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굽이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열두 굽이 깨워 달리는 보은 말티재
봄날의 매력적인 드라이브 코스
봄이 찾아오면 마음이 설레며 길을 달리고 싶어진다. 당진영덕고속도로 속리산 IC에서 국도 25호선을 타고 장재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보은 말티재가 나타난다.
이 고개의 이름은 '마루'와 '재'가 합쳐진 것으로, 지붕이나 산 정상과 고개를 뜻한다. 운전자들은 이 길에서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이며 창문을 열어 계절의 향기를 느껴볼 수 있다.
과거에는 길이 험해 버스가 시동이 꺼지곤 했지만, 지금은 정비된 도로로 승용차부터 자전거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되었다. 특히 봄에 나무가 새잎을 틔우면 굽이진 길이 더욱 생생하게 드러난다.
장재저수지부터 정상까지의 여정
장재저수지에서 해발 430m 정상까지 약 1.5km 거리로, 세조의 조형물이 말티재의 시작을 알린다. 이곳 주변에는 황매화 1만 8000주가 피어날 준비를 하고 있어 노란 꽃 향기가 가득하다.
굽이마다 설치된 반사경을 주의하며 안전하게 운전해야 한다. 핸들을 좌우로 돌릴 때 반대편 차량을 확인하는 습관이 필수다.
역사 깃든 고개의 이야기
말티재는 장안면 장재리와 속리산면 갈목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신라 시대 삼년산성을 쌓을 때 주요 교통로였다. 고려 태조 왕건이 이 길을 이용하며 돌을 깔았다는 기록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남아 있다.
세조와의 깊은 인연
조선 7대 임금 세조는 한양에서 청주를 거쳐 속리산으로 갈 때 이 고개를 넘었다. 스승 신미대사를 만나기 위해 수양대군 시절부터 방문했으며, 가마가 오르지 못할 만큼 가팔라서 말로 갈아탔다고 전해진다.
왕이 힘겹게 오른 이 길에 자동차 도로가 개설된 것은 1924년이며, 1960년대에 확장되어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 예전 사람들에게 이 고개는 각자의 사연을 간직한 여정이었다.
백두대간속리산관문과 전망대 탐방
S자 코스의 스릴을 완주하면 백두대간속리산관문이 나타난다. 이 관문은 3층 터널로 구성되어 있으며, 1층은 차량 통행로, 2층에는 생태 문화 교육장과 상설 전시관, 꼬부랑길카페가 있다. 3층은 야생동물의 생태 숲으로 복원되었다.
말티재 전망대는 2층 카페를 지나 전시관을 통해 나가면 보인다. 초록 나뭇잎 모양의 나선형 구조로, 높이 20m에서 열두 굽이가 한눈에 펼쳐진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시 수용 인원은 70명이다.
전망대 끝으로 나아가면 나무 덱이 바람에 흔들려 아찔하지만, 고갯마루에서 내려다보는 장쾌한 풍경이 드라이브의 보람을 안겨준다.
자유로운 말티재 드라이브
이곳 드라이브 여행은 정해진 코스가 없어 각자의 스타일로 즐길 수 있다. 속리산과 법주사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새로운 발견을 해보자.