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한옥으로 떠나는 쉼표 여행

강릉 한옥으로 떠나는 쉼표 여행

강릉 한옥으로 떠나는 쉼표 여행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

바다를 내다보며 혹은 소나무로 둘러싸인 한옥에서 커피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힐링이 뭐 꼭 거창한 건가? 바다와 커피, 한옥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 도시 강릉에서는 소소한 힐링의 순간이 일상이 된다.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 가기 좋은 고즈넉한 한옥 휴식처가 강릉 곳곳에 숨어 있다.

솔숲과 한옥이 선사하는 상쾌한 휴식, ‘카페 나인’

도무지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위치에 멋스러운 한옥 카페가 자리한다.

강릉 남대천이 졸졸 흘러가는 다리(여전교) 옆 소나무 숲속에 숨은 한옥이 운치 있다.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단아한 자태의 한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커피 볶는 집 ‘카페 나인’이다.

솔숲이 폭 보듬고 있어 우연히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외진 곳이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한옥 카페의 고즈넉한 매력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모양이다.

이곳은 카페 나인 2호점이다. 1호점은 강릉이 아닌 인천에 있다.

주인이 귀촌을 위해 수년 전 강릉 구정면에 장만해뒀던 한옥에 ‘카페 나인 2호점’이라는 간판을 단 게 2013년이다.

가족이 함께 운영해 더욱 따뜻한 분위기다. 젊은 딸이 직화 방식으로 생두를 소량씩 로스팅하고 와플을 굽고, 멋쟁이 어머니가 손님을 응대한다.

한옥에 어울리는 가족적인 분위기다.

한옥의 기본 틀을 그대로 살린 채 내부를 모두 터서 실내가 탁 트였다.

게다가 사방이 통유리로 돼 있어 소나무의 싱그러움이 카페 안까지 스며든다.

한옥 문살로 된 탁자 등 군데군데 전통적인 요소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모던한 분위기다. 고풍스러움과 모던함이 조화를 이룬다.

카페 뒤쪽으로는 연못을 갖춘 정원과 테라스가 있다.

큰 도로에서 살짝 들어왔을 뿐인데 깊은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피톤치드와 커피 향에 심신이 녹아든다.

철길이 지나는 소박한 동네를 걷다가 주택가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한 갤러리 카페 ‘교동899’를 마주하게 된다.

활짝 열어놓은 대문 사이로 푸르른 마당과 ‘ㄱ’자 한옥이 어우러진 정겨운 풍경이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나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게 된다. 사뿐사뿐 마당을 걸어 한옥으로 들어가 본다.

2012년 문을 연 이 한옥 카페는 주소를 그대로 살려 ‘교동899’라는 이름을 달았다.

새 도로명과 함께 사라져가는 옛 주소를 간직하듯 잊혀가는 옛 정취를 소중하게 담아내고 있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갤러리 카페에는 구경거리가 널려 있다.

미술을 전공한 부부가 주인장이라더니 카페를 꾸며놓은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40년 넘은 한옥을 구입해 기존 틀을 최대한 유지하며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기둥과 서까래만 남겨두고 모두 터냈고, 미닫이문과 지붕은 그대로 살렸다.

툇마루에서 뜯어낸 목재는 카페의 탁자로, 구들장에서 뜯어낸 돌은 마당의 디딤돌로 변신했다.

뒷마당이 내다보이는 너른 탁자부터 아늑한 좌식 자리까지, 어느 한 자리 똑같은 모습이 없으며, 똑같은 풍경이 없다.

한지로 소박하게 멋을 낸 미닫이문, 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부채, 손때 묻은 재봉틀 등 한옥에 어울리는 요소가 가득하다.

갤러리 카페라서 그때그때 달라지는 전시품 또한 볼거리를 더한다.

그동안 주인 부부의 기획전을 비롯해 퀼트전, 부채전, 자수전, 한국화전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회가 진행됐다.

교동899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핸드드립 커피와 각종 차를 맛볼 수 있으며, 흑임자빙수, 인절미빙수 등 빙수 종류도 다양하다.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아픔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기도 양평군은 친환경농업의 선두그룹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고장이다.

양평군이 이처럼 친환경농업의 선두그룹이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조건은 맑은 물인 듯하다.

상수원보호지역이라 물을 오염시킬 공장이 없고, 깨끗한 공기도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친환경농업이 발달할 수 있었을 터이다.

그래서인지 양평군의 농촌마을에도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단월면 봉상리의 수미마을 앞을 흐르는 흑천도 그중 하나이다.

흑천은 수미마을 마을사람들의 놀이터이다. 여름이면 흑천에서 천렵과 물놀이를 즐긴다.

이 물은 사시사철 마을을 풍요롭게 한다.

