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동강 어라연 잣봉 트레킹 자연이 그린 산수화

영월 동강 어라연 잣봉 트레킹 자연이 그린 산수화

영월 동강 어라연 잣봉 트레킹 자연이 그린 산수화

설날 대비 고속도로 휴게소 별미

산골마을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영월.

그리고 영월을 남북으로 관통하는 동강. 우리가 동강을 만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직접 물길에 올라 래프팅을 하거나 물줄기를 따라 두발로 걷거나.

모두 매력적이지만 이번에는 동강 바로 옆에서 걷고 봉우리에 올라 동강 줄기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걷기’를 택했다.

시작되는 여름, 천혜의 자연을 자랑하는 동강으로 떠나보자.

동강 줄기 최고의 비경으로 꼽히는 ‘어라연’을 걷기 전 동강부터 살펴보자.

산골마을 강원도에서도 오지로 꼽히는 정선과 평창, 영월 땅을 차례로 적시는 동강은 뼝대(강원도에서 ‘벼랑’을 이르는 말)를 끼고 굽이굽이 흐른다.

물줄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짚어보자면 태백 금대봉 자락 검룡소에서 발원한 물이 골지천을 이루고 정선에서 송천과 만난다.

여기에 오대산에서 발원한 오대천이 몸을 섞으며 비로소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동강은 영월에서 서강과 합수해 남한강 줄기를 이뤄 한양으로 이어진다.

동강을 살펴봤으니 본격적인 동강 여행을 시작해보자.

가장 대중적인 거운분교~잣봉~어라연~된꼬까리~만지나루~거운분교로 돌아오는 원점회귀 코스를 걷기로 했다.

총 7km로 쉬엄쉬엄 4시간이면 충분하다. 안내 표지판은 ‘3시간30분 소요’로 소개한다.

초등학생 이상이라면 충분히 걸을 수 있지만 오르막 돌길이 부담스럽다면 잣봉에 오르는 대신 처음부터 동강 줄기를 따라

만지나루~어라연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것도 괜찮다. 왕복 2시간30분 소요.

울창한 숲과 굽이치는 물줄기 모두를 만나러 일단 잣봉으로 향한다.

비포장도로와 숲길을 지나 가파른 오솔길이 시작된다.

오르막이지만 방향 팻말이 잘 세워져 있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흙길과 돌길을 지나 능선에 올라서면 낙엽송 군락지 사이로 다시 완만한 숲길이 펼쳐진다.

드문드문 자리한 털중나리가 수줍게 고개를 숙이고 사람들을 반긴다.

얼마나 걸었을까. 나뭇잎 틈새로 동강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좀처럼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감질날 즈음 첫 번째 전망대가 나온다.

잣봉에 오르기 전 두 번의 전망대와 닿는다. 첫 번째 전망대에서는 어라연의 일부만 보인다.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두 번째 전망대에서 굽이치는 물줄기와 어라연이 한눈에 펼쳐지니까.

아직 이른 여름이라 래프팅을 즐기는 이들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잔잔한 물길 위로 뗏목에 오른 떼꾼들이 절로 그려진다. 강원 산골에서 한양까지 이어지는 물줄기에 속하는 동강.

교통이 발달하기 전, 동강은 강원 산골에서 한양까지 목재를 운반하는 최적의 물길로 경복궁 재건 즈음 최고의 전성기를 맞는다.

당시 태백과 정선 등 강원 남부에서 베어낸 목재들을 뗏목으로 엮어 동강 줄기에 올린 것.

굽이굽이 동강위에 오른 뗏목은 남한강을 따라 한양 광나루까지 흘러갔다.

전성기가 지난 후에도 1957년, 강원 함백선 개통 전까지 떼꾼들은 계속해서 물길에 올랐다.

동강 이야기에 떼꾼이 빠질 수 없는 이유다.

뗏목이 알아서 한양까지 갈 수는 없었을 터다.

뗏목위에 올라 이들을 운반하는 ‘떼꾼’은 강줄기 사람들에게 ‘큰돈’을 벌 (아마도) 유일한 기회였으리라.

오죽하면 ‘떼돈’이라고 했을까. 하지만 세상에 쉬이 벌 수 있는 돈이 있으랴.

밖에서 보기에는 그저 잔잔하게만 보이지만 동강은 구불구불한데다 거센 여울까지 품은 어려운 물길이다.

큰 비까지 내려 불어난 물은 더 위험했다. 그래도 떼꾼들은 ‘아침밥이 사자밥’이라면서도 묵묵히 물길에 올랐다.

그 중에서도 평창 미탄의 황새여울과 영월 거운리의 된꼬까리는 ‘떼꾼들 무덤’이라고 불리던 위험구간.

‘우리 집 서방님은 떼를 타고 가셨는데 황새여울 된꼬까리 무사히 지나가셨나’라는 노래 자락에서 서방을 물길에 보낸 아낙들의 근심이 묻어난다.

천신만고 끝에 황새여울을 건너오면 잔잔하고 아름다운 어라연에 닿았다.

설날 대비 고속도로 휴게소 별미

설날 대비 고속도로 휴게소 별미

설날 대비 고속도로 휴게소 별미

숲과 승마 즐기는 일석이조 힐링 여행 영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언제부터였을까.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제대로 된 식사는 물론 커피전문점에서 후식까지 즐기게 된 것은. 호두과자, 감자구이, 오징어,

어묵바, 그리고 우동 등의 간식들로 허기를 달래며 대충 쉬어가는 공간이던 휴게소는 여전히 거침없이 진화중이다.

