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인심 넉넉한 의성공설시장 맛집
마늘 인심 넉넉한 의성공설시장 맛집
마늘로 유명한 경북 의성. 의성 마늘은 6월 말부터 9월까지 의성공설시장에서 활발한 거래가 이뤄진다.
마늘을 좋아하는 민족답게 알이 굵은 의성 육쪽마늘 한 접을 사는 것만으로도 의성에 온 보람을 느낀다.
더불어 시장 안에 있는 맛집에서 뱃속까지 든든하게 채워보자.
의성공설시장은 의성군 최대의 재래시장으로 2, 7일에 서는 오일장이다.
의성 육쪽마늘의 집산지로 매년 6월 말에서 9월까지 새벽부터 전국의 상인들이 몰려드는 곳으로 유명하다.
상점과 노점을 합쳐 총 188개 점포가 문을 연다. 난전도 200여 개에 이른다.
의성 하면 마늘부터 떠올리게 되지만, 그렇다고 의성에 마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의성의 특산물은 크게 다섯 가지로 대표되는데, 바로 마늘을 비롯해 황토쌀, 사과, 고추, 자두다.
의성에서는 이 다섯 가지 특산물을 의성의 ‘의로운 5형제’라 부른다. 의성시장에서 계절에 따라 이 다섯 가지 특산물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의성공설시장은 아담한 시장이지만 초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육쪽마늘이 거래되는 데다 닭발집과 곰탕집, 양념한우식당 등 오래되고 맛있는 식당이 몰려 있어 가볼 만한 오일장이다.
의성공설시장에서는 삼겹살 먹는 비용으로 한우숯불구이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식당이 남선옥이다.
먼저, 아무 양념도 하지 않은 듯 얇게 썬 소고기를 숯불에 올린다. 고기는 불 위에 올리자마자 금세 먹기 좋게 익어간다.
고기를 뒤집은 뒤 속으로 몇 초만 세면 이제 입으로 가져가야 할 때다. 그런데 입에 넣고 보니 양념된 고기다.
그것도 아주 감칠맛 나는 양념이다. 양념이 너무 진하지도, 연하지도 않게 입안을 휘감는다.
그림을 그려 넣은 듯 마블링이 고른 소고기를 양념해서 이미 숙성까지 마친 상태다. 너비아니나 육회에 쓰는 양념 비슷한데, 고기와 양념의 조화가 훌륭하다.
남선옥의 양념한우는 다양한 부위로 만들어진다. 등심과 차돌박이는 물론 우둔살과 양지, 앞다리살, 뒷다리살 등 한우의 거의 모든 부위를 사용한다.
소 한 마리를 통째로 먹는 셈이다. 가격대가 높은 등심이나 갈비살만을 고집하지 않으니 고기의 단가가 내려가 음식값도 부담없다.
양념하는 고기라고 해서 허드레 고기를 쓰지 않는다. 고기 맛의 비법은 양념과 숙성에 있다. 오래전 어머니 손끝에서 양념의 황금 비율이 탄생했다.
어머니는 의성 마늘과 무를 이용해 탁월한 양념을 만들었다. 어머니가 개발한 양념한우의 맛을 이제 아들이 이어간다.
일단 모든 음식은 재료가 좋아야 어느 수준 이상의 맛을 낼 수 있다.
남선옥은 식육식당이라는 간판에 누가 되지 않도록 늘 최상의 고기를 사용한단다. 언제든 거리낌없이 한우등급표를 보여준다.
다른 부재료들도 모두 국산을 고집한다. 시장통에 있으니 시장 내에서 대부분의 재료를 갖다 쓴다는 이점도 있다.
의성공설시장의 여러 입구 중 한쪽 입구를 차지한 곰탕집이 있다. 바로 들밥집이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 식당 앞에 놓인 커다란 무쇠솥이 먼저 눈길을 끈다. 뚜껑을 열기에도 힘에 부칠 것 같은 거대한 가마솥이다.
이런 가마솥에서 끓이는 소머리곰탕이니 맛도 자연히 깊을 테다. 가마솥도 옹기처럼 숨구멍이 있다.
그래서 고기의 잡내를 제거하고 맛을 더 진하게 한다. 가마솥에 계속 불을 지펴주어야 곰탕이 상하지 않으니 가마솥 안에서 점점 깊어지는 곰탕이다.
들밥집은 시어머니에게서 며느리로 이어진 곰탕집이다. 좋은 고기를 선별하는 법이나 피를 빼는 법, 곰탕을 끓이는 노하우도 오랜 시간 곰삭았다.
소 머리고기는 20시간 정도 찬물에서 피를 빼고 90도 정도의 물에서 살짝 끓여낸 뒤 다시 찬물에 담그는 식으로 지방과 냄새를 제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