들녘의 농산물을 키우는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마을을 찾아오는 체험객의 놀이터가 되어 마을사람들을 바삐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수미마을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장도 흑천 변에 있다.

찐빵·달고나 체험장과 밤 구워 먹기·연날리기·떡메치기 체험장이 흑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것.

하천을 가로질러 체험공간을 잇는 수미마을 공식 교통수단은 트랙터이다.

나무 의자가 놓인 트랙터를 타고 하천을 건너는 재미도 꽤 크다.

엄마와 함께 신나게 트랙터를 타는 아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트랙터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아 건너편 체험장으로 이동한다.

트랙터의 털털거림이 싫다면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도 된다.

아이와 함께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며 건너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1일 체험으로 이루어지는 수미마을의 빙어낚시 체험은 수미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백동저수지에서 이루어진다.

백동낚시터로 더 잘 알려진 저수지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꽁꽁 얼어붙어 얼음낚시터가 되었다.

이곳에서 지난 1월부터 양평 빙어낚시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에 참가해 얼음 위에서 썰매도 타고 빙어도 낚는 시간이다.

얼음낚시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참가한 팀끼리 이루어진다. 낚시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미리 뚫어 놓은 얼음구멍에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드리우고 일정한 속도로 아래위로 당겼다 놓아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하지만 빙어를 잡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드리웠던 낚싯줄을 올려보면 어느새 미끼가 사라진 빈 낚싯바늘과 마주하게 되는 것.

이럴 땐 체험지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보자. 빙어가 많이 잡히는 선생님의 숨겨둔 명당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낚시를 하다 지루해진 아이들이 저수지 위를 오가며 얼음 파편을 주워 놀거나 썰매타기로 눈길을 돌릴 즈음, 마을에서 준비한 따끈한 어묵이 제공된다.

어묵 한 꼬치와 따끈한 국물로 추위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후엔 썰매타기에 도전해보자.

가족이 서로 썰매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빙어얼음낚시는 2월 19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체험시기가 조정될 수 있으니 찾아가기 전 마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빙어얼음낚시 후에는 마을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한 후 연날리기, 찐빵 만들기,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밤 구워 먹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는 빙어튀김과 잔치국수이다.

빙어낚시에서 손맛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면 빙어튀김으로 입맛을 누려보자. 바삭바삭한 빙어튀김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아픔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픔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아픔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숲 향기를 가득 마시는 가평 여행

해질녘 시민들이 여기저기 삼삼오오 모여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 Asia Culture Center)의 하늘마당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인권과 평화의 의미를 예술적으로 승화한다는 배경을 가지고 2015년 11월에 개관하였다.

옛 전남도청 일원과 5•18 민주공원 옆에 위치하였고, 민주평화교류원(옛 전남도청), 문화정보원

문화창조원, 예술극장, 어린이문화원의 다섯 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실내공간 뿐 아니라

아시아문화광장, 하늘마당, 열린마당, 빛의 숲을 주제로 한 지상정원 등의 야외공간도 풍성하다.

이렇게 많은 공간들에서 전시, 공연, 교육, 축제 같은 행사들이 연중 계속해서 기획되고 있어 광주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한눈에 봐도 건물들과 정원들이 예사롭지 않다.

예술극장 옆길로 여름꽃인 배롱나무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선홍색을 자랑하고 있어 많은 사람들은 이곳에서 꽃과 같은 인생 사진을 연출하고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건물들은 민주평화교류원(옛 전남도청)만 지상에 위치하고 다른 건물들은 지하에 조성되어 있다.

주변의 자연경관을 해치지 않고 민주화의 상징인 민주광장과 옛 전남도청 건물을 가리지 않아

시대정신을 존경하고 잊지 않으려는 마음이 건축 설계에 담겨있다고 한다.

문화창조원에는 여러 전시가 진행중이며 탐방객들이 차분하게 예술을 향유하고 있는데

특히 요즘 트랜드인 미디어아트로 진행되는 전시장에서는 서로 열심히 사진찍어 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문화창조원 앞에는 음악과 함께 물을 뿜는 나비정원 음악분수가 있는데 한여름 도심의 더위를

식혀주고 있어서 동심들은 분수 주변을 뛰어다니며 신나는 여름을 보내고 있다.

빛의 숲 정원에는 수직의 4면으로 된 크리스탈 큐브들이 있는데 낮에는 자연광을 모아 아래

건물내부로 빛을 보내고 밤에는 자체에서 나오는 빛이 확산되어 신비로운 정원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화정보원은 아시아 문화의 지식보관소로 이 건물을 들어오면 유리천장을 보느라 고개를 들게 된다.

자연조명으로 빛의 숲에서 보았던 크리스탈 큐브와 연결되어 하늘의 빛이 건물 안으로 들어오는 구조로 되어 있어

ACC 건물 자체가 빛으로 통하는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문화정보원은 기본적으로 도서관이 주목적인 건물이지만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은 아니다.

