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연천 안보 관광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해마다 6월이면 생각나는 한국전쟁.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란 수식어는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말해주고

남과 북을 가로막은 철책과 지뢰, 군부대로 상징되는 DMZ(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보여준다.

안보 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걸음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기도 북부의 연천으로 떠나는 안보 관광은 철책 너머로 손에 닿을 듯한 북한이 한눈에 들어오는 승전OP(Observation Post, 초소)에서 시작된다.

승전OP는 철원이나 고성 지역에 설치된 여행객을 위한 전망대와 달리 육군 25사단이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그러다 보니 망원경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국군 관측소와 북한군 관측소의 거리가 750m에 불과해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북녘의 산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승전OP 앞으로 남방 한계선의 철책이 길게 늘어섰고, 2km 북방에 휴전선이라 부르는 군사분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 앞에는 태극기와 유엔기가 꽂힌 GP(Guard Post, 휴전선 감시초소)가 있고, 북쪽으로 2km 지점에 북방 한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사이에 국군과 북한군의 관측소와 초소가 빼곡하게 설치되었다.

사소한 움직임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 트였고, 개미 기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철책 주변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 풍경과 다르지 않다.

나지막한 산자락이 파도처럼 이어지고, 잡초가 우거진 넓은 들이 펼쳐진다.

한국전쟁이 사람들의 왕래를 막아놓았을 뿐, 생명의 자유로운 움직임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루와 산양 같은 동물이 뛰어다니고, 독수리와 참매 등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희귀한 식물들이 자생한다.

민통선 안에서 농번기를 맞아 분주하게 모를 가꾸고, 밭을 일구는 농부들이 보인다.

풍경만 보면 남과 북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과 다르지 않아 언젠가는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아직은 남과 북이 마주하고 있기에 군인들이 24시간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승전OP의 감시 망원경으로 북한 초소와 북한군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감시 중이다.

우리 땅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낯선 풍경이 안보 관광에서 접할 수 있는 선물이다.

안보 관광을 할 때 지역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어디가 북한 땅인지, 멀리 보이는 건물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휴전선과 너른 평지, 중첩되는 산자락이 전부다.

하지만 승전OP 내 전망대에 마련된 지역 모형도를 보며 담당 군인의 설명을 듣고 나서 주위를 바라보면 느낌이 다르다.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사는 이도 오는 이도 흥이 나는 농촌 마을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장촌마을은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 묵3리의 자연마을명이다.

영농조합법인 장촌마을 대표에 따르면 장씨가 모여 살아서 또는 마을 생김새가 길어서 장촌마을이라고 불려왔다고 한다.

‘용인’ 하면 으레 에버랜드와 한국민속촌만 떠올리는 현실이 안타까웠던 장촌마을 주민들은 농촌공동체 활성화에 뜻을 모아 2018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했다.

2020년에는 관광두레 주민 사업체로 선정됐다.

조합원들은 대형 관광지가 아닌 지역민과 함께 용인의 속살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로컬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자 했다.

산 좋고 물 좋은 자연환경을 배경 삼아 청정, 힐링, 안심이라는 여행 트렌드를 접목한 체험 상품과 지역 농작물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장촌마을에 들어서면 ‘MOOK3’ 카페가 눈에 띈다.

농촌마을 공동농장조성사업에 선정되어 2020년 11월에 개소한 시설로 마을 행정명인 묵3리를 이름에 담았다.

방치되어 있던 마을 내 폐공장을 리모델링하여 카페 겸 다목적 회관으로 재탄생시켰다.

마을 주민들은 이곳에서 쉬어가고 회의도 연다.

방문객도 이용 가능하며 사진 액자 만들기, 나무 장승·솟대 만들기, 천연 밀납초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카페에서는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하고 마을에서 수확한 농작물로 만든 음료를 만날 수 있다.

그중 수양홍도차가 대표 메뉴다.

야생 복숭아를 숙성시켜 만든 청으로 따뜻하게 차로 마시거나 시원하게 에이드로 즐길 수 있다.

마을에는 300그루가 넘는 야생 복숭아나무가 심어져 있어, 봄날의 아름다운 풍경은 덤이다.

음료와 곁들일 사라다(샐러드)빵과 크로켓도 준비했다.

주민들이 직접 키운 감자, 옥수수 등이 아낌없이 들어가 있다.

먼저 사라다(샐러드)빵은 감자의 포슬포슬한 식감과 맛이 포인트다.

추억의 사라다빵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고소한 식감과 함께 추억까지 담았다.

감자를 삶아 으깬 후 옥수수를 듬뿍 넣어 만든 감자크로켓도 인기다.

동그란 모양으로 만들어 튀기면 입 안 가득 고소함이 느껴지는 수제 크로켓을 만날 수 있다.

