제 막 연둣빛 잎사귀를 내민 나무, 붉은 기가 살짝 도는 연초록 나무 등 농도가 다른 신록이 눈부신 조화를 만들어낸다.

숲으로 향하는 길은 설렌다. 초록빛 일렁이는 숲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이 즐겁고 마음이 평화롭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우울할 때, 지칠 때, 쉬고 싶을 때 숲으로 가자.

숲이 가진 힘은 실로 놀라워서 그 품안에 들어오는 이들을 보듬고 쓰다듬어 몸과 마음을 두루 건강하게 해준다.

양평 산음자연휴양림에서 ‘치유의 숲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숲의 건강한 기운을 잔뜩 품고 돌아왔다.

산음 치유의 숲으로 향하는 길, 살짝 빗방울이 뿌린다. 물기를 머금은 나무는 평소보다 더 선명한 색으로 반긴다.

치유의 숲은 산음자연휴양림 안에 있다. 매표소와 산림휴양관을 지나 건강증진센터로 들어가니 프로그램을 진행해줄 분이 반겨준다.

숲 치유를 지도해줄 이는 이호진 씨와 김명혜 씨. 숲 치유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들이다.

오늘 체험할 것은 치유의 숲 프로그램 가운데 가족 구성원이 함께 참가할 수 있는 ‘화목의 숲’이다.

아이들이 있어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진행될 거라고 한다.

산음에는 청소년을 위한 희망의 숲, 젊은 직장인을 위한 도약의 숲, 중년을 위한 회복의 숲, 여성을 위한 향기의 숲, 어르신을 위한 휴식의 숲도 있다.

치유의 숲에 대한 대략적인 설명을 들으며 생강나무 꽃차를 마신다.

생강향이 나서 붙은 이름이지만 꽃 생김새는 산수유꽃 비슷하다. 따뜻하고 향긋해서인지 꽃차를 처음 접하는 아이들도 한 잔 더 청해 마신다.

치유의 숲이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기 위하여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이라고 한다.

또 숲 치유란 “숲의 다양한 물리적 환경요소를 이용하여 인간의 심신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자연요법”을 말한다고.

숲의 모습, 소리, 향기, 음이온, 햇빛, 먹을거리 등을 접하게 되면 우리의 몸이 쾌적감을 느끼고 면역력이 향상되어 궁극에는 건강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한 번 방문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지만, 전문가의 안내를 받아 숲을 체험하다 보면 기분 전환과 함께 스트레스 감소 효과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숲에 들어가기 전 삼림욕 체조를 하며 몸을 푼다.

땅속에 묻혀 있던 씨앗이 겨울을 보낸 뒤 봄 햇살을 받아 싹을 틔우고, 풀이 되고 나무가 되는 과정을 몸으로 표현하니 아이들이 재미있어 한다.

이제 숲속으로 들어갈 차례다. 여기서 중요한 대목은 숲에 동의를 구하는 것.

“숲아, 들어가도 되겠니?” 하고 외친다. 숲에 깃들어 사는 동식물이 놀라지 않도록, 우리 일행에게 숲의 속살을 그대로 보여주기를 청하는 인사다.

건강증진센터에서 내려가 작은 계곡을 건너면서 본격적인 숲 활동이 시작된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줄줄이 기차를 만들며 걸어간다.

새소리가 귀에 감기고, 빗방울 맺힌 나뭇잎들이 청량감을 준다. 다행히 우산을 쓸 정도는 아니다.

조안면 다산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조안면 다산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조안면 다산유적지와 다산생태공원

포천 어메이징파크 자연 속에서 놀며 체험하는 과학놀이터

경기도 남양주시는 물의 고장이자 조선후기 대실학자 다산 정약용의 고향이다.

금강산에서 발원한 북한강은 남양주 물의 정원에서 잠시 쉬었다가 두물머리에서 남한강과 만나 한강의 시작을 알리고

다산의 생가와 무덤이 나란히 자리한 다산유적지를 지나 서울로 향한다.

