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가을이 은빛으로 내려앉는 곳, 대명유수지

몇 걸음 안에서도 땅은 모두 다르다.

어여쁜 동백꽃처럼 내 얼굴도 활짝! 제주동백마을

눈에는 보이지 않는 약간의 경사 때문에 건조한 위쪽에서는 꽃이 피고 몇 걸음 아래에서는 이끼가 자란다.

좁은 공간 안에서도 나름의 구역이 있어 저마다 마땅한 곳에 자리를 잡고 서로의 터전을 존중하며 그렇게 생물은 공존한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대명유수지

이곳도 마찬가지이다. 영남지방의 젖줄 낙동강에 기대 있는 대명유수지 안에는 오직 이곳을 터전으로 삼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가치를 더하는 듯 매년 가을이 찾아와 은빛으로 머물다 사라진다.

유수지는 본래 집중호우나 장마로 인해 늘어나는 하천의 물을 저장하는 곳이다.

대명유수지 또한 이러한 목적으로 1992년 완공되었다. 면적은 약 30만㎡로 축구장 42개 정도의 크기이다.

유수지가 되기 전 이곳은 범람원이었는데 유수지 공사와 함께 20년간 계속된 생태계 복원 사업으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다.

20년이란 세월은 새로운 생태계가 정착하기 충분한 시간이었다.

유수지의 특성인 질퍽한 땅과 높은 습도는 이곳에 적합한 동식물을 불러들였고,

사람이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대명유수지만의 자연을 완성했다. 낮은 산지와 숲, 수변 지역에서 서식하는 네발나비도 대명유수지의 입주민이다.

대명유수지의 또 다른 주민, 맹꽁이.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맹꽁이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진 곳도 대명유수지이다.

맹꽁이는 장마철에 물가에 모여 산란을 하는데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수컷이 암컷을 유인하는 특유의 울음소리를 낸다.

하지만 그 외 시기에는 땅속에 굴을 파고 들어가 있어 그림자도 보기 힘든 귀한 녀석이다.

대명유수지에서 혹시 맹꽁이 울음을 들었다면 행운이 깃든 날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맹꽁이 외에도 삵, 족제비, 황조롱이, 고라니 등 멸종위기종인 동물들이 대명유수지와 그 인근에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충분한 물과 먹이. 그리고 사람으로부터 안전한 지역. 산업공단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음에도 다행히 대명유수지의 생명들은 소중하게 지켜지고 있었다.

2018년 대명유수지에는 자연을 최대한 지키는 선에서 사람을 위한 탐방로가 조성되었다.

전망데크, 포토존 등이 설치됐으며 ‘생태전문가와 함께하는 달서생태탐험’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생태탐험은 평범한 해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태빙고, 생태퍼즐 등 재미가 더해진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려준다.

눈으로만 봐서는 알 수 없는 대명유수지 속 비하인드스토리도 여러 개 들을 수 있다.

대명유수지를 방문한다면 30분~120분까지 다양한 생태탐험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으니 꼭 참여해보길 추천한다.

가을의 상징 억새와 갈대

대명유수지가 유명해진 이유는 억새와 갈대에 있다.

가을이면 하얗게 물들어 바람에 찰랑이는 은빛 파도는 어디서도 볼 수 없는 대명유수지만의 장관을 보여준다.

하지만 신비한 생태계가 살아있는 대명유수지에는 비밀이 숨어 있다.

은빛 파도의 주인공은 억새와 갈대가 아니라는 것.

사실 억새의 가족쯤 되는 ‘물억새’와 갈대의 친척쯤 되는 ‘달뿌리풀’이 대명유수지의 주인공이다.

산에 사는 일반 억새와 달리 물억새는 1년에 한 번 이상 반드시 물에 잠기는 습지에 사는 종이다.

달뿌리풀은 갈대와 비슷하지만 땅 위에 기는줄기가 보이는 식물이다.

대명유수지에는 이 ‘물억새’와 ‘달뿌리풀’이 가득하기 때문에 유독 가을이 아름답다.

어여쁜 동백꽃처럼 내 얼굴도 활짝! 제주동백마을

어여쁜 동백꽃처럼 내 얼굴도 활짝! 제주동백마을

어여쁜 동백꽃처럼 내 얼굴도 활짝! 제주동백마을

설렘과 여유가 가득한 제주 여행

한겨울에 붉게 피어난 동백꽃에는 아름다움을 유지하는 힘이 숨어 있다.

동백나무 씨에서 짠 동백기름은 예부터 여인들이 머릿결을 곱게 가꾸는 데 이용했으며,

지금은 여러 가지 효능이 입증되면서 화장품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찬 바람이 쌩쌩 부는 요즘, 피부 건강이 고민이라면 제주동백마을로 떠나자. 예쁘게 피어난 동백꽃을 보고, 동안 피부를 만드는 비책도 얻을 수 있다.

서귀포시 남원읍 산간에 자리한 제주동백마을(신흥2리)은 300년이 넘은 신흥동백나무군락(제주기념물)을 품은 유서 깊은 마을이다.

(사)동백고장보전연구회가 주축이 돼, 마을 공동 사업으로 해마다 토종 동백나무 씨앗을 모아 기름을 짜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한다.

주민이 대부분 농사를 짓다 보니 낮에는 귤밭에서 일하고, 저녁에는 동백마을방앗간에 모여 작업한다.

일일이 손으로 골라낸 씨앗을 깨끗이 세척·건조한 뒤 착유기에 넣어 그대로 압착한 생동백오일은 월등한 품질을 자랑한다.

