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더 씨앗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울주 더 씨앗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울주 더 씨앗 어린이와 부모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호수의 시원함과 숲의 안온함이 만나는 길

더 씨앗은 울주군 웅촌면을 사랑하는 이들이 마음을 모아 만든 로컬문화단체다.

더 씨앗은 급속한 고령화 현상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지역 학교 아이들과 맞벌이로 인해 공백이 생긴 부모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거듭해 왔다.

2021년 관광두레와 인연을 맺게 되면서 아이들과 부모가 소통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카페곰곰’을 마련했다.

카페곰곰에서 지역 특산물로 만든 다양한 메뉴를 맛보고, 아이들과 소통의 시간도 가져보자.

예스키즈존! 아이와 부모가 함께 하는 공간

더 씨앗의 김민경 대표는 웅촌면에서 나고 자랐다.

등굣길은 먼지 나는 비포장길이었고, 교실은 콩나물시루처럼 꽉 찼지만 친구들과의 추억으로 행복했다.

자신의 아이도 즐거운 추억을 만들길 바라며 시골 학교에 보냈으나 현실은 예전과 달랐다.

전교생은 50명이 채 되지 않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했다.

맞벌이로 바쁜 부모 사이에서 돌봄 공백에 놓인 아이들도 많았다.

이런 현실을 안타깝게 여기던 학부모들이 하나 둘 모여 모임을 만들었고 모임은 관광두레를 만나 카페곰곰이 됐다.

카페곰곰은 ‘어린이의, 어린이에 의한, 어린이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이다.

유모차를 밖에 두는 조건으로 입장을 허락 맡지 않아도 되고 아이의 목소리가 높아져도 움츠려들지 않아도 된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의를 공공장소에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에 아이와 부모 모두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통한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비롯해 부모와 함께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가장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쿠킹클래스’. 조물조물 반죽을 하고 모양을 내고 자신이 만든 쿠키가 오븐에서 풍기는 고소한 냄새까지 즐긴다.

그 외에도 사포로 문지르고 오일을 칠하고 버닝을 해 세상에 하나뿐인 독서대를 만드는 목공클래스, 바지와 모자 등 헌 옷을 리사이클링 하는 바느질클래스 등이 있다.

‘곰곰이 책 읽기’ 프로그램은 부모와 함께 책을 읽고 전문가와 생각을 나눈다.

특히 아이와 부모가 소통하기 어려운 성교육이나 환경문제 같은 부분을 편안하게 풀 수 있도록 돕는다.

제과제빵, 한식조리사 전문가인 대표를 비롯해 공예강사,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등 조합원 모두가 각 분야의 우수한 실력자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테리어에도 공을 많이 들였다. 블록을 쌓은 듯 세련되고 감각적인 건물 외부는 눈길을 단숨에 사로잡는다. 카페 내부도 마찬가지다.

카페와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곰곰이스페이스는 깔끔한 흰색과 모던한 느낌의 나무 가구를 배치해 공간을 완성했다.

웅촌면의 웅촌은 진산인 운암산의 모양이 곰을 닮아 붙여진 이름이다.

카페 이름인 곰곰(gomgom)도 여기서 가지고 왔다.

웅촌면을 사랑하는 마음이 듬뿍 담긴 카페곰곰에서는 무조건 배가 들어간 음료를 먹어야 한다.

울주군의 특산물인 배로 만든 수제배청 배 에이드, 배 라떼, 배 슈페너, 배 밀크티가 준비돼 있다.

호수의 시원함과 숲의 안온함이 만나는 길

호수의 시원함과 숲의 안온함이 만나는 길

호수의 시원함과 숲의 안온함이 만나는 길

산사로 떠나는 고즈넉한 힐링 여행

훼손되지 않은 야생의 자연을 걷는다

종댕이라는 이름이 왠지 친근하고 귀엽다.

종댕이길의 종댕이는 근처 상종·하종 마을의 옛이름에서 유래된 것이다.

충청도의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어원이다. 종댕이길이 둘러싸고 있는 심항산을 종댕이산이라고도 불렀다.

종댕이길의 총 길이는 그리 길지 않다. 총 7.5km의 코스로 약 3시간이면 걸어볼 수 있으며,

심항산과 호수를 휘도는 핵심코스만 걷는다면 1시간 반 정도로도 가능하다.

충주호와 심항산을 휘도는 핵심코스는 약 3.8km로 숲으로 내려가는 종댕이오솔길에서부터 시작한다.

주차장이 있는 마지막재에서 차를 세우면 오솔길진입로까지는 약 0.9km의 도로가 나 있는 큰 길을 따라 걷게

되는데 옆은 데크로 난간이 쳐져있고 바닥에는 야자수로 만든 친환경매트가 깔려 있어 발걸음이 편하다.

오솔길로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숲이 시작된다. 숲은 생각보다 깊다. 인공적인 손질을 최대한 자제하고 자연 그대로의 숲의 모습을 살렸다.

도로를 벗어나 얼마 걷지 않았는데도 깊은 숲으로 들어온 듯 포근한 느낌이다.