먹거리는 물론 아웃도어 전문점 등의 의류 매장까지 자리를 잡았다.

휴게소에서 쇼핑까지 가능한 시대가 된 것이다. 어쩌면 휴게소에서 맛본 그 음식을 잊지 못해 휴게소를 목적지로 달려갈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현실과 여행지 사이를 징검다리처럼 잇던 휴게소는 징검다리가 아닌 독자적인 ‘섬’이 되는 것은 아닐까.

조만간 휴게소로 떠나는 여행지도가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어쩌면 휴게소에서 맛본 그 음식을 잊지 못해 휴게소를 목적지로 달려갈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

현실과 여행지 사이를 징검다리처럼 잇던 휴게소는 징검다리가 아닌 독자적인 ‘섬’이 되는 것은 아닐까.

조만간 휴게소로 떠나는 여행지도가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오늘은 휴게소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에 적합한, 맛있는 메뉴부터 알아볼 계획이다.

고속도로 위의 맛집, 휴게소 별미를 필두로 각 휴게소만의 특징을 살펴보자.

입으로 맛본 즉각적인 포만감은 오래도록 휴게소를 기억하게 해 줄 것이다.

코앞으로 다가온 추석 한가위를 대비해 유용하게 활용하시길.

올해는 부모님께 얼굴 보여드리러 가는 효도를!

서울에서 대전, 대구를 지나 부산까지 이어지는 경부고속도로는 오래된 시간만큼 많은 휴게소들이 자리한다.

다양한 지역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기쁨까지 누릴 수 있으니 목적지를 중심으로 들를 수 있는 휴게소를 찾아보자.

경부고속도로에 자리한 휴게소 별미로는 안성휴게소의 안성국밥, 망향휴게소의 버섯빠금장 된장찌개, 금강휴게소의 도리뱅뱅이 정식 등이 꼽힌다.

아무래도 신속하게 맛볼 수 있는 국밥종류가 휴게소에서는 강세다. 아이들 입맛에 잘 맞는 돈가스도 인기.

여기에 망향휴게소의 버섯빠금장 된장찌개와 금강휴게소의 도리뱅뱅이 같은 지역 특산품이 더해진 음식도 찾는 이들이 많다.

금강줄기의 민물고기로 만드는 도리뱅뱅이 정식은 요리하는 시간이 제법 필요하므로 전화로 미리 주문해 두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서울에서 전남 목포까지 서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지는 341km의 길.

경부고속도로 다음으로 긴 거리를 자랑한다. 태안반도와 변산반도 등 아름다운 서해안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다. 서해안 별미는 물론 일몰도 감상할 수 있다.

경기도와 충청남도를 잇는 서해대교를 건너면 행담도 휴게소와 닿는다. 휴게소 안에서 다양한 음식은 물론 쇼핑까지 즐길 수 있다.

뷔페식으로 원하는 음식을 선택해 맛볼 수 있는 자율식당은 단골식객이 있을 정도로 찾는 이들이 많다.

혼자서 식사하기에는 약간 부담되고 서넛이서 함께 식사한다면 경제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또 서해 줄기를 따라 자리한 길 위를 달리는 만큼 서산어리굴젓백반(서산휴게소)과 해풍으로 키운 쌀로 지은 해나루쌀 비빔밥(7500원) 등

서해 줄기 특성이 묻어나는 별미도 맛볼 수 있다. 소금기 더해진 어리굴젓은 사계절 내내, 돌솥굴밥은 한여름을 제외하고 맛볼 수 있다.

아쉽게도 이번 한가위에는 돌솥굴밥은 맛보기 어렵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부터는 가능하므로 기억해두자.

냉동굴이 아니라 생굴로 요리해 굴밥의 맛을 음미하기에 무리가 없다.

숲과 승마 즐기는 일석이조 힐링 여행 영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숲과 승마 즐기는 일석이조 힐링 여행 영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숲과 승마 즐기는 일석이조 힐링 여행 영천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휴양림 하면 ‘숲’과 ‘휴식’이란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숲이 내뿜는 피톤치드 속에 몸도 마음도 치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도시 생활에 찌든 사람들에게는 더욱더 절실한 단어일지 모른다.

경북 영천에 자리 잡은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에서는 숲에서 누리는 휴식 외에도 또 다른 즐거움이 있는데, 바로 승마다.

숲에서 몸과 마음을 쉬고, 승마로 활력을 돋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힐링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항상 구름에 휩싸여 있어 ‘구름이 머무르는 산’이란 뜻을 지닌 운주산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다.

언뜻 들으면 산세가 험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휴양림은 운주산 끝자락의 완만한 구릉지대에 조성되어 있다.

완만한 산세를 이루는 숲과 넓은 구릉지에 자리해 휴양림과 승마장에 적합한 지리적 조건을 갖춘 곳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이 우리나라 최초로 휴양림과 승마장이 결합된 자연휴양림이 된 이유다.

아쉽게도 휴양림 내에는 특별한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없다. 그런 데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휴양림을 둘러싸고 있는 숲이 리기다소나무로 이루어진 단순림이라 다양한 생태 환경을 접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북미가 원산지인 리기다소나무는 생장 속도가 매우 빠르고,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 능력이 뛰어난 소나무다.

1960년대 이후 산림녹화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일등공신 대접을 받기도 했다.

