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의 숨은 맛 육회비빔밥과 마요리

익산의 숨은 맛 육회비빔밥과 마요리

익산의 숨은 맛 육회비빔밥과 마요리

맑은 국물에 넘쳐 나는 남도의 넉넉한 인심

익산시 황등면 황등시장 인근에는 유난히 맛집이 많다.

황등이란 ‘큰 등성’이라는 뜻으로 예부터 논이 넓고 소가 많았던 이 지역에서는 자연스레 한우비빔밥이 탄생했다.

<서동요>로 유명한 익산은 마 생산지로도 이름이 나 있다. 여느 곳에서는 쉽게 먹을 수 없는 다채로운 마요리도 맛볼 수 있다.

황등시장 인근의 맛집들은 대체로 저렴하면서도 푸근한 상차림을 선보인다.

겉은 허름하지만 속은 꽉 찬 백반집도 여럿 있고 한우비빔밥을 파는 집도 몇 있다.

그중에서도 한일식당은 세련되면서도 깔끔한 맛으로 까다로운 도시인의 입맛도 수월히 만족시키는 맛집이다.

한일식당의 주 메뉴는 황등육회비빔밥과 한우갈비전골. 육회비빔밥을 만드는 과정이 특이하다.

익산의 한우비빔밥은 다른 지역과 달리 비빔밥을 만들 때 스테인리스 대접을 불 위에 올려놓고 달군다.

돌솥이 아니니 아주 뜨겁게 달구지는 않고 따뜻할 정도로 살짝 달궈서 따뜻한 비빔밥을 먹을 수 있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먹는 사람이 비비는 보통의 비빔밥과 달리 밥도 미리 비벼져서 나온다.

주방에서 밥을 비빌 때도 큰 솥을 불 위에 올려놓고 비빈다. 고추장 대신 약간의 양념과 고춧가루를 넣는 것도 이채롭다.

고춧가루를 사용하는 탓에 밥이 눅눅해지지 않고 고슬고슬하면서도 맵거나 짜지 않은 담백한 맛을 낸다. 한일식당은 3대째 그 맛을 이어오고 있다.

같이 나오는 선짓국도 일품이다. 선짓국을 끓일 때 돼지뼈로 국물을 내고 한우 선지를 쓴다.

시원하면서도 고소한 선짓국만으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울 수 있을 것 같다. 한우갈비전골도 일품이다.

갈비는 미리 두들겨 손질해놓아 식감이 마치 떡갈비 같다.

고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반할 만한 맛이다.

육회비빔밥은 인근의 진미식당도 알아준다. 이 집 역시 3대째 같은 자리에서 맛의 비법을 이어오고 있다.

진미식당에서는 한우비빔밥에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섞어 쓰며, 대접을 달구고 밥을 미리 비벼 내는 것은 같다.

제철나물과 야채도 듬뿍 넣는다. 진미식당에서는 직접 만든 순대도 판매한다.

시내 인근에는 마요리 전문점인 본향이 있다. 주인은 서동마 창작요리연구가로 각종 요리경연대회에서 수상한 바 있는 요리 명인이다.

마요리를 코스로 선보이는 본향에서는 상차림에도 스토리텔링을 입혔다.

요리 하나하나가 그냥 나오는 게 아니다. 요리마다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는 다음 요리로 이어진다.

마요리 풀코스를 주문하면 전체 이야기를 모두 맛볼 수 있다.

서동의 탄생부터 <서동요>로 이어지는 선화공주와의 사랑, 결혼, 잔치, 무왕 등극, 왕의 수라상 등 마치 무왕길을 걷듯 요리를 통해 이야기가 이어진다.

음식 궁합을 생각한 퓨전 창작요리는 그 모양도 모양이지만 맛도 훌륭하다.

특히 33가지 재료를 넣은 마약밥은 담백한 맛이 입맛을 당긴다. 찐 당귀잎에 싸먹는 마약밥은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건강밥이다.

이밖에 마스테이크, 마튀김, 마샐러드, 마산약전골, 마잡채 등도 별미다. 마약주를 곁들여도 좋다.

모두 마를 기본 재료로 해서 제철에 맞는 여러 재료와 궁합을 맞춰 요리한다.

지역적 특성과 재료의 특성을 잘 살렸다. 요리란 헤아릴 ´요(料)´에 다스릴 ´리(理)´ 자를 쓰는데, 땅과 사람의 이치를 잘 헤아리고 다스려 만들어야 한다고.

지역 특산물을 잘 살려 마 코스 요리를 선보이는 본향의 상차림은 맛과 모양이 모두를 만족시킨다. 마밥정식은 평일 1만 원, 주말 1만 5천 원부터다.

맑은 국물에 넘쳐 나는 남도의 넉넉한 인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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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치기 부산 여행 송도 가볼 만한 곳

나주시로 가족여행을 간다면 별미기행에 앞서 시내의 나주목문화관부터 들러 역사를 공부해보자.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나주가 발달해온 변천사를 살펴볼 수 있다. 나주는 예로부터 곡창 호남의 상징이며 교통, 군사, 행정의 중심지였다.