겉은 바삭바삭, 속은 사르르 녹는다. 단 사라다빵과 크로켓은 주말에만 판매한다.

농촌마을의 특징과 청정한 자연환경을 활용한 제철 농작물 관련 체험과 계절별 체험을 운영한다.

봄철에는 감자, 옥수수, 고구마 등의 작물을 심고, 여름철부터 가을철까지는 작물을 수확하는 체험으로 이뤄진다.

농사를 알지 못해도 상관없다. 일명 ‘농잘알(농사를 잘 아는 사람)’ 주민이 옆에서 하나하나 친절하게 알려주어 든든하다.

봄과 여름 모두 방문한다면 내가 심었던 농작물을 수확하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흙을 접할 일이 별로 없는 요즈음 아이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경험이다.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재미있고 맛까지 좋은 낙농 체험 연천 애심목장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낙농체험장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즐겁고 맛있는 놀이터다.

젖소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을 직접 만져보고, 치즈와 아이스크림 등 우유로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고

목장의 상징인 푸른 잔디밭에서 뒹굴 수 있으니 이보다 좋은 놀이터가 있을까?

지난해 여름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목장에서 낙농 체험을 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다.

그후로 목장은 가족 체험 여행지 1순위가 됐다.

더위를 무릅쓰고 연천 애심목장을 찾은 이유도 아이들을 위해서다.

애심목장에 도착하니 먼저 온 체험객들이 동그란 공을 마구 굴리고 있다.

더위를 식혀줄 아이스크림을 구슬땀 흘려가며 만드는 중이다.

목장에서 생산한 원유에 바닐라, 설탕을 넣어 뚜껑을 닫은 뒤 마구 흔들면 된다.

축구공 모양의 통은 이중으로 되어 있다. 안쪽 통에 아이스크림 재료를 넣고, 바깥에 얼음과 소금을 넣는다.

얼음이 녹으면서 주변의 온도를 낮춰 우유가 차갑게 되는 원리이다.

특별한 기계도 없이 얼음과 소금만으로 아이스크림이 만들어지니 아이들은 부모가 무슨 마법이라도 부린 줄 안다.

고소한 우유 맛이 진하게 느껴지는 아이스크림이다.

잔디밭 한편에는 토끼장이 있다. 토끼장 안에 들어가 토끼를 안아보기도 하고, 쓰다듬어보기도 한다.

토끼가 좋아할 만한 풀을 뜯어 먹이로 주는 아이도 있다. 처음에는 가까이 가는 것도 겁내던 아이가 순한 토끼를 보고는 용기를 낸다.

낙농 체험의 하이라이트는 치즈 만들기다. 원유에 유산균과 응고 효소인 렌넷(rennet)을 넣으면 우유 속의 단백질이 응고돼 덩어리가 형성된다.

이 덩어리를 커드(curd)라고 한다. 응고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치즈 체험에서는 미리 만들어놓은 커드를 이용한다.

따뜻한 물에 커드를 넣어 조물조물 만지면 말랑한 상태가 된다.

말랑해진 덩어리를 여러 명이 잡아 보자기처럼 늘이기도 하고, 줄넘기처럼 길게 늘이기도 한다. 줄처럼 길게 늘인다 하여 이름이 스트링치즈다.

소금을 살짝 넣어 만들어도 좋고, 무염으로 만들어 칠리소스에 찍어 먹거나 샌드위치에 넣어 먹어도 좋다.

결대로 찢어 입에 넣으면 쫄깃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치즈는 종류가 워낙 다양한데, 낙농 체험에서 만드는 것은 보통 스트링치즈나 모차렐라치즈다.

치즈 체험 다음엔 젖소 먹이주기와 송아지 우유주기 차례다.

젖소는 더위에 약한데 불볕더위가 계속되니 선풍기도 틀고 물도 뿌려 온도를 낮추고 있다.

건초를 내미니 긴 혀를 내밀어 잘도 받아먹는다.

송아지 우유주기도 재미있다. 우유 냄새를 맡은 송아지가 우유통을 덥석 물고는 힘껏 빨아댄다.

빠는 힘이 세서 통을 잡은 아이가 휘청거릴 정도다.

점심시간이 지난 터라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아우성이다. 이때 유용한 것이 피자 만들기 체험이다.

보리, 밀, 쌀, 콩, 귀리 등 다섯 가지 곡물을 섞어 만든 피자 도우를 반죽하고, 주변 농가에서 재배한 채소로 토핑 재료를 준비한다.

밀가루를 살짝 뿌린 뒤 도우를 올리고 밀대로 넓게 밀어 소스를 바른 다음 원하는 토핑을 골고루 올린다.

마지막으로 목장에서 만든 치즈를 듬뿍 뿌려 오븐에 넣으면 된다.