북미에서는 지름 1m, 최대 높이 30m까지 자란다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생장 환경이 다른 탓인지 30m에 이르는 리기다소나무는 아직 없다고 한다.

휴양림 주변의 소나무 숲 역시 1970년대에 연료림으로 조성되었다.

리기다소나무 숲에는 간혹 적송의 모습이 눈에 띈다. 리기다소나무의 생장 속도를 따라가려는 듯, 언뜻 리기다소나무의 길쭉한 모양새를 닮았다.

생장이 빠른 리기다소나무와 경쟁하느라 애처롭기 그지없다.

방문자센터 좌우로 난 길은 휴양림을 한 바퀴 도는 약 3km의 임도로 이어져 있고, 정상 전망대에서 능선을 따라 중세돈지의 숲속의 집까지 솔바람길로 불리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방문자센터를 출발해 임도를 따라 전망대를 경유해 방문자센터로 내려오는 코스는 총 4km 정도로 한 시간 반이면 쉬엄쉬엄 다녀올 수 있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대구와 포항을 잇는 고속도로 뒤로 영천댐과 멀리 보현산 자락이 길게 이어진다.

전망대 입구까지는 임도로 이어져 있어 차로도 갈 수 있지만, 능선을 따라가는 길은 온전한 리기다소나무 숲길로 큰 기복 없이 편안하게 걷기 좋은 길이다.

운주산 승마자연휴양림은 휴양림 시설과 승마장 시설이 별도로 나뉘어 있지만, 서로 잇닿아 있어 찾아가기 쉽다.

휴양림은 완만한 산골짜기를 따라 길게 이어지고, 울창한 소나무 숲이 둘러싸고 있다. 33㎡, 46㎡, 49㎡, 71㎡ 등 다양한 크기의 숲속의 집과 10개의 야영장 시설이이 있다.

누구나 언제든지 편하게 와서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이다.

영천은 말의 역사가 제법 깊은 고장이다. 영천 서북쪽에 자리 잡은 신녕면은 조선시대 지방역원의 중심인 장수역이 있던 곳이다.

역은 말과 역졸을 두고 한양과 지방을 오가는 문서를 전달하거나 공물 운송, 관원과 사신의 영접 기능을 담당하던 곳이다.

장수역은 종6품인 찰방이 역을 운영하고 관리했는데, 조선 태조 때까지만 하더라도 17개 역을 거느릴 정도였고, 10여 마리의 역마와 마위전(역마의 유지와 관리에 필요한 토지)을 보유하고 있었다.

일본으로 가던 조선통신사도 안동․의성을 거쳐 장수역을 지났고, 조선통신사를 위해 경상감사가 전별연을 베풀기도 했다.

그만큼 영천은 말의 고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고향의 맛? 고양의 맛! 웅어회 미꾸라지털레기 닭칼국수

진짜 순대 백암에서 맛보다

임금님이 드시던 진상품으로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일품인 웅어회와 미꾸라지에 갖은 야채와 국수 등을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미꾸라지털레기,

닭을 푹 고아낸 육수에 쫄깃한 면을 푸짐하게 넣은 닭칼국수까지 고양의 맛은 든든하고 넉넉하다. 영양학적으로도 뛰어난 음식들이라 보양식으로도 그만이다.

임금님이 드시던 물고기로 잘 알려진 웅어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봄철 최고의 별미로 꼽힌다.

습성이 연어와 비슷해 연안에서 살다가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강으로 거슬러 올라오는데, 이 때가 살도 많고 기름져 씹을수록 고소하다.

멸치과에 속하는 웅어는 칼슘과 인, 철분은 물론 비타민 A가 풍부해 예부터 왕의 진상품에 속했다.

웅어는 갈대에 숨어산다고 하여 위(葦)어로도 불렸는데, 조선 말기에는 궁궐의 음식을 관리하던 사옹원에서 웅어만을 따로 잡아 진상하는 관청인 위어소를 두었다는

기록도 남아있을 만큼 귀한 음식이었다.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송남잡지(松南雜識)>

등의 고서적에 따르면 당시 웅어는 한강의 행주(고양의 옛 지명)나 대동강, 임진강 등에서 많이 잡혔으며 이 중 행주가 임금의 진상품을 담당했던 것으로 적혀 있다.

임금이 먹던 생선이라 그런지 웅어를 둘러싼 이야기들도 흥미롭다. 웅어는 금강 등 옛 백제문화권에서도 즐겨 먹는 음식인데,

이 지역에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백제 의자왕(?~660)이 웅어를 몹시 즐겨 먹었다고 한다.

그런데 당나라 장수인 소정방이 백제를 함락한 후 그 맛이 궁금하여 웅어를 잡아오라고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웅어들은 모두 도망간 후였다.

그래서 이 지역에선 의리 있는 물고기라고 하여 의(義)어라고도 부른다.

웅어는 성질이 급하여 잡힌 즉시 죽어버리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내장과 머리를 떼어내고 얼음에 보관하는데,

요즘은 냉동기술이 발달해 사계절 언제든 웅어회를 맛볼 수 있다.

현재 식당들에서 내는 웅어회는 이처럼 냉동된 회를 후추와 참기름을 넣고 야채와 버무린 형태다.

냉동을 거친 횟감이라 별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씹을수록 고소하고 은은한 향이 배어난다.

제철인 4~5월이면 살이 더욱 연하고 부드러우며 달콤한 수박향이 난다고 한다.