남양주를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흐르는 강물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한강 제1경(두물경)을 이루고

다산유적지를 통해 면면히 전해지는 다산의 실사구시 정신은 생각하는 인문여행지를 만들었다.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다산의 뜻을 새기는 여행. 바로 ‘다(산)정(약용) 마을 한강제일경 인문여행’이다.

200년 전 조선 최고의 학자가 거닐었던 발자취를 따라 그가 꿈꾸던 나라를 생각하며 걸어보자.

경의중앙선 운길산역에서 걸어서 10분. 물의정원은 이름처럼 유유히 흐르는 강물과 물길 따라 자라난 풀나무와 그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가 한가롭게 어울리고 있었다.

금강산에서 출발한 북한강이 검룡소에서 시작한 남한강과 두물머리에서 만나기 전 잠시 쉬어가는 곳.

해마다 6월이면 붉은 양귀비꽃이 가득 피어난다는 물향기길에는 꽃철 지난 가을에도 하트 모양 산책로를 따라 다정히 걷는 연인들의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

물의정원에 잠시 머물던 강물은 쉬엄쉬엄 다시 흘러 다산생태공원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공원 이름이 다산인 것은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다산 정약용이 태어나고 죽은 동네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기 때문.

공원 곳곳에는 다산의 저서를 형상화한 조형물들이 있다. 백성을 다스리는 목민관들의 올바른 마음가짐을 기록한 목민심서

조선 후기 제도 개혁안을 담은 경세유표 우리 역사 최초의 형법 연구서인 흠흠신서 까지 평생 백성의 실생활에 필요한

학문을 추구했던 조선의 위대한 실학자 다산의 정신이 오롯이 담긴 저서들이다.

긴 유배 생활 동안 집필한 책들을 완성한 곳이 이 근처 생가였으니, 다산도 강물이 빚어내는 한 폭 수채화 같은 풍광을 자주 찾지 않았을까.

글을 쓰느라 어지러워진 머리도 식히고, 뜻을 펼치지 못해 답답한 마음도 다스렸을 터.

지금은 팔당호의 풍부한 물과 여름이면 만발하는 연꽃단지가 더해져 그때보다 더욱 수려해졌을 것이다.

다산의 생가와 사당, 무덤 등이 자리 잡은 다산유적지도 그 시절 그 모습은 아니다.

1925년 ‘을축대홍수’가 이 지역을 덮친 후에 대부분 다시 지어졌다니까. 그래도 ‘여유당(與猶堂)’이란 현판을 달고 있는 생가는 옛날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후손들이 덧붙인 다산기념관과 다산문화관에선 위대한 학자이자 관료였던 다산의 삶과 사상을 한눈에 살필 수 있다.

다산유적지 맞은편에 자리 잡은 실학박물관에서는 성호 이익에서 시작되어 다산 정약용에 이르는 실학의 다양한 흐름이 한눈에, 보기 좋게 전시되어 있다.

다산생태공원을 휘감아 돈 강물은 팔당댐을 지나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회귀의 길목에서 팔당역 조금 못 미처 남양주역사박물관과 만난다. 잠시 이곳에 들러 조선의 위대한 사상가를 배출한 남양주의 역사를 살펴봐도 좋을 듯 하다.

아담한 사이즈에 아기자기한 유물을 갖춘 남양주역사박물관은 물의정원에서 출발해 다산유적지를 두루 살펴본 생태 인문여행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

이름 그대로 남한강과 북한강, 두 강물이 합류하는 곳으로 예전에는 강원도나 충청도에서 출발한 배들이 서울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쉬어가는 나루터로 크게 번성했다.

새벽 일출과 이른 아침 자연이 선사하는 선물 물안개가 아스라이 퍼진 풍경. 두물머리 물래길을 따라 황포돛배가 유유히 흐르는 모습은 마음이 찡한 풍경을 만들어낸다.