상수리나무, 신갈나무 등 참나무류의 나무들이 무성하게 가지를 위로위로 뻗어 올리고 있다. 다양한 잡목이 섞인 숲은 야생의 분위기를 풍긴다.

숲 해설사와 함께 걷는다. 모르면 보이지 않던 것들도 설명을 들으니 새록새록 눈에 보이는 것이 많다.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숲을 느끼는 감각도 더 확장된다.

오솔길을 수놓는 박쥐나무의 노란 꽃이 잎을 말아올린 모습도 처음 보는 풍경이다.

숲을 걸을 때마다 지나쳤을지도 모르지만 몰랐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꽃이다. 새삼스럽다.

곳곳에 빨간 산딸기도 지천이다.

참지 못하고 몇 알을 따 먹어본다. 상큼시큼한 즙이 정신을 맑게 깨우는 느낌이다.

조금씩 숲과의 교감이 이어진다. 찢어진 갈퀴같은 잎을 무성하게 달고 있는 거북이꼬리나무도 무시로 눈에 띈다.

발 아래로는 폭신폭신한 땅이 밟힌다. 발걸음이 오랜만에 흙을 밟는다.

떨어진 아까시나무의 하얀 꽃들과 숲잎이 뒤엉켜 흙위에 융단을 깔았다.

습관적으로 차가운 아스팔트길을 밟았던 경직됐던 발과 관절이 따뜻하고 포근한 흙길을 만나 비로소 편안해진다.

무성한 오솔길을 벗어나니 이내 작은 생태연못이 나온다. 올챙이가 알을 깨고 나와 와글와글 수영중이다.

조성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은 어설픈 모습도 있지만 곧 자연의 생태와 숲의 시간이 조화를 부려 그럴듯한 연못이 될테다.

생태연못을 지나면서 충주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기 시작한다. 문득문득 큰 폭의 충주호가 마치 바다처럼 보인다.

모래사장을 품을 곳에서는 살짝살짝 파도까지 친다. 숲을 걸으며 물을 만나고 물소리까지 들으니 더 시원하다. 충주호를 떠다니는 유람선도 보인다.

무더운 날에도 숲 안은 시원하다. 더구나 호수를 품고 있는 숲길에서야 말할 것도 없다.

초여름의 나른한 더위 속에서도 숲은 상쾌한 피톤치드를 뿜어내며 걷는 사람들의 몸과 정신을 맑게 깨운다.

심항산을 휘도는 종댕이길 핵심코스는 얼핏 보면 길이 하트모양으로 생겼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이 길을 걸으면 연인들의 사랑이 깊어진다고들 한다.

길 중간쯤 넘게 되는 작은 재인 종댕이고개를 넘으면 한 달씩 젊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천하대장군과 천하여장군 사이를 지나 종댕이길의 중간쯤에 있는 종댕이고개를 넘으려면 종댕이길을 한바퀴 걸을 수밖에 없다.

아닌게아니라 그렇게 약 4km의 길을 자주 걷다보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젋어질 것 같다. 영 빈말은 아니다.

산사로 떠나는 고즈넉한 힐링 여행

산사로 떠나는 고즈넉한 힐링 여행

산사로 떠나는 고즈넉한 힐링 여행

위로가 필요할 땐 서천의 숲과 바다로

대지가 잠에서 깨어난다는 곡우(穀雨)가 지났다.

조만간 천지가 진초록들로 물들기 전 여린 새순들을 따라 한 박자 쉬어가기로 했다.

정상에 오르지 않아도 되고 딱히 무언가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런 길을 걷고 싶을 때가 있다.

그저 조용히 쉬기 위해 발길 닿는 대로 움직여 찾은 곳은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충북 자락의 속리산 법주사, 그리고 차량으로 50분 거리에 자리한 청남대이다.

이제 막 세상 구경을 나온 여린 신록들이 법주사 일주문 앞까지 마중을 나왔다.

부드러운 흙길에 올라 건장한 나무줄기, 그리고 그가 환영하듯 내놓은 연한 새순들과 반갑게 인사한다.

아직 따갑지 않고 부드럽기만 한 햇살이 새순 사이로 스며든다. 사브작 사브작 언제까지라도 걸을 수 있는 흙길을 따라 법주사로 들어선다.

보은 속리산 법주사. 지금으로부터 1500여년 전, 신라 진흥왕 때 의신스님이 창건했다고 전해진다.

불교국가였던 신라부터 조선 중기까지 왕실의 비호 아래 8차례의 중수를 거듭하며 거대한 사찰로 자리 잡은 법주사.

그러나 한반도 전역을 초토화시킨 임진왜란을 피해가지는 못했다.

7여 년간 계속된 지리한 전쟁은 수십 개의 암자를 거느린 대사찰을 전소에 가깝게 망가뜨렸고 인조가 즉위하고 난 후에야 벽암대사의 중창으로 가람의 모습을 갖춰갔다.