조선시대의 이중환은「택리지」에서 나주를 서울(한양)과 닮았다 하여 작은 서울이란 뜻으로 ‘소경(小京)’이라 기록하기도 했다.

고려를 건국한 왕건이 나주에 10여 년 간 머물면서 오씨처녀(장화왕후)를 만나 2대 임금인 혜종이 태어났는데

후에 임금이 태어난 마을이란 뜻으로 ‘흥룡동(興龍洞)’, ‘어향나주(御鄕羅州)’라는 명칭이 생겼다.

나주는 고려 성종 2년(983), 전국에 처음으로 12개의 목(牧)을 두었을 때 목이 된 후 조선시대로 넘어와서

1895년 나주관찰부가 설치될 때까지 목사가 천여 년 동안 재임, ‘목사고을’이라 불리기도 한다. 전라도에서는 전주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고을이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고장이라 음식문화도 발달했다. 나주곰탕, 영산포홍어, 구진포장어가 나주의 3대 별미로 손꼽힌다.

우선 금성관 앞 나주곰탕거리를 찾아가서 나주곰탕에 대한 이야기부터 들어본다.

나주읍성 안의 닷새장을 찾는 장돌뱅이들과

주변 고을에서 장보러 나온 백성들에게 국밥을 팔던 것이 나주곰탕의 시초라고 한다.

흔히 곰탕 국물이 뿌연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나주곰탕은 말갛다.

나주 곰탕의 국물이 다른 지방의 곰탕처럼 뽀얗지 않고 맑은 것은 소의 뼈 대신 양지나 사태 등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물이 맑고, 달고, 시원하다. 쇠뼈는 갑자기 많은 손님이 몰려 육수가 다소 부족할 때 비방으로 사용될 뿐이다.

나주목문화관에서 몇 십 미터 떨어진 곳에 금성관이라는 나주객사가 있고 그 앞에 나주곰탕집들이 있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남평할매집에 들어가면 커다란 가마솥에서 하얀 김이 피어나는, 모든 손님에게 시원하게 공개된 주방이 눈길을 끈다.

곰탕이 주문되면 주방장은 미리 밥을 담아놓은 뚝배기를 집어든다.

그 다음 설설 끓는 가마솥에서 국물을 떠서 밥이 담긴 뚝배기를 서너 차례 토렴한다.

곰탕의 제 맛이 바로 이 토렴 과정에 숨어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렴’이란 무슨 뜻인가. 동아새국어사전에는 ‘건진 국수나 식은 밥 따위에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여

그 국수나 밥을 데우는 일’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잘 삶아진 고기를 토렴한 뚝배기에 넣고, 노란 계란 지단을 올리고, 대파를 한 국자 더 넣으면 국물이 식을 새라 손님상으로 재빨리 가져간다.

반찬이라고 해야 침이 절로 도는 김치와 깍두기가 전부이지만 진하고 고소한 곰탕에 이보다 더 잘 맞는 궁합은 없다.

뜨끈한 국밥 한 숟가락을 떠서 그 위에 빨간 김치나 깍두기 한 점을 얹어 먹으면 느끼한 맛은 전혀 없고 달콤하면서도 구수한 곰탕의 제 맛을 느낄 수 있다.

나주곰탕 전문 식당에서는 곰탕 외에 고기가 더 많이 들어간 수육곰탕과 수육도 맛볼 수 있다.

이번에는 나주시가지 남쪽의 영산포로 이동해서 나주의 두 번째 별미인 홍어를 맛보자.

당일치기 부산 여행 송도 가볼 만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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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가볼 만한 무료 지역 특산물 공원

송도해상케이블카는 자연재해와 환경오염으로 잃었던 송도해수욕장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복원된 해양 관광시설입니다.

케이블카는 해수욕장 동쪽의 송림공원부터 서쪽의 암남공원까지 연결된 케이블카는 바다 위를 가로지르며 운행되고 있는데요.

바다 위에서 탁 트인 풍경을 감상하며 편하게 이동할 수 있으며, 특히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을 타면 발 아래 펼쳐진 푸른 바다를 보며 짜릿한 경험까지 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공중그네 스카이 스윙과, 케이블카 박물관 등이 있으니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는 이곳에서 재밌는 시간을 보내보세요.

송도용궁구름다리는 2002년 태풍 피해로 철거되었던 송도 구름다리를 18년만에 재건축한 시설입니다.

이곳은 암남공원에서 바다 위 동섬 상부를 잇는 약 127m의 길이의 구름다리인데요.

다리가 바다 위로 조성되어 있어 마치 바다 위를 걷는 스릴을 즐기면서 드넓게 펼쳐진 해안선을 감상할 수 있어 부산 서구의 랜드마크로 손꼽히는 명소 중 하나입니다.

밤에는 야간 경관 조명까지 켜져 부산의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에 방문해보세요.

송도해수욕장은 1913년 개장한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이자 100년이 넘는 세월동안 부산 시민의 쉼터가 되어준 곳입니다.

이곳은 정비사업을 통해 약 800m의 백사장과 분수대 등 공원 시설을 갖춘 갖춘 큰 규모의 해변공원으로 변모했는데요.