제주동백마을은 ‘아모레퍼시픽 아리따운 구매 협약 1호 마을’로, 동백나무 꽃과 씨앗 등 화장품 원료가 되는 원물을 납품한다.

화학적인 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 생동백오일은 피부 진정과 보습, 아토피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동백마을은 순도 높은 생동백오일의 효능을 알리기 위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를 활용한 비누와 화장품 만들기는 여성은 물론 아이들에게도 인기다.

체험이 어렵지 않고, 내 피부를 위한 천연 화장품을 직접 만드는 의미가 크다.

동백비누 만들기는 녹인 비누 원료에 손으로 빚은 동백꽃을 넣고 굳힌다

동백꽃은 생동백오일을 넣고 배합한 반죽을 조금씩 뜯어 꽃술과 꽃잎, 잎사귀를 만든 다음 이어 붙이면 된다.

비누가 완성되는 동안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온다. 비누가 단단해지면 겉에 찍어주는 금색 인장 덕분에 한층 고급스러워 보인다.

화장품 만들기는 재료를 용량에 따라 정확히 계량해 넣으면 된다.

전자저울에 빈 용기를 올리고 피부에 좋은 성분을 차례로 넣는데, 단계마다 잘 젓는 게 중요하다.

취향에 따라 라벤더 같은 천연 아로마 향을 첨가하기도 한다.

여기에 생동백오일과 동백꽃을 증류한 물을 넣고 저은 뒤 소독한 용기에 담으면 뽀얀 동백스킨이 완성된다.

세안하고 동백스킨과 생동백오일만 발라도 기초 스킨케어는 충분하다.

동백스킨은 스프레이 타입으로 뿌리는 동시에 촉촉이 스며든다.

피부 친화력이 높은 생동백오일도 끈적이지 않고 그대로 흡수돼, 한결 보들보들해지는 느낌이다. 자연에서 얻은 원료라 더 안심된다.

방문자센터에 있는 체험장이 공사 중이라, 지금은 동백마을방앗간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비누와 화장품 만들기를 비롯한 체험 프로그램은 마을 홈페이지에서 예약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제품 주문도 가능하다. 생동백오일과 동백나무 씨앗을 볶아서 짠 식용 동백기름을 판매한다.

동백기름은 참기름이나 올리브유처럼 다양한 요리에 이용할 수 있다.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올레산(오메가-9)이 풍부해 ‘동양의 올리브유’라 불리며, 진하고 고소한 향이 으뜸이다.

체험이 끝나면 동백나무군락과 돌담 길을 산책하자.

마을 한가운데 있는 동백 숲은 우람한 동백나무 고목을 비롯해 생달나무, 후박나무, 삼나무 등이 어우러진 설촌 터다.

마을이 형성되던 때 방풍림으로 가꾼 숲이 지금에 이르렀으며, 오랜 시간이 지나도 풍취를 돋운다.

나무 덱을 따라 한 바퀴 돌아오는 데 5분이 채 걸리지 않지만, 수백 년 세월을 껴안은 숲이 깊고 아늑하다.

때때로 까만 돌담과 붉은 동백꽃의 강렬한 대비가 고요를 깨뜨린다.

동백나무가 워낙 높이 자라, 활짝 핀 꽃을 보려면 하늘을 봐야 한다.

설렘과 여유가 가득한 제주 여행

설렘과 여유가 가득한 제주 여행

설렘과 여유가 가득한 제주 여행

굽이굽이 이어진 신비의 숲, 부안 봉래구곡

제주, 듣기만 해도 마음이 설레는 이름이다.

제주에서도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지역인 애월은 제주하면 떠오르는 탁 트인 바다를 마주한 카페, 바다 옆 산책로, 제주 전통 맛집 등 모든 것이 있다.

제주를 가장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스테리나잇 제주

제주도에 여행을 갔다면 바다가 보이는 숙소를 포기하기는 어렵다.

스테리나잇 제주는 그 마음을 채우기에 충분한 곳이다. 통유리창을 통해 푸른 바다와 석양을 볼 수 있는 스테리나잇 제주에서 제주의 낭만을 느껴보자.

스테리나잇 제주의 큰 매력은 제주를 가장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거실과 침실 등 숙소 어디서든 바다를 볼 수 있는 창을 통해 제주에 있다는 사실이 매순간 실감나게 만든다

객실은 전체적으로 층고가 높아 여유가 있다. 공간의 끝자락에 있는 주방에서는 소독기를 따로 비치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볼 수 있다.

작은 부분까지 꼼꼼히 신경 쓰는 섬세함이 스테리나잇 제주를 찾는 이유가 아닐까.

스테리나잇 제주는 애월 카페거리와 투명카약, 장한철 산책로 등, 다양한 체험 장소가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투숙객을 위한 짐 보관소도 운영하고 있으니 체크아웃 후 짐을 맡기고 가볍게 여행을 즐기자.

가장 제주스러운 풍경이 있는 애월

애월 카페거리는 아기자기한 돌길과 바다 전망을 따라 이어진 길에 개성 있는 카페들이 줄지어 있다.

이곳은 제주 여행지 중 필수 코스로 손꼽히는데, 그 이유를 증명하듯 근사한 풍경이 눈앞을 채우고, 거리 곳곳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투명한 애월 바다를 만끽할 수 있는 투명 카약

애월에서는 투명 카약을 타고 유유자적 바다를 즐기는 것이 가능하다.

한담해안 산책로에서 투명 카약을 대여해 직접 해안을 따라 바다로 나가는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다.