일단 법주사를 제대로 보려면 그가 품은 국보와 보물을 파악하는 게 먼저다.

쌍사자석등(국보 제5호)․팔상전(국보 제55호)․석연지(국보 제64호) 총 3점의 국보와 사천왕석등(보물 제15호) 마애여래의상(보물 제216호)

대웅보전(보물 제915호) 원통보전(보물 제916호) 법주괘불탱화(보물 제1259호) 등 10여점의 보물을 비롯해 수십여 점의

문화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법주사 일원이 사적 및 명승지로 지정된 이유이기도 하다.

법주사가 품은 국보와 보물만 찾아보는 데도 제법 시간이 필요하다.

‘속리산 법주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금동미륵대불은 거대하다.

법주사에 들어서기 전부터 보이는 이 거대한 불상은 정면에 자리한 팔상전의 왼편에 자리한다.

아무리 봐도 현대식으로 보이는 미륵불은 신라 혜공왕 때 진표율사가 처음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 대원군의 경복궁 중수 작업으로 몰수됐던 미륵불은 1964년 시멘트로, 이어 1990년 청동대불로 태어났다.

지금의 금동 모습을 되찾은 것은 2000년에 들어서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유일한 5층 목조탑 팔상전과 더불어 법주사를 대표한다.

한반도의 배꼽에 자리하는 팔상전 역시 임진왜란 이후 다시 지어졌다.

내부에 들어서면 벽면에 부처의 일생을 8장면으로 표현한 팔상도가 있어 팔상전이라 이름 붙었다.

중앙에서 시계방향으로 돌아보면 부처의 생애를 한눈에 살필 수 있다.

팔상전을 나오면 대웅보전(보물 제915호)에 가기 전 쌍사자석등(국보 제5호), 보리수나무, 사천왕석등(보물 제15호)과 먼저 닿는다.

두 마리 사자가 앞발을 높이 치켜든 형상이 독특한 쌍사자석등은 이름과 꼭 같은 모습이 눈길을 끈다.

사찰의 중심인 대웅보전은 그 양식으로 보아 고려 중기에 세워졌다고 짐작한다. 중건과 중수를 거듭하며 조선 중기 양식을 갖추게 됐다.

능인전과 능인전 지척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의상(보물 제216호)도 놓치기 아쉽다. 잠시 부처의 공간에 머물다 아까 밟고 들어온 흙길을 따라 다시 세상으로 나간다.

위로가 필요할 땐 서천의 숲과 바다로

위로가 필요할 땐 서천의 숲과 바다로

위로가 필요할 땐 서천의 숲과 바다로

화천조경철천문대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를 만나다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때 자연스럽게 숲이나 바다를 찾는다.

숲과 바다가 은근한 위로를 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위로가 필요할 때 서천으로 가자.

서천에 가면 애써 숲이나 바다를 선택할 필요 없이 우리에게 힘을 주는 숲과 바다를 한번에 누릴 수 있다.

키가 작아 안으로 더 단단한 마량리 동백나무 숲

서천 마량리 동백나무 숲 앞에 서면 바다 향이 콧속으로 훅 들어온다.

서해의 비릿한 내음과 끈적한 바닷바람이 동백 숲보다 먼저 여행자를 마중한다. 바다와 숲의 오묘한 조화다.

여느 바닷가에서는 흔히 솔숲이 방풍림을 조성하지만, 이곳 마량에는 동백나무 숲이 방풍림 역할을 대신한다.

동백나무는 엄동설한을 견디고 늦겨울부터 꽃을 피워 사랑도 받기도 하고, 소나무처럼 사철 푸른 기운으로 사람들에게 안식을 주기도 한다.

여름 끄트머리부터 가을에는 동백꽃만큼이나 붉은 열매도 맺기도 한다.

겨울에 피는 한 떨기 순정같이 빨간 꽃도 그렇지만, 반들반들 윤기 나는 잎이 짙은 초록으로 계절에 상관없이 신선한 활력을 준다.

이곳에서는 동백 숲과 더불어 그 앞으로 펼쳐진 소나무 군락까지 즐길 수 있다.

키 작은 동백나무와 달리 하늘로 곧게 뻗은 소나무 숲 곳곳에 바다를 벗해 쉬어 갈 수 있도록 벤치가 마련되었다.

바다를 좀 더 가까이 느껴볼 수 있도록 바다 쪽으로 살짝 길을 낸 전망대도 들러보자.

천연기념물 169호로 지정된 마량리 동백나무 숲은 가파른 해안을 따라 언덕에 동백 8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다.

300~400년이나 된 나무들이지만 한결같이 작달막하다.

이 정도 수령이면 7m까지도 자라지만, 마량의 동백나무는 해풍을 견뎌내느라 안으로 더 단단하게 다져져 기껏해야 2~3m다.

키 작은 동백나무 숲 위로 정자도 있다. 동백정에 올라 바라보는 서해의 풍광이 장관이다.

해넘이가 유명한 서해답게 이곳 역시 이름을 알린 해넘이 포인트다.