고양에선 능곡역 근처에 자리한 ‘자유로장어웅어회’가 대표적인 맛집으로 꼽힌다.

점심시간이면 머리가 희끗한 어르신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웅어회를 즐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맛도 좋을 뿐 아니라 먹고 나면 임금이 된 것처럼 기운이 불끈 솟는 보양식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다.

고양의 향토음식 중 하나인 미꾸라지털레기는 그 독특한 이름부터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미꾸라지를 통째로 넣고 갖은 채소와 민물새우, 국수, 수제비 등 있는 것은 모두 털어 넣는다는 의미에서 털레기다.

고재종 시인의 ‘한 바탕 잘 끓인 추어탕으로’라는 시를 보면 논두렁에서 미꾸라지를 양동이 가득 잡아

올렸다는 소식에 동네 아낙들이 각자 집에서 갖은 양념을 들고 나오는 모습이 생“누군 풋배추 고사리를 삶아 오고,

누군 시래기 토란대를 가져오고, 누군 들깨즙을 내 오고 태양초 물을 갈아 오고, 육쪽마늘을 찧어 오고 다홍고추를 썰어 오고…”

생하게 묘사돼 있다.

진짜 순대 백암에서 맛보다

진짜 순대 백암에서 맛보다

진짜 순대 백암에서 맛보다

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행주산성 노래하는 분수 라페스타

점심시간, 메뉴를 정하려고 사람들이 모였다.

순대음식이 거론될 때면 가자는 이와 못 간다는 이들로 상황이 갈리기 마련. 낯익은 모습이지 않은가.

그만큼 순대를 대하는 취향은 호불호가 확실한 편이다.

그 중 순대에 거부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좋은 정보를 소개한다.

옛말 조금 인용해보자면 ‘순대를 알면 백전백식, 아는 만큼 먹는다’라고 하니, 마우스 스크롤 속도 조절하며 내용에 주목해 보자.

백암순대가 있는 곳으로

서울톨게이트에서 약 47㎞ 떨어진 용인시 백암면, 이 작은 고장이 백암순대로 유명해진 연유가 궁금하다.

지금의 백암순대 시발점은 조선시대의 죽성(안성시 죽산면)이다.

하지만 죽성이 퇴조됨에 따라 안성과 가까운 용인시 백암면의 ‘백암장’으로 순대가 자리를 옮겨져 명맥이 유지됐다고 전해진다.

그도 그럴 것이 백암은 용인시의 최대 돼지 사육지 이면서 백암장으로 몰려드는 인파 또한 많아 백암순대의 수요-공급에 최적이었을 것이다.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순대와 관련된 역사를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이 있다.

‘순대는 전투식량이다’ 몽고 칭기즈칸 시대, 당시의 기마군은 빠른 기동성으로 잘 알려졌다.

그 기동성을 뒷받침한 음식이 바로 순대라고 한다.

짐승의 창자에 쌀과 야채를 넣어 다닌 것인데, 휴대에 용이하고 영양소도 골고루 있으니 이동 중 제격 아니겠는가.

또한 그 영양 배합은 현재까지도 변함없이 순대의 큰 장점으로 손꼽힌다.

백암면사무소를 지나, 면 중심으로 들어가면 백암순대 음식점이 즐비하다.

이 거리의 시초는 약 반세기 전, 백암장이 설 때부터 순대와 국밥을 만든 ‘풍성옥’이라 한다.

순대거리라고 불러도 무방할 만큼 백암순대 찾기가 수월하다.

대를 이어 운영하는 곳, 방송을 통해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곳 등 음식점마다 자부심이 대단하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외관보다 시장거리에 원래부터 있었던 듯 싶은 식당 모습들이다. 드디어 입장, 백암순대와 순댓국을 기다린다.

백암순대는 백일장이 서던 날에만 먹을 수 있던 음식이다.

그 맛이 유별나니, 입소문을 타고 각지의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백암의 향토음식으로 거듭났다.

백암장날이 아님에도 먹을 수 있게 된 그 맛이 궁금하다.

백암순대는 돼지 작은창자만을 사용한다. 그래서 식용비닐을 사용한 순대의 껍질과 다른 모습을 띤다.

순대 속은 돼지고기, 각종 야채와 찹쌀을 재료에 따라 다른 질감으로 갈아 조리한다.

구성 비율은 만드는 이에 따라 다르고 맛 또한 달라진다.

식감은 시차를 두고 조금씩 달라지는데, 처음 말랑한 질감의 껍질이 느껴지고 이후로 적당히 갈린 돼지고기와 야채가 씹힌다.

찹쌀 덕분에 전체적으로 매우 부드러운 식감이다. 그리고 말캉한 무엇이 씹히게 되는데, 물렁뼈다.

그래서 뼈있는 순대로도 잘 알려졌다. 백암순대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식감이다.

같이 나오는 새우젓양념은 살짝만 찍어 먹기를 추천한다. 매우 짜다.

우리의 밤은 아름답다 행주산성 노래하는 분수 라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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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삼부연폭포 숱한 전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다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켜지면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행주산성에 올라 탁 트인 야경을 감상할 수도 있고 노래하는 분수 앞에서 시원한 커피 한잔의 여유도 즐겨볼 수 있다.