바다 향기와 함께 조용히 힐링할 수 있는 장한철 산책로

제주도 유형문화재 27호 《표해록》의 저자 장한철의 생가가 있는 한담마을에는 장한철 산책로가 있다.

과거시험을 보기 위해 제주에서 한양으로 올라가던 길에 풍랑을 만나 5개월간 표류한 선비의 이야기 《표해록》은 당시의 해로,

해류, 계절풍 등이 실려 있어 문헌적 가치가 높은 해양 지리서로 인정받고 있다.

산책로는 유모차도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잘 정돈되고 가꿔져 있다.

저녁이 되면 가로등이 하나씩 켜지는데 이 가로등은 《표해록》의 내용을 표현하고 있다.

가로등을 보며 찬찬히 산책하다 보면 장한철의 표류기를 직접 경험하는 것 같아, 걷는 재미가 배가 될 것이다

제주의 맛을 정성스럽게 모아 만들어낸 맛

제주 흑돼지는 제주를 찾는 여행자라면 꼭 한번은 맛볼 만큼 가장 대표적인 음식 중 하나다.

제주 흑돼지를 넣어 빚은 수제 만둣집 ‘장인의집’은 많은 여행객이 찾는 곳이다.

흑돼지, 김치, 문어, 전복이 들어간 쫄깃한 만두를 가마솥에서 정성스럽게 우린 육수에 끓여낸

만두전골이 대표 음식으로, 애월에 가면 꼭 한번 방문해보길 바란다.

입구부터가 장인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이다 4가지 색상으로 물들인 만두가 먹음직스럽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모습을 찾게 되는 매력 넘치는 제주. 숨은 보물을 찾듯 구석구석 나만 아는 곳을 찾아가다 보면 이 아름다운 섬을 더욱 다채롭게 느끼고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굽이굽이 이어진 신비의 숲, 부안 봉래구곡

굽이굽이 이어진 신비의 숲, 부안 봉래구곡

굽이굽이 이어진 신비의 숲, 부안 봉래구곡

몸과 마음의 휴식처를 찾아 순천 다올재 & 흑두루미상회

바다와 산을 두루 품은 부안군에 자리한 변산반도는 매번 새로운 자연을 발견하는 여행지다.

최근 봉래구곡의 직소폭포와 퇴적암이 층층이 쌓인 채석강(명승) 등을 포함한 전북서해안국가지질공원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시간이 빚은 자연의 내공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변산반도는 서해 쪽을 외변산, 내륙 쪽을 내변산으로 구분하며, 내변산에는 봉래구곡이 굽이굽이 이어진다.

약 20km에 이르는 신비로운 하천 지형 아홉 곳을 봉래구곡이라 부른다.

상류부터 1곡 대소, 2곡 직소폭포, 3곡 분옥담, 4곡 선녀탕, 5곡 봉래곡이라 한다.

아쉽게도 6~9곡은 1996년 부안댐이 완공되면서 물에 잠겨 볼 수 없다.

봉래구곡 여행은 변산반도국립공원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한다.

5곡부터 1곡까지 거슬러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 왕복 2시간 남짓 걸린다.

숲으로 들어서자 뜨거운 계절 속 시원한 틈새가 느껴진다.

한여름에도 나무 그늘이 깊게 드리워 청량하다. 10분쯤 지나 아담한 자생식물관찰원에 닿는다.

변산반도 곳곳에 미선나무와 꽝꽝나무, 호랑가시나무, 후박나무 군락이 띄엄띄엄 자리하는데, 자생식물관찰원에서 네 식물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곧이어 실상사 터(전북기념물)가 나온다

통일신라 신문왕 때 창건한 실상사는 한국전쟁 와중에 소실되기 전까지 변산반도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다고 전한다.

현재는 미륵전과 삼성각만 복원되어 옛 명성에 비해 쓸쓸한 모양새다.

그 옆에는 원불교 교법을 제정한 봉래정사가 있다. 원불교 순례 성지로 유명하다.

본격적인 숲길로 들어서자, 나뭇잎 사이사이로 들리는 물소리가 청아하다.

5곡 봉래곡이 슬며시 보이기 시작한다. 너른 암반 사이로 굽이치며 흐르는 감입곡류다.

바위에 새겨진 글씨 가운데 ‘逢萊九曲’이 눈에 띈다.

나라가 어지럽던 일제강점기, 명산을 유람하며 바위에 글씨를 새긴 유학자 김석곤의 필체라고 전해진다.

내변산 물길에 반해서 ‘무릉도원 같은 상상의 산’을 뜻하는 봉래와 ‘구불구불하게 흐르는 하천’을 의미하는 구곡을 합친 이름이라고 한다.

봉래곡에서 10여 분 더 가니 저수지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부안댐이 완공되기 전, 부안 일부 지역의 식수 공급처 역할을 하던 직소보다.

보를 곁에 두고 자박자박 걷는데, 어느 결에 세찬 물소리가 난다.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했다고 전해지는 4곡 선녀탕과 분화구를 닮은 3곡 분옥담이다.

지름에 비해 깊은 항아리 모양 포트 홀 하천 지형으로, 물이 맑고 영롱한 에메랄드빛이다.

느린 걸음이어도 출발점에서 2곡 직소폭포까지 한 시간이면 닿는다.

직소는 ‘폭포수가 바위에 걸리지 않고 폭포 아래 연못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다.

폭포가 칼날같이 꽂히는 듯하다. 직소폭포는 빼어난 풍경이 기록으로 면면히 전해온다.