조리 과정은 간단하지만 도우 반죽을 제외한 모든 과정을 아이들이 직접 해볼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양평 문호리 리버마켓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매월 셋째 주 토요일, 경기도 양평의 작은 동네 문호리가 들썩거린다.

한 달에 한 번, 이 동네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원동력은 바로 문호리 강변을 따라 열리는 정겨운 장, ‘문호리 리버마켓’이다.

서울과 경기도는 물론,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 장을 구경하려고 모여든다.

전국의 수많은 플리마켓 중 유독 더 주목받고 있는 문호리 리버마켓을 찾아가봤다.

벼르고 별렀다. 자칭 ‘플리마켓 마니아’로서 지난해 여름부터 문호리 리버마켓 소식을 접하고 방문 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셋째 주 토요일, 일요일이라는 시간을 맞추기가 그리 쉽지 않았다.

꼭 그때마다 다른 일정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 번 놓치면 다음 프리마켓 일정을 기다려야 하는 터라 더욱 간절했다.

그리고 드디어 문호리 리버마켓을 찾았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이미 제대로 입소문을 탔다.

리버마켓이 열리는 강변으로 향하는 차량 행렬이 그 인기를 증명한다.

차를 타고 갈 경우, 내비게이션에 ‘문호리 리버마켓’이나 ‘현대수상스키’ 또는 ‘서종수상스키’를 목적지로 입력하고 찾아가면 된다.

찾아오는 이가 많아지면서 경의중앙선 양수역과 문호강변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운행되고 있다.

문호강변 인근에 다다르자 안내판이 보인다.

주차장 쪽은 이미 만원이다. 어렵사리 차를 세우고 문호리 리버마켓으로 향한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다양한 사람들이 리버마켓을 찾았다. 강변을 따라 하얀 천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어린 시절 종합선물세트를 손에 들고 풀어보기 전 ‘어떤 것들이 들었을까’ 상상하던 그 설렘을 안고 리버마켓으로 들어간다.

소박한 천에 귀여운 병아리 그림과 함께 ‘문호리 리버마켓’이라는 글자가 앙증맞게 앉아 있다.

천에 함께 적힌 ‘만들고, 놀고, 꿈꾸고’라는 글자가 빛난다.

‘만들고, 놀고, 꿈꾸는’ 사람들이 셀러로 모이는 곳이라 그런지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만나는 셀러들의 얼굴에서도 빛이 난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2014년 4월, 문호강변에서 ‘문호리 프리마켓’이라는 이름으로 첫선을 보였다.

문호리에 정착한 지역민들이 중심이 되어 시작됐다.

처음에 60여 셀러가 참여하다가 현재는 170여 셀러가 참여할 정도로 그 규모가 커졌다.

처음보다 몸집이 커지고 판매 품목도 다양해졌지만, 손수 농사짓거나 만든 것들만 판매한다는 취지는 변함이 없다.

셀러 중 상당수가 양평 주민이지만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도 많다.

문호리 리버마켓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장으로, 기본 조건만 갖추면 누구든 셀러로 동참할 수 있다.

문호리 리버마켓 온라인 카페(www.rivermarket.kr)에 참여를 신청해서 통과되면 리버마켓 속 작은 마켓인 ‘병아리 마켓’에 참여할 수 있다.

리버마켓의 인기에 힘입어 병아리 마켓에도 점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병아리 마켓에는 신예 셀러뿐 아니라, 리버마켓의 다른 셀러들도 참여한다.

리버마켓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또 다른 재미를 맛볼 수 있다.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가을바람 불어오는 저수지와 갯골을 찾아서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가을바람을 온몸으로 맞기에 좋은 산책 코스로는 물이 있는 여행지가 좋다.

지난여름의 들뜬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기 때문이다. 경기도 시흥시를 가을날의 산책 여행지로 추천한다.

그곳에 가면 저수지, 연꽃 단지, 갯골생태공원, 포구 등 다양한 모습의 명소들이 여행객을 반겨준다.

시흥시의 수변 나들이 코스는 마지막에 낙조를 감상한다고 예상할 경우 물왕저수지→연꽃테마파크→시흥갯골생태공원→월곶포구 순서로 구성한다.

가장 먼저 찾아볼 곳은 물왕저수지. 제3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서해안고속도로 등이 근처를 지나고 있어 찾아가기에도 어렵지 않다.

흥부저수지가 정식 명칭이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물왕저수지가 더 익숙하다.

이 저수지가 설치될 당시 시흥과 부천의 경계에 있는 이유로 각각 한 글자씩을 따서 ‘흥부저수지’라고 명명했으나

현지 주민이나 여행자들에겐 물왕동에 있다고 해서 ‘물왕저수지’라는 이름으로 더 널리 알려졌다.