색색깔 조명이 반짝이는 거리에서 쇼핑도 하고 톡 쏘는 맥주 한잔에 일주일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기도 있다. 고양의 밤은 낮과는 또 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눈부신 야경의 향연, 행주산성

고양을 대표하는 유적지 중 하나인 행주산성은 삼국시대에 쌓은 것으로 추측되는데,

특히 조선 선조 26년에 치러진 행주대첩의 공간적 배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3대첩의 하나로 꼽히는 행주대첩은 전라도 순찰사였던 권율(1537~1599)이 한양을 수복하기 위해

행주산성에 1만 여 병력을 집결시킨 후 왜군과의 치열한 싸움 끝에 승리한 전투를 가리킨다.

당시 권율은 관군의 3배가 넘는 일본군과 싸워야 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병사들을 독려하고 빼어난 지략으로 상대를 기습하였다.

당시 산성에 남아있던 부녀자들도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기 위해 긴 치마를 잘라 돌을 날랐다고 하여 ‘행주치마’라는 명칭이 생겨났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현재 산성 꼭대기에는 행주대첩비와 기념탑이 세워져 있으며 입구엔 권율 장군 동상이, 중턱엔 그의 영정을 모신 사당인 충장사가 자리하고 있다.

이처럼 서울과 한강유역을 방어하는 주요한 위치에 자리한 행주산성은 동쪽과 북쪽,

서쪽으로 드넓은 평야를 감싸 안고 강기슭의 험한 절벽을 이용해 축성되었으며 현재는 산 정상부의 일부 성벽만 남아있다.

무려 천년이 넘는 세월 동안 제 자리에서 인간의 삶터를 지켜주었던 낡은 성곽은 짙푸른 녹음으로 둘러싸여 산책코스로도 그만이다.

조국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이곳에서 목숨을 건 배수의 진을 쳤던 민초들의 절박한 심정을 더듬으며 산봉우리에 오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전망이 선물처럼 펼쳐진다.

고양시민들의 나들이 장소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행주산성은 매년 7월부터 9월까지 야간개장을 통해 눈부신 밤 풍경을 선사한다.

방화대교를 시작으로 자유로와 일산신도시, 한강 너머 서울의 아찔한 야경이 한눈에 들어오니 이만한 자연 전망대가 또 있을까 싶다.

때문에 이 기간에는 전국에서 사진작가들과 동호인들이 몰려드는데, 시원스레 내달리는 자동차들의 궤적과 한강 위로 떠오른 둥그런 달의 반영이 일품이다.

특히 정월대보름에는 황금빛 달덩이를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 수도권 최고의 달맞이 명소로 꼽힌다.

한낮의 뜨거운 태양이 물러난 해질 무렵의 일산호수공원은 천천히 산책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공간이다.

호숫가를 맴도는 상쾌한 저녁 공기를 들이키며 걷다보면 멀리서 노래하는 분수의 감미로운 선율이 손짓한다.

호수공원 내에 자리한 노래하는 분수는 최고 높이 35m에 이르는 대형분수로,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아름다운

음악과 시원한 물줄기를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로맨틱한 야경 명소로 꼽힌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명물로 통하는 몬주익(Montjuic) 분수대를 본 따서 만들어진 이곳은 실제로 현지 운영진들의

기술협력을 통해 세계 수준의 연출 능력과 예술성을 갖췄다. 다른 지역들처럼 음악에 따라 자동으로 움직이는 분수가 아니라

연출가가 일일이 수동으로 분수 모양을 조절, 다양한 조명과 각종 효과들을 종합적으로 만들어내는 형태라

일종의 창작품이자 예술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광장에 돗자리 하나 깔고 앉으면 그곳이 바로 스페인이요, 공연장이 되는 것이다.

철원 삼부연폭포 숱한 전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다

철원 삼부연폭포 숱한 전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다

철원 삼부연폭포 숱한 전설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다

달큼한 겨울 별미 새의 부리 닮은 새조개

철원 갈말읍의 삼부연폭포는 느닷없다.

유명 폭포들이 대부분 산세 좋은 계곡에 기대 있는 것과 달리 불현듯 장관을 드러낸다.

읍내에서 명성산 방향으로 2.5km 달리면 길가에 삼부연폭포가 있다.

폭포를 만나는 데는 본래 ‘워밍업’이 필요하다.

산줄기를 끊임없이 오르고, 얼굴에 맺힌 땀방울을 몇 차례 닦아내는 정성이 절경을 알현하는 감동에 대한 필요조건이다.

그런 점에서 삼부연폭포는 예외다.

북쪽으로 철조망이 막힌 길을 달려왔으니 폭포를 만나는 수고쯤은 덜어주려는 배려인가 싶다.

느닷없이 만나는 폭포지만 그 첫인상은 짜릿하다. 산세 좋은 고장의 폭포 줄기와 비교해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폭포수는 사계절 마르지 않고 쏟아져 내린다고 한다. 가을과 겨울이 만나는 메마른 계절인데도 폭포가 만들어내는 ‘사운드’가 예사롭지 않다.

이 웅장한 폭포에서 KBS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의 명장면이 촬영됐다. 〈대왕의 꿈〉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일대기를 담고 있다.

폭포에서는 비밀조직 귀문단의 비형랑과 길달이 용호상박의 혈투를 벌인 격투 신을 찍었다.

폭포의 사연을 되짚어보면 사극의 촬영 장소로 제격이다.

폭포의 물줄기는 명성산과 맞닿아 있다. 억새로 유명한 명성산의 별칭은 ‘울음산’이다.