현재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9월 말까지 계속되는 ‘라마야나의 길’은 아시아의 세계관이 반영된 대표

서사시를 발굴하고 선보이자는 취지로 기획된 전시인데 미디어월, AR(증강현실)체험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라마야나라는 인도의 대서사시를 소개하고 있다. 문화정보원의 상설전시인 ‘아시아문화 아카이브’ 역시

아시아인들의 삶과 예술을 일반적 방법인 도서, 문서, 사진 등을 통해서만이

아니라 영상이나 VR(가상현실) 등의 보다 실감나는 방법을 통한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다.

숲 향기를 가득 마시는 가평 여행

숲 향기를 가득 마시는 가평 여행

숲 향기를 가득 마시는 가평 여행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체험 여행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에서 무료 숲 해설을 들으며 기암괴석과 계곡을 따라 산 속을 걸어보자.

산행이 끝나면 초롱이둥지마을에서 편백나무숲테라피 체험을 해보자. 편백나무에서 발산하는 피톤치드는 아토피 치유에도 도움이 된다.

편백나무 숲에서 맨발로 걷고 간단한 스트레칭도 해 보자. 마을의 둥지오토캠핑장에서 캠핑도 가능하다.

다음 날에는 치유의 숲 잣향기푸른숲에 가서 ‘잣향기 솔솔~힐링나들이’ 등 숲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해 보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찾아가는 양조장 ㈜우리술에 들러 막걸리 빚기와 시음 등 다양한 전통주 체험을 즐겨보자.

국립유명산자연휴양림

유명 계곡 안쪽에 자리한 국립 유명산 자연휴양림은 자연과 교감할 수 있는 친환경적인 분위기가 남다른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꽃들을 볼 수 있는 자생식물원 외에 난대식물원·향료식물원·암석원 등

다양한 생태학습공간들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와 함께하는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다.

휴양림은 참나무류가 많은 천연림 지대와 낙엽송, 잣나무 등을 심어 놓은 인공림 지대가 어우러져 풍광이 뛰어나다.

기암괴석과 계곡을 따라 완경사, 급경사가 조화를 이루며 난 등산로에서 산행을 즐겨 보자.

야영장 등의 숙박시설과 놀이터 등이 잘 갖추어져 자연 속에서 노닐며 추억을 만들기 좋다.

가평의 최남단에서 맑은 자연을 느끼며 여러 체험을 누릴 수 있는 초롱이둥지마을은 봉미산

용문산, 유명산에 둘러싸여 마을이 둥지에 포근히 내려앉은 모양을 하고 있다.

또한 ‘국수(國水) ‘라는 별칭까지 얻을 만큼 맑은 물이 마을을 가로질러 흐르고 있다.

초롱이둥지마을은 마을의 산림과 어우러진 생태체험이며 농사체험, 먹거리 체험, 공예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특히 잣나무숲 체험이 특색 있다.

농어촌인성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짜임새 있게 농촌 체험을 제공하고 있으며

슬로푸드 체험장, 이곳의 명물인 두릅체험장 등에서 풍성한 농촌 체험의 추억을 얻을 수 있다.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에 위치하고 있는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은 80년을 넘긴 잣나무가 국내 최대의 규모로 숲을 이룬 곳이다.

경기도내에서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뿜어져 나오는 숲에서 녹색 기운을 충전할 수 있다.

숲의 초입에 위치한 축령백림관은 전국 최초의 잣 관련 전시관으로 잣나무의 특징과 함께 잣 생산과정과 그 도구 등을 전시하고 있다.

잣향기푸른숲에서는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힐링센터를 시작으로 명상 공간에서 숲속 명상과 기 체조를 하며 몸 안에 건강한 기운을 쌓을 수 있다.

잣나무 숲속에 조성된 탐방로를 해설사와 함께 걸으며 숲을 직접 느껴보고 체험하는 숲체험도 인기인데, 임산부, 환우 등을 위한 특화된 숲체험도 제공되고 있다.

(주)우리술이 운영하는 포천의 찾아가는 양조장은 전통주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그 술의 특색 등을 배우며 우리 술의 가치를 새로이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막걸리 공장 및 연구소 견학을 하며 막걸리업계 최초로 HACCA 인증을 받으며 현대화된 우리술 막걸리의 제조 공정을 지켜볼 수 있다.