조선 중기 문신 심광세는 부안현감으로 재직할 때 기행문 〈유변산록(遊邊山錄)〉에 “곧바로 못 가운데로 떨어지며

흩날리는 것이 흰 명주와 같고, 소리는 맑은 날에 우레가 치는 것과도 같다”고 감상을 남겼다.

조선 후기 학자 소승규는 명승고적을 답사하며 쓴 〈유봉래산일기(遊蓬萊山日記)〉에 “한 줄기 폭포가 곧바로 날아 흘러

푸른 용소 위에 흰 비단 더욱 기이하구나”라며 극찬했다.

시인 최남선은 호남 기행문 《심춘순례》에 “여러 골의 물이 합한 물이 7, 8장 되는 흰 비단을 똑바로 드리우고 있다”고 했다.

모두 하얗고 웅장하며 찬란한 폭포를 묘사한다.

몸과 마음의 휴식처를 찾아 순천 다올재 & 흑두루미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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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를 여행하는 특별한 방법 구석구석 현지인다운 대구

봄이 남기는 아쉬움과 다가오는 여름의 설렘이 부딪히기 시작하면 햇살이 뜨거워지고 불현듯 소나기가 쏟아진다.

여행자들은 하나 둘 그 낭만적인 자연이 품은 아름다움을 찾아 길을 나선다.

오늘은 그 길의 방향을 2023년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남쪽으로 잡는다.

기차에 몸을 싣고 하염없이 남쪽을 향해 간다. 모내기가 끝난 논들이 연두빛으로 물든 픙경을 쫓다 보면 남쪽의 매력적인 정원에 도착하게 된다.

순천만국가정원, 세계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습지, 대한민국 제1호 국가정원이 있는 순천은 2013년 이후

10년 만에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 30여 개국이 참가하는 명실상부 대한민국 생태수도로서 자리를 잡았다.

생태수도답게 볼거리가 다양한 정원이 펼쳐져 있다. 세계 각국의 정원을 옮겨 놓은 멋진 장소들이 펼쳐진다.

멋진 관경도 좋지만 이 정원의 진짜 매력은 여기저기 사람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순천만정원박람회는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시민에게 휴식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정원 구경에 쏙 빠져있다가 낯설지만 왠지 순천과 잘 어울릴 것 같은 간판이 발길을 당긴다.

“흑두루미상회” 웬 흑두루미일까 싶지만 순천과 흑두루미는 깊은 인연이 있다.

매년 10~11월이면 시베리아에서 흑두루미들이 월동을 하기 위해 순천을 찾는다.

그러다가 17년 전, 순천을 찾은 흑두루미가 전봇대 전깃줄에 걸려 다리가 부러지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지자체와 순천만 대대동 주민들의 논의 끝에 함께 전봇대 282개를 뽑으며 ‘생명을 위한, 공생을 위한’ 시작을 알렸다.

이러한 마음을 알았는지, 흑두루미들이 찾아오는 개체 수가 증가하여 2002년 121마리가 방문하였고 2022년에는 5582마리가 순천을 방문하였다.

순천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남쪽동네>는 이러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굿즈들을 개발,

판매할 뿐만 아니라 지역 소상공인, 공예품, 청년창업가들의 상품들을 큐레이션 하여 판매하고자 흑두루미상회를 만들었다.

흑두루미가 가지고 있는 ‘행운’과 ‘가족애’ 등의 스토리를 이용하여

여행객들에게 순천의 좋은 기운을 담은 행운의 부적이나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기념품들을 만들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남쪽동네>는 2021년부터 관광두레 주민사업체로 선정되어, 순천의 타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와도 많은 협업을 하고 있다.

순천 외 지역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의 상품 중 직접 흑두루미상회의

취지와 잘 어울리는 상품들을 선정해 흑두루미 상회에서 소개하며 공생의 의미도 찾고 있다.

다양한 매력이 있는 정원 구경을 마치고 지친 몸을 쉴 곳을 찾아본다.

순천 문화의거리에 여행객을 위한 각종 숙소들이 있다고 하니 일단 순천 문화의 거리로 간다.

순천만국가정원에서 택시로 10분 거리의 문화의거리에 도착해서 길을 걷는다.

기왕이면 전통한옥에서 휴식과 충전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는 쉼터가 없을까 하고 검색하니 멋진 이름의 장소를 발견한다.

“다올재”! 마치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쉴 수 있을 것 같은 매력적인 이름이다. 문화의 거리 한가운데 위치한 다올재를 찾는데 그리 어렵지 않다.

순천 문화의거리. 순천의 인사동이라고 불리며 거리 양쪽으로 다양한 공방, 갤러리, 카페가 즐비하다.

예전엔 금곡길, 지금은 향동 문화의거리로 불리는 이곳은 순천 주변 지역 구례, 고흥, 고성,

여수 등 전라남도 동부권에서 순천으로 유학(?) 온 학생들이 모여 있던 하숙촌이었다.

공부를 하기 위해 학생들이 순천으로 모여들었듯이 지금은 젊은 관광객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다.

다올재는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300여 개의 관광두레 주민사업체 중 2023 으뜸두레로 선정된 곳이다.

그리고 차(茶), 여행, 전통한옥을 결합하여 숙박하면서 은은한 차 향기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휴양지 같은 곳으로 소문난 곳이다.

문화의거리에서 작은 골목을 따라가 맞이한 정문은 생각보단 소박해 보였지만

문을 열고 들어서니 종일 누볐던 화려한 정원과는 다른 매력이 있는 아담한 잔디정원이 펼쳐져 있다.