신라의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향하다가 이곳에서 설움을 토해냈다고도 하고, 궁예가 왕건에게 쫓겨 도망치다 이곳에서 울었다는 사연도 전해 내려온다.

궁예의 아픔을 전하듯 억새밭 가운데 궁예가 마셨다는 궁예약수터도 있다.

울음산의 울음과 사연은 삼부연폭포에서 더욱 깊어진다.

궁예가 철원에 도읍을 정할 당시, 도를 닦던 이무기 세 마리가 폭포의 바위를 뚫고 용으로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다.

그때 생긴 바위 구덩이 세 개가 가마솥을 닮아 ‘삼부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조선 숙종 때 삼연 김창흡이 이곳에 은거한 것을 기려 삼부연으로 불린다는 주장도 있다.

사연이야 어찌 됐든 20m 높이의 웅장한 폭포수는 절벽에서 몸을 비틀며 세 번 꺾여 떨어진다.

유심히 살펴보면 물이 고인 구덩이도 세 개다. 이 구덩이는 위부터 노귀탕, 솥탕, 가마탕으로 불린다.

용 세 마리에 얽인 전설처럼 삼부연폭포 옆 동굴 터널 이름이 또 오룡굴이다.

이곳을 지나면 용화저수지도 있다. 정제되지 않은 오룡굴은 폭포의 운치를 더한다.

폭포 앞에는 ‘부연사’라는 암자가 폭포수를 내려다보고 서 있다.

암자 입구에는 행복한 절이라는 팻말이 있지만, 커다란 백구 한 마리가 지키고 있어 일반인이 마음 놓고 드나들기는 힘들다.

오룡굴을 지나다 보면 먼발치에서나마 절벽 위에 매달린 절터를 엿볼 수 있다.

수려한 폭포에 사연이 구구절절 넘쳐나니 〈대왕의 꿈〉 외에도 여러 차례 카메라를 유혹했다.

삼부연폭포는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 2일〉에 등장하며 그 이름을 알렸고,

11월 말 방송 예정인 KBS 수목드라마 〈전우치〉의 녹화도 이곳에서 마쳤다.

배우 차태현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전우치〉에서 삼부연폭포의 절경을 다시 만날 수 있을 듯하다.

삼부연폭포는 ‘철원8경’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조선 후기 화가 겸재 정선이 이곳을 지나다가 진경산수화를 그렸다는 전설 역시 폭포와 함께 내려오는 이야기다.

물이 어우러진 철원의 절경은 삼부연폭포가 전부는 아니다.

삼부연폭포를 능가하는 경치를 꼽으라면 고석정이 있다.

고석정은 철원을 가로지르는 한탄강이 만들어낸 최고의 관광지다.

현무암 계곡이 늘어선 강 한가운데 10여 m 솟은 기암봉이 있고, 그 옆에 정자가 들어섰다.

달큼한 겨울 별미 새의 부리 닮은 새조개

달큼한 겨울 별미 새의 부리 닮은 새조개

달큼한 겨울 별미 새의 부리 닮은 새조개

징게맹갱외에밋들이 품은 아리랑의 무대 김제 아리랑 문학마을

겨울은 맛있는 계절이다. 가을의 풍성함과 봄의 향긋함에 밀려 상대적으로 약해 보이지만 따지고 보면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별미들이 제법 많다.

얼어붙은 강줄기에는 빙어며 산천어, 송어로 들썩이고 짠물 품은 해안가는 대게와 과메기를 필두로 물오른 굴과 생선을 내놓는다.

맛있는 먹거리들이 넘쳐나는 이 겨울, 날은 추워도 여행하는 ‘맛’은 짭조름하다.

진정한 ‘식도락의 계절’을 맞아 길손의 고민은 한가지로 모아진다. 어디부터 가서 무엇부터 맛보란 말이오!

‘맛’에서는 차등이 없다는 전제하에 겨울 식도락 여행을 준비해보자.

날이 추우니 당일치기로도 가능하면 좋겠다. 일단 민물이냐 짠물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민물의 활기도 좋지만 짠물에서 나는 먹거리가 더 풍부하리란 기대감에 바닷가를 선택하기로 했다.

육지 사람에게 겨울바다는 왜 그리도 매력적인지.

먼저 쫄깃한 겨울 바다를 맛보고 겨우내 아랫목에 재워둔 몸과 마음에 칼칼한 바닷바람도 쏘일 계획이다.

자, 당일치기도 가능한 맛있는 바닷가로 출발!

삼면이 바다에 안긴 한반도. 오늘의 여행지는 서해안에 자리한 충남 홍성 남당항이다.

안면도와 뭍 사이 깊게 파고든 천수만에 닿아 있어 계절마다 다양한 먹거리를 내놓는 풍요로운 마을이다.

새조개 시즌이 시작되기 전 가을이면 대하와 전어·꽃게를 맛보려는 사람들이 이어지고 봄이면 알찬 주꾸미와 동백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홍성IC로 빠져나와 20여 분만 달려가면 남당항에 닿는다.

현지의 제철 먹거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축제’들이 철마다 펼쳐지는 맛있는 항구다.

찬바람 부는 이 계절, 남당항 겨울 축제의 주인공은 새조개다.

올해로 10회를 맞이한 홍성 남당항 새조개 축제는 오는 3월31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는 추위로 어획량이 줄어 가격이 높아졌으나 산지에서 싱싱한 새조개를 맛볼 생각에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

본격적인 새조개 맛투어에 나서기 전 잠시 남당항을 둘러보자.