여행자들은 하루의 수명을 다한 붉은 태양이 바다 밑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바라보며 오늘을 정리하고 내일을 꿈꾼다.

동백나무 숲이 있는 마량포구는 서해인데도 해돋이와 해넘이를 동시에 볼 수 있다.

낚싯바늘처럼 살짝 구부러진 지형 덕분에 동쪽으로도 바다가 열린 마량포해돋이마을에서 해돋이를 보고, 동백나무 숲에서 해넘이를 보는 식이다.

서천의 작은 해안에서 뜨는 해와 지는 해를 한번에 누리며 온전히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해보는 것도 좋겠다.

동백나무 숲을 한 바퀴 돌아 내려오는 데 기껏해야 20분 정도 걸리지만, 동백정에서 바다로 지는 해를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면 1~2시간도 금방 지나간다. 번잡하던 정신을 가라앉히고 마음에 힘을 주는 잔잔한 여행이다.

홍원항은 바다 위로 길게 뻗은 방파제와 아름다운 등대가 유명해 관광객이 자주 찾는 곳이다.

게다가 인근에 늘어선 횟집에서 다양한 수산물을 맛볼 수 있어 눈과 입이 즐겁다.

무엇보다 먼 바다를 향해 난 방파제에서 바다 위의 산책을 만끽할 수 있다.

방파제 끝까지 걸어가면 빨간 등대가 있어 사진 찍기 좋아하는 젊은 여행자들에게 인기다.

낚시꾼을 위한 데크도 설치되어 늘 한가롭게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눈에 띈다.

낚시꾼조차 홍원항의 경치에 슬며시 녹아들어 한 폭의 그림이 된다. 그 곁에 잠시 앉아 바다를 바라보며 명상에 잠겨도 좋다.

화천조경철천문대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를 만나다

화천조경철천문대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를 만나다

화천조경철천문대 밤하늘의 별이 된 아폴로박사를 만나다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화천군 가장 서쪽에 자리한 광덕산에는 화천조경철천문대가 있다.

체크무늬 정장에 나비넥타이, 굵은 안경테, 이웃집 할아버지처럼 인상이 푸근한 조경철 박사의 이름을 딴 천문대다.

조 박사는 인기 있는 천문학자로,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인류 최초로 달 탐사에 성공한 아폴로 11호를 발사한 1969년 7월 16일, 우리나라에서도 이 장면을 생방송 했다.

당시 조경철 박사가 동시통역을 맡았는데, 방송 도중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의자에서 넘어지는 장면이 TV에 잡히며 ‘아폴로박사’라는 별명이 붙었다.

조경철 박사는 광덕산과 인연이 꽤 깊다. 북에 고향을 둔 조 박사는 북녘땅이 보이는 이곳을 좋아했고, 천문대 부지로 광덕산을 추천했다.

안타깝게도 조 박사는 천문대 개관을 보지 못한 채 2010년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원래 광덕산천문과학관으로 착공했으나, 천문학자로 평생을 별과 함께 살다 간 박사의 뜻을 기리기 위해 화천조경철천문대로 명명·헌정했다.

화천조경철천문대는 국내 시민 천문대 중 가장 높은 곳(해발 1010m)에 있고, 시민 천문대 중 가장 큰 구경 1m 망원경이 설치되었다.

고도가 높고 사방이 트였으며, 운무나 불빛에 따른 광해 등이 없고, 연간 관측 일수가 130일 이상이어서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최적지로 꼽힌다.

대형 버스가 올라가기 어려워 단체보다 가족이나 연인이 찾기 좋다는 것도 장점이다.

그럼에도 개관 4년 만에 관람객 10만 명이 넘었으니, 이곳의 인기를 짐작할 만하다.

아폴로박사 조경철기념실, 천문·우주전시실, 플라네타리움은 자유 관람이 가능하다.

오후 2·3·4시(주간), 7·8·9시(야간)에 천문대 소개와 천체관측을 포함한 관람 해설을 진행한다.

다른 천문대와 차별화된 프로그램도 있다.

유료 프로그램 ‘별 헤는 밤’이다. 1부 강연과 2부 ‘별빛 휴식’으로 구성된다.

강연은 유주상 천문대장이 진행한다.

재치 있고 명쾌하고 유머러스한 강연으로, 천문학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별을 보는 이유와 천문학에 대한 선입관, 오해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감탄해 마지않으며 황홀경에 빠진 시간을 추억한다.

형형색색의 천체와 은하, 우주의 사진을 보며 아름다움을 논하기도 한다.

하지만 태양계를 제외하면 우리가 볼 수 있는 천체는 점에 불과하다.

너무나 멀리 떨어졌고, 천체의 빛을 우리가 보기 때문이다. 이 선입관과 오해를 깨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별의 크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영상을 관람하는데, 지구의 위성인 달부터 태양계의 행성과 위성, 밤하늘에서 만나는 항성이 차례로 이어진다.