그리고 수국과 함께 푸근한 곡선의 기와지붕을 한 한옥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대구를 여행하는 특별한 방법 구석구석 현지인다운 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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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면 깨어나는 대전 오월드 나이트유니버스

현대 도시의 중심부에 조선시대와 근대의 흔적이 비현실적으로 존재한다.

도심에서 멀지 않은 산들은 대자연의 웅장함마저 보여준다.

수변과 어우러진 고층 건물에 젊은 기운 넘치는 번화가, 활기찬 시장은 이 도시가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를 말해준다.

밤낮으로 볼거리와 먹을거리, 특히 납작만두, 찜갈비, 막창, 누른국수, 뭉티기 등 별미는 또 왜 이리 많은지.

가볼 곳도 먹을 것도 참 많은 도시, 대구다. 대구를 즐기려면 하루 이틀로는 어림도 없다.

일주일 정도는 머물러야 ‘그래도 대구를 좀 즐겼노라’ 얘기할 수 있을 듯하다.

생활관광 프로그램의 매력은 여행하는 도시를 깊이, 또는 많이 체험하는 데 있다.

나는 대구를 좀 더 알고 싶었고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것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대구에서 일주일 살기를 결정한 이유다. 특히 이번에는 ‘구석구석 현지인다운 대구 한 주살이 여행’의 숙소가 바로 서원이라고 한다.

그 옛날 유생들처럼 서원의 동재와 서재에 묵을 수 있다니 가슴이 설렌다.

타임머신을 탄 기분으로 조선 현종 6년(1665)에 세워진 구암서원에 도착했다.

구암서원은 조선시대 문신인 구계 서침과 깊은 인연이 있다

세종은 달성 서씨 세거지를 군사 요새로 쓰고자 하여 서침에게 땅값으로 다른 땅과 함께 세록(대대로 받는 녹봉)을 주겠다고 제안한다.

서침은 세종에게 아무런 대가를 받지 않고 땅을 국가에 헌납할 테니 대신 대구 지방의 환곡 이자를 감해달라고 청한다.

개인의 부귀를 바라는 대신 지역 백성들의 삶을 먼저 챙긴 것이다.

이에 감동한 대구의 유림과 백성들이 서침의 은덕을 기리는 뜻에서 구암서원을 세웠다.

서원살이라고 답답하거나 지루할 거란 괜한 걱정일랑 거두자.

구암서원은 원래 대구 시내 중심부에 자리하다 1995년 현재의 위치인 북구 산격동 쪽으로 옮겼다.

연암산 자락에 자리 잡은 서원은 탁 트인 전망이 일품이다. 서원 마루에 서면 내 발아래로 대구 시가지 풍경이 쫙 펼쳐진다.

대구 중심부에서 멀지 않은데 마치 번잡한 세상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나온 기분이다.

대구 곳곳을 여행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낸 뒤 서원에서 맞는 시간은 차분하면서도 생명력이 느껴진다.

서원에서는 다양한 활동이 이뤄진다. 일정 첫날에는 ‘선비 문화와의 입맞춤’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유복(유생들이 입는 옷)까지 제대로 갖춰

입어 몸가짐과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배례와 생활예절 배우기, 촛대 만들기, 난 치기 등 참가자 구성에 따라 체험 내용은 조금씩 달라진다.

서원에 머무는 동안 활쏘기와 다례도 체험한다. 그중 구암서원의 미디어 파사드(외벽 영상) 공연은 빼놓을 수 없는 인기 볼거리다.

어둠이 내린 서원 외벽과 계단, 바닥에 화려한 영상이 펼쳐지면 절로 감탄사를 내지르게 된다. 과거와 현재가 눈부시게 어우러지는 순간이다.

외벽 영상은 5월에서 10월까지 첫째, 셋째주 금요일과 둘째, 넷째주 토요일 정규 진행하며 한 주살이 체험객을 위해 퇴소 전날 밤에 별도 운영한다.

대구 한 주살이 여행은 구암서원에서 마을로, 도시 전체로 확장된다.

구암서원뿐만 아니라 서원이 위치한 연암서당골 마을과 대구 곳곳에서 체험을 진행한다.

연암서당골은 아래쪽에 흐르는 신천과 위쪽의 연암산 사이 마을 일대를 일컫는데 예로부터 서당이 많아 이런 이름을 얻게 됐다.

달성 서씨 집성촌이던 연암서당골에는 지금도 체화당, 용담재, 일신재 같은 전통적인 공간이 여럿 남아 있다.

밤이 되면 깨어나는 대전 오월드 나이트유니버스

밤이 되면 깨어나는 대전 오월드 나이트유니버스

밤이 되면 깨어나는 대전 오월드 나이트유니버스

열두 굽이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밤이 길어지는 계절이다. 겨울밤에는 뜨끈한 아랫목에 엎드려 새콤달콤한 귤을 까먹고 싶다.

하지만 12월은 1년의 마지막 달 아닌가. 시린 겨울바람에 볼이 빨개지더라도 친구나 연인, 가족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다.

대전 오월드 나이트유니버스는 누구와 함께여도 좋을 낭만적인 겨울밤을 선물한다.

오월드는 2002년 5월 5일에 개장한 대전동물원이 시초다. 여기에 놀이동산과 식물원을 더해 2009년 종합 테마파크로 다시 태어났다.

오월드란 이름은 감탄사 ‘오(Oh!)’가 지닌 놀라움과 즐거움을 느끼고, 감동하는 공간이란 의미를 담았다.

지난 20년 동안 대전은 물론, 주변 지역 어린이와 청소년이 이곳에서 행복한 추억을 쌓았다.