서남해의 여느 해안처럼 물때에 따라 육감적인 뻘을 드러내기도 하고 찰랑찰랑 바닷물로 속살을 감추기도 하는 바닷가.

저 멀리 방파제까지 수줍게 속살을 드러낸 갯벌 위로 몇몇 고깃배들이 바닷바람을 자장가 삼아 졸고 있다.

한가로운 서해 바다 감상에 젖어보는 것도 잠시, 흥겨운 새조개 축제 현장으로 발길이 이어진다.

오는 3월 오픈 예정인 남당해양수산복합공간 주변으로 수십 개의 포장마차가 들어서있다.

먹거리 축제답게 분위기는 흥겹다. 주말이라 야외무대에서 훌라후프 대회가 펼쳐지고 있지만 무대보다는 포장마차 안을 채운 이들이 훨씬 많다.

어디로 들어설까. 가격은 모두 동일하니 마음에 드는 곳으로 들어서면 된다.

포장마차의 주인장들은 새조개 손질에 여념이 없고, 집집마다 새조개 맛보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손질 중인 새조개의 속살이 영락없는 새의 부리 모양이다. ‘새조개’라는 이름답다.

그래도 어디 생김새만으로 유명해졌을까. 쫄깃하고 달큰한 맛 역시 일품이다. 애주가라면 이 대목에서 한잔 생각 간절해지리라.

남당항 포장마차 주인장은 “새조개는 1월에서 3월 사이에 잡히는 것이 가장 맛이 좋다”며 “제일 맛있을 때 잘 왔다”고 반긴다.

또 “새조개가 귀해 값이 좀 비싸긴 하지만 많이들 맛보러 오라”는 홍보도 잊지 않는다.

징게맹갱외에밋들이 품은 아리랑의 무대 김제 아리랑 문학마을

징게맹갱외에밋들이 품은 아리랑의 무대 김제 아리랑 문학마을

징게맹갱외에밋들이 품은 아리랑의 무대 김제 아리랑 문학마을

하동 최참판댁 처녀귀신 아랑과 꽃미남 사또 은오의 사랑 이야기

‘징게맹갱외에밋들’. ‘징게’는 김제, ‘맹갱’은 만경, ‘외에밋들’은 너른 들을 뜻한다.

우리나라 대표 곡창지대인 김제 만경평야의 옛말이다.

일제의 사악한 무리는 1900년대 초부터 이 땅에 마수를 뻗었다. 그들의 야욕을 채울 전쟁터에 군량미를 보내기 위해서다.

소설가 조정래는 이 과정에서 민초들이 겪어야 했던 수난과 저항의 역사를 《아리랑》에 송두리째 담았다.

소설의 제목이 왜 아리랑일까? 아리랑은 우리 민족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감정을 공유하며 함께 부르던 노래다.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한일병합 이전부터 해방까지로, 아리랑의 울림이 가장 클 때다.

《아리랑》에서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을 보는 관객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해보자.

“김영진이 일본 경찰에게 끌려가면서 악대가 연주하는 <아리랑>의 선율이 흐르기 시작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리리요오…. 그 연주에 맞추어 앞쪽에서 합창이 시작되었다.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아…. (중략) 합창이 막 끝났을 때였다.

“대한독립 만세에!” 어느 남자의 부르짖음이었다. “대한독립 만세에!” 화답하듯 여기저기서 터진 외침이었다.”

소설가 조정래는 아리랑이라는 제목을 쉽게 지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는 아리랑만큼 적절한 제목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아리랑 문학마을은 소설 《아리랑》의 무대를 현실에 재현하여 아픈 시절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아리랑》의 이야기가 시작되는 김제시 죽산면 옛 내촌·외리 마을 일대에 터를 잡았기에 여행객은 살아있는 문학을 체험할 수 있다.

아리랑 문학마을은 크게 홍보관, 하얼빈역, 내촌·외리 마을, 근대 수탈 기관으로 구성된다. 홍보관은 그 자체로 《아리랑》에 대한 친절한 안내서다.

《아리랑》이 베스트셀러이긴 하나 12권짜리 대하소설이기에 탐독에 부담을 느낀 이들이 상당수일 터.

홍보관 1층은 벽면을 아예 《아리랑》에 대한 텍스트로 꽉 채웠다.

소설의 대략적인 흐름을 정리한 줄거리, 인물 묘사와 주요 인물 관계도, 소설 속 핵심 일화 발췌문까지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천천히 둘러보며 읽기만 해도 《아리랑》이 어떤 소설인지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홍보관 2층에는 김제 출신의 독립투사들에 대한 설명이 적혀 있다. 낯선 영웅들은 대의를 위해 죽음의 공포를 무릅쓰고 일제에 항거했다.

부당한 시대의 참상이 그들의 결기를 이끌어냈을 것이다. 총을 들고 맹렬히 돌진하는 독립군 동상이 이를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하얼빈역과 《아리랑》의 시대적 배경을 조합하면 금세 떠오르는 사건이 있다.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1909)다. 역내 대합실을 통과해 밖으로 나가면 근대사 최고의 장면이 동상으로 실감나게 표현돼 있다.

안중근 의사가 방아쇠를 당기자 민족의 응어리를 실은 총알 한 발이 제국의 심장을 관통한 장면이다.