1950년대 후반에는 고 이승만 전 대통령이 전용 낚시터를 만들어놓고 자주 들렀다고 한다.

지금도 낮에는 산책이나 자전거 타기, 해가 진 뒤에는 카페촌의 낭만에 젖어보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저수지를 순환하는 도로가 나 있는데 북쪽으로는 길게 차도가 이어지므로 물왕사거리에서 물왕저수지를 지나 동쪽 끝, 저수지 상류까지만 왕복해도 좋겠다.

차량들은 흙먼지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최대한 저속으로 진행하도록 한다. 서쪽의 제방만 왕복으로 걸어도 좋다.

가을날의 여행에는 군것질거리보다는 배낭에 시집이나 수필집 한 권쯤 담아가는 것이 더 어울린다.

조용한 카페의 뜨락에 자리를 잡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자니 잔디밭 위로 몇 가닥의 낙엽들이 저수지에서 불어온 바람을 따라 이리저리 뒹군다.

슬며시 수필집 한 권을 꺼내든다. 소설가 이효석이 쓴 수필 ‘낙엽을 태우면서’의 한 구절을 읽노라니 감성 돋는 학창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

“낙엽 타는 냄새같이 좋은 것이 있을까?

갓 볶아낸 커피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개암 냄새가 난다.

갈퀴를 손에 들고는 어느 때까지든지 연기 속에 우뚝 서서, 타서 흩어지는 낙엽의 산더미를 바라보며 향기로운 냄새를 맡고

있노라면, 별안간 맹렬한 생활의 의욕을 느끼게 된다. 연기는 몸에 배서 어느 결엔지 옷자락과 손등에서도 냄새가 나게 된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동호인들도 물왕저수지의 풍경을 화려하게 물들인다.

그들은 이곳 저수지에서 출발, 연꽃테마파크를 거쳐 시흥갯골생태공원이 목적지라면서 손을 흔들고는 페달을 다시 힘차게 밟는다.

한낮의 시장기가 찾아왔다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 저수지 주변으로 한정식을 비롯해 양식과 고깃집까지 두루 포진해 있다.

어머니 손맛이 그리워지는 연인들이라면 팥칼국수집도 추천한다.

보리밥을 먼저 비벼 먹은 뒤 팥칼국수의 뜨거운 면발을 호호 불어가며 깊어가는 사랑을 확인해보는 것도 물왕저수지 나들이의 행복이다.

잔잔한 저수지에 담긴 가을 하늘을 내 마음에 옮겨 담고 갯골로 가기 전 잠시 연꽃테마파크를 들러본다.

지난여름 무성하게 연꽃을 피운 연잎들은 가을을 맞아 누런색으로 옷을 갈아입었는가 하면 까만 연밥을 파란 하늘 위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몇 송이의 수련만이 수면 위에 제 모습을 드러내고는 ‘아직 나는 뜨거웠던 여름을 보내주지 않았어요’라고 앙탈을 부린다.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연밭을 한 무리의 초등학생들이 체험 학습을 나왔는지 시끌벅적하게 지나간다.

‘가을 소풍을 겸한 체험 학습이겠지’라고 생각하며 볏짚을 이어 지붕에 얹은 사각 정자 그늘에 앉아서 이번에는 대중가요 한 곡을 듣는다.

가수 최양숙 씨가 부른 ‘가을편지’를 스마트폰에 빠진 요즘 젊은 세대들도 알까? 하긴 여행자도 이 노래를 스마트폰으로 듣고 앉았으니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수리산 병목안시민공원 산과 하늘을 품은 쉼터

수원 KT위즈파크 주변 명소 나들이 이색 박물관

갈증을 잠시 달래주는 물 한 잔처럼 짧은 휴식이 필요할 때가 있다.

요란하지 않고 번거롭지도 않은 짧은 휴식은 때로 남태평양의 백사장에서 누리는 휴식만큼이나 멋지고 달콤하다.

산과 하늘이 가깝고 바람 소리까지 들릴 만큼 조용한 공원이 있다.

경기도 안양시에 자리한 병목안시민공원이다. 수리산 자락이 품은 보석 같은 쉼터를 만나보자.

소박한 휴식을 선물하는 공원

왕복 2차선 도로가 끝나고 좁은 외길에 들어서서도, ‘병목안시민공원’이라는

커다란 표지석을 지나고서도 ‘과연 이런 곳에 공원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

중앙 광장으로 향하는 가파른 계단에 발을 딛고서야 널따랗게 펼쳐진 하늘이 이마 위로 성큼 다가선다.

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목덜미를 부드럽게 간질이고 맑은 햇살이 그대로 내려와 잠시 눈이 부시다.

병목안. 입구는 마치 병목처럼 좁지만 그 안에 너른 공간을 품고 있어 ‘병목안’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수리산 아래 자락의 지명이다.