나이트유니버스는 오월드에서 지난 8월 정식 개장한 야간 특화 전시장이다. 플라워랜드 시설물을 최대한 활용해 낮에는 아름다운 꽃을,

밤에는 화려한 미디어 아트를 감상할 수 있다. ‘하나의 장소, 두 개의 세계’란 부제가 붙은 까닭이다. 플라워랜드

면적이 4만 8000㎡에 이르다 보니, 종전 미디어 아트 전시장과 비교해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단순히 볼거리만 나열한 게 아니라, 요정 ‘심비’를 내세워 파란 달이 뜨는 마법의 세계라는 스토리를 완성했다.

오월드에 어둠이 내려앉으면 새로운 세계로 안내하는 ‘차원의문’이 열리고, 심비가 관람객과 함께 무채색 마을을 아름답고 환상적인

빛의 세계로 바꾼다는 이야기다. 12개 스폿이 이 같은 세계관으로 어우러져 더욱 흥미롭다.

입구인 차원의문을 지나면 본격적으로 나이트유니버스가 시작된다

첫 번째 스폿은 심비의 비밀스런 흔적을 따라 걷는 ‘판타지무드’다. 낮에는 평범한 길이지만, 밤이면 그 위로 반짝이는 은하수와 기이한 그림이 드러난다.

여기에 비밀 지도가 숨어 있다. 평범한 안내판 사이에 가려져 낮에는 지나치기 쉬운데, 밤이 되니 신비스런 푸른빛을 뿜는 나이트유니버스의 지도인 것.

두 번째 스폿인 마법의 다리 ‘루나웨이’를 지나면 인기 포토 존 ‘매직네이처’가 기다린다.

달빛 마법이 깃든 심비의 보물 창고를 콘셉트로 나무와 나비, 해파리 등을 형상화한 터널이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어 버드랜드 방향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심비의블루문’이다.

달빛 마법에 걸린 심비가 함께 사진을 찍는 소란스런 관람객 덕분에 깊은 잠에서 깨어난다. 아이들은 그 모습이 재미있는지 심비 곁을 떠날 줄 모른다.

광장 한복판에 자리한 ‘드리밍오아시스’에선 나이트유니버스의 전설을 워터 스크린으로 보여준다.

어느새 친근해진 심비가 말을 걸고, 어른들도 동심에 젖어 마법의 세계를 함께 지켜가겠다고 약속한다.

주말에는 여기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데, 운영 날짜는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확인해야 한다.

여섯 번째 스폿은 대형 스크린으로 미디어 아트를 선보이는 ‘나이트유니버스’다.

바닥에 인터랙티브 요소를 적용해 관람객이 영상 속에 들어온 것처럼 느끼게 한다.

이어 달빛 마법을 수호하는 생명의 나무 ‘컬러풀트리’가 눈길을 사로잡고,

계단을 따라 흐르는 물을 스크린처럼 활용한 ‘원더풀’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반짝거리는 조명과 분수가 로맨틱하게 어울리는 ‘트윙클로드’ 오른쪽에는 은하수를 형상화한 ‘샤인갤럭시’가 있다.

마지막 스폿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심비를 찾는 ‘시크릿미로’다.

나이트유니버스 동절기 운영 시간은 오후 6~9시, 월요일은 휴장한다.

해당 시간에 입장 가능한 티켓을 판매하지만, 오월드 입장권과 2000~4000원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왕이면 낮부터 여유롭게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놀이동산 조이랜드는 입장 후 기구별로 티켓 구매가 가능하고, 한국호랑이와 한국늑대를 만나는 동물원 주랜드도 볼거리가 많다.

열두 굽이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열두 굽이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열두 굽이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어디든 내달리고 싶은 봄이다. 봄이 마음을, 길이 바퀴를 움직인다.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 IC에서 국도25호선을 타고 장재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열두 굽이 말티재가 나온다.

이름부터 지붕이나 산의 꼭대기를 의미하는 마루의 준말인 ‘말’과 고개를 뜻하는 ‘재’를 합쳤다.

속도를 즐기는 운전자도 말티재에서는 절로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그래서인지 창문을 내리고 계절을 만끽하는 드라이브 여행에 제격이다.

길이 험해 버스 시동이 꺼지던 일은 추억이다.

도로가 지금 모습으로 정비된 후 승용차부터 픽업트럭, 버스, 자전거까지 바퀴가 있다면 누구에게나 열린 드라이브 코스다.

나무가 새잎을 틔운 봄엔 굽잇길이 더욱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장재저수지에서 해발 430m 정상까지 약 1.5km 거리로,

속리산말티재자연휴양림 표지판 옆에 세운 세조의 조형물이 말티재의 시작을 알린다.

지금은 황매화 1만 8000주가 이제나저제나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 중이다.

노란 매화 향에 취해 굽이마다 설치된 반사경을 놓치지 말자. 핸들을 좌우로 돌릴 때, 반대편 차량을 확인하며 안전 운행할 것.

돌고 도는 굽잇길에 역사가 켜켜이 쌓였다.

말티재는 장안면 장재리와 속리산면 갈목리를 연결하던 고개인데,

인근 터널이 뚫리기까지 속리산과 법주사로 향하려면 이 길에 발자국을 남겨야 했다.

신라가 삼년산성을 쌓을 때부터 주요 교통로로 이 길을 사용했다고 전하고,

고려 태조 왕건이 속리산에 행차할 때 임금이 다니는 길을 닦기 위해

3~4리에 걸쳐 얇은 돌을 깔았다는 내용이 조선 관찬 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있다.