지름이 1만 3000km인 지구, 140만 km가 넘는 태양, 큰개자리에서 가장 밝은 시리우스와 오리온자리에서 가장

밝은 베텔게우스처럼 최대 36억 km에 이르는 별 등이다. 지구에 이어 큰 별이 하나씩 지날 때마다 탄성이 터진다.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대청호 오백리길 내륙의 바다 위에서 길어 올리는 희망

천안 가볼만한 곳 예술의 도시 천안 당일치기 여행 코스

대전, 청주, 천안을 비롯한 충청 지역에 생활 및 공업 용수를 공급할 목적으로 1980년 대청댐과 함께 조성된 대청호.

‘대청호 오백리길’은 이 대청호를 한 바퀴 원점 회귀하며 걸을 수 있도록 조성된 장거리 하이킹 코스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총 거리 약 500리(200km)로 대전광역시 동구와 대덕구, 충청북도 옥천군, 보은군, 청주시를 경유하며 산길

임도, 마을길, 둑길 등 다양한 형태의 길을 걷는 동안 내륙의 바다 대청호가 선사하는 비경을 시시각각 마주할 수 있다.

과거 마을이 수몰된 데에 대한 실향의 아픈 기억도 있지만 현재 대청호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이곳을 방문하는 많은 사람에게 치유와 회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은 모두 21개 구간으로 이어져 있으며 그중 대전 구간에 해당하는 1구간~5구간

21구간은 대전광역시가 추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안심 관광지에 올랐다.

무려 21개 구간에 달하는 대청호 오백리길 중 대전 구간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면 1구간 두메마을길은

대청댐물문화관에서 이현동억새밭까지 이어지며 거리는 12.4km다. 산 능선을 넘고 호수 둘레를 지나는 동안

대청호의 유려함에 서서히 빠져든다. 2구간 찬샘마을길은 10km로 이현동억새밭에서 냉천버스종점까지 이어진다.

14개의 작은 산봉을 넘나들어야 하기에 초보자에게는 버거울 수도 있다.

걷는 도중 만나는 성치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와 신라의 전투가 벌어진 대표적인 곳이다.

냉천버스종점에서 윗말뫼까지 이어지는 3구간 호반열녀길 위에서는 백제와 신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마산동산성

대전 최초의 사회복지시설 미륵원, 조선시대 열부로 정려 받은 쌍철당 송유의 어머니 유씨 부인의 관동묘려를 만날 수 있다. 거리는 9.1km다.

4구간 호반낭만길은 대천 최초의 브라질 전통요리 레스토랑인 더리스가 위치한 윗말뫼에서 신상교까지 13.4km에 거쳐 연결된다.

이 길의 아름다움은 억새가 만발하는 가을에 더욱 빛을 발하니 참고하자.

중간에 지나는 대청호반자연생태공원은 매해 가을 국화전시회가 열린다.

인근에 대청호 오백리길 탐방지원센터가 있으니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5구간 백골산성낭만길은 신상교에서 와정삼거리까지 이어진다.

거리는 13km다. 백골산성에 올라 바라보는 대청호가 저절로 남해의 다도해를 연상케 한다.

그리고 1구간의 시작 지점인 대청댐물문화관으로 골인하는 마지막 구간 21구간은 문의대교에서 출발한다.

삿갓봉, 장승공원, 진장골, 성마루, 용호동 구석기 유적지 등 길의 대미를 장식하는 곳인 만큼 갖가지 볼거리와 함께 걷는 재미가 크다.

대청호가 가진 모든 얼굴을 동서남북 다양한 각도와 구도를 통해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는 대청호 오백리길.

자연과 마을이 교차하는 장소인 만큼 대청호 오백리길을 걷다 보면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반려견과도 심심치 않게 마주친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길이 누군가에게는 생활의 길인 셈이다.

벚꽂길, 버드나무 군락지, 산 전망대, 제방길, 갈대 및 억새 숲길 등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길을 걷는 특권은 동물도

누려야 마땅하지 않을까? 대청호 오백리길은 가마우지, 수달, 원앙, 박새, 참개구리, 도롱뇽, 왜가리,

고라니, 너구리, 족제비, 꿩, 모래무지, 쇠딱따구리, 붕어, 갈겨니, 동자개 등 다양한 동물이 서식하기에 반려견에게도 동물 감수성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천안 가볼만한 곳 예술의 도시 천안 당일치기 여행 코스

천안 가볼만한 곳 예술의 도시 천안 당일치기 여행 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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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맛을 찾아 떠나는 식도락 여행 목포의 5미를 맛보다

이곳에서는 여러 작가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아르망 페르난데스의 ‘수백만 마일-머나먼 여정’을 비롯해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찬가'(Hymm)와 ‘채러티'(Charity)

키스헤링의 ‘줄리아'(Julia), 인도 수보드 굽타의 ‘통제선'(Line of Control), 한국 김인배의 ‘사랑해'(I Love You)

일본 코헤이 나와의 ‘매니폴드'(Manifold) 등 명망 있는 작가들의 작품들을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아라리오 광장입니다.

