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위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줄타기 김대균 명사
줄 위에서 삶을 이야기하다 줄타기 김대균 명사
과천, 줄타기의 본거지를 찾다
관악산의 나지막한 자락, 정부과천종합청사 옆 과천야생화 자연학습장엔 전통줄타기전수교육장이 자리한다.
줄타기의 본거지로 알려진 경기도 과천시는 줄타기의 최고 명사인 고 김관보 줄광대가 태어났고, 임상문 명사와 김영철 명사 등이 그 뒤를 이어 과천에서 활동했다.
현재 줄타기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김대균 명사의 스승이자 초대 인간문화재인 김영철 선생을 딴 ‘김영철길’이 있을 만큼 과천은 줄타기 명사들이 발판 삼은 곳이다.
김대균 명사도 과천을 본거지로 전통 줄타기를 견고하게 이어나가고 있다.
올해는 이곳에서 ‘판줄 연희야 놀자!’라는 전통 줄타기 공연이 4월부터 시작, 가을까지 매월 한 차례씩 예정되어 있다.
전통줄타기전수교육장에서 만난 김대균 명사는 46년 동안 줄타기 외줄 인생을 이어왔다.
이날 공연에서 김대균 명사는 어릿광대로, 그의 제자 두 명이 줄광대로 나섰다.
스승과 제자, 관객 사이 재치 있고도 희망적인 재담이 오갔고, 전통 악기까지 더해져 신명나는 한 판이 완성되었다.
줄타기는 줄판 전체를 조망하며 관중과 대화를 나누고 잔노릇을 연행하는 줄광대를 비롯해 줄광대의 상대역으로 호흡을 맞추고 줄판의 흐름을 조율하는 어릿광대
삼현육각의 악기로 구성된 연주자들이 함께 한다.
무엇보다 관객과의 소통으로 완성되는 화합의 공연이다.
줄광대의 아슬아슬한 몸짓에 관객은 절로 긴장되고 시원스레 선보이는 잔노릇에 잠시나마 일상에서 해방되는 짜릿한 기분을 만끽한다.
“줄 위에 있는 순간은 근심이 말끔하게 사라집니다.
제 자신을 내려놓고, 줄 하나에 오롯이 집중하고 있는 그 순간이 행복이죠.” 김대균 명사는 줄 위에서 세상을 내려다보는 것도 하나의 매력이라 덧붙인다.
우리 고유의 문화유산, 줄타기의 소중함
2011년, 줄타기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 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줄타기는 삼국시대 팔관회에서 시작되었다고 알려진 만큼 오래된 기예로 지금까지 전수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그 맥이 끊길 뻔했지만, 이어져 1976년 대한민국 정부는 줄타기를 중요무형문화재 제58호로
지정해 체계적으로 보존·전수하고 있으며 김대균 명사가 제2대 인간문화재로 인정되었다.
줄타기는 전 세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곡예 기술에만 중점을 두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줄타기는 음악 반주에 맞추어 줄광대와 어릿광대가 서로 재담을 주고받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
또 줄광대는 간단한 동작으로 시작해 점점 더 어려운 묘기를 부리는데 외홍잽이, 쌍홍잽이 등의 43가지 줄타기 기술이 완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