태조 이성계는 왕이 되기 전, 법주사 말사인 상환암에서 백일기도를 올리려고 험준한 고개를 넘었다고 한다.

특히 말티재는 조선 7대 임금 세조와 인연이 깊다.

세조는 한양에서 청주를 거쳐 속리산으로 향할 때 말티재를 넘었다.

수양대군 시절부터 스승이던 신미대사를 만나러 온 길이었다. 세조가 고개에 이르러 연에서 내려 말로 갈아탔다고 전해지는데,

가마가 오르지 못할 정도로 가팔랐기 때문이다. 왕도 힘겹게 오른 말티재에 자동차 길이 개설된 건 1924년.

도로 폭을 확장해 지금 모습의 원형을 갖춘 것이 1960년대니, 그 옛날 걸어서 고개를 넘던 사람들에게는 내뱉은 숨만큼 각자 사연이 있었겠다.

스릴이 넘치는 S자 코스를 완주하면 백두대간속리산관문이 맞이한다. 관문은 3층 터널로 조성했는데,

아치형 생태 통로를 만들고 양쪽에 자비성과 보은성 현판을 걸었다.

1층은 차량 통행 터널이고, 2층에는 생태 문화 교육장과 상설 전시관, 꼬부랑길카페를 마련했으며, 3층은 야생동물이 오가는 생태 숲으로 복원했다.

말티재전망대는 2층 꼬부랑길카페를 지나 전시관을 통과하면 나온다.

초록 나뭇잎 모양 나선형 전망대가 눈에 띈다. 전망대 운영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 동시 수용 인원 70명이다.

높이 20m 전망대에 오르면 열두 굽이 말티재가 한눈에 잡힌다. 툭 튀어나온 전망대 끝을 향해 조심스레 발을 내디딘다.

나무 덱이 바람에 흔들려 아찔한데, 고갯마루에 이르러 굽어보는 장쾌한 전망이 긴장하고 올라온 고갯길 드라이브와 맞바꿀 선물이다.

말티재 드라이브 여행은 정해진 코스가 없다.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그땐 미처 몰랐던 수학여행지의 진면목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제주의 아크로폴리스를 아시나요? 제주 원도심

집 떠나 친구들과 한방에서 자고 노는 것만으로 마냥 좋고 설레던 학창 시절 수학여행.

장기 자랑과 캠프파이어, 한밤중 선생님 몰래 벌인 베개 싸움의 추억이 선명하다.

오래된 단체 사진 속 배경으로 남은 관광지와 유적에 관해선 기억이 가물가물.

그때는 몰랐으나 세월이 흘러 진면목을 발견한 사진 속 그곳을 찾아 충남 공주로 간다.

공주는 475년(문주왕 1)부터 538년(성왕 16)까지 백제의 도읍이었다.

첫 도읍인 한성을 고구려 장수왕에게 뺏기고 옮겨 세운 두 번째 도읍으로, 옛 이름은 웅진이다.

백제 역사는 도읍 순서대로 한성, 웅진, 사비 시대로 구분한다. 사비 시대 도읍은 부여와 익산이다.

웅진 백제는 금강을 굽어보는 산 위에 성을 쌓아 수도를 방어하고 부흥을 일궈 문화적 전성기를 누렸다.

웅진성으로 불린 산성은 고려 시대에 공산성, 조선 시대에 쌍수산성으로 이름을 바꿨다. 현재 명칭은 공주 공산성(사적)이다.

공주 여러 곳에서 찬란한 백제 문화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사적), 공산성이 대표적이다.

두 곳은 부여, 익산 유적 여섯 곳과 함께 백제역사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1971년 여름 송산리 5호분과 6호분 배수로 공사 중, 온전한 벽돌무덤이 발견돼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입구에 놓인 지석은 무덤 주인이 백제 25대 무령왕과 왕비임을 분명히 알렸다. 화려하고 정교한 유물 수천 점이 쏟아졌다.

5·6호분을 포함한 송산리 고분은 대부분 일제강점기에 도굴돼 자료도, 유물도 없는 형편이었다.

무령왕릉은 삼국시대 무덤 가운데 유일하게 주인이 밝혀진 곳이다.

무령왕릉과 왕릉원에는 무덤이 모두 7기 있다. 1~5호분은 백제 전통 묘제인 굴식 돌방무덤이고, 6호분과 무령왕릉은 중국 양식인 벽돌무덤이다.

백제 사회의 국제성, 개방성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한다. 6호분은 사신도가 특징이다.

사방 벽에 무덤 주인을 지키는 동물을 그렸다. 각 무덤 구조와 유물은 무령왕릉과 왕릉원 전시관에서 관람한다.

영상과 패널, 내부를 재현한 모형으로 실제 무덤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전시관에서 나오면 고분군이 보인다. 6호분과 5호분, 무령왕릉이 이어진다.

푸른 소나무에 둘러싸인 길을 걸으며 1~4호분을 차례로 돌아본다. 1~6호분 모두 왕족의 무덤으로 짐작할 뿐, 주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

관람 시간 오전 9시~오후 6시(명절 당일 휴관),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한시적으로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호젓하고 아름다운 오솔길이 국립공주박물관까지 연결된다.

무령왕릉에서 발굴한 실제 유물은 국립공주박물관에 있다.

왕과 왕비의 목관, 사망 연월일과 무덤 쓴 날짜를 기록한 지석(국보), 1500년간 내부를 지탱한 벽돌, 무덤을 지키는 석수(국보), 왕 내외가

착용한 금제 뒤꽂이(국보)와 은팔찌(국보) 같은 장신구 등을 눈앞에서 보면 감동이 훨씬 크다.