광장이지만 여러 전시 작품을 연중 개방하여 언제든 관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갤러리의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습니다.

지나가며 스치는 모든 것이 예술인 이곳에서 더욱 심도 있는 관람을 하고 싶다면 아라리오 갤러리를 방문할 수 있습니다.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는 현재 서울과 제주, 상하이까지 진출해있는 아라리오갤러리가 처음 개관한 장소입니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현대미술을 국내에 알리는 데 앞장서 왔던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에서는 현재 아라리오

회장이자 세계 100대 컬렉터, 그리고 현역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씨킴의 9번째 개인전 <논-논다 놀아>가 열리고 있습니다.

회화, 설치, 조각, 사진 등 70여 점이 자리한 전시장에는 낯선 재료와 버려진 재료를 활용한 작품들이 눈에 띕니다.

백화점의 흔한 마네킹들에 시멘트를 칠하고 가발을 씌운 작품 <무제>가 메인 공간을 차지하고 있으며

작품에 쓰고 난 시멘트 통이나 빈 쇼핑백도 마치 설치미술처럼 전시장에 쌓여있지요. 마치 재활용 창고를 온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색색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가진 이번 전시는 10월 15일까지 진행된다고 하니, 이번 주말을 이용해 아라리오갤러리에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원성천변에 가득했던 미나리꽝 때문에 미나릿길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미나릿길 벽화마을은 원래부터 이렇게 아름다운 곳은 아니었습니다.

좁고 지저분한 골목이 얽히고설켜 낙후된 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그랬던 곳이 어떻게 이렇게 예쁜 벽화마을로 재 탄생하게 된 걸까요?

이곳은 2012년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단체와 공무원, 벽화 동아리 미술학도 등이 힘을 합쳐

마을 변신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미나릿길의 낡고 허름한 골목은 생동감 넘치는 벽화가 가득한 이색 명소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전문가의 손을 빌린 트릭아트 8점을 비롯해 다양한 테마의 벽화들이 오밀조밀 미로를 이루고 있어 마을을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거북이와 사슴을 보고 어린아이들은 까르르 웃음을 터트립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닦고 그림을 그리고 꾸며낸 이곳은 외관뿐만 아니라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지역 주민에게도 웃음꽃을 선물했습니다.

관광객을 위한 여러 재미있는 안내도 종종 눈에 띕니다.

트릭아트 옆에는 실감 나게 사진 잘 찍는 법이 안내문으로 붙어있어 누구나 손쉽게 좋은 사진을 건질 수 있습니다.

추억의 소독차나 엿장수, 골목놀이를 테마로 한 벽화는 어른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불러일으킵니다.

사랑을 약속하며 자물쇠를 걸 수 있는 하트 철망은 이곳을 찾는 연인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이미 많은 연인들이 이곳에서 사랑을 약속하며 풀리지 않을 자물쇠를 걸어두고 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마련한 공간에 자신들의 추억을 남기고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이 이곳을 또 방문하고 싶게 만드는 동기가 되고 있습니다.

목포의 맛을 찾아 떠나는 식도락 여행 목포의 5미를 맛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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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한옥으로 떠나는 쉼표 여행

목포는 개항한 지 110년이 훨씬 넘은 유서 깊은 항구도시이자 바다의 도시이다.

바다의 고장인 만큼 서남해안의 다도해와 차진 갯벌에서 나는 갖가지 해산물이 넘쳐나는 곳이기도 하다.

세발낙지, 홍탁삼합, 꽃게무침과 꽃게장, 민어회와 갈치조림은 목포가 자랑하는 ‘5미(味)’이다.

목포 5미와 함께 식도락 여행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전라도 잔칫상에 절대 빠져선 안 되는 것이 바로 홍어다.

잔칫상에 홍어가 없으면 자리를 박차고 되돌아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홍어는 손님들에게 꼭 대접해야 할 귀한 음식이다.

홍어는 금어기인 6월을 제외하면 사시사철 잡히지만, 그래도 산란기를 맞아 살이 차지는 겨울부터 초봄까지 나는 홍어를 최고로 친다.

홍어로 만든 대표적인 음식이라 하면 두말할 것도 없이 홍어삼합이다.

삭힌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묵은지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낸 음식이다.

세 가지를 함께 싸 먹는데 홍어가 발효되면서 발생하는 강력한 향 때문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도 많지만

홍어의 알싸한 향과 돼지고기의 담백함, 묵은지의 상쾌함이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막걸리가 어울리면 홍탁삼합이 된다.

옥암동에 위치한 인동주마을은 홍어삼합과 함께 꽃게장까지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전남 신지식인, 남도음식명가, 목포음식 명인의집 등 숱한 간판들이 식당 입구에 화려하다.

인동주마을은 인동초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고 술을 빚는 곳이다. 인동초는 늘 푸른 잎을 가지고 춥고 기나긴 겨울을 견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금은화 또는 인동덩굴로도 불린다. 잎에 타닌 성분이 있어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감기에 효과가 있으며, 잎과 줄기는 염증과 독을 없애는 데 효과가 있다고 한다.