경기도 안양시와 군포시, 안산시를 아우르며 마치 독수리가 날개를 펼친 듯 긴 능선으로 이어진 수리산은 수도권 산행의 떠오르는 명소다.

정상인 태을봉(해발 489미터), 슬기봉(해발 451.5미터)으로 오르는 등산로뿐 아니라 삼림욕장과 완만한 둘레길 등이 있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들에게 훌륭한 나들이 코스가 되어준다.

병목안시민공원은 수리산의 정기를 누리며 소박한 휴식을 가질 수 있는 공간이다.

193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경부선 철도와 수인선 철도에 쓰일 자갈을 채취하던 채석장이 시민공원으로 변신한 것은 2006년이다.

방치된 산의 경사면이 위태롭고 돌덩이와 돌가루가 뒹굴던, 버려진 공간이었다.

필요에 의해 파헤쳐지고 버려진 공간은 되돌이표처럼 돌아왔다.

천덕꾸러기로 방치되었던 공간이 공원으로 변신하는 과정은 조용히 이루어졌다.

채석장의 흔적은 높이 65미터, 폭 95미터의 거대한 인공 폭포로 깔끔하게 가려졌다.

가파른 경사면에 야생화 화단을 조성하고, 철 따라 피고 지는 꽃을 보며 걸을 수 있는 산책로를 만들었다.

중앙 광장에 퍼걸러 등 쉼터를 만들고 잔디 광장 주변에는 나무를 심었다.

채 10년도 지나지 않아 나무들은 울창해지고 돌가루 날리던 옛 모습은 자취를 감추었다.

산책로와 정자, 체력 단련장 등의 시설도 함께 있어 공원을 찾는 이들에게 아기자기한 재미도 선물한다.

병목안시민공원의 상징이 된 인공 폭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폭포이자 독특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수리산을 비행하는 독수리 한 마리가 올라앉은 긴 폭포를 비롯해 크고 병풍처럼 펼쳐진 작은 암봉들 사이로 쏟아져 내리는 폭포

대형 스크린처럼 벽면을 가득 적시며 흐르는 폭포 등 다양한 형태의 인공 폭포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폭포 안으로 들어가 마치 동굴 탐험을 하듯 걸어볼 수 있는 점도 재미있다.

수원 KT위즈파크 주변 명소 나들이 이색 박물관

수원 KT위즈파크 주변 명소 나들이 이색 박물관

수원 KT위즈파크 주변 명소 나들이 이색 박물관

화담숲 가을 색이 파도친다

프로야구 제10구단 KT위즈의 홈구장은 수원야구장을 리모델링한 KT위즈파크다.

야구 경기가 있는 날 수원을 찾는다면 일찌감치 집을 나서서 야구장 인근 명소도 둘러보자.

온 가족이 수원 여행에 나섰다면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한 바퀴 산책해도 좋고, 체험학습이 주목적이라면 해우재, 수원화성박물관, 지도박물관 등 이색 박물관 관람도 좋다.

경수대로가 지나는 의왕시와 수원시 경계에 지지대고개가 있다.

나지막한 고개지만 차량 통행이 꽤 많다.

의왕시에서 지지대고개를 넘어 수원시로 들어가려면 지지대쉼터를 지나게 되는데, 나들이 일정이 바쁘지 않다면 이곳에 잠시 들러 지지대비를 찾아가 보자.

정조대왕의 효심이 어린 유적이다. 쉼터에 차를 대고 지지대고개 방면으로 숲길(또는 차도 옆 인도)을 따라 3분쯤 가면 지지대비 비각이 나온다.

지지대비에 새겨진 글의 내용은 이렇다. “우리 전하께서 능원을 살피시고 해마다 이 대를 지나며 슬퍼하시고 느낌이 있어

마치 선왕을 뵙는 듯하시어 효심을 나타내시어 여기에 새기게 하시니….”(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인용)

이 비문에서 전하는 정조, 선왕은 사도세자를 가리킨다.

정조는 아버지의 무덤인 현륭원을 참배하고 한양으로 되돌아가는 길에 이곳에서 행차를 멈추게 했다.

뒤를 돌아 현륭원을 품은 화산을 바라보며 이별을 아쉬워했다.

이렇듯 행차가 느려져 ‘지지대’라는 이름을 얻었고, 순조 7년(1807)에 비가 세워졌다.

이 비석과 하마비에는 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이 남아 있다.

자녀와 함께 찾는다면 효의 덕목을 가르치기에 좋은 곳이다.

지지대비를 지나는 숲길은 경기도 삼남길 중 제4길인 서호천길의 일부이기도 하다.

삼남길은 경기도가 ‘삼남대로’의 노선을 따르면서 여행자가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만든 역사문화탐방로를 말한다.