박물관은 무령왕릉 출토품

2021년 11월에 충청권역수장고도 개장했다. 유리 너머로 수장고 안 유물을 들여다보는 구조가 신기하다.

무령왕릉과 왕릉원, 국립공주박물관을 관람한 뒤 고대 왕국 백제의 영광을 상상하며 공산성을 걸어보자.

비단 같은 금강 줄기를 발아래 둔 낮은 능선을 따라 성곽이 2660m가량 이어진다.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공주 시내를 조망하며 완만한 듯 때로 급경사를 이룬 성곽 위를 걷는다.

금서루(서문)에서 출발해 공북루(북문), 진남루(남문), 영동루(동문)를 거쳐 돌아오면 한 시간쯤 걸린다.

웅진 백제 초기 왕궁 터로 짐작하는 추정 왕궁지, 조선 시대에 인조가 이괄의난을 피해 머물렀다는 쌍수정, 세조 때 건립한 사찰 영은사가 성안에 남아 있다.

제주의 아크로폴리스를 아시나요? 제주 원도심

제주의 아크로폴리스를 아시나요? 제주 원도심

제주의 아크로폴리스를 아시나요? 제주 원도심

요즘 핫한 익산농협 생크림 찹쌀떡

제주목 관아와 관덕정은 옛날옛적 제주도청

예전에는 도심의 중심지였으나 현재는 낙후되고, 심지어 슬럼화되기까지 하는 원도심을 문화 예술과

연결지어 되살리려는 시도가 전국적으로 여러 도시에서 시도되고 있다.

제주시, 더 나아가 제주도 전체의 중심지였던 이곳도 이런 시도의 본보기로 소개할만하다.

아크로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중심을 의미하는데 제주에도 이런 의미에 딱 맞는 곳이 있다.

바로 ‘관덕정’과 ‘제주목 관아’이다. 관덕정은 보물 제322호로 지정되어 있는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건물이다.

제주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인 이재수의 난, 제주4.3사건 등과 관련된 많은 일들이 관덕정 앞에서 진행되었고 관덕정 앞 광장에 모인 사람들에게 목격되고 알려졌다.

관덕정 옆에는 제주 행정의 총 중심지였던 제주목의 관아가 있던 자리이고 사실 관덕정도 제주목 관아에 딸린 병사들의 훈련장으로 처음 건축된 건물이다.

일제 강점기와 많은 현대사의 질곡을 거치며 사라져간 제주목의 관아를 1990년대에 네차례에 걸친

발굴조사를 통해 2000년대 초에 복원함으로, 관덕정과 함께 옛 제주의 중심을 알아가는 역사여행의 중심기지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제주목 관아와 그 일대는 제주목이 설치된 조선시대부터는 오늘날의 제주도청처럼 제주도 통치의 중심지였음이

분명하고 그 이전 고려시대나 탐라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제주도의 중심지였을 것이라 추정하는 내력이 깊은 곳이지만

현대에 들어와서는 도시의 중심 기능들이 이전함에 따라 남루한 거리로 전락하였다.

하지만 현재 제주의 원도심이라 부를 수 있는 제주목 관아와 그 일대는 역사와 문화를 접목시켜 새롭게 되살리려는 시도가 계속되어 제주 관광의 이색 테마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와 다양한 체험거리가 있는 제주목 관아

제주목 관아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보이는 연못 앞에 세워진 우련당 정자에서는 전국 어디에 가도 할 수 없는

이색체험인 거문고 배우기 체험행사를 몇 해 전부터 계속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5~6월 동안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하였는데 하반기에도 다시 체험행사가 진행되길 기대해본다.

가야와 신라에서 시작되었다는 12현의 가야금은 여기저기서 가끔 접하지만 고구려에서 시작되었다고 전해지는 6현의 거문고는 보기 드문게 사실이다.

정취 그득한 제주목 관아의 연못 앞 정자에 앉아 전문가 선생님의 지도를 받아 직접 거문고의 운지법과

연주법을 배워 소리를 내 보는 체험은 어디에 가도 못해볼 여행의 소중한 경험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제주목 관아의 가장 안쪽에 있는 망경루 앞에서는 대한노인회 제주취업지원센터 전통놀이문화사업단에서

진행하는 칠교놀이와 산가지놀이 등을 어르신들께 유쾌하게 배워봄으로 여행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투호와 널뛰기 등의 민속놀이도 해 볼 수 있는 시설이 준비되어 있다.

다소 딱딱한 역사 탐방지일거라 생각하고 들어왔다가 의외로 어느 곳보다 재미있는 체험이 더해져 텐션을 올리고 나가는 관광객들이 많다.

제주 원도심은 예술과 문화의 향기가 더해지는 중

제주목 관아에서 도로 건너편 좁은 골목으로 들어가면 요즘 젊은층에게 레트로 감성으로 인기있는 클래식문구와 이후북스 제주점이 있다.

두 곳 모두 낡은 옛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데 클래식문구는 여느 문구점에 가도 보기 힘든 다양한 연필이 주요 품목이며

이후북스 제주점은 예전에 미래책방이라는 이름의 아주 작은 서점이 있던 곳으로 역시 다른 서점에서 보기 드문 개성 강한 책들을 판매하는 소중한 독립서점이다.

원도심의 골목을 따라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천주교 제주교구 최초의 성당인 제주중앙성당의 기품있는

모습을 만나볼 수 있고 본당에 들어가 잠시 몸과 마음을 정돈해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