한강 제1경 두물경과 영화촬영장소로 알려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찾는다.

포천 어메이징파크 자연 속에서 놀며 체험하는 과학놀이터

포천 어메이징파크 자연 속에서 놀며 체험하는 과학놀이터

포천 어메이징파크 자연 속에서 놀며 체험하는 과학놀이터

국립과천과학관 꼼꼼하기 즐기기

과학은 딱딱하고 어렵다? 아니다. 과학은 신기하고 재미있다.

포천의 산속 깊은 곳에 둥지를 튼 어메이징파크는 직접 보고, 만지고, 느끼면서 과학 원리를 이해하고 탐구하는 공간이다.

과학과 놀이, 자연이 공존하는 어메이징파크에서 미래의 과학자를 꿈꾸며 신나게 놀아보자.

어메이징파크로 향하는 길은 마치 등산을 하러 가는 길 같다.

인적 드문 시골을 지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간다. 민가가 하나도 없고 보이는 건 산뿐인데 갑자기 큰 건물이 나타난다.

계곡 위에 걸린 긴 구름다리도 심상찮다. 이곳이 바로 기계공학과 과학을 테마로 꾸민 거대한 과학놀이터 어메이징파크다.

거대한 분수, 물이 쏟아져 내리지만 옷을 적시지 않는 그네, 수십 개의 톱니바퀴로 돌아가는 솔라시스템, 국내 최장 길이의 서스펜션 브릿지 등은 실로 놀랍다.

‘놀라운’이라는 뜻의 ‘어메이징(amazing)’을 이름에 붙인 까닭을 알겠다.

흥미를 유발하는 것들로 가득해 과학자의 꿈을 키우는 아이는 물론 과학을 싫어하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계기가 되어줄 만하다.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빨간색 아치형 다리. 과학관 앞과 건너편 산 중턱을 연결한 길이 130m의 서스펜션 브릿지다.

가운데가 밑으로 처진 형태로, 걸어가면 조금씩 흔들린다. 좁고 긴 다리가 흔들리기까지 하니 다리가 후들거려 건너지 못하겠다는 이들도 제법 된다.

서스펜션 브릿지에서 돌아 나와 건물 앞 주황색 와인딩로드로 간다. 나선형으로 구불구불 이어진 길이라고 해서 와인딩로드다.

꼭대기 전망대에서 어메이징파크 주변을 둘러보기 좋다. 계단 아래로 내려가면 아홉 군데로 구역을 나눠 보여주는 9존이 있다.

맨 위쪽 장수코끼리에서 맨 아래쪽 솔라시스템까지 물줄기가 빠르게 흘러내린다. 위에서 두 번째 자리한 초대형 분수는 높이가 23m나 된다.

톱니바퀴가 돌아가며 이쪽저쪽으로 물을 뿜어내는 모습이 재미있다. 대형 분수 아래 소형 분수는 두 명이 힘을 모아야 조작할 수 있다.

45도 가까이 기울어져 맞은편 의자에 앉은 사람에게 안기게 만드는 사랑의자도 흥미롭다.

9존 옆 산능선에 행복의 종이 숨어 있다. 종을 치러 가는 알록달록 무지개 계단을 에어링로드라고 부르는데 모두 세 군데에 계단이 있다.

행복의 종 역시 그냥 끈을 잡아당겨 종을 치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손잡이를 힘껏 밀면 도르래의 원리로 종을 울리게 되어 있다.

9존 맨 아래쪽 솔라시스템은 진자펌프로 물레방아에 물을 공급해 수력 에너지를 얻고

그 에너지로 톱니바퀴 83개를 돌려 태양계를 재현한 구체를 회전시키는 거대한 장치다.

가장자리 네 곳에 회전 테이블까지 연결해 의자에 앉아 있으면 천천히 움직이는 걸 느낄 수 있다.