꽃게장에는 인동초 꽃을 넣어 꽃게의 비릿한 맛을 없애고 입맛을 개운하게 해준다.

물을 사용하지 않고 생강, 무, 마늘 등을 이용해 간장의 짠맛을 조절한다.

인동초막걸리와 평화주는 구수하면서도 향긋한 맛이 묵직하다.

꽃게장백반(4인 기준)을 시키면 정교자상에 꽃게장과 홍어삼합이 어우러진 푸짐한 한 상을 내준다.

특히 봄에는 홍어애국이 별미로 올라오니 홍어를 제대로 맛보려면 봄날이 가기 전에 들러볼 일이다.

인동주마을에 들렀다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인동주다.

인동주마을에서는 인동초를 사용해 인동초막걸리와 인동초평화주라는 술을 빚는다.

누룩과 멥쌀을 사용해 10일 정도 발효시킨 다음 1년 넘게 발효시킨 인동초 꽃과 줄기를 넣어 또다시 5일 정도 숙성시켜 만든다.

홍어삼합과 인동초막걸리면 말 그대로 진정한 홍탁삼합이 완성된다.

민어는 6월부터 9월까지 나는 생선이다. 쌀 한 섬과도 안 바꿀 정도로 여름 보양식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세종실록지리지 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민어(民魚)’로 나와 있을 만큼 예부터 백성들이 즐겨 먹던 생선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서민들이 맛보기에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비쌀 뿐 아니라 산지에 가야 맛볼 수 있는 귀한 생선이 되었다.

전에는 서해안 대부분 지역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지금은 전남 영광 이남의 서남해안 인근에서 주로 잡힌다.

강릉 한옥으로 떠나는 쉼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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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

바다를 내다보며 혹은 소나무로 둘러싸인 한옥에서 커피나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본다.

힐링이 뭐 꼭 거창한 건가? 바다와 커피, 한옥과 소나무가 조화를 이룬 도시 강릉에서는 소소한 힐링의 순간이 일상이 된다.

마음을 내려놓고 쉬어 가기 좋은 고즈넉한 한옥 휴식처가 강릉 곳곳에 숨어 있다.

솔숲과 한옥이 선사하는 상쾌한 휴식, ‘카페 나인’

도무지 카페가 있을 것 같지 않은 위치에 멋스러운 한옥 카페가 자리한다.

강릉 남대천이 졸졸 흘러가는 다리(여전교) 옆 소나무 숲속에 숨은 한옥이 운치 있다.

한적한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단아한 자태의 한옥이 모습을 드러낸다. 커피 볶는 집 ‘카페 나인’이다.

솔숲이 폭 보듬고 있어 우연히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아는 사람들만 찾아가는 아지트 같은 공간이다.

외진 곳이지만 찾아오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 소나무와 어우러진 한옥 카페의 고즈넉한 매력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모양이다.

이곳은 카페 나인 2호점이다. 1호점은 강릉이 아닌 인천에 있다.

주인이 귀촌을 위해 수년 전 강릉 구정면에 장만해뒀던 한옥에 ‘카페 나인 2호점’이라는 간판을 단 게 2013년이다.

가족이 함께 운영해 더욱 따뜻한 분위기다. 젊은 딸이 직화 방식으로 생두를 소량씩 로스팅하고 와플을 굽고, 멋쟁이 어머니가 손님을 응대한다.

한옥에 어울리는 가족적인 분위기다.

한옥의 기본 틀을 그대로 살린 채 내부를 모두 터서 실내가 탁 트였다.

게다가 사방이 통유리로 돼 있어 소나무의 싱그러움이 카페 안까지 스며든다.

한옥 문살로 된 탁자 등 군데군데 전통적인 요소가 있으나 전반적으로는 모던한 분위기다. 고풍스러움과 모던함이 조화를 이룬다.

카페 뒤쪽으로는 연못을 갖춘 정원과 테라스가 있다.

큰 도로에서 살짝 들어왔을 뿐인데 깊은 자연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이다. 피톤치드와 커피 향에 심신이 녹아든다.

철길이 지나는 소박한 동네를 걷다가 주택가 사이에 다소곳이 자리한 갤러리 카페 ‘교동899’를 마주하게 된다.

활짝 열어놓은 대문 사이로 푸르른 마당과 ‘ㄱ’자 한옥이 어우러진 정겨운 풍경이 보인다.

지나가는 사람들 누구나 발길을 멈추고 쳐다보게 된다. 사뿐사뿐 마당을 걸어 한옥으로 들어가 본다.

2012년 문을 연 이 한옥 카페는 주소를 그대로 살려 ‘교동899’라는 이름을 달았다.

새 도로명과 함께 사라져가는 옛 주소를 간직하듯 잊혀가는 옛 정취를 소중하게 담아내고 있다.

오래된 한옥을 개조해 만들었다는 갤러리 카페에는 구경거리가 널려 있다.