짙고 푸른 바닷가뿐 아니라 구름다리, 산책로, 케이블카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함께 갖춘 부산의 대표 관광 명소입니다.

비프광장은 부산국제영화제가 개최되는 남포동 극장가 거리 일대를 뜻합니다.

이곳은 부산국제영화제의 영향으로 거리 일대가 ‘스타의 거리’와 ‘영화제의 거리’로 지정됐는데요.

옛 부영극장에서 대영시네마까지 이어진 스타의 거리에서는 영화제 전야제로 유명 영화인들의 핸드프린팅 행사를 진행하여 매년 새롭게 바닥에 깔린 배우, 감독들의 손바닥 동판을 구경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광장 일대에 납작만두, 씨앗 호떡 등 부산만의 특색있는 먹거리를 판매하는 노점들이 늘어서 다양한 부산의 맛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해운대블루라인파크는 미포에서 송정에 이르는 동해남부선 옛 철도시설을 재개발한 관광 시설입니다.

이곳에선 공중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스카이캡슐과 철로를 따라 동부산의 바닷가를 감상할 수 있는 해운대 해변열차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장난감 같은 아기자기한 외형의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는 해안 절경을 감상하며 이동할 수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애용하는 교통수단입니다.

부산 앞바다에서 스카이캡슐과 해변열차를 타고 낭만적인 시간을 가져보세요.​

아홉산숲은 임진왜란 이후 남평 문씨 가문이 9대에 거쳐 가꿔온 숲입니다.

이곳은 약 400년 가까이 자연 생태가 온전히 보존된 곳으로, 금강소나무와 편백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특히, 하늘을 가릴 정도로 솟은 맹종죽 숲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활용되며 아홉산숲 중에서도 아름답다고 손꼽히는 곳입니다.

이곳을 방문해 피톤치드가 가득한 탐방로를 거닐며 삼림욕을 즐겨보세요.​

아이와 가볼 만한 무료 지역 특산물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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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가볼 만한 무료 지역 특산물 공원

반값으로 즐기는 강진 여행

거창 사과테마파크는 사과에 관한 모든 지식을 다루는 전시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직접 오감을 이용하여 다채로운 전시를 체험할 수 있는데요. 사과 향기를 직접 맡아보거나, 당도를 측정하는 등 체험형 전시를 즐길 수 있고

거창 사과를 활용한 맛있는 요리를 만들고 맛보며 즐겁게 학습할 수 있습니다.

전시 외에도 포토존에서 예쁜 사진을 남기거나, 야외 광장에서 산책을 즐기며 힐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이곳을 방문해 아이들과 오감이 발달하는 체험을 경험해 보세요.

딸기향 농촌테마공원은 논산의 대표 특산물인 딸기를 테마로 설립한 테마 공원입니다.

이곳은 딸기 학습체험관, 농업체험관, 재배온실 등으로 구성되어 딸기에 관한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는데요.

재미있는 게임형 학습과 VR 애니메이션으로 논산 딸기 재배에 관해 재미있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그 밖에도 아이들이 놀기 좋은 실내놀이 체험관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숲길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방문하기 좋습니다.

상주 곶감공원은 상주곶감의 역사와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 조성된 곶감 테마공원입니다.

이곳에서는 호랑이보다 무서운 곶감 동화를 주제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를 감상할 수 있는데요.

전통 설화 속에 들어온 듯한 실내 전시와 놀이공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습니다.

또한, 야외 공원에서는 벽화를 따라 동화를 읽으며 산책을 즐기거나 곶감이 만들어지는 집에서 예쁜 기념사진을 남기기 좋으니 가족과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성주 참외체험형테마공원은 성주 참외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요소를 마련한 복합 문화 체험 공간입니다.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실내 전시와 놀이터가 마련된 체험 공간인 ‘참외랑 아이랑관’, 온실에서 각종 아열대 식물들을 감상할 수 있는

‘원예힐링관’ 그리고 성주 참외와 농경 문화를 다루는 ‘성주사람들이야기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체험형 전시와 실내 놀이터를 즐기고, 따뜻한 온실에서 족욕 체험도 경험하며 힐링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청자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상하는 것이다.

대나무 모양의 그릇에는 무엇을 담아서 먹었을지, 사자 모양의 향로는 어떤 사람의 방을 장식했을지, 나라면 이 그릇에 무엇을 담아 먹을지 생각해보자.

교과서 속 유물로 멀게만 느껴졌던 청자가 어느새 당장 지갑을 열어 사고 싶은 인테리어 잇템이 될지 모른다.

청자의 매력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다가올 청자축제 기간에 방문해 다양한 체험 행사에 참여해 보자.

청자박물관에서 가우도로 가는 길. 왼편으로 강진만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5분 남짓 달리면 가우도로 입도하는 해상 도보교, 저두 출렁다리에 닿는다.

가우도는 강진만 한가운데 자리한 작은 섬이지만,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결코 작지 않다.

해안선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을 걸어 보자. 천천히 걸으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은 소중히 간직할 큰 선물이 될 것이다.