색색깔 지붕까지 얹어 눈길을 끈다. 계곡 옆에는 다람쥐 쳇바퀴를 재현한 체험거리가 있다.

야외에서 과학관 안으로 들어간다. 어메이징파크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건 과학관 1층에 자리한 어메이징 스윙이다.

기계로 움직이는 거대한 그네인데, 앞뒤로 움직일 때마다 위에서 물줄기가 쏟아진다.

하지만 머리 위로 떨어져 옷을 적실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네가 움직이는 반대쪽에만 물이 쏟아지도록 정확하게 프로그래밍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사람이 타는 것을 보고 물을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막상 빠르게 움직이는 그네에 올라 앉아 있으면 행여나 물이 쏟아지지 않을까 눈을 질끈 감게 된다.

속도가 빠른 데다 제법 높이까지 올라가 짜릿한 기분도 느껴진다.

어메이징 스윙 옆에는 어메이징파크 연구팀이 개발해 특허 받은 체형교정용 공학베개가 전시돼 있다.

베개 속에 공학기계를 넣어 사용자가 자신에게 딱 맞게 1mm 단위로 조절할 수 있다.

국립과천과학관 꼼꼼하기 즐기기

국립과천과학관 꼼꼼하기 즐기기

국립과천과학관 꼼꼼하기 즐기기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

지난 1편에 이어 지는 첨단기술관은 생명공학, 정보통신 기술, 지구를 살리기 위한 에너지환경, 로봇공학의 내용을 담은 전시관이다.

인류를 뒤바꾼 유쾌한 발명 이야기도 만나 볼 수 있다.

체스터 그린우드란 소년은 크리스마스 선물로 스케이트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스케이트를 가지고 밖으로 나간 체스터 그린우드는 얼마 놀지 못하고 바로 집으로 들어와야 했다.

살을 에는듯한 바람 때문에 귀가 떨어져 나갈 듯이 아팠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귀가 시리지 않고 좋아하는 스케이트를 마음껏 탈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털가죽으로 귀를 감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체스터 그린우드는 머리밴드 양쪽을 털가죽으로 감싼 귀마개를 특허출원하게 되었고 그린우드는 사업에 큰 성공을 거두게 되었다.

탁구장 주인이었던 하라다리기조는 탁구공이 너무 잘 깨져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탁구공을 손에 쥐고 아무리 고민해봐도 뾰족한 수가 나지 않아 고민하던 찰나에 문득 탁구채를 보고 ‘라켓에 스펀지 고무를 붙여보면 어떨까?’

생각을 한 하라다기조는 스폰지 고무를 붙인 탁구채를 시험 삼아 만들어보았다.

그랬더니 10분이면 바로 깨지던 탁구공이 1시간 넘게 유지가 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이에 하라다기조는 특허청에 라켓을 등록하고 본격적으로 탁구채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하라다기조가 만든 탁구라켓은 불티나게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195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는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장난감이 한창 유행이었다.

그러나 소년 마부치는 1, 2분이면 멈춰버리는 이 태엽 장난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장난감을 오래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하던 마부치는 가지고 놀던 완구비행기의 태엽을 빼고 그 자리에 전지의 힘으로

돌아가는 작은 모터를 집어넣었더니 장난감은 10시간 이상 작동을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작은 소년 마부치의 일상생활에서 느낄 수 있는 작은 불편함이 전 세계 어린이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준 전지 넣어 움직이는 완구를 탄생시킬 수 있었다.

뇌파로 자동차를 달리게 할 수 있을까? 이 게임은 센서가 달린 띠를 머리에 두르고 뇌파로 운전을 하는 레이싱 게임이다. 집중도가 높을수록 자동차가 빨린다.

우리 과학기술의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유물을 통해 전통과학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전통과학관을 둘러보다 보면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현대과학과 비교해보아도 손색이 없음을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의 왕들은 하늘을 대신하여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들이라 믿었기 때문에 천문학을 귀하게 생각했다.