막걸리 빚기 및 다양한 막걸리 시음 등의 프로그램도 흥미로운데, 뛰어난 풍미를 지닌 가평의 잣을

비롯 밤 등을 넣어 맛에 풍성함을 더한 막걸리들을 맛보고, 다양한 패키지의 막걸리들을 구입할 수도 있다.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체험 여행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체험 여행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체험 여행

록 음악과 함께하는 여름휴가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

여름 대표 과일은 수박이라지만, 요즘 아이들이 좋아하는 여름 과일은 블루베리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부터 나기 시작해 지금이 한창 수확기란다.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인 블루베리는 그 자체로도 맛있지만 생과, 냉동, 건조

블루베리를 이용해 음료, 아이스크림, 케이크, 쿠키, 건강식품 등 다양한 형태로 즐길 수 있다.

요즘에는 동네 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지만 재배농장을 찾아가 직접 따먹는 블루베리는 더욱 달콤하다.

전국적으로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집에서 1~2시간 거리의 재배농장을 찾을 수 있다.

자연이 준 푸른 보석, 블루베리를 따러 포천 푸른언덕블루베리 농장으로 향했다.

포천에서 유일한 블루베리 농장인 ‘푸른언덕블루베리’를 찾아가는 길.

농장이 있는 마을길로 접어들자 파란색 바람개비가 드문드문 서 있다.

이정표를 바람개비로 대신했다고. 파란 바람을 일으키는 바람개비를 따라 들어가니 야트막한 언덕 위에 농장이 보인다.

폭염이 한창인 요즘이지만 초록 잎사귀 사이로 짙푸른 블루베리가 가득하니 보는 것만으로 시원하다.

농장주 최종오 씨는 원래 웹 디자인을 했는데, 어느 날 블루베리 농장의 홈페이지를 제작해주다가 블루베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때부터 블루베리 농사를 시작해 2009년 포천에 자신의 농장을 차렸다.

2010년부터 2~3년생 묘목을 식재해 어느덧 수확이 본격화한 시점이다. 현재 약 5,000㎡ 규모의 농장에 7~8년생 1,5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다.

블루베리는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인디언들이 야생에서 채취해 먹던 것이 지금은 전 세계에 퍼졌다.

블루베리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미국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로 소개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재배농가가 급속도로 늘었다.

블루베리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며, 시력에 좋은 안토시아닌을 포도에 비해 30배 이상 함유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의 전투기 조종사들이 야간 출격 시 블루베리를 먹은 뒤 명중률이 높았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다.

세계적으로 수백 가지 품종이 있다는데 푸른언덕블루베리는 알이 굵고 단맛이 강한 스파르탄을 비롯해 챈들러, 토로, 브리지타, 엘리자베스 등이 주를 이룬다.

수확 기간을 늘리기 위해 조생종과 만생종을 고루 재배한다.

블루베리는 재배 지역에 따라 수확 시기가 다른데 전라도 등 남쪽에서는 5월부터 수확하고, 포천의 경우 6월에 시작해 8월 초나 중순까지 수확한다.

수확 기간이 짧은 것이 아쉽지만, 봄에는 방울꽃을 닮은 사랑스러운 꽃을 볼 수 있고 가을이면 붉은

단풍이 들어 봄부터 가을까지 보고 즐길 수 있는 게 블루베리다. 단풍 든 잎은 말려서 차로 마셔도 좋다고.

아파트 베란다나 주택 옥상 등에서 화초처럼 블루베리를 키우는 사람들도 점차 늘고 있다.

잘 관리하면 50년 가까이 살 수 있다니 반려식물로 충분하다.

블루베리 언덕 한가운데에 자리한 안내소에서 체험바구니를 받고 주의사항을 들은 뒤 체험을 시작한다.

록 음악과 함께하는 여름휴가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

록 음악과 함께하는 여름휴가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

록 음악과 함께하는 여름휴가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제1회 지산 밸리록 페스티벌(2009년)의 대표 라인업은 영국 록밴드 오아시스와 미국 얼터너티브록 그룹 위저(Weezer)였다.

세계적인 록밴드의 내한 공연 소식이 알려지자 마니아들의 가슴은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국내외 정상급 아티스트들의 공연은 계속되었다.

라디오헤드, 뮤즈, 언니네이발관, 넬 등 이름만 들어도 록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뮤지션들이 여름이면 지산 밸리록으로 모였다.

2013년부터는 잠시 장소를 변경해 경기도 안산시 대부도에서 행사가 열렸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3년 만에 다시 경기도 이천시 지산포레스트리조트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지산 밸리록은 올해부터 ‘2016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로 이름을 바꿨다.

‘플러그 인 뮤직 앤드 아츠(Plug in Music & Arts); 음악 그리고 예술을 만나다’라는 축제 콘셉트에 맞춘 새 이름이다.

자연이라는 공간에서 음악과 예술을 함께 만나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축제 현장에는 BIGTOP STAGE, GREEN/RED STAGE, TUNE-UP STAGE 등 세 개의 공연 무대가 설치된다.