반값으로 즐기는 강진 여행

반값으로 즐기는 강진 여행

반값으로 즐기는 강진 여행

진안고원길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고갯길

전남 강진군이 가족 여행객을 대상으로 여행비 절반을 환급하는 ‘반값 가족여행’을 시행한다.

강진의 아름다운 자연 명소부터 역사가 살아 숨 쉬는 박물관, 다채로운 축제까지 반값으로 알차게 즐겨 보자.

2007년, 태안 앞바다에서 1,300여 점의 고려청자와 항아리를 실은 난파선이 발견되었다.

배에서 나온 목간(나뭇조각에 쓴 편지)을 통해 이 많은 청자가 약 800년 전 강진에서 만들어져 개성의 왕실과 귀족에게 보내진 것임이 밝혀졌다.

이러한 발견은 강진이 중요한 고려청자 생산지임을 증명한다. 청자의 매력을 알아보고자 한다면 청자박물관 만큼 적합한 곳은 없을 터.

박물관에 들어서면 관내 곳곳에 남아있는 거대한 가마터 유적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그냥 보면 단순한 흙더미 같지만 청자박물관 전시를 관람하고 나면 유적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박물관은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 3만여 점을 보관 및 전시하며

청자의 발전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알려준다. 현재 전라병영성 출토 유물을 볼 수 있는 특별전이 1층에서 진행되고 있다.

청자박물관 옆에 있는 디지털박물관에서는 청자를 색다른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곳의 백미는 단연 인피니티 미러 존. 사방이 거울로 된 공간에 무한정 반사된 형형색색 청자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LED 조명 덕에 남녀노소 누구나 인생샷을 남길 수 있다.

아이와 함께라면 청자를 주제로 한 디지털 콘텐츠를 즐기거나 게임을 통해 청자 제작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게임존을 방문해도 좋다.

청자만의 매력을 발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상상하는 것이다.

대나무 모양의 그릇에는 무엇을 담아서 먹었을지, 사자 모양의 향로는 어떤 사람의 방을 장식했을지

나라면 이 그릇에 무엇을 담아 먹을지 생각해보자. 교과서 속 유물로 멀게만 느껴졌던 청자가 어느새 당장 지갑을 열어 사고 싶은 인테리어 잇템이 될지 모른다.

청자의 매력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다가올 청자축제 기간에 방문해 다양한 체험 행사에 참여해 보자.

청자박물관에서 가우도로 가는 길. 왼편으로 강진만 전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5분 남짓 달리면 가우도로 입도하는 해상 도보교, 저두 출렁다리에 닿는다.

가우도는 강진만 한가운데 자리한 작은 섬이지만, 그 안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은 결코 작지 않다.

해안선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도는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을 걸어 보자. 천천히 걸으면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파도 소리를 배경 삼아 가족과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시간은 소중히 간직할 큰 선물이 될 것이다.

진안고원길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고갯길

진안고원길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고갯길

진안고원길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고갯길

보령 오천항 키조개 서해의 품에서 캐낸 보물

‘북에는 개마고원, 남에는 진안고원’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진안은 땅이 높다.

그 땅 진안의 고원 마을과 잊힌 고갯길을 다시 이어 만든 것이 진안고원길이다.

평균고도 300m, 고원 마을 100개, 고원 고개 50개, 총길이 200㎞. 하늘땅, 진안고원길은 그렇게 태어났다.

진안고원길 1구간은 이름하여 ‘고개 너머 백운길’이다.

4개의 고개를 넘으면서 백운면의 여러 마을을 만나고, 섬진강 최상류의 강변길을 따라 백운들을 감상하는 길이다.

영모정에서 시작해 미룡정-닥실고개-신전-배고개-고원쉼터-상백암-닥실고개-은안-흙두고개-원반송-석전-무등-경우정-모른고지-원덕현에 이르는 총 10.2㎞ 구간이다.

1구간 시작점은 신의련의 효행을 기리기 위해 지은 영모정이다.

돌너와를 얹은 독특한 지붕에 먼저 눈이 간다. 정자 앞 계곡은 깊고 물빛이 신비롭다.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수상했다는 입간판에서 알 수 있듯 숲의 자태가 빼어나다.

영모정에서 몇 발짝 떨어진 미룡정이 두 번째 도착점이다.

다리를 건너 정자에서 굽어보는 계곡이 시원하다. 미룡정을 지나면 땡볕이 쏟아지는 농로다.

닥실고개를 넘는 내내 좌우로 넓은 산밭이 펼쳐져 얼핏 대관령을 연상시킨다.

지금은 고구마가 한창이고 가을엔 배추밭으로 변신한다. 닥실고개를 넘으면 첫 마을인 신전마을이다.

소가 가로누운 형상이라 하여 ‘와우혈’이라 했다. 마을회관을 지나 그늘 좋은 느티나무 아래에서 일하던 동네 주민이 눈인사를 건넨다.

수령 300년이 넘은 느티나무 덕분에 마을에서 가장 시원한 곳이니 쉬었다 가라고 권한다.

걸음도 가볍게 배고개로 향한다.

고개를 넘으니 농부쉼터라고 적힌 아담한 원두막이 나온다.