태조 이성계는 왕으로서의 권위를 얻기 위해, 나라를 건국하자마자 천문학자들에게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들 것을 명하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고구려의 천문도를 표본으로 삼고 오차를 고쳐 완성시켰으며, 이 천문도는 중국 남송때 천문도인 <순우천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것으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 천문도에는 당시 눈으로 관측 가능했던 모든 별들이 총망라 되어있어 당시 놀라운 과학 수준을 가늠케 할 수 있었다.

또한 2008년 4월 8일 우리나라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씨가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새겨진 스카프를 우주로 가져가서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역사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해질녘 시민들이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sia Culture Center)의 하늘마당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 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인권과

평화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승화한다는 배경을 가지고 2015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옛 전남도청 일원과 5 18 민주공원 옆에 위치하였고

민주평화교류원(옛 전남도청),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의 다섯 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실내공간 뿐 아니라 아시아문화광장, 하늘마당, 열린마당, 빛의 숲을 주제로 한 지상정원 등의 야외공간도 풍성하다.

이렇게 많은 공간들에서 전시, 공연, 교육, 축제 같은 행사들이 연중 계속해서 기획되고 있어 광주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한눈에 봐도 건물들과 정원들이 예사롭지 않다.

예술극장 옆길로 여름꽃인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선홍색을 자랑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꽃과 같은 인생 사진을 연출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건물들은 민주평화교류원(옛 전남도청)만 지상에 위치하고 다른 건물들은 지하에 조성되어 있다.

주변의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민주화의 상징인 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건물을 가리지 않아 시대정신을 존경하고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건축 설계에 담겨있다고 한다.

문화창조원에는 여러 전시가 진행중이며 탐방객들이 차분하게 예술을 향유하고 있는데

특히 요즘 트랜드인 미디어아트로 진행되는 전시장에서는 서로 열심히 사진찍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화창조원 앞에는 음악과 함께 물을 뿜는 나비정원 음악분수가 있는데 한여름 도심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어서 동심들은 분수 주변을 뛰어다니며 신나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빛의 숲 정원에는 수직의 4면으로 된 크리스탈 큐브들이 있는데 낮에는 자연광을 모아

아래 건물내부로 빛을 보내고 밤에는 자체에서 나오는 빛이 확산되어 신비로운 정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화정보원은 아시아 문화의 지식보관소로 이 건물을 들어오면 유리천장을 보느라 고개를 들게 된다.

자연조명으로 빛의 숲에서 보았던 크리스탈 큐브와 연결되어 하늘의 빛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로 되어 있어

ACC 건물 자체가 빛으로 통하는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문화정보원은 기본적으로 도서관이 주목적인 건물이지만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은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9월 말까지 계속되는 ‘라마야나의 길’은 아시아의 세계관이 반영된 대표

서사시를 발굴하고 선보이자는 취지로 기획된 전시인데 미디어월, AR(증강현실)체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라마야나라는 인도의 대서사시를 소개하고 있다.

문화정보원의 상설전시인 ‘아시아문화 아카이브’ 역시 아시아인들의 삶과 예술을 일반적 방법인

도서, 문서, 사진 등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영상이나 VR(가상현실) 등의 보다 실감나는 방법을 통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여주오일장 전망 좋은 도서관 무료 캠핑까지

대구 골목여행 천천히 걸으며 즐겨보자

남한강 유유히 흐르는 여주에는 생각보다 즐길거리가 많다.

흔히 여주 하면 여주도자기와 여주쌀밥을 먼저 떠올리지만 강변을 낀 놀거리도 다양하다.

남한강 따라 이어지는 걷기길과 자전거도로는 물론, 남한강변 무료캠핑장과 여주도서관, 거기에 여주오일장까지 더해 하루 나들이 코스로 그만이다.

여주는 서울에서도 멀지 않다.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여를 달리면 여주에 닿으니 아무 계획 없이도 소풍 삼아 다녀오기 좋다.