BIGTOP STAGE에서는 헤드라이너급 출연진이 주로 무대에 오른다. GREEN/RED STAGE는 밤 12시를 기준으로 분위기를 전환한다.

한 개의 공연장에 두 개의 이름을 붙였다.

GREEN STAGE에서는 감성적인 공연이 열리고 시간이 새벽으로 넘어가면 RED STAGE로 변해 록, 힙합, 일렉트로닉 등 열정적인 음악을 들을 수 있다.

TUNE-UP STAGE에서는 CJ문화재단이 선정해 지원한 튠업 뮤지션들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BIGTOP STAGE에서 기대되는 공연은 스테레오포닉스, 레드 핫 칠리 페퍼, 장기하와얼굴들, 김창완with김창완밴드, 제드, 비피 클라이로, 디스클로저 등이다.

공연 첫날에는 스테레오포닉스의 보컬 켈리 존스의 허스키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둘째 날 김창완with김창완밴드와 장기하와얼굴들의 공연은 우리나라의 대표 선후배 밴드의 음악을 1시간 간격으로 감상하는 자리가 되겠다.

첫날 GREEN STAGE에서 가장 주목받는 뮤지션은 우리나라 가수 이소라다.

독보적인 음색으로 대중성과 예술성에서 경지에 오른 아티스트다.

마지막 날에는 브릿팝 밴드인 트래비스 음악도 들을 수 있다.

밤 12시가 지나 GREEN STAGE가 RED STAGE로 변하면 음악에 취해 잠 못 드는 밤이 시작된다.

피아, 노라조 메탈, 더블유 앤 웨일 등이 새벽까지 공연을 펼친다.

TUNE-UP STAGE에서 주목할 공연은 이제는 고인이 된 선배 가수들을 위해 후배들이 마련한 헌정 무대다.

코어매거진, 남메아리, 아시안체어샷, 네임텍, ABTB, 아홉번째, 마호가니킹 등

7개 팀에서 12명이 모여 데이비드 보위, 프린스, 신해철 등을 기리는 공연을 한다.

지산 밸리록에서는 음악 외에도 축제를 즐길 방법이 얼마든지 많다.

잠깐 공연장을 빠져나올 여유가 있다면 아트 포레스트(ART FOREST)와 아트 밸리(ART VALLEY)에 가보자.

플러그 인 뮤직 앤드 아츠(Plug in Music & Arts); 음악 그리고 예술을 만나다’라는 페스티벌 콘셉트가 실현되는 현장이다.

아트 포레스트에서는 길종상가, 유어마인드, 신도시 등이 예술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디자인 활동을 하는 길종상가는 축제 기간 중 관객과 함께 신기하고 이상한 물건을 만든다.

“볼링처럼 뭔가를 굴려 넘어뜨리거나, 동전이나 나무토막을 울퉁불퉁한 나무 판 위에 던져 놀 수 있는 물건을 만들 겁니다.

참여형 게임을 할 수 있는 물건이죠”라고 길종상가 박길종 대표는 설명한다.

그 물건이 무엇일지는 축제가 시작되어야 정확히 알 수 있겠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대구도시철도 3호선 도시 위를 달리는 하늘열차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지상 10m 높이의 하늘열차는 대구 도심 위를 달리며 다이내믹한 풍경들을 선사한다.

높은 빌딩 사이를 지나고, 넓은 강 위를 달리고, 다닥다닥 지붕 위를 날아가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얼굴의 대구를 만난다.

빌딩 사이로 보는 노을과 일출도 특별하다.

하늘열차에서 내리면 가보고 싶었던 대구의 명소와 먹거리들이 기다린다. 3호선은 신나는 대구여행의 새 출발점이다.

“아제~ 이번 역은 달성공원이죠.” “그래, 이번 역은 옛날 토성이 있는 달성공원역 아이가.

달성공원이나 대구향토역사관으로 가실 분들은 오른쪽 문으로 내리시면 됩니데이~”

사투리 안내방송이 구수하게 들려오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대구에 도시철도가 처음 개통된 것은 1997년이다.

그 뒤 2005년에 2호선이 완성되었고, 10년 만인 지난 4월 23일 3호선이 운행을 시작했다.

5월 31일까지 이용객이 무려 300만 명. 하루 평균 7만 6,500명이 열차를 탔다 하니 그 인기가 짐작되고도 남는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컴컴한 지하를 달리는 지하철이 아니라 하늘열차(Sky Rail)라 불리는 지상철이다.

평균 높이가 11m인 하늘열차를 타면 도심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폭 200m가 넘는 금호강을 가로지를 때면 강 위를 나는 듯 느껴지고, 대봉교를 건너면 신천 둔치 잔디밭을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평화롭게 다가온다.