미술을 전공한 부부가 주인장이라더니 카페를 꾸며놓은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40년 넘은 한옥을 구입해 기존 틀을 최대한 유지하며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기둥과 서까래만 남겨두고 모두 터냈고, 미닫이문과 지붕은 그대로 살렸다.

툇마루에서 뜯어낸 목재는 카페의 탁자로, 구들장에서 뜯어낸 돌은 마당의 디딤돌로 변신했다.

뒷마당이 내다보이는 너른 탁자부터 아늑한 좌식 자리까지, 어느 한 자리 똑같은 모습이 없으며, 똑같은 풍경이 없다.

한지로 소박하게 멋을 낸 미닫이문, 바람 따라 하늘거리는 부채, 손때 묻은 재봉틀 등 한옥에 어울리는 요소가 가득하다.

갤러리 카페라서 그때그때 달라지는 전시품 또한 볼거리를 더한다.

그동안 주인 부부의 기획전을 비롯해 퀼트전, 부채전, 자수전, 한국화전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회가 진행됐다.

교동899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전시 공간이기도 하다.

핸드드립 커피와 각종 차를 맛볼 수 있으며, 흑임자빙수, 인절미빙수 등 빙수 종류도 다양하다.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양평 수미마을 따끈따끈한 먹을거리 체험이 가득

아픔과 평화가 공존하는 곳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경기도 양평군은 친환경농업의 선두그룹으로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고장이다.

양평군이 이처럼 친환경농업의 선두그룹이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조건은 맑은 물인 듯하다.

상수원보호지역이라 물을 오염시킬 공장이 없고, 깨끗한 공기도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레 친환경농업이 발달할 수 있었을 터이다.

그래서인지 양평군의 농촌마을에도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단월면 봉상리의 수미마을 앞을 흐르는 흑천도 그중 하나이다.

흑천은 수미마을 마을사람들의 놀이터이다. 여름이면 흑천에서 천렵과 물놀이를 즐긴다.

이 물은 사시사철 마을을 풍요롭게 한다.

들녘의 농산물을 키우는 농업용수로 사용되고, 마을을 찾아오는 체험객의 놀이터가 되어 마을사람들을 바삐 움직이게 하기 때문이다.

수미마을의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체험장도 흑천 변에 있다.

찐빵·달고나 체험장과 밤 구워 먹기·연날리기·떡메치기 체험장이 흑천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것.

하천을 가로질러 체험공간을 잇는 수미마을 공식 교통수단은 트랙터이다.

나무 의자가 놓인 트랙터를 타고 하천을 건너는 재미도 꽤 크다.

엄마와 함께 신나게 트랙터를 타는 아이들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트랙터는 마을을 한 바퀴 돌아 건너편 체험장으로 이동한다.

트랙터의 털털거림이 싫다면 하천에 놓인 징검다리를 건너도 된다.

아이와 함께 가위 바위 보 놀이를 하며 건너는 것도 즐거운 추억이 될 것이다.

또한, 1일 체험으로 이루어지는 수미마을의 빙어낚시 체험은 수미마을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백동저수지에서 이루어진다.

백동낚시터로 더 잘 알려진 저수지는 겨울이 시작되면서 꽁꽁 얼어붙어 얼음낚시터가 되었다.

이곳에서 지난 1월부터 양평 빙어낚시축제가 열리고 있다. 이 축제에 참가해 얼음 위에서 썰매도 타고 빙어도 낚는 시간이다.

얼음낚시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참가한 팀끼리 이루어진다. 낚시하는 방법도 간단하다.

미리 뚫어 놓은 얼음구멍에 미끼를 끼운 낚싯대를 드리우고 일정한 속도로 아래위로 당겼다 놓아주기를 반복하면 된다.

하지만 빙어를 잡는 것이 그리 쉽지는 않다. 드리웠던 낚싯줄을 올려보면 어느새 미끼가 사라진 빈 낚싯바늘과 마주하게 되는 것.

이럴 땐 체험지도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보자. 빙어가 많이 잡히는 선생님의 숨겨둔 명당으로 안내해 줄 것이다.

낚시를 하다 지루해진 아이들이 저수지 위를 오가며 얼음 파편을 주워 놀거나 썰매타기로 눈길을 돌릴 즈음, 마을에서 준비한 따끈한 어묵이 제공된다.

어묵 한 꼬치와 따끈한 국물로 추위를 잊을 수 있는 시간이다. 이후엔 썰매타기에 도전해보자.

가족이 서로 썰매를 끌어주고 밀어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빙어얼음낚시는 2월 19일까지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날씨에 따라 체험시기가 조정될 수 있으니 찾아가기 전 마을에 문의하는 것이 좋다.

빙어얼음낚시 후에는 마을로 이동해 점심식사를 한 후 연날리기, 찐빵 만들기, 추억의 달고나 만들기, 밤 구워 먹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을에서 준비한 점심식사는 빙어튀김과 잔치국수이다.

빙어낚시에서 손맛을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면 빙어튀김으로 입맛을 누려보자. 바삭바삭한 빙어튀김은 아이들에게도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