운전이 부담스럽다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이나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가도 편하다.

여주종합버스터미널에서 시작되는 여강길은 남한강을 따라 총 57km 4코스로 나뉘는데, 그중 원하는 코스를 돌면서 자연스럽게 여주의 다양한 즐길거리를 만날 수 있다.

대부분 강변을 따라 걷는 길이라 수월하고, 강변의 운치와 더불어 여주의 다양한 관광지를 거쳐 가기 때문에 여주를 여행하는 재미도 있다.

여강길 따라 터미널에서 5분만 걸으면 여주장에 닿는다.

조선시대 남한강을 따라 번성했던 여주장은 여전히 닷새마다 문전성시다.

5, 10일마다 열리는 여주오일장의 규모와 재미는 그동안의 무명에 비하면 상당하다.

사실 외지인에게나 무명의 시장이었지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는 생활 패턴까지 좌지우지하는 큰 장이었다.

여주와 원주, 충주가 만나는 지점이자 경기도와 강원도, 충청도가 접하는 경계인 데다 남한강과 닿아 있는 지리적 요지였던 덕에 여주오일장에는 예부터 갖은 산물이 모여들었다.

한강을 이용한 상선들은 농산물과 임산물 등을 실어가는 한편, 타지에서는 생선과 새우젓, 소금 등을 들여왔다고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삼국시대부터 여주 신륵사 앞 조포나루와 이포나루는 서울 마포나루, 광나루와 함께 한강 4대 나루로 불리며 충주에서 한양까지 물자를 실어 나르던 중간 기착지였다.

여주시에서 가장 번화한 여주시청 인근의 중앙통 거리부터 여주장이 시작된다.

평소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일 날 없는 중앙통이 장날에는 차 없는 거리로 변신한다.

무시로 늘어서는 난전들을 좌우로 두고 온갖 신선하고 신기한 물건들이 펼쳐진다.

여주오일장은 여주 주변 양평이나 이천 등의 시장보다 규모가 크고 물자도 다양해서 산지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하고 갖은 잡화를 구경할 수 있는 시장이다.

역사도 오래됐다. 이미 조선 초부터 장이 서기 시작했고, 갖은 국란과 시대 변화에도 여전히 맥을 이어오고 있다.

여주장은 꼭 물건을 사기 위한 장만은 아니다. 시큼한 홍어회무침 한 점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도넛과 뜨끈한 만두 따위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는 소풍의 장이다.

시장 입구에 어릴 적 동네에서나 보던 먹거리들이 먼저 펼쳐진다. 통닭 한 마리가 유리 진열장 안에 통째로 들어앉아 있다.

한 마리에 만 원을 넘지 않는 시장통의 옛날 통닭이다.

시장을 구경하다 문득 출출해지면 여주장에서 이름난 꽈배기와 만두를 먹어봐도 좋다.

장날에만 서는 가게라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말린 쥐포와 문어를 질겅질겅 씹으며 시장을 걷는 맛도 썩 괜찮다.

걷다 보면 한 잔에 천 원 하는 가양주 막걸리도 한 사발씩 판다. 막걸리는 손님이 직접 떠다 마신다.

막걸리 한 사발에 술 욕심을 가득 담아 번잡한 장거리에 서서 마른 목을 후딱 축이고는 서비스 안주로 내놓은 홍어도 한두 점 입안에 얼른 넣는다.

다양한 전을 안주 삼아 앉아서 막걸리를 마시는 집도 서너 집 늘어서 있다.

대구 골목여행 천천히 걸으며 즐겨보자

대구 골목여행 천천히 걸으며 즐겨보자

대구 골목여행 천천히 걸으며 즐겨보자

청주여행이야기 청주 중앙공원 은행나무전설

예부터 내륙중앙에 위치해 영남지방의 행정, 문화의 중심 역할을 해왔던 대구는 골목골목마다 역사와 문화가 담긴 곳이 많다.