남구에서는 오밀조밀한 주택 지붕들 너머 앞산이 마주 보이고, 수성못역이 가까워지면 오른쪽으로 수성못이 나타난다.

수면에 햇빛이 하얗게 물결 따라 부서지는 풍경을 뒤로하고, 열차는 범물동 빌딩들 사이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땅 위에서는 볼 수 없는 대구의 비경이다.

해가 진 뒤에 3호선을 통해 보는 대구의 모습도 새롭다.

빌딩마다 하나둘 불이 켜지고,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전동차 아래를 지나는 자동차 불빛들은 강물처럼 흘러가고, 범어천을 따라 양쪽으로 우뚝 선 빌딩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달리는 열차 안에서 빌딩 숲을 붉게 물들이며 지는 해를 바라보는 일도 특별하다.

대구 하늘을 남북으로 달리는 하늘열차는 북구 동호동 칠곡경대병원역에서 수성구 범물동 용지역까지 모두 30개 역을 거친다.

전체 24km 구간을 지나는 데 48분이 걸린다. 신호 대기도, 답답한 정체도 없이 시원하게 달린다.

승용차를 이용할 때 70분 이상 걸리는 거리를 20여 분 단축했다.

오전 5시 30분부터 밤 12시까지, 아침저녁 러시아워 때는 5분 간격, 그 외에는 7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궤도빔 위를 차량의 고무바퀴가 감싸 안고 주행하는 방식이라 소음과 진동이 적고 승차감이 뛰어나 편안하게 풍경에 빠져든다.

대구 하늘열차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중교통 모노레일이다. 세계에서도 대중교통에 모노레일을 도입한 사례는 많지 않다.

일본 도쿄와 오사카, 중국 충칭 그리고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등 세계 14개국에서 운행 중이다.

그중에서 대구 하늘열차는 최장거리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최고를 자랑한다.

아파트나 주택 밀집 지역을 지날 때면 창문흐림장치가 작동해 시민들의 사생활을 보호해준다.

위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땅 위로 안전하게 탈출할 수 있는 스파이럴 슈트와 물분사 방식의 자동소화시설이 설치되어 안전에 온 힘을 쏟았다.

무인 운행이지만 걱정은 접어두어도 좋다. 차량마다 안전요원이 1명씩 승차하고, CCTV를 통해 칠곡차량기지 관제시스템에서 실시간 모니터링한다.

다른 노선으로 갈아타려면 1호선은 명덕역에서, 2호선은 신남역에서 환승 가능하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타고 내리는 역은 서문시장역이다. 3호선 개통으로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주말 기준 40% 정도 늘었다.

3번 출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면 바로 시장 입구다. 기존에는 2호선 신남역에서 내려 10여 분을 걸어야 했다.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조선 시대 3대 장터로 꼽혔던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괴산 산막이옛길 걷기 연둣빛 일렁이는 옛길을 거닐다

갈증을 잠시 달래주는 물 한 잔처럼 짧은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요란하지 않고 번거롭지도 않은 짧은 휴식은 때로 남태평양의 백사장에서 누리는 휴식만큼이나 멋지고 달콤하다.

산과 하늘이 가깝고 바람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한 공원이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한 병목안시민공원이다. 수리산 자락이 품은 보석 같은 쉼터를 만나보자.

소박한 휴식을 선물하는 공원

왕복 2차선 도로가 끝나고 좁은 외길에 들어서서도, ‘병목안시민공원’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을 지나고서도 ‘과연 이런 곳에 공원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중앙 광장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에 발을 딛고서야 널따랗게 펼쳐진 하늘이 이마 위로 성큼 다가선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목덜미를 부드럽게 간질이고 맑은 햇살이 그대로 내려와 잠시 눈이 부시다.

입구는 마치 병목처럼 좁지만 그 안에 너른 공간을 품고 있어 ‘병목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수리산 아래 자락의 지명이다.

경기도 안양시와 군포시, 안산시를 아우르며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 긴 능선으로 이어진 수리산은 수도권 산행의 떠오르는 명소다.

정상인 태을봉(해발 489미터), 슬기봉(해발 451.5미터)으로 오르는 등산로뿐 아니라

삼림욕장과 완만한 둘레길 등이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훌륭한 나들이 코스가 되어준다.

병목안시민공원은 수리산의 정기를 누리며 소박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경부선 철도와 수인선 철도에 쓰일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 시민공원으로 변신한 것은 2006년이다.

방치된 산의 경사면이 위태롭고 돌덩이와 돌가루가 뒹굴던, 버려진 공간이었다.

필요에 의해 파헤쳐지고 버려진 공간은 되돌이표처럼 돌아왔다.

천덕꾸러기로 방치되었던 공간이 공원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조용히 이루어졌다.

채석장의 흔적은 높이 65미터, 폭 95미터의 거대한 인공 폭포로 깔끔하게 가려졌다.