지지대쉼터에 스탬프가 구비돼 기념도장을 찍어갈 수 있다. 지지대비에서 KT위즈파크까지는 대략 4km 정도 된다.

해외여행을 한 번이라도 다녀온 사람들은 우리나라 공중화장실이 매우 우수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우리나라, 특히 경기도 수원시가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중화장실가꾸기 운동의 발상지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수원시장이었던 고 심재덕 씨가 공중화장실 환경개선 운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심재덕 전 시장은 세계화장실협회를 창립하고 자신의 집을 변기 형태의 화장실문화전시관으로 지었다. 전시관 이름은 해우재.

사찰에서 화장실을 일컫는 해우소에서 따왔다.

전시관 야외는 화장실문화공원으로 꾸몄는데 변기와 똥을 소재로 한 각종 조형물이 즐비해 아이들이 매우 좋아한다.

익산 왕궁리 유적의 백제시대 공중화장실, 고대 로마시대 변기부터 눈길을 끈다.

시골집 뒷간, 울릉도 투막화장실, 궁중에서 쓰던 매화틀과 매화그릇, 돼지를 기르던 제주도의 통시, 우리나라 최초의 수세식 화장실이었던 노둣돌

남성용 변기인 호자 등 알고 보면 재미난 이야기를 지닌 전시물이 줄을 잇는다.

엄마 품에 안긴 아기가 응가를 하는 풍경, 똥지게를 지고 밭에 거름을 주러 가는 농부, 키를 머리에 쓰고 소금을 얻어오는 어린이 조형물도 웃음보를 터뜨리게 만든다.

화담숲 가을 색이 파도친다

화담숲 가을 색이 파도친다

화담숲 가을 색이 파도친다

배려 가득한 산책로에서 행복한 하루

가을이 일렁인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의 유혹 아래 나뭇잎은 때로는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띠고 때로는 새침하게 노란빛을 띤다.

찬란한 가을 하늘 아래 풍경은 요동치고 있다. 가을이 한바탕 신명난 단풍놀이판을 벌인다.

이 한판이 끝나면 풍경은 이내 차분하게 잦아들 것이다. 화려한 놀이판이 끝나기 전에 서둘러야 한다.

굳이 단풍 명산까지 가기 힘든 가을날, 조금은 편하고 느리게 걸어도 좋을 화담숲으로 떠나본다.

천년단풍이 맞아주는 화려한 가을 산책

화담숲은 경기도 광주에 위치한다.

좀 더 자세히 얘기하자면 스키장으로 유명한 곤지암리조트에 위치한다.

화담숲 전용 주차장이 있지만 요즈음 같은 단풍철에는 금세 차로 가득 찬다.

화담숲 주차장까지 올라가지 못하면 리조트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리조트 순환열차나 버스, 리프트를 타고 화담숲 입구까지 갈 수 있다.

물론, 천천히 걸어도 된다. 리조트 주차장에서 화담숲으로 가는 산책길은 ‘꽃따라 물길따라’라는 예쁜 이름을 지녔다.

이름처럼 졸졸졸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걷는다. 가을 산책길의 시작이다.

화담숲은 규모가 약 1,355,372㎡에 이르며 430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나무가 천년단풍이다.

나무 둘레가 250cm, 높이가 12m에 이르며 수령은 200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수령이 오래된 커다란 은행나무는 간혹 볼 수 있지만, 오래된 단풍나무는 매우 희귀하다.

붉은빛을 가득 머금은 위풍당당한 단풍나무가 방문객을 맞이하니, 화담숲 단풍놀이는 시작부터 실로 거창하다.

천년단풍을 뒤로하고 민물고기생태관으로 올라가는 길, 잠시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보자.

연못과 한옥, 단풍이 그림처럼 어우러지는 풍광과 마주한다. 원앙이 산다는 연못 한쪽으로 들어앉은 한옥이 운치 있다.

한옥 건물에는 주전부리를 파는 ‘한옥주막’과 각종 차와 커피를 제공하는 ‘그 찻집’이 있다.

산책을 시작하기도 전에 한옥주막이나 찻집으로 향하고 싶은 유혹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으나, 산책을 끝낸 후 제대로 휴식을 누리기 위해 아껴두기로 한다.

규모가 크지 않은 민물고기생태관을 잠시 둘러본다. 민물고기생태관 옆으로 하부 모노레일 승강장이 있다.

이곳에서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까지 도보로 40분가량 소요된다. 이 길이 숲속산책길 1코스로 불린다.

모노레일을 타면 5분 정도면 올라간다. 모노레일은 노약자나 유모차 이용 방문객에게 도움이 된다.

모노레일 대기 시간이 길 경우에는 승강장 주변의 곤충생태관이나 모래놀이터를 이용하도록 하자.