원래는 밭주인이 쉴 요량으로 만든 원두막인데, 고원길을 만들면서 노란 페인트를 칠해 ‘고원쉼터’로 재탄생했다.

얼음물을 꺼내 목을 축이고 쉼터를 떠난다. 이어지는 마을은 상백암. 마을 앞 냇가에 하얀 차돌이 많아서 백암, 윗마을이라 상백암이다.

상백암에서 물길 따라 상류로 더 올라가면 피서철에 인기 있는 백운동계곡이다. 상백암도 물놀이를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상백암을 지나면 또 하나의 닥실고개가 나온다. 고개 넘어 은안마을은 은번마을이라고도 부르고, 이정표에도 은번마을이라고 표기돼 있다.

은안마을과 원반송마을 사이에 놓인 흙두고개는 차량은 물론 경운기도 지나갈 수 없는 좁은 오솔길이다.

온전히 두 발로 걸어서 넘는 고갯길이다. 흙길로 이어진 고개를 넘어서면 아담한 방죽이 나오고, 방죽 아래에 토끼 입간판이 반긴다.

논길을 지나면 원반송이다. 400여 년 된 반송나무가 있어 붙여진 이름인데 소나무는 몇십 년 전 고사했다.

대신 강변에 느티나무를 비롯한 숲이 울창하다. 강변에 나란히 자리 잡은 학남정, 개안정은 도시락을 먹기에 그만인 곳이다.

정자 아래로 보이는 강은 폭이 좁아 계곡처럼 보이지만 섬진강 상류다.

이 물길을 따라 조금만 오르면 섬진강 발원지인 데미샘이 나온다.

물이 제법 깊고 양쪽으로 나무가 우거져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덕분에 피서철이면 물놀이 오는 이들이 많다.

점심을 먹고 다시 길에 오른다. 고원길 이정표를 따라 농로를 걷다 보면 석전마을, 무등마을이 차례로 나온다.

강변을 끼고 이어진 길이라 그늘은 없어도 기분은 상쾌하다. 원반송마을부터는 들이 넓게 펼쳐지고 그 뒤로 마이산이 눈에 들어온다.

무등마을을 지나 도로를 건너 야트막한 언덕길을 돌아가면 1구간 종점인 원덕현마을에 이른다.

1구간 끝 지점이자 내동산(백마산) 옆구리를 반 바퀴 돌아가는 2구간 시작점이기도 하다.

1구간은 총 10.2㎞로 3시간 30분, 도시락 먹는 시간에 쉬는 시간까지 포함해도 4시간 30분이면 충분하다.

4개의 고개와 7개 마을을 찾아가는 고원길 1구간은 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농로다. 아이들과 같이 걸어도 좋을 정도로 편안하다.

첫번째 닥실고개가 해발 435m, 배고개가 400m, 나머지 두 고개는 395m다. 마을마다 정자 형태로 된 쉼터와 화장실이 마련돼 있다.

단, 매점이나 식당이 한 군데도 없어 물과 간식, 도시락 등은 직접 준비해 가야 한다. 안내 표시가 잘 되어 있으므로 길을 잃을 염려는 전혀 없다.

보령 오천항 키조개 서해의 품에서 캐낸 보물

보령 오천항 키조개 서해의 품에서 캐낸 보물

보령 오천항 키조개 서해의 품에서 캐낸 보물

제주 엉또폭포와 천제연 제1폭포

보령 북부권의 모든 길은 오천과 통한다는 말이 있다.

백제시대에 오천항이 보령의 주요 항구와 군항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이후 오천항은 작은 어촌 항구로 위세가 꺾였지만, 근래 들어 키조개로 인해 다시 옛 영광을 찾아가는 중이다.

키조개 전국 생산량의 60% 정도를 오천항이 차지하니 전국 각지의 미식가들이 포구로 모여든다.

진달래 피는 4월부터가 키조개 제철이다.

수심 40m에서 머구리가 캐내

‘오천’의 한자어는 ‘자라 오(鰲)’, ‘내 천(川)’을 쓴다.

오천을 비롯한 천수만 일대의 지형이 마치 자라와도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다 양면에 있는 산이 방파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아무리 심한 폭풍우에도 피해가 없고, 수심이 깊어 간만의 차로 인한 선박의 통행이 전혀 불편하지 않은 천혜의 항구다.

항이라고 하지만 규모는 작다. 여행객을 위한 변변한 시설이 마련되어 있지도 않다.

바닷가를 따라 식당이 있고, 식당에서 마음에 드는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는 정도다.

그럼에도 봄철을 맞아 오천항을 찾는 이유는 국내 최대의 키조개 산지이기 때문이다.

키조개는 수심 20~50m의 깊은 모래흙에 수직으로 박혀 있다.

낚시로 잡는 것도 아니고, 그물로 걷어 올리는 것도 아니다.

오로지 사람이 직접 바닷속에 들어가 하나하나 건져 올린다.

키조개를 캐는 일은 머구리의 몫이다. 이름도 생소한 머구리는 잠수부의 속칭이다.

바닷물에 들어가 고기를 잡거나 해산물을 채취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머구리는 물때에 맞춰 바다로 나가 작업을 한다.