가파른 경사면에 야생화 화단을 조성하고, 철 따라 피고 지는 꽃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중앙 광장에 퍼걸러 등 쉼터를 만들고 잔디 광장 주변에는 나무를 심었다.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나무들은 울창해지고 돌가루 날리던 옛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다.

산책로와 정자, 체력 단련장 등의 시설도 함께 있어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 아기자기한 재미도 선물한다.

병목안시민공원의 상징이 된 인공 폭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이자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수리산을 비행하는 독수리 한 마리가 올라앉은 긴 폭포를 비롯해 크고 병풍처럼 펼쳐진 작은 암봉들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

대형 스크린처럼 벽면을 가득 적시며 흐르는 폭포 등 다양한 형태의 인공 폭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잔디가 깔린 중앙 광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이다.

초록빛으로 눈을 씻으며 도시락 먹기에 좋은 원두막들도 자리를 잡았다.

중앙 광장 둘레를 따라 서 있는 나무 그늘 아래에서는 책 한 권 읽어도 좋고, 한가롭게 낮잠을 즐겨도 좋다.

하늘과 산자락에 눈높이를 맞추고 마음속의 묵은 먼지들을 털어내기에도 그만이다.

어린이 놀이터 옆으로는 예전 자갈 실은 화물열차가 다니던 철로를 복원해놓았다.

괴산 산막이옛길 걷기 연둣빛 일렁이는 옛길을 거닐다

괴산 산막이옛길 걷기 연둣빛 일렁이는 옛길을 거닐다

괴산 산막이옛길 걷기 연둣빛 일렁이는 옛길을 거닐다

눈물의 결정이 말라붙은 고흥 오마도 간척지

괴산군 지도를 보고 있으면 온통 파랗다.

그만큼 산이 많다는 증거다. 산이 많으니 계곡도 많다.

쌍곡과 선유동계곡, 화양동계곡, 갈은계곡 등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계곡들이 밀집해 있는 곳이 바로 괴산이다.

산이 장막처럼 둘러싸고 있어 막혀 있다는 뜻을 지닌 ‘산막이’ 역시 산이 만들어낸 지명이다.

산으로 막힌 마을로 불리는 산막이마을은 달천을 가로질러 건너야 들어갈 수 있을 만큼 오지 중 오지였다.

산에서 채취한 버섯, 나물, 약초 등을 강 건너 읍내 장에 내다파는 것이 유일한 외출이었다.

하지만 댐이 건설되면서 물길마저 사라졌고, 마을은 더욱더 오지가 되었다. 그래서 태어난 길이 지금의 산막이옛길이다.

발아래 목숨을 노리는 호수와 벼랑이 버티고 서 있는 굽이굽이 위태로운 길이 그렇게 만들어졌다.

세상과 단절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 만든 길이다.

산막이옛길은 충북 괴산군 칠성면 외사리 사오랑마을에서 산막이마을을 이어주던 10리 길, 즉 4km에 걸친 옛길이다.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이 되었지만, 그전에 있던 길은 분명 옛길이 맞다.

이 산막이옛길을 지난해에만 140만 명이 찾았다고 하니 이제 오지 신세를 면한 셈이다.

주차장에서 괴산호의 풍경을 만나기까지는 오르막길이 반복된다.

아름다운 풍경을 쉽게 보여주기 싫었던 모양이다.

길게 이어진 농특산물 지정 판매장을 지나 가파른 길을 걸어 관광안내소, 차돌바위나루를 지나 소나무동산에 이르면 또 한 차례 계단길이 이어진다.

소나무동산엔 40년 수령의 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구불구불 뻗은 소나무와 단정하게 쌓은 돌담길이 제법 운치 있어 오르는 길이 힘든 줄 모른다.

언덕 정상에 이르면 비로소 괴산호의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길 중간에 설치되어 있는 그네와 흔들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눈에 띈다.

왼편 소나무 숲 너머로 괴산호와 산막이옛길을 탄생시킨 주인공이 얼굴을 내민다. 괴산댐이다.

괴산댐은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달천을 가로막아 건설한 댐식 발전소다.

한국전쟁 이후 파괴된 전력시설을 재정비, 복구하기 위해 우리나라 최초로 우리 기술로 건설했다.

전망대에서 호수를 굽어보며 한숨 돌리고 나면 흙길과 나무데크를 따라 완만한 길이 이어져 발걸음이 제법 경쾌해진다.

소나무 출렁다리는 산막이옛길의 최고 명소 중 하나다. 소나무 숲 사이로 출렁다리를 연결해 삼림욕과 함께 재미를 더했다.

소나무 출렁다리를 지나면 산막이옛길에 재미를 더하는 다양한 볼거리가 이어진다.