화담숲 산책로는 경사가 완만하고 데크 길이 잘 조성되어 있어 굳이 모노레일을 이용하지 않아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유모차나 휠체어도 이동 가능하다.

중간 중간 빠른 계단길과 완만한 산책길로 나뉘는 구간도 있다.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으므로 상황에 맞게 선택하면 된다.

하트 모양 조형물로 꾸며놓은 약속의다리는 인기 포토존 중 하나.

하트 조형물을 배경으로 다리 위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다.

다리에는 연인들이 채워놓은 사랑의 자물쇠가 빽빽이 달려 있다.

다리 끝에는 열쇠를 넣어두는 보관함이 있다. 사부작사부작 걸으며 물레방아도 보고, 자작나무숲도 지나고 돌탑도 구경한다.

그러다 발그레 고운 빛을 띤 단풍 구경에 젖어들곤 한다.

신비한 빛을 뿜는 억새의 살랑거림도 마주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상부 모노레일 승강장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길은 여러 갈래로 나뉜다. 어떤 코스로 산책을 이어갈지 결정할 시간이다.

배려 가득한 산책로에서 행복한 하루

배려 가득한 산책로에서 행복한 하루

배려 가득한 산책로에서 행복한 하루

자연 속에 뛰놀고 그림책에 빠지고 남이섬

햇살 좋은 어느 날, 문득 자연에서 하루를 즐기고 싶을 때 생각나는 화담숲.

친구와 울창한 숲길을 걷고, 다른 수목원에서 보기 어려운 모노레일을 타며 숲이 주는 행복을 즐기기 좋다.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도 걱정 없다. 모든 이에게 열린 화담숲을 걸으며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워보자.

화담숲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순간부터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 노약자를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수도권 스키장으로 유명한 곤지암리조트에 위치해 주로 리조트 주차장을 이용하고, 화담숲 전용 주차장은 성수기에 운영한다.

장애인 차량은 언제든 화담숲 전용 주차장 사용이 가능하다.

리조트 주차장에서 화담숲까지 가는 방법은 세 가지.

산책 길을 따라 걷거나 무료 순환버스 혹은 리프트를 이용한다.

화담숲까지 가는 산책 길은 약간 오르막이고 10분 정도 걸린다.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걷기 불편하면 순환버스나 리프트를 이용한다.

순환버스는 저상형 차량이라 휠체어와 유모차 탑승이 용이하다.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 노약자가 리프트를 이용할 때 안전 요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화담숲은 자연 식생을 최대한 보존한 친환경 생태 수목원으로, 135만 5372㎡(41만 평) 부지에 20여 개 테마원이 있다.

숲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완만한 산책로다.

숲 전체를 돌아보는 데크 산책로는 폭이 넓고 경사가 완만해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다.

화담숲 산책 코스는 일방통행이다. 입구에서 천년단풍을 지나 곤충생태관, 민물고기생태관을 거치면 숲 속 산책 코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여기서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 걸어서 올라가거나 모노레일(유료)을 타는 것.

모노레일 총 구간은 1213m이며 순환형으로 운행한다.

모노레일 출입구는 높낮이 차가 없어 휠체어나 유모차도 탑승하기 쉽다.

모노레일 하부 승강장에서 상부 승강장까지 모노레일을 타면 약 5분, 걸어가면 40분 정도 걸린다.

모노레일을 타면 편안하게 이동하고, 해설자의 안내를 들으며 상공에서 숲을 조망할 수 있다.

걸어가면 화담숲 인기 포토 존 ‘약속의 다리’를 건너고 나무와 꽃을 하나하나 가까이서 볼 수 있다.

휠체어나 유모차 사용자라면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갔다가 걸어 내려오는 방법도 있다.

상부 승강장에 내려 위쪽의 소나무정원을 감상하고 천천히 내려오면서 나머지 테마원을 돌아본다.

화담숲 전 구간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싶다면 굳이 모노레일을 타지 않아도 된다.

모노레일 상부 승강장까지 산책로가 완만해 휠체어나 유모차를 끌고도 부담 없이 올라갈 수 있다.

군데군데 ‘완만한 산책 길’과 ‘빠른 계단 길’로 나뉘기도 한다.

관람객의 몸 상태와 동반자에 따라 선택하도록 배려했다. 곳곳에 쉼터도 있다.

화담숲의 또 다른 자랑은 훌륭한 자연환경이다.

계절에 따라 진달래와 벚꽃, 수국, 수련이 피고 지며, 천연기념물 327호인 원앙과 천연기념물 453호 남생이가 서식한다.

반딧불이 서식지도 조성해 해마다 6월 무렵이면 반딧불이를 만날 수 있다. 그밖에 도롱뇽, 두꺼비, 박새, 뻐꾸기, 고라니, 다람쥐 등이 이곳에서 살아간다.