짧게는 3시간, 길게는 6시간 이상 바닷속을 헤매며 키조개를 잡는다.

작업이 가능한 날은 보름 정도. 사리 때는 물살이 거세서 작업을 못하고 조금 때만 작업한다.

오천항 머구리들은 키조개를 찾아 수심 40m 이상 들어가는 일이 다반사다.

힘들고 위험한 일이지만 키조개가 삶을 지탱해주는 돈줄이니 어쩔 수 없다.

장비라야 물안경과 갈퀴가 전부다. 잠수복을 입는다고는 하지만 장비가 너무나 단출하다. 여기에 공기 호스가 연결된 호흡기가 전부다.

심해 잠수부들이 사용하는 튼튼한 헬멧 같은 것은 키조개 채취에 방해가 돼서 없는 게 낫다고 한다.

머구리가 바닷속으로 뛰어들면 잔잔한 수면 위로 공기방울이 하나둘 올라온다.

넓은 바다에서 머구리의 흔적은 이게 전부다.

배에 남은 선원들이 해줄 수 있는 건 그의 신호를 기다렸다가 어망을 내려주고, 공기 호스를 통해 공기가 잘 주입되고 있는지 혹 호스가 꼬이지는 않았는지 살피는 게 전부다.

작업이 끝날 때까지 머구리는 2시간이든 3시간이든, 춥고 어두운 바닷속을 홀로 걸으며 고군분투해야 한다.

사실 머구리에게 작업시간이란 딱히 정해진 게 아니다. 정해진 물량을 채우면 작업이 끝난다.

만일 작업장을 잘못 찾아 들어가면 허탕만 치고 종일 고생해야 한다.

머구리가 하루에 채취할 수 있는 키조개는 3,000미로 제한하고 있다.

어족자원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러니 좋은 값을 받기 위해서는 8~9년 성장한 25~28cm 크기의 키조개를 캐야 한다.

맑은 물이 들어오는 4~5월은 바닷속 시야가 밝아 작업하기 좋은 철이다.

이때 작업을 많이 해서 수입을 늘리는 것이 머구리들의 소망이다.

제주 엉또폭포와 천제연 제1폭포

제주 엉또폭포와 천제연 제1폭포

제주 엉또폭포와 천제연 제1폭포

정읍 샘고을시장 재래시장 100년 전통을 잇다

제주도에 비만 내렸다 하면 가장 붐비는 곳이 바로 엉또폭포다.

심지어 태풍의 비바람을 뚫고서도 찾아오는 사람이 있을 정도이니, 비 오는 날 이만한 인기 여행지가 또 어디 있을까.

이름까지 독특하다. 제주어로 ‘엉’은 바위보다 작은 굴을, ‘또’는 입구를 뜻한다.

‘작은 굴로 들어가는 입구’란 의미를 품은 엉또폭포는 가까이 다가가야 제 모습을 온전히 드러낸다.

엉또폭포는 한라산 남쪽 자락을 타고 내려오는 악근천 중상류 지역에 위치한 절벽 폭포이다.

제주의 많은 하천들이 그렇듯이, 악근천도 평소엔 물이 말라 있는 건천이다.

때문에 엉또폭포 또한 평소에는 어디서도 폭포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귀한 폭포이니 웬만한 공을 들이지 않고서는 보기가 힘들다. 일단 비가 와야 하고, 그것도 꽤 많은 양이 한라산을 흠뻑 적셔주어야 한다.

게다가 엉또폭포는 웬만큼 내리는 비에는 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라산 산간 지역에 70mm 넘는 비가 오거나 장마철이 되어야 그 모습을 제대로 보여준다.

산간 지역에 큰비가 오면 언제 물이 말랐었냐는 듯, 메마른 절벽은 웅장한 위용을 뽐내는 폭포로 변신한다.

폭포의 높이는 50m 정도지만 수직으로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어마어마하다.

폭포수가 흘러내리며 내는 굉음이 우레와도 같다. 폭포수를 직격탄으로 맞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엉또폭포 아래로는 직경 20m 이상의 웅덩이가 형성되어 있어 신비로움을 더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엉또폭포는 아는 이들만 알음알음 찾아오는 숨은 명소였다.

그러다 2011년 KBS 예능 프로그램인 <1박2일>에 소개되면서 관광객이 급격히 늘었다.

이후 폭포까지 진입로가 정비되고 주차장이 만들어지는 등 편의시설이 확충되면서 제주도의 명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비 오는 날’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몰리다 보니 교통체증에 폭포까지 다가가는 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불편함도 있다.

그럼에도 엉또폭포는 ‘비 온 후 폭포’라는 자신만의 색깔이 확실한 매력적인 여행지임이 틀림없다.

엉또폭포와 함께 비 오는 날 생겨나는 폭포가 하나 더 있다. 중문관광단지 안에 자리한 천제연 제1폭포다.

옛날 하늘에서 일곱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갔다는 전설을 품은 천제연폭포는 상, 중, 하 총 3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다.

이중 천제연 제2, 3폭포는 평소에도 물줄기가 흐른다. 제1폭포 아래 소를 이룬 지역에 끊임없이 용천수가 흘러나오는 덕분이다.