당시 이토 히로부미는 열차에서 내린 직후였기에, 그 시절 증기기관차도 함께 출연하여 생생함을 더한다.

하얼빈역 광장 앞에 이민자 가옥이 있다. 일제의 수탈에 못 이겨 타향으로 떠나간 사람들이 지은 너와집과 갈대집을 재현했다.

너와집은 아쉬운 대로 최소한 집의 구실은 할 것 같으나, 갈대집은 너무나 열악하다.

《아리랑》에서는 ‘갈대움막’이 등장한다. “갈대를 무더기무더기 베어 모은 사람들은 움막을 짓기 시작했다.

움막은 땅을 사람 키 깊이로 파내고 그 위에 갈대로 지붕을 해덮는 것이었다.”

하동 최참판댁 처녀귀신 아랑과 꽃미남 사또 은오의 사랑 이야기

하동 최참판댁 처녀귀신 아랑과 꽃미남 사또 은오의 사랑 이야기

하동 최참판댁 처녀귀신 아랑과 꽃미남 사또 은오의 사랑 이야기

우제봉전망대 산 위에서 거제바다의 비경을 만나다

남도 500리 길(212.3km)을 나그네처럼 유유히 흐르는 섬진강.

어느 강보다 서정적인 섬진강을 따라 천방지축 처녀귀신과 꽃미남 사또의 사랑이 피어오른다.

사랑의 장소는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이 품어낸 악양면 평사리의 최참판댁이다.

드라마 <아랑사또전>에서 최 대감(김용건 분) 댁으로 나오면서 아랑(신민아 분)과 은오(이준기 분)가 알콩달콩 정을 쌓아가는 데 일조한 촬영지다.

아랑과 은오가 기와 담장으로 주왈(연우진 분) 도령을 넘겨보던 연못과 아담한 건물은 최참판댁의 별당이고, 귀신들이 넘어가지 못한 긴 담도 최참판댁의 담장이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널리 알려진 이곳은 최근 <아랑사또전>의 인기에 힘입어 아랑의 흔적을 찾는 여행객의 발걸음이 잦다.

이름 아침 <아랑사또전>의 촬영지인 하동군 악양면의 최참판댁을 찾아가는 길.

지리산 형제봉과 구재봉 줄기가 두 팔을 활짝 벌려 포근히 감싸고 있는 들판과 만난다.

안개가 내려앉은 들에는 아침 햇살이 가득하고, 들 한가운데에는 부부송이라 불리는 멋진 소나무 두 그루가 가장 먼저 여행객을 맞는다.

부부송은 오랜 세월을 지켜온 두 그루의 소나무로 악양들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산중에서 만난 평야는 품이 넉넉하다. 농부들에게는 풍성한 수확을 안겨주었고, 나그네에게는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을 선물한다.

그리고 만석지기 최 참판을 탄생시켰다. 최 참판은 우리나라 대하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박경리의 《토지》에 등장하는 중심인물이다.

외둔마을을 지나 상평마을 고샅길로 들어서면 앙증맞은 돌담이 정겹게 놓여 있다.

땅만 파면 나오는 것이 돌이기에 그저 되는 대로 올려놓은 게 돌담이고, 그 위로 담쟁이가 힘차게 뻗어가고 있다.

담장 너머엔 까치밥으로 남겨둔 감이 고개를 떨구지 않고 나무에 매달렸다.

마을길 옆으로 드라마 <토지>를 촬영할 때 조성한 세트장이 있다.

무당의 딸 공월선, 투기심이 강한 강청댁, 재물에 집착하는 임이네 등 서민들이 모여 살던 초가 그대로다.

초가마다 극중 인물의 사진과 이름이 붙어 있고 극중 대사까지 적혀 있어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 생생한 느낌이 든다.

돌담길을 거닐며 한적함에 젖어 있노라면 초가 뒤편 모퉁이에서 문득 토지의 등장인물인 최치수,

서희, 김환, 별당 아씨, 조준구, 길상, 공 노인 등이 불쑥 나타날 것만 같은 분위기에 감싸인다.

최참판댁은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했다. 한눈에 보아도 예사롭지 않은 위치다.

악양들의 풍요로움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섬진강의 속살까지 샅샅이 내려다보인다.

집 뒤로는 대숲이 울창하고 형제봉의 든든한 산세가 병풍이 된다.

최참판댁은 <아랑사또전>에서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중요한 장소다.

극중 최 대감댁으로 나오는데, 아랑의 억울한 죽음과 이를 파헤치는 은오의 활약이 이곳에서 펼쳐지기 때문이다.

때론 산 자의 세계와 죽은 자의 세계가 엉켜 있는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랑사또전>의 흔적은 찾기 힘들다. 드라마를 시청한 여행자들만이 기억을 더듬어 흔적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어디에도 <아랑사또전>과 최참판댁의 연관성을 설명하는 안내 문구가 없는 탓이다.

아직도 최참판댁의 기억을 지배하는 것은 1987년부터 3년 동안 방영된 드라마 <토지>다.

소설 《토지》는 박경리 선생이 1969년 《현대문학》에 연재를 시작한 이래 26년에 걸쳐 전 5부 16권으로 완간된 대하소설의 금자탑이다.

이야기의 중심은 구한말부터 8·15 광복까지. 우리 근대사의 혼란과 그 속에 깃든 인간의 애환을

악양들의 만석지기 최참판댁의 마지막 당주인 최치수와 그의 고명딸 서희의 삶을 따라가며 그려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