지금은 연못이지만 예부터 벼를 재배했던 논으로 빗물에 의존해 모를 심었다는 연화담을 비롯해 노적봉, 성재봉, 옥녀봉, 군자산 등이 겹겹이 보이는 망세루가 가장 먼저 반긴다.

1968년까지 실제로 호랑이가 살았다고 전하는 호랑이굴 앞에는 잘생긴 호랑이 한 마리가 웅크린 채 지나는 여행객들을 노려보고 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토존이기도 하다.

눈물의 결정이 말라붙은 고흥 오마도 간척지

눈물의 결정이 말라붙은 고흥 오마도 간척지

눈물의 결정이 말라붙은 고흥 오마도 간척지

부여 백제문화단지 1400년 전 백제의 숨결이 깨어나다

행락이 아닌 ‘여행’이라면, 길 위에서 더러 뜨거운 상처 같은 이야기들과 만나게 된다.

이긴 자들보다 진 자들이, 성공한 자들보다 실패한 이들이, 가진 자들보다 못 가진 자들이 살아낸 삶은 언제나 더 뜨겁다.

입신양명이나 부귀영화야 당대의 성취쯤으로 끝나지만, 못 다 꾼 꿈이나 가슴 치는 억울함은 오래 남아 긴 시간을 건너간다.

그렇게 건너온 이야기를 여름의 절정을 넘어서 찾아간 고흥 땅에서 만났다.

너른 논이 까마득한 소실점까지 이어지는 해창만 간척지.

논과 논 사이에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는 물길이 하늘을 담아낸다.

소외된 이들의 눈물과 가난한 이들의 희망이 소금 결정처럼 남아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전남 고흥의 오마도 간척지다.

분노와 슬픔, 그리고 눈물겨운 가난에 뿌리를 대고 있는 땅.

그곳에 갈 때마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도, 노을이 물드는 모습을 바라보다 자주 울컥하게 되는 것도 모두 간척지를 이룬 것들에 대한 생각 때문이었다.

서울 여의도 크기의 세 배쯤 되는 고흥 오마도 간척지는 한센인들이 1962년부터 3년 동안

소록도 북쪽 풍양 반도에서 도양읍 봉암 반도까지 2㎞가 넘는 바다를 메워 만들어낸 땅이다.

간척을 위해 한센병 음성환자 2000명이 2개의 작업대로 나누어 교대로 한 달씩 일했다.

당시 소록도의 한센병 음성환자는 3300명.이 중 작업이 가능한 인원이 2000명 정도였으니 일할 수 있는 사람은 모두 다 나섰던 셈이었다.

이들에게 지급된 장비는 삽과 손수레뿐.

대나무와 소나무로 만든 사다리를 수심 8m가 넘는 바다에 박아놓으면

이튿날 펄 속으로 다 잠겨버렸고, 인근의 산에서 캐낸 흙과 바위를 리어카로 실어 바다에 부으면 밀물의 바다가 이내 흙을 육지 쪽으로 밀어붙였다.

사다리를 다시 짜서 바다에 넣고 밀려 나간 흙을 다시 바다에 쏟아붓기를 끝없이 반복했다.

천신만고 끝에 겨우 막은 제방이 거센 조류에 허망하게 터져버린 것도 한두 번이 아니었다.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 노동. 부상자는 속출했고 더러는 목숨을 잃기도 했다.

한센인들은 왜 이런 고된 노동을 마다하지 않았을까. 그들이 원했던 것은 ‘정착’이었다.

완치돼 전염성이 없다는 판정을 받은 음성 환자들은 귀향을 허락받았다.

그러나 부푼 꿈을 안고 고향으로 향했던 이들은 십중팔구 다 병원으로 돌아왔다. 고향의 가족마저 받아주지 않았던 것이다.

돌아온 한센인에게 병원장은 ‘바다 간척사업에 나서면 새로운 정착촌을 만들어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소록도를 떠나 육지에서 살 수 있다는 희망 하나로 한센병 환자들은 제안을 받아들였다.

반세기가 넘도록 치유되지 않을 상처의 시작이 이랬다.

물막이 공정이 80~90%가 끝났을 무렵, 정부는 돌연 한센병 환자들을 모두 내쫓았다.

총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한센병 환자와는 함께 살 수 없다’고 반대하던 간척지 주변 주민들의 민원에 굴복했던 것이었다.

스스로의 손으로 땅을 만들어 살고자 했던 한센인들의 꿈은 이렇듯 허망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소외된 병자를 국가가 주도하는 건설사업에 동원했던 것이나 약속을 저버리고 파렴치하게 마지막 꿈마저 빼앗았던 건 무자비한 폭력이나 다름없었다.

이런 폭력에 유린당한 이들은 이 땅에서 가장 낮고 불쌍한 사람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