화담숲은 자연 생태계와 수목을 잘 보존하기 위해 겨울철(12월~이듬해 3월)에는 휴장한다.

화담숲은 테마원의 분재원, 암석정원, 아이리스원, 수련원, 장미원, 수국원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자연 속에 뛰놀고 그림책에 빠지고 남이섬

자연 속에 뛰놀고 그림책에 빠지고 남이섬

자연 속에 뛰놀고 그림책에 빠지고 남이섬

야생화 핀 가을 숲에서 탐스러운 하루 포천 국립수목원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자연이 있고, 신나게 즐길 만한 실내외 놀이·체험 공간이 가득하다.

게다가 아이들과 함께하는 엄마 아빠의 눈높이도 만족시킨다.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가족 나들이 장소가 바로 남이섬이다.

남이섬은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에 완벽한 여행지다. 남이섬을 여전히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 정도로만 기억한다면 오산이다.

2010년 12월, 남이섬은 우리나라 최초이자 아시아 최초로 ‘유니세프 어린이 친화 공원’으로 지정됐다.

유니세프는 ‘어린이를 단순한 보호대상이 아닌 존엄성과 권리의 주체’로 보는 유엔아동권리협약의 정신을

구현하면서 어린이를 위한 정책과 시설, 예산을 갖춘 도시나 장소를 선정해 어린이 친화 도시·장소로 지정하고 있다.

남이섬은 ‘유니세프 어린이 친화 공원’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매년 세계책나라축제를 개최하는 한편

어린이를 위한 ‘신나는 도서관’, 어린이상상놀이터, 환경학교 등 다양한 시설을 갖췄다.

또 섬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고 성수기 선박 이용 시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을 우선 승선시켜준다.

도서관 외에도 화장실, 야외 놀이터, 호텔 로비 등 실내외 구분 없이 섬 곳곳에 그림책이 비치되어 있는 것도 인상적이다.

남이섬은 어느 계절에 찾아도 무방하다. 야외 공간이 많아 겨울철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가 망설여진다는 엄마 아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산책로 군데군데 몸을 녹일 수 있는 모닥불 쉼터와 따뜻한 실내 공간이 곳곳에 있으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다른 계절에 맛보지 못할 오붓한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사실 실내에 마련된 신나는 도서관에서만 놀아도 만족스럽다.

아이들과 함께 추위를 피해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남이섬 옆 자라섬의 이화원을 추천한다.

온실 정원인 이화원 안에 들어서는 순간 계절을 잊게 된다.

바깥세상은 흰 눈에 둘러싸인 한겨울이어도 이화원 안은 언제나 푸르른 봄이요, 여름이다. 겨울에 만나는 초록 세상이라 더욱 반갑다.

이화원 안에는 동서양의 각종 생태식물이 어우러져 자란다.

고흥유자원과 하동다원을 비롯해 커피농장, 열대우림 등 테마별로 꾸몄다.

아이들과 천천히 거닐기 좋은 코스다. 입장권을 내면 무료로 커피나 차 한 잔을 제공한다.

아이들과 함께 마실 만한 연잎차와 유자차도 있다. 군데군데 마련된 자리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쉬어가기 좋다.

첫째날 : 쁘띠프랑스(어린이를 위한 공연, 수유실, 매점) → 점심식사 → 남이섬(어린이도서관, 체험 프로그램, 책 있는 화장실, 카페테리아, 식당, 수유실, 유모차 대여) → 저녁식사 및 숙박

둘째날 : 이화원(휴게실, 화장실) → 점심식사 → 남양주유기농테마파크 코코몽팜빌리지(체험 프로그램, 수유실, 어린이 화장실, 카페) → 귀가

[기차]용산역(1544-7788)과 청량리역에서 가평행 ITX-청춘 하루 약 29회(06:00~22:00, 용산역 기준) 운행. 용산역에서 55분, 청량리역에서 40분 소요. 가평역에서 남이섬 선착장까지 도보 약 20분, 자전거 10분, 택시 5분 소요.

[전철] 상봉역(1544-7788)에서 가평행 전철 이용. 상봉역에서 가평역까지 약 52분 소요. 가평역에서 남이섬 선착장까지 도보 약 20분, 자전거 10분, 택시 5분 소요.

[시외버스] 동서울종합터미널(1688-5979)에서 가평행 직행버스 하루 32회(06:35~22:05) 운행. 약 1시간 10분 소요. 가평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이섬 선착장까지 버스 15분, 택시 8분 소요.

[셔틀버스] 인사동과 남대문에서 남이섬을 오가는 셔틀버스 운행. 인터넷이나 전화 예매 후 이용 가능. 문의 02-753-1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