이에 반해 상류 쪽에 위치한 제1폭포는 비가 내려야 폭포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엉또폭포만큼은 아니지만 천제연 제1폭포 또한 나름 귀한 몸임을 자랑한다.

천제연 제1폭포는 길이 22m에 수심이 21m나 된다. 비가 온 직후 생성된 천제연폭포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낙차가 크지는 않지만 한꺼번에 쏟아져 내리는 물줄기가 그야말로 장관을 이룬다.

평소 건천일 때는 그렇게도 평화로워 보이던 곳이 무시무시한 굉음으로 가득 찬다.

잔잔한 호수에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던 수직 절리가 끊임없이 쏟아지는 폭포수에 가려 보이지도 않는다.

비가 너무 많이 올 때에는 소의 물이 넘치기도 한다. 계단 위까지 물이 차는 경우도 있으므로 항상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천제연 제1폭포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비가 오고 조금 시간이 지난 뒤에 방문하면 좋다.

하지만 언제 다시 물이 마를지 모르니 이 또한 복불복이다.

비 온 뒤에는 제2, 3폭포도 평소와 모습을 달리한다. 특히 제2폭포가 인상적이다.

바람이 관람 데크 쪽으로 불어올 때면 사방에 물보라가 친다.

정읍 샘고을시장 재래시장 100년 전통을 잇다

정읍 샘고을시장 재래시장 100년 전통을 잇다

정읍 샘고을시장 재래시장 100년 전통을 잇다

제주를 닮다 지오푸드 제주를 담다

정읍에는 전북특별자치도에서 제일가는 시장이 있다.

국내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큰 시장이다. 1914년에 처음 문을 열어 그 역사만도 100년을 자랑한다.

100년의 역사를 증언하듯 오래된 대장간과 순대국밥집, 뻥튀기 아저씨는 예나 지금이나 건재하다.

대를 이어 장사하는 집도 있고 새로 들어선 지 얼마 안 된 집도 있지만

100년 된 시장은 그렇게 매일매일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생기가 넘친다. 그야말로 생생한 삶의 현장이다.

샘고을시장의 이름은 원래 정읍 제1시장이었다.

정읍에서 제일 크다고 해서 일제강점기 관료가 행정 편의를 위해 그렇게 이름 지었다.

이름에 뜻을 더하고자 시민 공모로 새로 지은 이름이 샘고을시장이다.

시장이 있던 자리에 샘이 많아 ‘샘이 있는 고을’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는 매 2일과 7일에 열리는 오일장이었다.

그러다가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자 지금은 매일매일 활기를 띠는 상설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굳이 날짜를 염두에 두지 않아도 언제든 찾아갈 수 있는 장이 된 것이다. 2, 7일에 가축시장이 추가되는 점만 빼면 매일이 장날이다.

점포가 280여 개나 되고 그 안에서 장사하는 상인의 수만 500여 명이 넘는다.

시장 주변에 무시로 펼쳐지는 할머니들의 난전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된다.

명절 전에 찾은 시장은 더더욱 활기가 넘친다.

명절 장거리를 보러 온 주변 마을 사람들과 외지인들로 붐빈다. 꽤 멀리서도 찾아올 만큼 샘고을시장엔 살거리, 볼거리, 먹을거리가 그득하다.

시장 안에는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는 장이 아니라, 없을 것 같은 것도 있는 장이다.

농수산물을 비롯해 축산물과 가공식품이 즐비하고, 오래된 음식점과 방앗간, 떡집, 철물점, 생필품점 들도 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다.

특히 농수산물을 파는 골목은 사고파는 사람들의 흥정과 옥신각신, 웃음소리와 성난 듯 높은 소리로 장이 들썩들썩한다.

“한 움큼 더 주이소. 천 원만 깎아주든가~”

“아따, 대목에 인심을 솔찬히 썼구만. 더는 안 된다이~”

장 보러 나온 아주머니와 상인이 옥신각신 흥정을 벌이는 모습이야말로 재래시장의 오래된 볼거리다.

시장에 가면 사람들의 활기와 삶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장은 무엇을 사거나 팔러 오는 곳이기도 하지만, 사람이 사람을 만나고 서로가 부대끼는 곳이기도 하다.

아는 사람끼리 혹은 모르는 사람과도 만나 무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고 서로 정을 나누는 장소다.

먼 세상 새로운 소식을 듣기도 하고, 주변에서 일어난 크고 작은 이야기를 한 소쿠리씩, 한 포대씩 풀어놓는 곳이다.

서로 마주보며 웃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면서 그렇게 아는 사람, 모르는 사람 정들어가는 만남의 장소다.

그래서 장 볼 것이 많지 않아도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샘고을시장에는 이색적인 풍경이 몇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방앗간 옆 미용실’이다.

방앗간 골목에는 미용실 10여 곳이 한 집 건너 한 집씩 자리했다.

방앗간에 떡쌀이나 고추 등을 맡겨놓고 그것들이 빻아지는 동안 아주머니, 할머니 들이 꼬불꼬불 파마를 하는 것이다.