때문에 거리마다 시간이 만들어 낸 다양한 이야기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우러져 풍요롭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대구 골목여행을 시작해 보자.

가장 먼저 골목여행을 시작할 곳은 향촌동 추억의 거리다. 동성로와 약령시거리에 비해 낯선 ‘향촌동 추억의 거리’는 어떤 곳일까.

<향촌동 소야곡-조향래 作>이란 책은 이렇게 적고 있다. “…1950년대 대구 향촌동은 한국 문단의 중심지였다.

전란의 여파와 가난의 질곡에도 낭만이 있었고, 피폐와 절망 속에서도 술이 익고 음악이 흘렀다.

피란시절 향촌동은 우리 문화․예술의 요람이었다.…” 향촌동 골목의 탄생은 이렇다.

1950년 한국 전쟁이 나면서 대구 중구 향촌동, 북성로 일대에 시인 박두진, 구상, 작곡가 김동진, 화가 이중섭 등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인들이 피난살이를 위해 모여들었다.

이때부터 작가들은 향촌동 일대에서 문학과 예술의 르네상스를 이루며 청춘을 불살랐다고.

그 흔적들이 남겨져 있는 곳이 바로 향촌동이다.

골목안쪽으로 보이는 한양제화 2층은 1950년대 젊은 작가들이 출입하던 ‘곤도주점(주인 권씨의 창씨개명에서 유래한 이름)’이었다고 한다.

같은 건물 지하 1층은 ‘녹향’이라는 음악감상실이 있었던 자리. 골목 곳곳에서는 피난시절 대구에 흘러 넘친 문학과 예술의 향기를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

현재는 현황판과 현판, 그리고 더러 남아있는 건물을 통해 당시 예술인들의 발자취를 되새겨 볼 수 있다.

구상 시인의 ‘초토의 시’가 출판된 꽃자리 다방, 전쟁 당시 외신들이 “폐허에서 바흐의 음악이 들린다”고 타전했다는 르네상스 음악감상실

김광섭, 조지훈, 박두진, 박목월, 구상, 등 종군 문인들의 합숙소나 다름없었다는 감나무집(술집) 등 술집과 다방의 흔적을 하나씩 찾아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대구 중구의 중앙네거리에서 대구역 네거리 방향으로 가다 두 번째 골목으로 들어가면 향촌동이 나온다.

지금은 당시의 간판도, 사람들도 사라졌지만, 향촌동 골목 구석구석에는 그들의 발자취가 서려 있다. 주변에 경상감영공원이 있다.

중앙네거리에서 반월당역으로 내려가다 보면 ‘약령시’ 안내판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구시내 골목탐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방특구’거리가 시작됐다는 뜻이다.

대구광역시 중구에서 발간된 <중구를걷다>는 약령시에 관해 아래와 같이 적고 있다.

“조선시대부터 국내 제일의 약재시장이었을 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한약재 유통의 거점 역할을 했던 대구 약령시는

1658년(효종 9년)에 경상감영 내에 개장되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문화유산…” 본격적으로 거리에 접어들면 한약재 냄새가 거리에 가득하다.

덕분에 700m에 달하는 거리를 걷는 것이 짧게 느껴질 정도.

고풍스러운 정취를 풍기는 간판과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한약방들이 많다. 약령전시관도 볼만하다.

이곳은 약령시의 350년 역사와 전통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리 큰 규모는 아니지만, 독특한 한방유물과 박제들을 전시하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일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약령시거리 주변으로 약령공원(한방테마형 약령쉼터)과 한약재도매시장이 있다.

지하철 반월당역 4번 출구를 이용하면 된다. 약전골목에서 갈라지는 길에는 떡전골목도 구경할 만 하다.

떡전골목은 1940년경 덕산시장(염매시장)에서 시작된 전통 있는 골목이다. 반월당역 14, 15번 출구로 나오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