시장 나온 김에 장도 보고 머리도 하고, 기다리는 시간 지루하지 않게 미용실에서 오랜만에 만난 이웃 동네 아지매들과 한판 수다도 떤다.

남자들이 국밥집에서 소주잔 기울이며 설왕설래하는 동안 여자들은 미용실에서 수다 삼매경에 빠진다.

한참 수다를 떨고 나면 꼬불꼬불 오래갈 파마가 완성되고, 방앗간에 맡겨놓은 떡쌀도 뽀얀 얼굴을 하고 기다린다.

제주를 닮다 지오푸드 제주를 담다

제주를 닮다 지오푸드 제주를 담다

제주를 닮다 지오푸드 제주를 담다

대구의 큰 자랑 선비 정신

제주도와의 만남은 육지 이방인에겐 늘 설렘이다.

이른 새벽에 비행기를 타고 도착해 늦은 밤 비행기로 되돌아오는 빡빡한 업무 일정 속에도 제주행 비행기의 탑승구를 오르는 발걸음은 소풍 길에 나서는 아이처럼 언제나 들떠 있다.

1주일이라는 비교적 긴 휴가기간을 할애해 리조트에서 뒹굴뒹굴 보낼 계획을 짤 때도 마찬가지.

그때까지 만나지 못한 신세계를 경험하게 될 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이 불쑥불쑥 기분 좋게 다가온다.

제주도를 향한 설렘은 만날 때마다 제주 섬이 상상조차 못 했던 경이로운 감동을 선사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감동은 용머리해안이었던 것 같다. 뭍에선 전혀 보지 못했던 지층, 마치 시루떡의 단면을 연상케 했다.

무슨 이런 단층이 다 있나, 바위인가 흙인가 궁금해 손으로 직접 까칠까칠한 표면을 만져보기까지 한 기억이 떠오른다.

다음은 동남쪽에 위치한 성산일출봉. 뜨거운 마그마가 분출하면서 바다와 만나 형성된 왕관 모양의 봉우리다.

멀리서보면 멀리서 보는 대로 아름다운 웅장함에 감탄할 수밖에 없고, 거친 숨을 몰아쉬며 한발 한발 걸어 올라가 정상에서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경이로움의 연장선일 뿐이었다.

한 번은 오동통한 제 한 몸조차 가누기 어려울 정도의 거센 바람에 혼쭐난 날도 있었다.

그것도 신기해 그저 웃음 밖에 안 나왔다.

몽당연필부터 새 연필까지 키가 다른 수십~수백 개의 연필묶음을 세워놓은 듯한 주상절리대가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든 적도 있었다.

또 유홍준 선생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돌하루방 어디 감수광’을 사 들고 오름을 걸을 땐 제주 섬의 속살을 발견하는 탐험가의 즐거움을 만끽하기도 했다.

하루를 봐도 눈이 휘둥그레지고, 일주일을 보내도 모든 게 신기하기만한 제주도.

정작 그 섬에서 태어나 40년을 살아온 본토박이 섬사람조차 “나도 매일매일 놀라며 산다”고 말하는 곳이 제주도다.

이런 제주의 경이로움 중심엔 화산으로 시작한 흙과 땅이 있다. 수십만 년 전 화산 활동이 만들어낸 작품인 셈이다.

제주가 ‘화산학의 교과서’라고 불리는 까닭이기도 하다.

유네스코에선 이를 인정해 2010년 제주를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세계지질공원은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공원을 말하지 않는다.

뛰어난 자연유산의 지질학적인 가치를 보호하면서 이를 토대로 관광을 활성화해 지역경제의 발전을 도모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제주관광공사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지질(GEO·지오)을 테마로 한 음식 ‘지오푸드(GEO FOOD)’를 개발해 보급에 나선 것이다.

지오푸드는 한라산, 만장굴, 성산일출봉, 천지연폭포, 용머리해안, 산방산, 우도 등 제주도의 지질과 관련된 핵심 명소의 특성과 문화적 환경을

모티브로 삼아 제주지역에서 생산한 식재료를 활용한 로컬푸드다.

돔배고기, 몸국, 오메기떡 등 기존 제주 음식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먹거리를 개발해 도민들의 소득을 올리겠다는 의도가 시작점이다.

독일의 ‘지질와인’, 영국의 ‘지질치즈’, 일본의 ‘지오스위츠’나 ‘지질호빵’ 등 외국에도 유사한 형태의 음식이 있단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지오푸드를 먹어본 결과, ‘역시 인간의 힘이 자연을 따를 재간은 없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하지만 다행히 자연과 문화를 사랑하는 제주도민들의 뜨거운 열정을 입안에 담는 별난 경이로움을 맛봤다.

대표적인 지오푸드 업소와 메뉴를 소개한다.지오푸드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베이커리다.

대표적인 메뉴는 용머리해안 지층 카스테라. 코코아 반죽과 화이트 반죽을 켜켜이 쌓아 만든 제품이다.

눈으로 얼핏 보면 용머리해안이라고 느끼기 어렵지만, 입에 넣어보면 예전에 손으로 느꼈던 용머리해안의 거친 촉감이 살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